[주진우 라이브] 박노자 “한국 대선은 현상유지하려는 이들과 상황을 악화시키려는 이들이 싸우는 것 같아”

입력 2022.01.19 (20: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 코로나 시대의 세계사적인 평가, 기업 아닌 국가가 재부상된 것
- 인류가 자연을 너무 파괴했기 때문에 인수공통바이러스 생긴 것, 인류가 더이상 파괴적으로 지구별에 살면 안된다는 경고
- 노르웨이엔 방역 패스 없어, 국립병원이 전체 병원의 90%이기 때문.. 국립병원의 병상 여유 있어 오미크론 확진자 늘어나도 충분히 수용 가능
- 한국 국립병원의 수가 10%, 병상 수가 제한적.. 보건 인력 증원 필요해
- 방역 인력들 상당수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그들에 대한 처우 착취가 K방역의 대가.. 방역 인력들이 지나치게 희생하고 있어
- 국가는 서비스업이 돼야.. 서비스 중 제일 중요한건 재분배, 보건 위생 서비스, 공공 의료의 틀을 제대로 잡아줘야
- 코로나 이후 고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의 격차 증가, 기존의 신자유주의적인 불평등과 격차, 제국주의적 갈등, 중러와 미국 서방 사이의 갈등 등 심화되고 있어
- 문재인 정권 방향을 옳았으나 소기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해, 공공성 강화하려 했지만 강화되지 않았어
- 2022 대선은 절망적으로 보여, 정책선거이자 합리적인 블루프린트 제시가 없어
- 지금 한국 정치는 현상유지하려는 이들과 상황을 악화시키려는 이들이 싸우는 것 같아..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은 현상을 악화시키려는 것 같아
- 대선에 나올 사람은 사회적 계층과 계급을 대표하는 사람이어야 해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자유주의라는 잘못된 발전의 궤도를 수정하는 것, 공공성 강화가 핵심어가 돼야해, 또 하나의 핵심어는 재분배
- 세계적으로 미국의 위상이 추락 중, 한국의 위상은 올라가고 있어
- 한국에서 극우들이 요즘 장사하는 방식이 젠더 이슈로 옮겨 와 남녀 갈라치기 하는 것
-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자유주의자들이나 잡으려고 하는 극우주의자들 사이의 정책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아, 차별성 일단 드러내기 위해 인신공격의 선거 된 것, 보기 싫은 진흙판
- 고국 러시아의 상황은 절망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할 경우 가스관 차단되는 등 유가 올라 한국에도 파급 효과 미칠 수 있어
- 세상을 변증법적으로 본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만큼 우리는 사실 뒤로 가는 것, 기술적으로 진보된 만큼 자연계가 파괴된 것, 그만큼 자연의 일부분인 인류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킨 것
- 이재명은 사회적 리버럴, 한국의 초보적인 복지 국가를 다소 강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
- 윤석열은 여가부 폐지, 멸공 등 극우적 성격이 농후한 후보라고 생각해
- 심상정은 전략을 잘못 짠 것 같아, 노조 활동가 출심임에도 불구 노조들과의 고리가 부러져, 더 넓은 계층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있어
- 대선후보들의 부족한 점 세 가지 : 아열대화 돼가는 한반도의 기후변화 문제, 불안 노동 문제에 대한 해소 정책, 0.86의 출생률 문제로 인한 이민 정책 문제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인터뷰>
■ 방송시간 : 1월 19일 (수) 17:05~1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박노자 교수(노르웨이 오슬로대)



◇주진우: 코로나 시대 2년. 여러분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나서 평소에는 그냥 얼마든지 했던 일들이 지금은 할 수 없어요. 만날 수도 없고 어디 갈 수도 없고 끝이 없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함께 살자. 연대를 생각하고 또 용기를 희망을 생각합니다. 끝은 옵니다. 반드시 옵니다. 코로나 끝날 때까지 함께 이겨내 보겠습니다. 주진우 라이브 코로나19 특집 대담. 지난 2년 우리의 삶은 달라졌을까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박노자 교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노자: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주진우: 교수님 건강히 잘 계셨어요?

◆박노자: 네, 저 코로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건강히 잘 살았습니다.

◇주진우: 저희, 오신 지 조금 되셨는데 그동안 뭐 어떻게 지내셨어요? 좋은 일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박노자: 좋은 일이라기보다는 자가격리를 10일 당하고 저는 작업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골방에 박혀서.

◇주진우: 그렇습니까?

◆박노자: 네, 잘 살았습니다.

◇주진우: 그럼 코로나 시대에 교수님을 바꿔놓은, 가장 크게 바꿔놓은 것은 무엇입니까?

◆박노자: 전체 세계 체제를 생각하면 다시 한번 기업을 제치고 국가가 재부상된 것은 세계사적인 큰 평가라고 제가 진단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그렇네요. 인류에게도 경고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인간이 이렇게 살면 안 된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박노자: 그러니까 우리가 자연을 너무 많이 파괴해서 자연 속에 있는 수많은 바이러스는 이제 동물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수 공유 바이러스로 우리한테 옮겨오는 겁니다. 우리가 그만큼 자연을 파괴한 것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고 인류는 더 이상 이처럼 파괴적으로 이 지구별에서 살면 안 된다는 경고하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백신이 개발됐고요. 치료제도 나왔어요. 그런데 코로나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됩니까?

◆박노자: 그러니까 결국에는 새로운 변종들이 나오고 변종들이 조금 또 소프트화되고 그러니까 결국에는 이거는 그저 그냥 풍토병이랄까. 그러니까 그저 그냥 계절병, 계절 질환처럼 이렇게 결국에는 바뀔 확률이 좀 있다고 보는 학자들이 있는 거로 알고 있는데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이 적어도 이제 89%, 90%를 넘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지구촌에서는 빈부 격차. 그러니까 가난한 나라 같은 경우에는 접종률이 매우 저조해서 이 역시 큰 문제라고 봅니다.

◇주진우: 노르웨이 상황은 어떻습니까?

◆박노자: 노르웨이 같은 경우 접종률은 대단히 높고요. 부자 나라니까. 부자 나라고 국가 시스템이 잘 돌아가니까. 그런데 오미크론은 요즘은 그 파도가 대단히 높습니다. 그런데 오미크론 같은 경우에는 사망률이 아주 낮고 크게 증상이 심각하지가 않아 지금 같은 경우에는 노르웨이 당국들이 방역 그 자체에 의미 둔다기보다는 그저 상황이 지나치게 당국의 컨트롤 벗어나지 않게끔만 하려는 것 같고요. 봉쇄, 록다운 조치를 극도로 피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박노자: 네, 일단 더 이상은 영세업자들을 또 힘들게 할 수도 없고 학업, 학생들이 학업도 병행할 수 없기 때문에 되도록 방역보다는 일단 바이러스 컨트롤에 좀 더 많은 중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주진우: 노르웨이는 방역 패스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어요?

◆박노자: 없습니다.

◇주진우: 없어요?

◆박노자: 없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는 방역 패스가 없어도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국립병원이 전체 병원의 90%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국립병원의 병상들이 여유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비록 오미크론 확진자들이 늘어나도 충분히 수용이 가능하고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망률이 낮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된다고.

◇주진우: 다른 유럽 국가들은 방역 패스, 백신 안 맞으면 대중교통도 못 타고 극장이나 식당도 못 가고 그러는데 노르웨이는 안 그러네요?

◆박노자: 저는 백신 맞았습니다. 제 아들은 맞지는 않았는데 어디 다니는 데 아무 문제 없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외국에서 보실 때 한국의 방역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노자: 저는 기본적으로는 잘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잘한 것이 무엇인가 하면 극단적인 록다운, 봉쇄를 피하고.

◇주진우: 그렇죠.

◆박노자: 저 같은 외부자들이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거는 엄청난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확진자 수를 일단 상당히 줄이고 통제하는 게 매우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단점이라면 방역 인력들 상당수는 저임금 공무원 노동자 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고요. 그들 같은 경우는 사실 그들에 대한 처우 착취가 K-방역의 대가라는 부분이 또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방역 인력들이 너무 피곤합니다. 너무너무.

◇주진우: 의료 노동자 방역 인력들이 너무 희생하고 있죠.

◆박노자: 너무 지나치게 희생하고 있고 제가 지금 한국에 며칠 지내면서 보건소 자주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건소 여성 특히 창구 고객 응대 여성 노동자들 보면요. 파김치들입니다. 다들 그냥 너무나 지친 모습이고요. 번아웃 상태가 대단히 심해 보입니다.

◇주진우: 네, 그러니까 국가가 조금 그런 분들 대우해줘야 되는데 조금 지원도 해주고 금전적인 보상도 해줘야 되는데.

◆박노자: 보건 인력 증원이 필요합니다. 그게 잘되지는 않았고 그다음에 우리의 큰 약점이 하나 드러난 게 국립병원의 수가 10%밖에 안 되고 국립병원 병상 수가 제한적이라는 부분이 노출됐습니다.

◇주진우: 코로나 시대에 국가, 지도자 이게 더 중요해집니다.

◆박노자: 그렇죠.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코로나 시대에 다시 국가가 재부상됐습니다. 이제는 국가 위주의 세계 체제로 다시 간 거죠.

◇주진우: 그런데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 건지 사실 국가주의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자유주의자들이나 다른 사람들은 국가주의에 대해서 철저히 반대해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 그것도 경계 또한 모호합니다.

◆박노자: 국가가 우리의 주인이 되면 안 되죠. 그럼 큰일 납니다.

◇주진우: 그건 안 되죠.

◆박노자: 우리가 또 박정희 때 다 봤으니까 더 이상 보고 싶지도 않죠. 그런데 국가는 뭐냐 하면 서비스업이에요. 국가는 국가한테 서비스를 제대로 해줘야 합니다. 서비스 중에 제일 중요한 거 재분배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보건 위생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보건 위생 의료 서비스를 국가가 해주기 위해서는 공공 의료의 틀을 제대로 잡아야 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박노자: 이 부분은 대한민국에서 너무나 약한 겁니다.

◇주진우: 코로나 이후에는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됩니까?

◆박노자: 좋은 말씀 드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좋은 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대체로 세계 체제 기본 틀이 유지되면서 단 빈부 격차라든가 불평등 같은 것이 더욱더 심화되는 것을 말씀드릴 수가 있고요. 고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의 격차도 대단히 늘어나는 것으로 지금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신자유주의적인 세계의 불평등, 격차 그리고는 각종의 제국주의적인 갈등들. 특히 중러와 미국과 서방 사이의 갈등들. 이런 부분들 지금은 심화되고 있고 앞으로 잘못되면 다음 달에 전쟁이 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으로 우리가 가고 있습니다.

◇주진우: 한국은 잘 가고 있습니까? 우리나라는 지금 방향은 잘 잡은 것 같습니까?

◆박노자: 한국의 경우에는 문재인 정권이 어떻게 보면 방향은 옳았으나 제대로 뭐 했던 만큼 하지는. 너무나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소기의 목표에 전혀 달성하지는 못한 겁니다. 방향 자체는 옳았습니다. 공공성을 강화하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 강화되지는 않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려 했는데 지금 저희가 국민의료보험의 보장성이 65%까지는 올랐는데 원래 목표가 70%였습니다.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비정규직 제로를 외쳤는데 민간 부문 비정규직이 더 많아졌고요. 공공 부문 같은 경우에도 남아 있기는 합니다.

◇주진우: 5405님께서 “국가는 국민을 위해서 0순위인 민생 복지를 줘야 된다.” 민생 복지를 늘려야죠. 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집니까? 이제?

◆박노자: 네, 왜냐하면 이 정권이 아무래도 신자유주의라는 한국의 발전의 궤도를 수정하지 못했습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주진우: 2022년은 대선의 해기도 합니다. 대선, 대통령선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박노자: 저는 좀 절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거의 절망에 가깝습니다.

◇주진우: 어떤 면에서요?

◆박노자: 저는 보고 싶은 선거의 모습은 정책선거입니다. 그러니까 후보들이 대한민국이 앞으로 5년 동안 어떤 발전을 원하는가. 합리적인 어떠한 블루프린트, 계획을 제시하고 그리고 유권자들이 그 계획서 보고 후보들을 심사하는 심사관이 되는.

◇주진우: 그런데요, 교수님. 그런데 우리 대선이 정책선거였던 적이 없었어요. 계속 이랬으니까. 우리 정치가.

◆박노자: 계속 그랬죠.

◇주진우: 좀 후진적입니까?

◆박노자: 네.

◇주진우: 많이 후진적이에요?

◆박노자: 그러니까 지금 한국 정치에서는 현상 유지파가 그러니까 자연주의적인 현상 유지를 이제는 하려는 분들과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려는 이런 분들이 싸우는 것 같습니다.

◇주진우: 현상 유지하는 사람들과 그리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사람들 간 지금 대선입니까?

◆박노자: 네, 현상 자체도 별로 좋지는 않은데 지금 상황도 사실 많은 사람한테 절망적이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신자유주의가 그대로 남아 있는 거죠.

◇주진우: 그런데요?

◆박노자: 그런데 또 한쪽에서는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사실상 그 현상을 악화시키려는 것 같고요.

◇주진우: 까꿍돌쇠 님께서 “노자 형이 대선에 나오면 어떨까요?” 얘기합니다.

◆박노자: 이건 대선에 나올 사람은 누군가 어떤 사회적 계층, 계급을 대표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저는 그저 개인이고 제 업은 연구업입니다.

◇주진우: 최근에 당신이 몰랐던 K라는 책 내셨어요. 또 훌륭한 책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박노자 교수가 몇 가지 제안을 했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박노자: 그러니까 방금 말씀드린 내용 거의 그대로입니다.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신자유주의라는 여태까지 잘못된 발전의 궤도를 수정하는 거고 무엇보다 공공성 강화라는 것이 기본 핵심어가 돼야 되고 또 하나의 핵심어는 재분배입니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서 서비스해주는 것이고요. 제일 중요한 서비스는 바로 있는 쪽에서 돈을 걷어서 어려운 사람들한테 그것을 분배하고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격차를 극복하고 그렇게 해서 경제가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죠.

◇주진우: 그런데요, 미국에서도 이건 어려운 일 아닙니까? 샌더스의 공공 정치는 지금 외면받고 트럼프 같은 말이 앞서는 그런 분들이 정권을 잡고요. 또 지금 나온다고 하고요.

◆박노자: 그런데 또 그만큼 미국이 지금 사실상 위상이 내려가고 있고 쇠퇴하는 것이죠.

◇주진우: 그래요?

◆박노자: 그렇죠, 지금 세계적으로 미국의 위상이 경향 쪽으로 봤을 때 추락 중이라고 보는데.

◇주진우: 추락 중입니까?

◆박노자: 네. 위상이 대체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한국의 위상은 올라가고 있지 않습니까?

◆박노자: 네. 그렇습니다.

◇주진우: 그건 확실하죠?

◆박노자: 네, 그건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다 더 위상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미국이 이미 실패한 정책을 답습해서는 안 되고 일단 공공성 위주의 국가 주도의 재분배 정책은 한국의 위상을 보다 더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코로나 시대에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해진다. 양극화 심화되고 있고요. 그런데 부의 불평등도 매우 중요한데 조금 차별, 혐오. 이런 정서는 또 커지고 있는 것 같아서 이 부분 걱정입니다.

◆박노자: 전 세계적으로 그렇고요.

◇주진우: 전 세계적으로요?

◆박노자: 네, 아시겠지만 지금 미국에서 사는 아시아 계열의 이민자들이 재미 한인들을 포함해서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가 본격화되고 나서는 지난 거의 2년 동안 가두, 길거리에서 물리적인 또는 언어적인 폭력을 당한 사람이 절반에 가깝고.

◇주진우: 그러니까요. 얼마 전에도 지하철에서 누가 밀어서 크게 다친 그런 일도 있었어요.

◆박노자: 그러니까 만약에 이렇게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든가 이런 것까지는 포함을 하면 미국에서 사는 대부분의 아시아인들이 여태 지난 2년 동안 형태로든 폭력이나 불쾌함을 당했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주진우: 이번 대선판에 이대남, 젠더 갈등이 조금 이슈화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셨는지요?

◆박노자: 그러니까 극우들이 한국에서는 장사할 게 없어지고 멸공, 멸공 이러는데 공산주의자들도 없어요, 사실.

◇주진우: 그러니까요. 그런데 멸공 논란 그것도 좀 어떻게 보셨어요?

◆박노자: 그러니까 공산주의자라는 허상을 만들고 거기에다 대고 멸공을 외치는 거죠. 대한민국에는 멸해야 할 공이 없습니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주요 무역 파트너하고는 싸울 일도 사실 없고요.

◇주진우: 그래요?

◆박노자: 그렇죠. 그러니까 한국에서 극우들이 요즘 장사하는 방식은 옛날에는 북한을 우려먹었는데 지금 우려먹을 게 그다지 많지는 않으니까.

◇주진우: 그래서 젠더 이슈가?

◆박노자: 네, 지금은 젠더 이슈로 옮겨 와서 남녀 갈라치기. 그러니까 남성들한테는 사실 근거가 그다지 없는 피해의식을 심어주고 여성이 마치 무슨 특권 계급인 것처럼.

◇주진우: 그런데 2030 남성들의 수준도 그렇게 낮지 않잖아요, 우리 젊은이들.

◆박노자: 전혀.

◇주진우: 그러면 대선의 젠더 이슈는 젊은 사람들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박노자: 그러니까 다는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젊은 남성들이 이 갈라치기 수법에 부분적으로나마 넘어가는 경우가.

◇주진우: 있어요?

◆박노자: 있었다고는 아마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박노자: 그래서 여가부 폐지라든가 말이 되지 않는 이런 정책 제안이 나오고 거기 그쪽 그렇게 해서 지지율이 약간 올라가는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죠. 약간 씁쓸합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궁극적으로도 이 현상이 계속 갈까요?

◆박노자: 저는 궁극적으로는 그렇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남성들도 조금씩조금씩 지금 스칸디나비아 같은 경우에는 남성들 중에서도 70%가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불러요, 노르웨이 같은 경우에는. 그러니까 궁극적으로는 여성 남녀평등, 여성 해방론. 그러니까 페미니즘의 원리는 저는 국민적으로 어느 정도 수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호선 님께서 “국민들이 깨어 정신차려야 합니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교수님, 세계적인 석학이니까 이거 물어보겠습니다. 김건희 씨 녹취록 관련된 보도나 그 둘러싼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어요?

◆박노자: 그러니까 사실은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자유주의자들이나 잡으려고 하는 극우주의자들 사이의 정책 차이는 그렇게까지는 크지는 않습니다.

◇주진우: 정책 차이는 별로 크지는 않은데요?

◆박노자: 그러니까 정책 차이가 없고 차별성을 일단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인신공격의 선거가 됐는데 이거는 사실 참 보기 싫은 진흙판이죠. 그런데 녹취록을 저도 대체로 이렇게 봤는데 후보 본인이 아닌 그 친인척이 이렇게 공적인 일에, 그러니까 후보라든지 국가의 공적인 일에 이처럼 간섭하는 것이 아무래도 정상적인 국가 운영과 전혀 다르다고 아마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주진우: 교수님은 한국인이시죠? 귀화하셔서.

◆박노자: 네.

◇주진우: 러시아 국적도 가지고.

◆박노자: 없습니다.

◇주진우: 이제 없습니까?

◆박노자: 네.

◇주진우: 고국 러시아의 지금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박노자: 절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진우: 절망적입니까?

◆박노자: 네, 아주 절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러시아는 잘못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 사람들은 신경을 안 쓰지만 이거는 사실은 엄청 큰 세계적 문제고 한국에까지 파급 효과가 미치리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지는 않겠죠? 평화로 가겠죠?

◆박노자: 한데 만약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에는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이 차단될 수는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세계적으로 유가가 올라갈 확률이 크고요. 아마도 한국에도 파급 효과가 미쳐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코로나로 인류가, 세계 시민들이 각성하고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만들어야 할 텐데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겪으면서 무엇을 성찰해야 합니까?

◆박노자: 그러니까 결국에는 우리는 발전, 발전. 진보라는 말도 저도 스스로 진보라고 하지만 진보라는 말도 앞으로 나아감이라는 뜻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세상을 변증법적으로 본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만큼 우리가 사실 뒤로 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진보가 된 만큼은 인류가 기술적으로 진보된 만큼은 자연계가 파괴됐고요. 그리고 그만큼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켰습니다. 우리도 자연의 일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우리가 좀 다시 한번 되새겨봤으면 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교수님, 이재명 후보 어떻게 평가하세요?

◆박노자: 저는 그는 사회적 리버럴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사회적 리버럴?

◆박노자: 네, 사회적 리버럴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의 초보적인 복지 국가를 아마도 당선될 경우에는 다소 강화시킬 수 사람이라고 봅니다.

◇주진우: 복지 국가를 강화시킨다?

◆박노자: 네, 적어도 어느 정도는 강화시키리라고 생각합니다, 부분적으로라도.

◇주진우: 윤석열 후보는 어떻게 보세요?

◆박노자: 대체로는 극우적 성격이 다소 농후한 후보라고 생각하고 특히는 여가부 폐지라든지 그리고 멸공이라고. 멸공이라는 말은 예를 들어서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국민들한테는 국민들을 위협하는 혐오 용어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강하고 그런 의미에서는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는 왜 국민들한테 주목을 못 받는 거죠?

◆박노자: 저는 심 후보를 많이 동조하는데 심 후보는 좀 전략을 잘못 짠 것 같습니다. 심 후보는 지나치게 20대의 고학력 여성들의 지지에 많이 이렇게 기대는 것 같은데 그것도 나쁠 건 없지만 그것보다 더 넓은 계층 속으로 파고들지 못한 부분이 있고요. 그리고는 본인이 노조 활동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노조들과의 고리가 지나치게 부러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주진우: 진보를 대표하는 정의당이 진보의 대표성을 지금 가지고 있는지 좀 의문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 정의당은 다시 그들의 마음을 갖게 될까요?

◆박노자: 그러니까 정의당은 제가 당원이 아니라서 말씀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드리지만 정의당 같은 경우에는 공당으로 제대로 된 이렇게 길을 가자면 지나치게 한 사람이 대중적 인기가 높은 지도자에 그렇게 기대서는 안 되고 당의 메커니즘이 조금 더 제도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있고요. 그리고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조직 노동 그리고 Free carrier, 그러니까 비정규직 노동자. 그러니까 미조직 노동 그쪽을 좀 더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그 이해관계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방할 수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주진우: 대선은 뭐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지금 대선 주자들이 공약을 내면서 이 사회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이번 대선 어떤 공약으로 어떤 논쟁으로 좀 사회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 이런 생각이 있으십니까?

◆박노자: 저는 3가지가 너무나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지금 한반도는 사실 기후변화로 가장 크게 손해 볼 곳이 한반도거든요. 여기에서 아열대화로 돼 가고 있고 지금 보도 보니까 태양의 온도, 수온이 다 올라가고 있는데 한반도 주변의 수온은 평균 지구 평균보다 2배 빨리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기후변화의 중심 중에 하나예요. 그런데도 후보들이 이렇게 공약이라든지 토론 이런 거 보면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이 너무 부족해요.

◇주진우: 좀 뒷전입니다.

◆박노자: 그거 하나하고 그다음에 노동에 대해서는 후보들이 너무 무관심한 것 같고요. 그리고 불안 노동 문제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뾰족한 생각이 없는 것 같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대한민국이 아시겠지만 출생률이 0.86 정도 되지 않습니까? 이런 사회에서는 대대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사회 자체가 유지가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해서 다인종, 다민족, 다종족 사회로 무난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인지 그런 데 대해서도 생각과 공약이 부족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박노자: 이 3가지가 큰 문제라고 봅니다.

◇주진우: 이 3가지 논의가 조금 더 이 대선에서 좀 공론의 장으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박노자: 네, 그런 말씀입니다.

◇주진우: 교수님 언제까지 한국에 계세요?

◆박노자: 내일 새벽까지입니다.

◇주진우: 바로 가세요?

◆박노자: 네.

◇주진우: 너무 안타깝네요.

◆박노자: 저도 안타까워요.

◇주진우: 더 모셔다 배웠어야 하는데.

◆박노자: 아니, 무슨 말씀을.

◇주진우: 우리 박노자 교수하고 저하고 동갑이에요. 친구인데 이렇게 훌륭한 강의를 좀 들었어야 하는데, 더.

◆박노자: 감사합니다.

◇주진우: 건강하시고요.

◆박노자: 감사합니다.

◇주진우: 지금까지 코로나19 2년 특집 대담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박노자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노자: 감사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주진우 라이브] 박노자 “한국 대선은 현상유지하려는 이들과 상황을 악화시키려는 이들이 싸우는 것 같아”
    • 입력 2022-01-19 20:10:35
    라이브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 코로나 시대의 세계사적인 평가, 기업 아닌 국가가 재부상된 것
- 인류가 자연을 너무 파괴했기 때문에 인수공통바이러스 생긴 것, 인류가 더이상 파괴적으로 지구별에 살면 안된다는 경고
- 노르웨이엔 방역 패스 없어, 국립병원이 전체 병원의 90%이기 때문.. 국립병원의 병상 여유 있어 오미크론 확진자 늘어나도 충분히 수용 가능
- 한국 국립병원의 수가 10%, 병상 수가 제한적.. 보건 인력 증원 필요해
- 방역 인력들 상당수가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그들에 대한 처우 착취가 K방역의 대가.. 방역 인력들이 지나치게 희생하고 있어
- 국가는 서비스업이 돼야.. 서비스 중 제일 중요한건 재분배, 보건 위생 서비스, 공공 의료의 틀을 제대로 잡아줘야
- 코로나 이후 고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의 격차 증가, 기존의 신자유주의적인 불평등과 격차, 제국주의적 갈등, 중러와 미국 서방 사이의 갈등 등 심화되고 있어
- 문재인 정권 방향을 옳았으나 소기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해, 공공성 강화하려 했지만 강화되지 않았어
- 2022 대선은 절망적으로 보여, 정책선거이자 합리적인 블루프린트 제시가 없어
- 지금 한국 정치는 현상유지하려는 이들과 상황을 악화시키려는 이들이 싸우는 것 같아..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은 현상을 악화시키려는 것 같아
- 대선에 나올 사람은 사회적 계층과 계급을 대표하는 사람이어야 해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자유주의라는 잘못된 발전의 궤도를 수정하는 것, 공공성 강화가 핵심어가 돼야해, 또 하나의 핵심어는 재분배
- 세계적으로 미국의 위상이 추락 중, 한국의 위상은 올라가고 있어
- 한국에서 극우들이 요즘 장사하는 방식이 젠더 이슈로 옮겨 와 남녀 갈라치기 하는 것
-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자유주의자들이나 잡으려고 하는 극우주의자들 사이의 정책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아, 차별성 일단 드러내기 위해 인신공격의 선거 된 것, 보기 싫은 진흙판
- 고국 러시아의 상황은 절망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할 경우 가스관 차단되는 등 유가 올라 한국에도 파급 효과 미칠 수 있어
- 세상을 변증법적으로 본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만큼 우리는 사실 뒤로 가는 것, 기술적으로 진보된 만큼 자연계가 파괴된 것, 그만큼 자연의 일부분인 인류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킨 것
- 이재명은 사회적 리버럴, 한국의 초보적인 복지 국가를 다소 강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
- 윤석열은 여가부 폐지, 멸공 등 극우적 성격이 농후한 후보라고 생각해
- 심상정은 전략을 잘못 짠 것 같아, 노조 활동가 출심임에도 불구 노조들과의 고리가 부러져, 더 넓은 계층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있어
- 대선후보들의 부족한 점 세 가지 : 아열대화 돼가는 한반도의 기후변화 문제, 불안 노동 문제에 대한 해소 정책, 0.86의 출생률 문제로 인한 이민 정책 문제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인터뷰>
■ 방송시간 : 1월 19일 (수) 17:05~18:57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박노자 교수(노르웨이 오슬로대)



◇주진우: 코로나 시대 2년. 여러분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나서 평소에는 그냥 얼마든지 했던 일들이 지금은 할 수 없어요. 만날 수도 없고 어디 갈 수도 없고 끝이 없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함께 살자. 연대를 생각하고 또 용기를 희망을 생각합니다. 끝은 옵니다. 반드시 옵니다. 코로나 끝날 때까지 함께 이겨내 보겠습니다. 주진우 라이브 코로나19 특집 대담. 지난 2년 우리의 삶은 달라졌을까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박노자 교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노자: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주진우: 교수님 건강히 잘 계셨어요?

◆박노자: 네, 저 코로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건강히 잘 살았습니다.

◇주진우: 저희, 오신 지 조금 되셨는데 그동안 뭐 어떻게 지내셨어요? 좋은 일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박노자: 좋은 일이라기보다는 자가격리를 10일 당하고 저는 작업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골방에 박혀서.

◇주진우: 그렇습니까?

◆박노자: 네, 잘 살았습니다.

◇주진우: 그럼 코로나 시대에 교수님을 바꿔놓은, 가장 크게 바꿔놓은 것은 무엇입니까?

◆박노자: 전체 세계 체제를 생각하면 다시 한번 기업을 제치고 국가가 재부상된 것은 세계사적인 큰 평가라고 제가 진단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그렇네요. 인류에게도 경고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인간이 이렇게 살면 안 된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박노자: 그러니까 우리가 자연을 너무 많이 파괴해서 자연 속에 있는 수많은 바이러스는 이제 동물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수 공유 바이러스로 우리한테 옮겨오는 겁니다. 우리가 그만큼 자연을 파괴한 것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고 인류는 더 이상 이처럼 파괴적으로 이 지구별에서 살면 안 된다는 경고하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백신이 개발됐고요. 치료제도 나왔어요. 그런데 코로나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됩니까?

◆박노자: 그러니까 결국에는 새로운 변종들이 나오고 변종들이 조금 또 소프트화되고 그러니까 결국에는 이거는 그저 그냥 풍토병이랄까. 그러니까 그저 그냥 계절병, 계절 질환처럼 이렇게 결국에는 바뀔 확률이 좀 있다고 보는 학자들이 있는 거로 알고 있는데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이 적어도 이제 89%, 90%를 넘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지구촌에서는 빈부 격차. 그러니까 가난한 나라 같은 경우에는 접종률이 매우 저조해서 이 역시 큰 문제라고 봅니다.

◇주진우: 노르웨이 상황은 어떻습니까?

◆박노자: 노르웨이 같은 경우 접종률은 대단히 높고요. 부자 나라니까. 부자 나라고 국가 시스템이 잘 돌아가니까. 그런데 오미크론은 요즘은 그 파도가 대단히 높습니다. 그런데 오미크론 같은 경우에는 사망률이 아주 낮고 크게 증상이 심각하지가 않아 지금 같은 경우에는 노르웨이 당국들이 방역 그 자체에 의미 둔다기보다는 그저 상황이 지나치게 당국의 컨트롤 벗어나지 않게끔만 하려는 것 같고요. 봉쇄, 록다운 조치를 극도로 피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박노자: 네, 일단 더 이상은 영세업자들을 또 힘들게 할 수도 없고 학업, 학생들이 학업도 병행할 수 없기 때문에 되도록 방역보다는 일단 바이러스 컨트롤에 좀 더 많은 중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주진우: 노르웨이는 방역 패스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어요?

◆박노자: 없습니다.

◇주진우: 없어요?

◆박노자: 없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는 방역 패스가 없어도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국립병원이 전체 병원의 90%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국립병원의 병상들이 여유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비록 오미크론 확진자들이 늘어나도 충분히 수용이 가능하고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망률이 낮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된다고.

◇주진우: 다른 유럽 국가들은 방역 패스, 백신 안 맞으면 대중교통도 못 타고 극장이나 식당도 못 가고 그러는데 노르웨이는 안 그러네요?

◆박노자: 저는 백신 맞았습니다. 제 아들은 맞지는 않았는데 어디 다니는 데 아무 문제 없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외국에서 보실 때 한국의 방역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노자: 저는 기본적으로는 잘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잘한 것이 무엇인가 하면 극단적인 록다운, 봉쇄를 피하고.

◇주진우: 그렇죠.

◆박노자: 저 같은 외부자들이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거는 엄청난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확진자 수를 일단 상당히 줄이고 통제하는 게 매우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단점이라면 방역 인력들 상당수는 저임금 공무원 노동자 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고요. 그들 같은 경우는 사실 그들에 대한 처우 착취가 K-방역의 대가라는 부분이 또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방역 인력들이 너무 피곤합니다. 너무너무.

◇주진우: 의료 노동자 방역 인력들이 너무 희생하고 있죠.

◆박노자: 너무 지나치게 희생하고 있고 제가 지금 한국에 며칠 지내면서 보건소 자주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건소 여성 특히 창구 고객 응대 여성 노동자들 보면요. 파김치들입니다. 다들 그냥 너무나 지친 모습이고요. 번아웃 상태가 대단히 심해 보입니다.

◇주진우: 네, 그러니까 국가가 조금 그런 분들 대우해줘야 되는데 조금 지원도 해주고 금전적인 보상도 해줘야 되는데.

◆박노자: 보건 인력 증원이 필요합니다. 그게 잘되지는 않았고 그다음에 우리의 큰 약점이 하나 드러난 게 국립병원의 수가 10%밖에 안 되고 국립병원 병상 수가 제한적이라는 부분이 노출됐습니다.

◇주진우: 코로나 시대에 국가, 지도자 이게 더 중요해집니다.

◆박노자: 그렇죠.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코로나 시대에 다시 국가가 재부상됐습니다. 이제는 국가 위주의 세계 체제로 다시 간 거죠.

◇주진우: 그런데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 건지 사실 국가주의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자유주의자들이나 다른 사람들은 국가주의에 대해서 철저히 반대해 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떤 역할을 해야 되는지 그것도 경계 또한 모호합니다.

◆박노자: 국가가 우리의 주인이 되면 안 되죠. 그럼 큰일 납니다.

◇주진우: 그건 안 되죠.

◆박노자: 우리가 또 박정희 때 다 봤으니까 더 이상 보고 싶지도 않죠. 그런데 국가는 뭐냐 하면 서비스업이에요. 국가는 국가한테 서비스를 제대로 해줘야 합니다. 서비스 중에 제일 중요한 거 재분배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보건 위생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보건 위생 의료 서비스를 국가가 해주기 위해서는 공공 의료의 틀을 제대로 잡아야 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박노자: 이 부분은 대한민국에서 너무나 약한 겁니다.

◇주진우: 코로나 이후에는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됩니까?

◆박노자: 좋은 말씀 드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좋은 말씀 드리기 어렵습니다. 대체로 세계 체제 기본 틀이 유지되면서 단 빈부 격차라든가 불평등 같은 것이 더욱더 심화되는 것을 말씀드릴 수가 있고요. 고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의 격차도 대단히 늘어나는 것으로 지금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신자유주의적인 세계의 불평등, 격차 그리고는 각종의 제국주의적인 갈등들. 특히 중러와 미국과 서방 사이의 갈등들. 이런 부분들 지금은 심화되고 있고 앞으로 잘못되면 다음 달에 전쟁이 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으로 우리가 가고 있습니다.

◇주진우: 한국은 잘 가고 있습니까? 우리나라는 지금 방향은 잘 잡은 것 같습니까?

◆박노자: 한국의 경우에는 문재인 정권이 어떻게 보면 방향은 옳았으나 제대로 뭐 했던 만큼 하지는. 너무나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소기의 목표에 전혀 달성하지는 못한 겁니다. 방향 자체는 옳았습니다. 공공성을 강화하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 강화되지는 않았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려 했는데 지금 저희가 국민의료보험의 보장성이 65%까지는 올랐는데 원래 목표가 70%였습니다. 그렇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비정규직 제로를 외쳤는데 민간 부문 비정규직이 더 많아졌고요. 공공 부문 같은 경우에도 남아 있기는 합니다.

◇주진우: 5405님께서 “국가는 국민을 위해서 0순위인 민생 복지를 줘야 된다.” 민생 복지를 늘려야죠. 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집니까? 이제?

◆박노자: 네, 왜냐하면 이 정권이 아무래도 신자유주의라는 한국의 발전의 궤도를 수정하지 못했습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주진우: 2022년은 대선의 해기도 합니다. 대선, 대통령선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박노자: 저는 좀 절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거의 절망에 가깝습니다.

◇주진우: 어떤 면에서요?

◆박노자: 저는 보고 싶은 선거의 모습은 정책선거입니다. 그러니까 후보들이 대한민국이 앞으로 5년 동안 어떤 발전을 원하는가. 합리적인 어떠한 블루프린트, 계획을 제시하고 그리고 유권자들이 그 계획서 보고 후보들을 심사하는 심사관이 되는.

◇주진우: 그런데요, 교수님. 그런데 우리 대선이 정책선거였던 적이 없었어요. 계속 이랬으니까. 우리 정치가.

◆박노자: 계속 그랬죠.

◇주진우: 좀 후진적입니까?

◆박노자: 네.

◇주진우: 많이 후진적이에요?

◆박노자: 그러니까 지금 한국 정치에서는 현상 유지파가 그러니까 자연주의적인 현상 유지를 이제는 하려는 분들과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려는 이런 분들이 싸우는 것 같습니다.

◇주진우: 현상 유지하는 사람들과 그리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사람들 간 지금 대선입니까?

◆박노자: 네, 현상 자체도 별로 좋지는 않은데 지금 상황도 사실 많은 사람한테 절망적이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신자유주의가 그대로 남아 있는 거죠.

◇주진우: 그런데요?

◆박노자: 그런데 또 한쪽에서는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사실상 그 현상을 악화시키려는 것 같고요.

◇주진우: 까꿍돌쇠 님께서 “노자 형이 대선에 나오면 어떨까요?” 얘기합니다.

◆박노자: 이건 대선에 나올 사람은 누군가 어떤 사회적 계층, 계급을 대표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저는 그저 개인이고 제 업은 연구업입니다.

◇주진우: 최근에 당신이 몰랐던 K라는 책 내셨어요. 또 훌륭한 책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박노자 교수가 몇 가지 제안을 했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박노자: 그러니까 방금 말씀드린 내용 거의 그대로입니다.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신자유주의라는 여태까지 잘못된 발전의 궤도를 수정하는 거고 무엇보다 공공성 강화라는 것이 기본 핵심어가 돼야 되고 또 하나의 핵심어는 재분배입니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서 서비스해주는 것이고요. 제일 중요한 서비스는 바로 있는 쪽에서 돈을 걷어서 어려운 사람들한테 그것을 분배하고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격차를 극복하고 그렇게 해서 경제가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죠.

◇주진우: 그런데요, 미국에서도 이건 어려운 일 아닙니까? 샌더스의 공공 정치는 지금 외면받고 트럼프 같은 말이 앞서는 그런 분들이 정권을 잡고요. 또 지금 나온다고 하고요.

◆박노자: 그런데 또 그만큼 미국이 지금 사실상 위상이 내려가고 있고 쇠퇴하는 것이죠.

◇주진우: 그래요?

◆박노자: 그렇죠, 지금 세계적으로 미국의 위상이 경향 쪽으로 봤을 때 추락 중이라고 보는데.

◇주진우: 추락 중입니까?

◆박노자: 네. 위상이 대체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한국의 위상은 올라가고 있지 않습니까?

◆박노자: 네. 그렇습니다.

◇주진우: 그건 확실하죠?

◆박노자: 네, 그건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다 더 위상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미국이 이미 실패한 정책을 답습해서는 안 되고 일단 공공성 위주의 국가 주도의 재분배 정책은 한국의 위상을 보다 더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코로나 시대에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해진다. 양극화 심화되고 있고요. 그런데 부의 불평등도 매우 중요한데 조금 차별, 혐오. 이런 정서는 또 커지고 있는 것 같아서 이 부분 걱정입니다.

◆박노자: 전 세계적으로 그렇고요.

◇주진우: 전 세계적으로요?

◆박노자: 네, 아시겠지만 지금 미국에서 사는 아시아 계열의 이민자들이 재미 한인들을 포함해서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가 본격화되고 나서는 지난 거의 2년 동안 가두, 길거리에서 물리적인 또는 언어적인 폭력을 당한 사람이 절반에 가깝고.

◇주진우: 그러니까요. 얼마 전에도 지하철에서 누가 밀어서 크게 다친 그런 일도 있었어요.

◆박노자: 그러니까 만약에 이렇게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든가 이런 것까지는 포함을 하면 미국에서 사는 대부분의 아시아인들이 여태 지난 2년 동안 형태로든 폭력이나 불쾌함을 당했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주진우: 이번 대선판에 이대남, 젠더 갈등이 조금 이슈화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셨는지요?

◆박노자: 그러니까 극우들이 한국에서는 장사할 게 없어지고 멸공, 멸공 이러는데 공산주의자들도 없어요, 사실.

◇주진우: 그러니까요. 그런데 멸공 논란 그것도 좀 어떻게 보셨어요?

◆박노자: 그러니까 공산주의자라는 허상을 만들고 거기에다 대고 멸공을 외치는 거죠. 대한민국에는 멸해야 할 공이 없습니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주요 무역 파트너하고는 싸울 일도 사실 없고요.

◇주진우: 그래요?

◆박노자: 그렇죠. 그러니까 한국에서 극우들이 요즘 장사하는 방식은 옛날에는 북한을 우려먹었는데 지금 우려먹을 게 그다지 많지는 않으니까.

◇주진우: 그래서 젠더 이슈가?

◆박노자: 네, 지금은 젠더 이슈로 옮겨 와서 남녀 갈라치기. 그러니까 남성들한테는 사실 근거가 그다지 없는 피해의식을 심어주고 여성이 마치 무슨 특권 계급인 것처럼.

◇주진우: 그런데 2030 남성들의 수준도 그렇게 낮지 않잖아요, 우리 젊은이들.

◆박노자: 전혀.

◇주진우: 그러면 대선의 젠더 이슈는 젊은 사람들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박노자: 그러니까 다는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젊은 남성들이 이 갈라치기 수법에 부분적으로나마 넘어가는 경우가.

◇주진우: 있어요?

◆박노자: 있었다고는 아마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박노자: 그래서 여가부 폐지라든가 말이 되지 않는 이런 정책 제안이 나오고 거기 그쪽 그렇게 해서 지지율이 약간 올라가는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죠. 약간 씁쓸합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궁극적으로도 이 현상이 계속 갈까요?

◆박노자: 저는 궁극적으로는 그렇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남성들도 조금씩조금씩 지금 스칸디나비아 같은 경우에는 남성들 중에서도 70%가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불러요, 노르웨이 같은 경우에는. 그러니까 궁극적으로는 여성 남녀평등, 여성 해방론. 그러니까 페미니즘의 원리는 저는 국민적으로 어느 정도 수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호선 님께서 “국민들이 깨어 정신차려야 합니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교수님, 세계적인 석학이니까 이거 물어보겠습니다. 김건희 씨 녹취록 관련된 보도나 그 둘러싼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어요?

◆박노자: 그러니까 사실은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자유주의자들이나 잡으려고 하는 극우주의자들 사이의 정책 차이는 그렇게까지는 크지는 않습니다.

◇주진우: 정책 차이는 별로 크지는 않은데요?

◆박노자: 그러니까 정책 차이가 없고 차별성을 일단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인신공격의 선거가 됐는데 이거는 사실 참 보기 싫은 진흙판이죠. 그런데 녹취록을 저도 대체로 이렇게 봤는데 후보 본인이 아닌 그 친인척이 이렇게 공적인 일에, 그러니까 후보라든지 국가의 공적인 일에 이처럼 간섭하는 것이 아무래도 정상적인 국가 운영과 전혀 다르다고 아마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주진우: 교수님은 한국인이시죠? 귀화하셔서.

◆박노자: 네.

◇주진우: 러시아 국적도 가지고.

◆박노자: 없습니다.

◇주진우: 이제 없습니까?

◆박노자: 네.

◇주진우: 고국 러시아의 지금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박노자: 절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진우: 절망적입니까?

◆박노자: 네, 아주 절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러시아는 잘못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 사람들은 신경을 안 쓰지만 이거는 사실은 엄청 큰 세계적 문제고 한국에까지 파급 효과가 미치리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지는 않겠죠? 평화로 가겠죠?

◆박노자: 한데 만약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에는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는 가스관인 노르트 스트림이 차단될 수는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세계적으로 유가가 올라갈 확률이 크고요. 아마도 한국에도 파급 효과가 미쳐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코로나로 인류가, 세계 시민들이 각성하고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게 만들어야 할 텐데 우리는 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겪으면서 무엇을 성찰해야 합니까?

◆박노자: 그러니까 결국에는 우리는 발전, 발전. 진보라는 말도 저도 스스로 진보라고 하지만 진보라는 말도 앞으로 나아감이라는 뜻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세상을 변증법적으로 본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만큼 우리가 사실 뒤로 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진보가 된 만큼은 인류가 기술적으로 진보된 만큼은 자연계가 파괴됐고요. 그리고 그만큼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켰습니다. 우리도 자연의 일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우리가 좀 다시 한번 되새겨봤으면 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교수님, 이재명 후보 어떻게 평가하세요?

◆박노자: 저는 그는 사회적 리버럴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사회적 리버럴?

◆박노자: 네, 사회적 리버럴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의 초보적인 복지 국가를 아마도 당선될 경우에는 다소 강화시킬 수 사람이라고 봅니다.

◇주진우: 복지 국가를 강화시킨다?

◆박노자: 네, 적어도 어느 정도는 강화시키리라고 생각합니다, 부분적으로라도.

◇주진우: 윤석열 후보는 어떻게 보세요?

◆박노자: 대체로는 극우적 성격이 다소 농후한 후보라고 생각하고 특히는 여가부 폐지라든지 그리고 멸공이라고. 멸공이라는 말은 예를 들어서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국민들한테는 국민들을 위협하는 혐오 용어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강하고 그런 의미에서는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진우: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는 왜 국민들한테 주목을 못 받는 거죠?

◆박노자: 저는 심 후보를 많이 동조하는데 심 후보는 좀 전략을 잘못 짠 것 같습니다. 심 후보는 지나치게 20대의 고학력 여성들의 지지에 많이 이렇게 기대는 것 같은데 그것도 나쁠 건 없지만 그것보다 더 넓은 계층 속으로 파고들지 못한 부분이 있고요. 그리고는 본인이 노조 활동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노조들과의 고리가 지나치게 부러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주진우: 진보를 대표하는 정의당이 진보의 대표성을 지금 가지고 있는지 좀 의문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 정의당은 다시 그들의 마음을 갖게 될까요?

◆박노자: 그러니까 정의당은 제가 당원이 아니라서 말씀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드리지만 정의당 같은 경우에는 공당으로 제대로 된 이렇게 길을 가자면 지나치게 한 사람이 대중적 인기가 높은 지도자에 그렇게 기대서는 안 되고 당의 메커니즘이 조금 더 제도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있고요. 그리고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조직 노동 그리고 Free carrier, 그러니까 비정규직 노동자. 그러니까 미조직 노동 그쪽을 좀 더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그 이해관계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방할 수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주진우: 대선은 뭐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지금 대선 주자들이 공약을 내면서 이 사회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이번 대선 어떤 공약으로 어떤 논쟁으로 좀 사회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 이런 생각이 있으십니까?

◆박노자: 저는 3가지가 너무나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지금 한반도는 사실 기후변화로 가장 크게 손해 볼 곳이 한반도거든요. 여기에서 아열대화로 돼 가고 있고 지금 보도 보니까 태양의 온도, 수온이 다 올라가고 있는데 한반도 주변의 수온은 평균 지구 평균보다 2배 빨리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기후변화의 중심 중에 하나예요. 그런데도 후보들이 이렇게 공약이라든지 토론 이런 거 보면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이 너무 부족해요.

◇주진우: 좀 뒷전입니다.

◆박노자: 그거 하나하고 그다음에 노동에 대해서는 후보들이 너무 무관심한 것 같고요. 그리고 불안 노동 문제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뾰족한 생각이 없는 것 같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대한민국이 아시겠지만 출생률이 0.86 정도 되지 않습니까? 이런 사회에서는 대대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사회 자체가 유지가 불가능합니다. 어떻게 해서 다인종, 다민족, 다종족 사회로 무난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인지 그런 데 대해서도 생각과 공약이 부족합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박노자: 이 3가지가 큰 문제라고 봅니다.

◇주진우: 이 3가지 논의가 조금 더 이 대선에서 좀 공론의 장으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박노자: 네, 그런 말씀입니다.

◇주진우: 교수님 언제까지 한국에 계세요?

◆박노자: 내일 새벽까지입니다.

◇주진우: 바로 가세요?

◆박노자: 네.

◇주진우: 너무 안타깝네요.

◆박노자: 저도 안타까워요.

◇주진우: 더 모셔다 배웠어야 하는데.

◆박노자: 아니, 무슨 말씀을.

◇주진우: 우리 박노자 교수하고 저하고 동갑이에요. 친구인데 이렇게 훌륭한 강의를 좀 들었어야 하는데, 더.

◆박노자: 감사합니다.

◇주진우: 건강하시고요.

◆박노자: 감사합니다.

◇주진우: 지금까지 코로나19 2년 특집 대담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박노자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노자: 감사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