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머리 박아”…담뱃불로 자해까지 시킨 중학생
입력 2022.01.21 (17:11) 수정 2022.01.21 (17:42) 취재K


■ "머리 박고, 뒷짐 져"…'원산폭격'에다 담뱃불로 자해까지 시켜

서울 은평구의 한 골목길.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의 복부를 때리고, 옷 덜미를 잡아끌며 골목 한구석으로 밀어버립니다. 이어 발로 차며 욕설을 퍼붓습니다. 뺨도 때립니다. 맞은 남성이 떨어진 휴대전화를 줍자 뺨을 다시 한번 때립니다.



폭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여러 차례 맞아 겁에 질린 남성이 전봇대 뒤로 몸을 숨겨보지만, 때리는 남성은 "이리 와"라고 말한 뒤 "머리 박으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어 " 뒷짐 져"라고 말하는데 폭행 당한 남성은 순순히 따릅니다. 가해자는 이른바 '원산폭격'이라고 부르는, 양팔을 뒷짐 지고 발과 머리로만 바닥을 지탱하는 고문성 가혹행위를 시킨 겁니다.



다른 가혹 행위도 이어집니다. 가해자는 자신이 피우던 담배를 피해자에게 건네며 "직접 얼굴에 대라"라고 지시합니다. 그러면서 "내가 시킨 게 아니다. 얼굴에 3초 갖다 대라"라고 시킵니다.

얼굴에 흉터가 남을까 걱정한 피해자는 "얼굴 대신 목에 하겠다"라며 담뱃불을 자신의 목에 갖다 댑니다. 가해자는 "1, 2…" 라며 숫자를 셉니다.




■ "반항하면 더 때릴 것 같아 맞았다" … 다른 친구들은 동영상 찍거나 방관

지난 10일 새벽 5시쯤,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한 골목에서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중학생입니다.

피해 학생은 폭행이 10여 분간 이어졌다고 취재진에게 말했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10명 정도의 다른 학생들도 함께 있었지만 폭행을 말리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학생은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아들로부터 '힘들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부모가 놀라 자초지종을 파악했고, 폭행 당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증거를 위해 영상이 있어야 한다고 안내했고, 피해 학생이 직접 친구에게 연락해 동영상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가해 학생은 이후 '생각 없이 때린 거 사과할게'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피해자 측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KBS에 제보했습니다.

피해 학생은 취재진에게 "반항하면 더 때릴 것 같아 맞고 있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어떤 이유로 맞았는지는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이 사건으로 피해 학생은 코뼈가 부러졌고, 목에 흉터가 남았습니다.


■ 경찰, 가해 학생 특수상해·협박 혐의로 입건…"죄질 나빠"

은평경찰서는 가해 학생 1명을 특수상해와 협박 혐의로 입건한 상태입니다. 특수상해는 여러사람이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으로 다른사람의 신체를 다치게 할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벌금형이 규정돼 있지 않고, 혐의가 인정되면 1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가정법원 등에서 감호위탁, 사회봉사 등) 을 받습니다. 하지만 가해 학생의 나이는 15살로, 촉법소년이 아닌 '범죄소년'으로 분류됩니다.

범죄소년은 사건의 동기나 죄질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을 수도 있고, 검찰에 송치돼 형사처분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소년 교도소에 수용될 수도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 학생이 촉법소년이 아닌 데다 죄질도 나쁘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한 후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경찰은 폭행 현장에 있던 다른 학생들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진행한 뒤 다른 학생들도 폭행에 가담한 게 확인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함께 처벌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가해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이런 내용을 파악하고, 자체 조사를 진행한 후 학교폭력대책 심의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준을 정할 예정입니다.

청소년 학교폭력 신고와 상담 등은 국번 없이 117, 1588-9128(푸른나무재단) 등에서 가능합니다.
  • “머리 박아”…담뱃불로 자해까지 시킨 중학생
    • 입력 2022-01-21 17:11:11
    • 수정2022-01-21 17:42:05
    취재K


■ "머리 박고, 뒷짐 져"…'원산폭격'에다 담뱃불로 자해까지 시켜

서울 은평구의 한 골목길.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의 복부를 때리고, 옷 덜미를 잡아끌며 골목 한구석으로 밀어버립니다. 이어 발로 차며 욕설을 퍼붓습니다. 뺨도 때립니다. 맞은 남성이 떨어진 휴대전화를 줍자 뺨을 다시 한번 때립니다.



폭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여러 차례 맞아 겁에 질린 남성이 전봇대 뒤로 몸을 숨겨보지만, 때리는 남성은 "이리 와"라고 말한 뒤 "머리 박으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이어 " 뒷짐 져"라고 말하는데 폭행 당한 남성은 순순히 따릅니다. 가해자는 이른바 '원산폭격'이라고 부르는, 양팔을 뒷짐 지고 발과 머리로만 바닥을 지탱하는 고문성 가혹행위를 시킨 겁니다.



다른 가혹 행위도 이어집니다. 가해자는 자신이 피우던 담배를 피해자에게 건네며 "직접 얼굴에 대라"라고 지시합니다. 그러면서 "내가 시킨 게 아니다. 얼굴에 3초 갖다 대라"라고 시킵니다.

얼굴에 흉터가 남을까 걱정한 피해자는 "얼굴 대신 목에 하겠다"라며 담뱃불을 자신의 목에 갖다 댑니다. 가해자는 "1, 2…" 라며 숫자를 셉니다.




■ "반항하면 더 때릴 것 같아 맞았다" … 다른 친구들은 동영상 찍거나 방관

지난 10일 새벽 5시쯤,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한 골목에서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중학생입니다.

피해 학생은 폭행이 10여 분간 이어졌다고 취재진에게 말했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10명 정도의 다른 학생들도 함께 있었지만 폭행을 말리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학생은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아들로부터 '힘들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부모가 놀라 자초지종을 파악했고, 폭행 당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증거를 위해 영상이 있어야 한다고 안내했고, 피해 학생이 직접 친구에게 연락해 동영상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가해 학생은 이후 '생각 없이 때린 거 사과할게'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피해자 측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KBS에 제보했습니다.

피해 학생은 취재진에게 "반항하면 더 때릴 것 같아 맞고 있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어떤 이유로 맞았는지는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이 사건으로 피해 학생은 코뼈가 부러졌고, 목에 흉터가 남았습니다.


■ 경찰, 가해 학생 특수상해·협박 혐의로 입건…"죄질 나빠"

은평경찰서는 가해 학생 1명을 특수상해와 협박 혐의로 입건한 상태입니다. 특수상해는 여러사람이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으로 다른사람의 신체를 다치게 할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벌금형이 규정돼 있지 않고, 혐의가 인정되면 1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가정법원 등에서 감호위탁, 사회봉사 등) 을 받습니다. 하지만 가해 학생의 나이는 15살로, 촉법소년이 아닌 '범죄소년'으로 분류됩니다.

범죄소년은 사건의 동기나 죄질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을 수도 있고, 검찰에 송치돼 형사처분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소년 교도소에 수용될 수도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 학생이 촉법소년이 아닌 데다 죄질도 나쁘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한 후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경찰은 폭행 현장에 있던 다른 학생들의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진행한 뒤 다른 학생들도 폭행에 가담한 게 확인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함께 처벌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가해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이런 내용을 파악하고, 자체 조사를 진행한 후 학교폭력대책 심의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준을 정할 예정입니다.

청소년 학교폭력 신고와 상담 등은 국번 없이 117, 1588-9128(푸른나무재단) 등에서 가능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