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잇따른 창원경상국립대병원…“대응체계 문제”

입력 2022.01.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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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 남성 간호사가 후배 여성 간호사에게 '사적 만남 요구·성희롱' 의혹

경남 창원에 있는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은 창원 지역에서 규모가 큰 종합병원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병원에서 최근 연이어 의료진 성 비위 의혹 사건이 터졌습니다.

지난해 말 한 여성 간호사는 병원에 성희롱 제보를 했습니다. 남성 간호사 A 씨로부터 사적인 만남을 지속적으로 요구받았고 이를 거절할 경우 부당한 대우를 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도 들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사적 만남 요구 피해 신고 18건 접수

병원 측은 A 씨와 관련해 '업무 관련 교육을 하면서 사적 만남을 요구받았다'는 등의 피해 신고가 18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피해를 본 사람이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분원인 창원경상국립대병원측은 최근 본원인 진주에서 인사위원회를 열고 A 씨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정직 3개월입니다.

병원 측은 A 씨가 고의성이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지만, 피해 제보를 한 간호사가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고 주변에서도 비슷한 진술이 잇따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원 측은 A 씨가 복귀해도 피해자와 분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복도창원경상국립대병원 복도

■ 의사가 간호사 불러 "함께 있어 달라"

A 씨에 대한 징계가 결정되고 며칠 뒤, 다른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 병원 소속 의과대학 교수이자 의사인 B 씨가 지난달 야간당직을 하면서 한 간호사를 자신의 연구소로 불렀다고 합니다. 이어 '함께 있어 달라'면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실은 피해 간호사가 병원에 신고하면서 알려졌습니다. 병원 측은 B 씨를 보직 해임하고, 인사권을 가진 경상국립대학교에 징계를 요청했습니다.


■ 잇따르는 의료인 성 비위…"대응 체계 부족"

잇따르는 의료인 성 비위에 병원의 대응 체계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성 비위나 갑질 관련 문제가 있을 때마다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뤄지지 않아 경각심이 낮은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병원 직원은 "의사가 중심이 되는 병원 조직의 특성상 피해를 보더라도 신고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예방과 대응을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병원 측은 성 비위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등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확인되면 해임이나 파면 수준의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또 구성원들이 피해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는 익명 소통 창구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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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 비위’ 잇따른 창원경상국립대병원…“대응체계 문제”
    • 입력 2022-01-21 17: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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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 남성 간호사가 후배 여성 간호사에게 '사적 만남 요구·성희롱' 의혹

경남 창원에 있는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은 창원 지역에서 규모가 큰 종합병원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병원에서 최근 연이어 의료진 성 비위 의혹 사건이 터졌습니다.

지난해 말 한 여성 간호사는 병원에 성희롱 제보를 했습니다. 남성 간호사 A 씨로부터 사적인 만남을 지속적으로 요구받았고 이를 거절할 경우 부당한 대우를 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도 들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사적 만남 요구 피해 신고 18건 접수

병원 측은 A 씨와 관련해 '업무 관련 교육을 하면서 사적 만남을 요구받았다'는 등의 피해 신고가 18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피해를 본 사람이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분원인 창원경상국립대병원측은 최근 본원인 진주에서 인사위원회를 열고 A 씨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정직 3개월입니다.

병원 측은 A 씨가 고의성이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지만, 피해 제보를 한 간호사가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고 주변에서도 비슷한 진술이 잇따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원 측은 A 씨가 복귀해도 피해자와 분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복도
■ 의사가 간호사 불러 "함께 있어 달라"

A 씨에 대한 징계가 결정되고 며칠 뒤, 다른 성희롱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 병원 소속 의과대학 교수이자 의사인 B 씨가 지난달 야간당직을 하면서 한 간호사를 자신의 연구소로 불렀다고 합니다. 이어 '함께 있어 달라'면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실은 피해 간호사가 병원에 신고하면서 알려졌습니다. 병원 측은 B 씨를 보직 해임하고, 인사권을 가진 경상국립대학교에 징계를 요청했습니다.


■ 잇따르는 의료인 성 비위…"대응 체계 부족"

잇따르는 의료인 성 비위에 병원의 대응 체계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성 비위나 갑질 관련 문제가 있을 때마다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뤄지지 않아 경각심이 낮은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병원 직원은 "의사가 중심이 되는 병원 조직의 특성상 피해를 보더라도 신고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예방과 대응을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병원 측은 성 비위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등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확인되면 해임이나 파면 수준의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또 구성원들이 피해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는 익명 소통 창구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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