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기자들Q] 중국 뉴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입력 2022.01.2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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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베이징올림픽'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를 넘겨받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중국은 2008년 하계올림픽에 이어 동계올림픽까지 치르게 된 베이징을 세계 최초의 '듀얼 올림픽 시티' 로 홍보 중입니다. 올해 가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 공식 결정을 앞두고 있는 중국은 언론을 동원해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 분위기를 띄우는 데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영상 발췌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영상 발췌

하지만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바라보는 바깥 언론들의 시선은 그렇게 희망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일 '코로나 19 사태 와중에 올림픽을 두고 도박을 거는 중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코로나 방역 조치로도 감염 확산을 막지는 못할 것이며 결국 더 강도 높은 봉쇄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CBS 뉴스도 지난 12일 기사에서 중국은 감염 의심자들의 문을 용접해 붙여 막는 등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염병 조치들을 펼치고 있는데도 여러 건의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이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호주의 시드니모닝헤럴드도 지난 10일 기사에서, 장가오리 중국 전 부총리로부터의 성폭력을 폭로했다 번복한 테니스 선수 펑솨이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의 인권을 비판한 호주 국방장관의 특별 인터뷰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우리 언론은 주로 미국 주도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 파장과 대한민국의 참여 여부에 집중했습니다.

■ 끊임없이 터지는 중국의 '인권' 문제…중국의 대언론관은?

크고 작은 중국 이슈를 놓고 중국 언론의 논조는 종종 바깥 언론들의 시선과 상반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위구르족에 인권 탄압 논란입니다.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집중 취재해 보도한 미국의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 뉴스는 지난해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버즈피드뉴스 영상 (2020)미국 버즈피드뉴스 영상 (2020)

버즈피드 뉴스는 중국 포털사이트 지도상에 주요 전략 시설이 빈 공간으로 처리돼 공개된다는 점을 이용해 위구르족 강제수용소 368개를 찾아냈습니다. 또한, 구금됐다 풀려난 28명의 위구르 인들을 인터뷰해 취재진의 접근이 사실상 금지된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를 생생히 알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중국의 인권 탄압 논란과 관련해 중국 당국의 입장은 '내정 간섭'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위구르족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 관련 해선, 언론 자유를 핑계로 중국에 대한 편견으로 만든 가짜 뉴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홍콩 언론도 그간 중국 당국을 견제하는 역할에 비교적 적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 직후,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들이 경찰이 쏜 물대포나 고무탄에 맞아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친중 진영이 장악한 홍콩 당국은 이른바 반중 언론에 대한 탄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홍콩 민주 진영의 온라인 매체 시티즌 뉴스가 구성원 안전을 이유로 문을 닫는 등 폐간을 공식 발표한 홍콩 언론은 6개월 새 네 곳에 이릅니다.

"보도와 언론의 자유는 범죄 행위의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
-자오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언론의 역할은 무엇이고 언론의 자유를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에 대해, 중국 당국의 인식은 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중국 언론은 시작부터 당의 선전 수단으로 여겨진 만큼 서방 국가의 언론과 수평적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다만 중국의 인권 문제 이슈가 끊이지 않는 데는 미국의 영향력도 한몫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홍원식 동덕여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인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 '서로를 향한 혐오'…언론의 확성기 역할

중국인 남성이 상의를 탈의한 채 배추 더미에 들어가 절임 배추를 만드는 장면이 담긴 이른바 '알몸 절임 김치' 영상은 국내에도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중국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으로 퍼진 것이었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중국산 김치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양산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세종대왕과 김연아 선수가 중국인이라거나, 삼계탕과 한복도 중국이 원조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들 역시 중국 커뮤니티에서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상당수 국내 언론들도 중계하듯 관련 사실을 퍼 나르면서, 중국은 한국을 향해, 한국은 중국을 향해 갖는 '혐오' 를 부추겼다는 점입니다.

반중 정서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강원도에 만들어지는 차이나타운을 철회해 달라는 국민청원에는 67만여 명이 참여했는데, 지난해 상반기 최다 청원 사례였습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정책위원장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허위정보를 확산시키려는 시도가 굉장히 발전하고 있는데, 언론이 이것을 마구잡이로 기사화하면서 혐오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때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친구가 있었는데, 이상한 질문을 했어요. '중국사람들은 화장실에서 문을 닫지 않고 그냥 일을 봐요?' 라고요. '중국이 더럽다', '소리가 시끄럽다', '예의가 없다', '문화 수준이 낮다' 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한국에 있는 김치랑 중국이 말하는 김치(파오차이) 는 완전히 달라요. 똑같은 것 아닙니다. 그런데 어떤 기사들의 경우, 관심을 끌기 위해서 없는 이야기를 지어낼 수도 있고, 그래서 많은 오해가 생겼어요."
-세정/국내 거주 중국인 대학원생

서로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데는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점들도 존재합니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다만 편견이나 오해로 인한 왜곡된 기사나 도가 지나친 댓글들이 한중 양국 모두에 능통한 일부 사람들에 의해 번역돼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고 이런 것들이 기사화돼 양국 간 감정을 악화시키는 사례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한국과 중국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윈윈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요?

23(일) 저녁 8시 10분 KBS1TV에서 방송되는 <질문하는 기자들 Q>는 중국을 바라보는 언론의 다양한 시선들을 다룹니다.

김솔희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가 특별 출연합니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학부 교수와 김나나 기자가 출연합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는 KBS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 홈페이지 : 질문하는 기자들 Q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question)
▲ 유튜브 계정 : 질문하는 기자들 Q (www.youtube.com/c/질문하는기자들Q/featu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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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문하는 기자들Q] 중국 뉴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 입력 2022-01-22 10:01:07
    취재K

■ '2022 베이징올림픽'을 바라보는 언론의 시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를 넘겨받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중국은 2008년 하계올림픽에 이어 동계올림픽까지 치르게 된 베이징을 세계 최초의 '듀얼 올림픽 시티' 로 홍보 중입니다. 올해 가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 공식 결정을 앞두고 있는 중국은 언론을 동원해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 분위기를 띄우는 데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영상 발췌
하지만 중국 베이징 올림픽을 바라보는 바깥 언론들의 시선은 그렇게 희망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일 '코로나 19 사태 와중에 올림픽을 두고 도박을 거는 중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코로나 방역 조치로도 감염 확산을 막지는 못할 것이며 결국 더 강도 높은 봉쇄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CBS 뉴스도 지난 12일 기사에서 중국은 감염 의심자들의 문을 용접해 붙여 막는 등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염병 조치들을 펼치고 있는데도 여러 건의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이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호주의 시드니모닝헤럴드도 지난 10일 기사에서, 장가오리 중국 전 부총리로부터의 성폭력을 폭로했다 번복한 테니스 선수 펑솨이 사례를 언급하며 중국의 인권을 비판한 호주 국방장관의 특별 인터뷰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우리 언론은 주로 미국 주도의 베이징 동계 올림픽 보이콧 파장과 대한민국의 참여 여부에 집중했습니다.

■ 끊임없이 터지는 중국의 '인권' 문제…중국의 대언론관은?

크고 작은 중국 이슈를 놓고 중국 언론의 논조는 종종 바깥 언론들의 시선과 상반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위구르족에 인권 탄압 논란입니다.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집중 취재해 보도한 미국의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 뉴스는 지난해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버즈피드뉴스 영상 (2020)
버즈피드 뉴스는 중국 포털사이트 지도상에 주요 전략 시설이 빈 공간으로 처리돼 공개된다는 점을 이용해 위구르족 강제수용소 368개를 찾아냈습니다. 또한, 구금됐다 풀려난 28명의 위구르 인들을 인터뷰해 취재진의 접근이 사실상 금지된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를 생생히 알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중국의 인권 탄압 논란과 관련해 중국 당국의 입장은 '내정 간섭'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위구르족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 관련 해선, 언론 자유를 핑계로 중국에 대한 편견으로 만든 가짜 뉴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홍콩 언론도 그간 중국 당국을 견제하는 역할에 비교적 적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 직후,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들이 경찰이 쏜 물대포나 고무탄에 맞아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친중 진영이 장악한 홍콩 당국은 이른바 반중 언론에 대한 탄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홍콩 민주 진영의 온라인 매체 시티즌 뉴스가 구성원 안전을 이유로 문을 닫는 등 폐간을 공식 발표한 홍콩 언론은 6개월 새 네 곳에 이릅니다.

"보도와 언론의 자유는 범죄 행위의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
-자오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언론의 역할은 무엇이고 언론의 자유를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에 대해, 중국 당국의 인식은 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중국 언론은 시작부터 당의 선전 수단으로 여겨진 만큼 서방 국가의 언론과 수평적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다만 중국의 인권 문제 이슈가 끊이지 않는 데는 미국의 영향력도 한몫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홍원식 동덕여자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인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 '서로를 향한 혐오'…언론의 확성기 역할

중국인 남성이 상의를 탈의한 채 배추 더미에 들어가 절임 배추를 만드는 장면이 담긴 이른바 '알몸 절임 김치' 영상은 국내에도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중국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으로 퍼진 것이었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중국산 김치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양산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세종대왕과 김연아 선수가 중국인이라거나, 삼계탕과 한복도 중국이 원조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들 역시 중국 커뮤니티에서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상당수 국내 언론들도 중계하듯 관련 사실을 퍼 나르면서, 중국은 한국을 향해, 한국은 중국을 향해 갖는 '혐오' 를 부추겼다는 점입니다.

반중 정서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강원도에 만들어지는 차이나타운을 철회해 달라는 국민청원에는 67만여 명이 참여했는데, 지난해 상반기 최다 청원 사례였습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정책위원장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허위정보를 확산시키려는 시도가 굉장히 발전하고 있는데, 언론이 이것을 마구잡이로 기사화하면서 혐오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때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친구가 있었는데, 이상한 질문을 했어요. '중국사람들은 화장실에서 문을 닫지 않고 그냥 일을 봐요?' 라고요. '중국이 더럽다', '소리가 시끄럽다', '예의가 없다', '문화 수준이 낮다' 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한국에 있는 김치랑 중국이 말하는 김치(파오차이) 는 완전히 달라요. 똑같은 것 아닙니다. 그런데 어떤 기사들의 경우, 관심을 끌기 위해서 없는 이야기를 지어낼 수도 있고, 그래서 많은 오해가 생겼어요."
-세정/국내 거주 중국인 대학원생

서로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데는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점들도 존재합니다.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다만 편견이나 오해로 인한 왜곡된 기사나 도가 지나친 댓글들이 한중 양국 모두에 능통한 일부 사람들에 의해 번역돼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고 이런 것들이 기사화돼 양국 간 감정을 악화시키는 사례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한국과 중국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윈윈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요?

23(일) 저녁 8시 10분 KBS1TV에서 방송되는 <질문하는 기자들 Q>는 중국을 바라보는 언론의 다양한 시선들을 다룹니다.

김솔희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하남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가 특별 출연합니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학부 교수와 김나나 기자가 출연합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는 KBS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 홈페이지 : 질문하는 기자들 Q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question)
▲ 유튜브 계정 : 질문하는 기자들 Q (www.youtube.com/c/질문하는기자들Q/featu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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