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의 늪…폐업도 못 하는데, 만기 연장 종료 눈 앞

입력 2022.01.24 (19:23) 수정 2022.01.2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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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장기화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대출로 겨우 버티고 있는데 잇따르는 기준금리 인상에 갚아야 할 돈은 많아졌습니다.

3월로 대출 만기가 연장됐습니다만, 재연장은 없다는 게 금융당국 원칙인데요.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힌 느낌이다.

자영업하는 분들의 얘기입니다.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출구가 있는지 확신도 없습니다.

코로나 상황 길어지면서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수십 년 이어오던 원조집도, 패기로 뭉친 젊은 사장님도 무릎 꿇었죠.

정부의 거리두기가 격상될 때마다 자영업자들 직격탄 맞았습니다.

카드 매출로 확인됩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7월 거리두기 4단계 적용됐죠.

6시 이후 2명까지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액 이렇게 떨어졌습니다.

어떻게든 버텨보기 위해서 대출 받았습니다.

곧 나아질 거라 희망 품은 게 벌써 2년입니다.

치킨집은 밤 9시부터가 피크죠.

하지만 9시 영업 제한입니다.

영업하지 말란 거나 다를 바 없다죠.

코로나 이후 1억 5천 빌렸는데 최근에 5천 더 빌렸습니다.

[정지용/음식점 운영 : "코로나 시작되었던 그 시기부터 받을 수 있는 건 다 받고 있거든요. '원금상환을 할 수 있겠지'하고 끌어온 게 여기까지인데 올해부터 제가 한 달에 한 4백만 원씩 대출원금상환을 해야 해요."]

의류 시장도 썰렁하죠.

은행 빚도 모자라 사채까지 써야 합니다.

[동대문 시장 의류 판매업자/음성변조 : "대부업체라고 해서 받은 것도 있고요. 평균 (이자만) 80만 원 정도 돼요. 그마저도 제대로 못 갚고 있는 상황인 거죠. 월세도 지금 2달 정도 밀려 있고…. 대출된다고 해도 받아서 버텨야 하는 건지…."]

지난해 11월 기준 자영업자들이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은 632조 원입니다.

코로나 전보다 31% 늘었습니다.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도 같은 기간 276만 9천여 명으로 32% 넘게 늘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도 크게 늘었단 건데요.

코로나 직전과 비교해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들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이 157조 원이거든요.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24.8%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다중채무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5억 7천여만 원이거든요.

자영업자 평균 대출액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빚낸 자영업자의 15%는 대출 금액이 연소득의 5배 이상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소득의 5% 이상을 추가 이자 비용으로 부담해야 한다는데요.

사실 코로나 상황 속에 힘들어진 자영업자들 위해 정부가 현금 지원해 온 건 이렇습니다.

최근엔 방역 지원금이 320만 명에게 지원됐죠.

영업제한으로 피해 입은 분들에게는 손실보상금 5백만 원이 선지급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같은 정부 지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자영업자들 목소리입니다.

대출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인데, 문제는 그 대출 만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단 겁니다.

3월입니다.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원칙적으로 3월 말에 종료한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거든요.

[조지현/전국 자영업자 비대위 대표 : "인원제한, 시간제한, 방역 패스, 세 가지를 저희가 다 감당하고 있거든요. 대출을 갚으려면 벌 수 있는 시간적 여유나 능력이, 그 환경이 갖춰져야죠. 근데 지금 그런 환경이 안 되잖아요."]

전경련이 자영업자 5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10명 중 4명은 폐업을 고려하고 있었고요.

폐업 고려하지 않는 분들도 24%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서라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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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의 늪…폐업도 못 하는데, 만기 연장 종료 눈 앞
    • 입력 2022-01-24 19:23:38
    • 수정2022-01-24 19:46:50
    뉴스7(청주)
[앵커]

코로나 장기화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대출로 겨우 버티고 있는데 잇따르는 기준금리 인상에 갚아야 할 돈은 많아졌습니다.

3월로 대출 만기가 연장됐습니다만, 재연장은 없다는 게 금융당국 원칙인데요.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힌 느낌이다.

자영업하는 분들의 얘기입니다.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출구가 있는지 확신도 없습니다.

코로나 상황 길어지면서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수십 년 이어오던 원조집도, 패기로 뭉친 젊은 사장님도 무릎 꿇었죠.

정부의 거리두기가 격상될 때마다 자영업자들 직격탄 맞았습니다.

카드 매출로 확인됩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7월 거리두기 4단계 적용됐죠.

6시 이후 2명까지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액 이렇게 떨어졌습니다.

어떻게든 버텨보기 위해서 대출 받았습니다.

곧 나아질 거라 희망 품은 게 벌써 2년입니다.

치킨집은 밤 9시부터가 피크죠.

하지만 9시 영업 제한입니다.

영업하지 말란 거나 다를 바 없다죠.

코로나 이후 1억 5천 빌렸는데 최근에 5천 더 빌렸습니다.

[정지용/음식점 운영 : "코로나 시작되었던 그 시기부터 받을 수 있는 건 다 받고 있거든요. '원금상환을 할 수 있겠지'하고 끌어온 게 여기까지인데 올해부터 제가 한 달에 한 4백만 원씩 대출원금상환을 해야 해요."]

의류 시장도 썰렁하죠.

은행 빚도 모자라 사채까지 써야 합니다.

[동대문 시장 의류 판매업자/음성변조 : "대부업체라고 해서 받은 것도 있고요. 평균 (이자만) 80만 원 정도 돼요. 그마저도 제대로 못 갚고 있는 상황인 거죠. 월세도 지금 2달 정도 밀려 있고…. 대출된다고 해도 받아서 버텨야 하는 건지…."]

지난해 11월 기준 자영업자들이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은 632조 원입니다.

코로나 전보다 31% 늘었습니다.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도 같은 기간 276만 9천여 명으로 32% 넘게 늘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도 크게 늘었단 건데요.

코로나 직전과 비교해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들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이 157조 원이거든요.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24.8%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다중채무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5억 7천여만 원이거든요.

자영업자 평균 대출액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빚낸 자영업자의 15%는 대출 금액이 연소득의 5배 이상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소득의 5% 이상을 추가 이자 비용으로 부담해야 한다는데요.

사실 코로나 상황 속에 힘들어진 자영업자들 위해 정부가 현금 지원해 온 건 이렇습니다.

최근엔 방역 지원금이 320만 명에게 지원됐죠.

영업제한으로 피해 입은 분들에게는 손실보상금 5백만 원이 선지급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같은 정부 지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자영업자들 목소리입니다.

대출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인데, 문제는 그 대출 만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단 겁니다.

3월입니다.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원칙적으로 3월 말에 종료한다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거든요.

[조지현/전국 자영업자 비대위 대표 : "인원제한, 시간제한, 방역 패스, 세 가지를 저희가 다 감당하고 있거든요. 대출을 갚으려면 벌 수 있는 시간적 여유나 능력이, 그 환경이 갖춰져야죠. 근데 지금 그런 환경이 안 되잖아요."]

전경련이 자영업자 5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10명 중 4명은 폐업을 고려하고 있었고요.

폐업 고려하지 않는 분들도 24%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서라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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