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8년 연속 한국시리즈 도전의 키는?”

입력 2022.01.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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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김태형 감독이 사상 첫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도전을 선언했다.

김 감독은 최근 KBS와 만나 ‘2022년 대권 구상’에 대해 밝혔다. FA 박건우의 이적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올해도 두산은 상위권 전력이며, 또 한 번 한국시리즈를 노려보겠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팀 전력의 핵심으로 투수 이영하를 꼽았다. 김 감독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영하의 선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강승호가 좀 더 올라와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 일문일답.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원동력은?

선수들과의 호흡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도중 부상자가 생겨서 주춤할 때는 선수들이 기회를 기다릴 줄 알고, 감독도 선수를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고 이런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아요. 경기를 포기해야 할 때는 과감하게 주전들을 빼서 휴식을 주고, 반대로 선수들은 감독이 승부수를 걸 때를 잘 아는 거죠. 감독이 무조건 모든 경기에서 이기겠다고 고집부린다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호흡은 어떻게 생기는지?

몸 상태가 안 좋은 선수는 그냥 빼버립니다. 취임 초기에 이런 원칙을 선수들에게 계속 이해시켰어요. 주전 투수, 승리조, 고참 투수가 한 타자 상대하고 있는데 투수 코치는 빼기가 힘들거든요. 하지만 저는 빼라고 합니다. 최고참 이현승도 공 두 개 던지고 교체된 적도 있어요. 투수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하겠죠. 그래도 나오라고 하면 웃으면서 나와요. 선수들도 이런 부분을 납득하고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불만 있는 선수가 있다면?

감독은 이기려고 경기에 나섭니다. 불만 있으면 선수가 안 하면 되죠. 제가 이기려고 막무가내로 팀을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요. 선수가 실력을 쌓아야죠. 마운드에서 내려오기 싫으면 잘 던지면 되고, 대타하기 싫으면 잘 치면 되잖아요. 무슨 말이 필요해요? 선수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동료들이 다 알아요. 큰 점수 차로 지고 경기 넘어갔는데 감독이 팬들한테 욕먹을까 봐 주전들을 못 빼면 안 돼요. 팀 전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돼야죠.

-그런 팀 운영 철학은 언제 생겼는지?

그건 지도자에게는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못한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겠죠. 감독은 생각을 길게 하면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생각하고 0.5초 이상 지나면 자신감이 떨어져요. 본인이 판단하고 생각이 떨어지면 바로 실천을 해야죠.


-취임 이후 FA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는데?

아쉽기는 하지만 스프링캠프 들어가서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젊은 선수들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면 재미 이상의 뭔가를 느껴요. 감독 유니폼 입는 것 자체가 책임감 아닙니까.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제 할 일입니다. 그것도 매력 있더라고요.

-두산의 화수분 야구란?

어린 선수들이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하는 그 분위기가 두산의 화수분 야구 같아요. 다른 팀도 2군에 좋은 재목은 많잖아요. 그런 경쟁 구도가 잘 돼 있는 것 같아요. 주전 선수가 아파서 빠져 있을 때 본인이 잘하면 감독이 계속 기회를 주니까, 주전들도 긴장을 많이 하고. 그런 분위기가 우리 팀은 잘 돼 있는 것 같아요.

-FA 이탈 선수 중 아쉬운 선수 있지 않은지?

한 명 한 명 다 아쉽죠. 그런데 선수 중에서도 리더감이 있어요. 이 선수가 ‘기량이 좋아서라기보다는 팀에 있어야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부분이 있죠. 그래도 팀 떠나도 다들 주장하고 잘 살던데(웃음).

-한 명만 꼭 밝힌다면 누구?

그 중에도 팀에 중심이 됐던 선수가 (김)현수하고 (양)의지였어요. 그래도 누군가 나가면 또 다른 선수들이 그 역할을 해요. (김)재환이가 지난해 후반부터 그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 올 겨울에 재환이 중심으로 선수들이 모여서 운동하더라고요. (허)경민이 같은 경우에 소심해서 처음에는 제가 윽박지르기도 했어요. 저만 보면 피해 다니기만 했는데 지금은 먼저 농담 걸어와서 제가 “많이 컸다.”고 하거든요. 그 위치가 되니까 경민이가 후배 선수들의 고충을 얘기하더라고요. 그게 좋은 거죠.

-올 시즌 각오는?

박건우 하나 빠졌지만, 작년보다 전력이 나쁘다고 생각 안 해요. 올해도 상위권 바라보고, (한국시리즈) 노려봐야죠. 시즌 초반 승부가 중요합니다. 시범경기나 시즌 초반 경기 하다 보면 각 팀 감독들의 운영법이 보여요. 상대 팀 감독들이 말하는 것도 참고합니다.

-올 시즌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이 이름 많이 나오네요. 이영하(웃음). 작년 시즌 막바지에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정말 좋은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입니다. 이영하가 얼마나 잘해줄 것인가가 ‘키’(KEY)인 것 같아요. 구원 투수로 잘 해줬는데 지금 선발 투수 전환을 생각하고 있어요. 본인이 공을 던지면서 뭔가 느낀 것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타자 쪽에서는 강승호가 작년보다 올라왔으면 좋겠고, 박세혁은 더 잘할 거고요. 외야는 박건우의 빈자리를 너무 생각하면 안 돼요. 김인태는 작년만큼만 해도 충분하고.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많이 줄 생각입니다.

-올 시즌 우승 후보는?

LG가 좋을 것 같아요. KT도 투수들이 그대로 있어서 좋죠. 그래도 한국시리즈에서 KT와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이강철, 기다려!(웃음). 이 감독님과 학교 때부터 친분도 있고, PO 동안 통화도 여러 번 했고,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렸습니다. 그래도 올 해 다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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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김태형 감독 “8년 연속 한국시리즈 도전의 키는?”
    • 입력 2022-01-25 17:45:50
    스포츠K

프로야구 두산 김태형 감독이 사상 첫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도전을 선언했다.

김 감독은 최근 KBS와 만나 ‘2022년 대권 구상’에 대해 밝혔다. FA 박건우의 이적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올해도 두산은 상위권 전력이며, 또 한 번 한국시리즈를 노려보겠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팀 전력의 핵심으로 투수 이영하를 꼽았다. 김 감독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영하의 선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강승호가 좀 더 올라와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 일문일답.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원동력은?

선수들과의 호흡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도중 부상자가 생겨서 주춤할 때는 선수들이 기회를 기다릴 줄 알고, 감독도 선수를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고 이런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아요. 경기를 포기해야 할 때는 과감하게 주전들을 빼서 휴식을 주고, 반대로 선수들은 감독이 승부수를 걸 때를 잘 아는 거죠. 감독이 무조건 모든 경기에서 이기겠다고 고집부린다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호흡은 어떻게 생기는지?

몸 상태가 안 좋은 선수는 그냥 빼버립니다. 취임 초기에 이런 원칙을 선수들에게 계속 이해시켰어요. 주전 투수, 승리조, 고참 투수가 한 타자 상대하고 있는데 투수 코치는 빼기가 힘들거든요. 하지만 저는 빼라고 합니다. 최고참 이현승도 공 두 개 던지고 교체된 적도 있어요. 투수 입장에서는 자존심 상하겠죠. 그래도 나오라고 하면 웃으면서 나와요. 선수들도 이런 부분을 납득하고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불만 있는 선수가 있다면?

감독은 이기려고 경기에 나섭니다. 불만 있으면 선수가 안 하면 되죠. 제가 이기려고 막무가내로 팀을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요. 선수가 실력을 쌓아야죠. 마운드에서 내려오기 싫으면 잘 던지면 되고, 대타하기 싫으면 잘 치면 되잖아요. 무슨 말이 필요해요? 선수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동료들이 다 알아요. 큰 점수 차로 지고 경기 넘어갔는데 감독이 팬들한테 욕먹을까 봐 주전들을 못 빼면 안 돼요. 팀 전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돼야죠.

-그런 팀 운영 철학은 언제 생겼는지?

그건 지도자에게는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못한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겠죠. 감독은 생각을 길게 하면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생각하고 0.5초 이상 지나면 자신감이 떨어져요. 본인이 판단하고 생각이 떨어지면 바로 실천을 해야죠.


-취임 이후 FA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는데?

아쉽기는 하지만 스프링캠프 들어가서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젊은 선수들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면 재미 이상의 뭔가를 느껴요. 감독 유니폼 입는 것 자체가 책임감 아닙니까.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제 할 일입니다. 그것도 매력 있더라고요.

-두산의 화수분 야구란?

어린 선수들이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하는 그 분위기가 두산의 화수분 야구 같아요. 다른 팀도 2군에 좋은 재목은 많잖아요. 그런 경쟁 구도가 잘 돼 있는 것 같아요. 주전 선수가 아파서 빠져 있을 때 본인이 잘하면 감독이 계속 기회를 주니까, 주전들도 긴장을 많이 하고. 그런 분위기가 우리 팀은 잘 돼 있는 것 같아요.

-FA 이탈 선수 중 아쉬운 선수 있지 않은지?

한 명 한 명 다 아쉽죠. 그런데 선수 중에서도 리더감이 있어요. 이 선수가 ‘기량이 좋아서라기보다는 팀에 있어야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부분이 있죠. 그래도 팀 떠나도 다들 주장하고 잘 살던데(웃음).

-한 명만 꼭 밝힌다면 누구?

그 중에도 팀에 중심이 됐던 선수가 (김)현수하고 (양)의지였어요. 그래도 누군가 나가면 또 다른 선수들이 그 역할을 해요. (김)재환이가 지난해 후반부터 그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 올 겨울에 재환이 중심으로 선수들이 모여서 운동하더라고요. (허)경민이 같은 경우에 소심해서 처음에는 제가 윽박지르기도 했어요. 저만 보면 피해 다니기만 했는데 지금은 먼저 농담 걸어와서 제가 “많이 컸다.”고 하거든요. 그 위치가 되니까 경민이가 후배 선수들의 고충을 얘기하더라고요. 그게 좋은 거죠.

-올 시즌 각오는?

박건우 하나 빠졌지만, 작년보다 전력이 나쁘다고 생각 안 해요. 올해도 상위권 바라보고, (한국시리즈) 노려봐야죠. 시즌 초반 승부가 중요합니다. 시범경기나 시즌 초반 경기 하다 보면 각 팀 감독들의 운영법이 보여요. 상대 팀 감독들이 말하는 것도 참고합니다.

-올 시즌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이 이름 많이 나오네요. 이영하(웃음). 작년 시즌 막바지에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정말 좋은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입니다. 이영하가 얼마나 잘해줄 것인가가 ‘키’(KEY)인 것 같아요. 구원 투수로 잘 해줬는데 지금 선발 투수 전환을 생각하고 있어요. 본인이 공을 던지면서 뭔가 느낀 것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타자 쪽에서는 강승호가 작년보다 올라왔으면 좋겠고, 박세혁은 더 잘할 거고요. 외야는 박건우의 빈자리를 너무 생각하면 안 돼요. 김인태는 작년만큼만 해도 충분하고.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많이 줄 생각입니다.

-올 시즌 우승 후보는?

LG가 좋을 것 같아요. KT도 투수들이 그대로 있어서 좋죠. 그래도 한국시리즈에서 KT와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이강철, 기다려!(웃음). 이 감독님과 학교 때부터 친분도 있고, PO 동안 통화도 여러 번 했고,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렸습니다. 그래도 올 해 다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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