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꼭 봐야할 전시…국민화가 ‘박수근’, 무료입장에 감동까지

입력 2022.01.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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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설 연휴 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합니다.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연휴 3일 동안 서울, 과천, 덕수궁, 청주 4개 관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것.

서울관은 설 당일(2월 1일) 하루 휴관하는데, 미술관 측에 문의하니 덕수궁관의 '박수근 전시'가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인파가 몰린다고 밝혀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를 인터뷰 할 겸 미리 찾아가 봤습니다.


■ 왜 '국민화가'라고 하는가? ..토속적 미감, 고난 극복 인생사까지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개관이래 첫 박수근 개인전인 셈입니다. 가장 한국적 회화, 토속 미감 대표작가로 불리는 박수근과 그의 시대를 재조명하는 기획은 김예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 연구사 (아래 사진)가 맡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과 공동 주최한 것인데, 지난해 11월 전시를 시작하자마자 관람객이 몰리기 시작해 오전 도슨트 해설과 함께하는 전시는 거의 회차마다 마감될 정도라고 김 학예사는 설명했습니다.

학예사의 설명에 따르면 '국민화가'로도 불리는 화가 박수근(1914-1965)은 보통학교(현재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당시 조선 미술전람회와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와 같은 관전을 통해 화가로 이름을 얻기 시작했는데, 한국 전쟁 후 서울에 정착한 뒤 화가는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단순한 구도와 거칠한 질감으로 표현한 화풍을 고수했다고 미술관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그 당시 없이 살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박수근도 추운 겨울을 참 싫어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추위 속에서 항상 봄을 기다리고, 따스함을 갈구했던 셈입니다.

김예진 학예사는 "화가는 곤궁한 당시 상황 속에서도 좋은 시절이 오리라는 희망을 품고 그림을 그린 온화한 성품의 예술가로 계속 조명받고 있다"며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런 박수근의 특징이 관람객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시를 찾는 젊은 관람객은 모던한 흑백의 미학을 추구한 '한영수' 작가의 사진, 소설가 박완서의 소설 '나목' 등과 당시 이야기를 풀어낸 전시장을 많이 찾는데, SNS 등에는 "시간여행을 하듯 전시를 볼 수 있었다"는 관람객 평도 올라왔다고 미술관 측은 소개했습니다.

김예진 학예사는 "거리의 상인, 청소부 등 무심하게 지나치기 쉬운 사람을 당시 박수근은 화폭에 담았는데 이런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특별한 예술로 만든 것은 전적으로 화가의 노력이었다"며 "그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박수근 특유의 색감, 질감, 형태는 작은 사진이나 도록이 아니라 전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전시관별로 핵심 작품 전시...'아는 만큼 더 보이는 전시'될 것

시간이 지날수록 직선으로 형태를 단순화하고, 거칠게 표면을 마감한 그의 회화를 시기별로 볼수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큰 장점.


‘도자기’, ‘창호지’, ‘초가집의 흙벽’, ‘사찰의 돌조각’ 등을 연상시키는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미감(美感)을 보여주는 작품부터 미군 부대 내에서 생계를 위해 그린 잡지 삽화, 판화까지 총망라돼 있습니다.

학예사의 설명에 따르면 미군 부대 내 시절은 박수근에게는 예술가의 자존심을 잠시나마 버리고 수모를 견뎌내야 했던 시간이지만, 동시에 그의 작품을 아끼는 후원자들을 만나게 해준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 덕분에 화가 박수근은 해방 후 최초의 상업화랑인 반도화랑에서 외국인들에게 먼저 주목받았고, 다른 한국 중견작가들과 함께 해외에 소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일반적인 동선에 따라 박수근의 시대를 풀어 설명하듯이 ‘독학’, ‘전후(戰後) 화단’, ‘서민’, ‘한국미’ 4가지 핵심 단어를 제시하며, 1부 '밀레를 사랑한 소년', 2부 '미군과 전람회', 3부 '창신동 사람들', 4부 '봄을 기다리는 나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시를 여는 공간인 '밀레를 사랑한 소년'에서 당시 ‘밀레와 같이 훌륭한 화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 박수근이 화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간접 체험할수 있습니다.

특히 박수근이 그림을 공부하기 위해 참고했던 화집, 미술 전문지, 직접 책 같이 만든 '그림 참고서'를 통해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화풍을 시도하는 '대가'의 어린 시절을 볼수 있습니다.


김예진 학예사는 "명절을 맞아 조부모와 손자까지 온가족이 같이 방문해서 50~60년대 서울을 간접 체험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자신이 꼽는 박수근의 '최고작'을 하나씩 기억에 담고 돌아갔으면 좋겠고, 오기 전에 박완서 선생의 소설을 읽고 전시를 보면 당시 역사적 공간과 인물을 이해하기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습니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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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휴에 꼭 봐야할 전시…국민화가 ‘박수근’, 무료입장에 감동까지
    • 입력 2022-01-29 10:00:02
    취재K

국립현대미술관은 설 연휴 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합니다.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연휴 3일 동안 서울, 과천, 덕수궁, 청주 4개 관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것.

서울관은 설 당일(2월 1일) 하루 휴관하는데, 미술관 측에 문의하니 덕수궁관의 '박수근 전시'가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인파가 몰린다고 밝혀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를 인터뷰 할 겸 미리 찾아가 봤습니다.


■ 왜 '국민화가'라고 하는가? ..토속적 미감, 고난 극복 인생사까지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개관이래 첫 박수근 개인전인 셈입니다. 가장 한국적 회화, 토속 미감 대표작가로 불리는 박수근과 그의 시대를 재조명하는 기획은 김예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 연구사 (아래 사진)가 맡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과 공동 주최한 것인데, 지난해 11월 전시를 시작하자마자 관람객이 몰리기 시작해 오전 도슨트 해설과 함께하는 전시는 거의 회차마다 마감될 정도라고 김 학예사는 설명했습니다.

학예사의 설명에 따르면 '국민화가'로도 불리는 화가 박수근(1914-1965)은 보통학교(현재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당시 조선 미술전람회와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와 같은 관전을 통해 화가로 이름을 얻기 시작했는데, 한국 전쟁 후 서울에 정착한 뒤 화가는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단순한 구도와 거칠한 질감으로 표현한 화풍을 고수했다고 미술관 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그 당시 없이 살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박수근도 추운 겨울을 참 싫어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추위 속에서 항상 봄을 기다리고, 따스함을 갈구했던 셈입니다.

김예진 학예사는 "화가는 곤궁한 당시 상황 속에서도 좋은 시절이 오리라는 희망을 품고 그림을 그린 온화한 성품의 예술가로 계속 조명받고 있다"며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런 박수근의 특징이 관람객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시를 찾는 젊은 관람객은 모던한 흑백의 미학을 추구한 '한영수' 작가의 사진, 소설가 박완서의 소설 '나목' 등과 당시 이야기를 풀어낸 전시장을 많이 찾는데, SNS 등에는 "시간여행을 하듯 전시를 볼 수 있었다"는 관람객 평도 올라왔다고 미술관 측은 소개했습니다.

김예진 학예사는 "거리의 상인, 청소부 등 무심하게 지나치기 쉬운 사람을 당시 박수근은 화폭에 담았는데 이런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특별한 예술로 만든 것은 전적으로 화가의 노력이었다"며 "그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박수근 특유의 색감, 질감, 형태는 작은 사진이나 도록이 아니라 전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전시관별로 핵심 작품 전시...'아는 만큼 더 보이는 전시'될 것

시간이 지날수록 직선으로 형태를 단순화하고, 거칠게 표면을 마감한 그의 회화를 시기별로 볼수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큰 장점.


‘도자기’, ‘창호지’, ‘초가집의 흙벽’, ‘사찰의 돌조각’ 등을 연상시키는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미감(美感)을 보여주는 작품부터 미군 부대 내에서 생계를 위해 그린 잡지 삽화, 판화까지 총망라돼 있습니다.

학예사의 설명에 따르면 미군 부대 내 시절은 박수근에게는 예술가의 자존심을 잠시나마 버리고 수모를 견뎌내야 했던 시간이지만, 동시에 그의 작품을 아끼는 후원자들을 만나게 해준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 덕분에 화가 박수근은 해방 후 최초의 상업화랑인 반도화랑에서 외국인들에게 먼저 주목받았고, 다른 한국 중견작가들과 함께 해외에 소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일반적인 동선에 따라 박수근의 시대를 풀어 설명하듯이 ‘독학’, ‘전후(戰後) 화단’, ‘서민’, ‘한국미’ 4가지 핵심 단어를 제시하며, 1부 '밀레를 사랑한 소년', 2부 '미군과 전람회', 3부 '창신동 사람들', 4부 '봄을 기다리는 나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시를 여는 공간인 '밀레를 사랑한 소년'에서 당시 ‘밀레와 같이 훌륭한 화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 박수근이 화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간접 체험할수 있습니다.

특히 박수근이 그림을 공부하기 위해 참고했던 화집, 미술 전문지, 직접 책 같이 만든 '그림 참고서'를 통해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화풍을 시도하는 '대가'의 어린 시절을 볼수 있습니다.


김예진 학예사는 "명절을 맞아 조부모와 손자까지 온가족이 같이 방문해서 50~60년대 서울을 간접 체험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자신이 꼽는 박수근의 '최고작'을 하나씩 기억에 담고 돌아갔으면 좋겠고, 오기 전에 박완서 선생의 소설을 읽고 전시를 보면 당시 역사적 공간과 인물을 이해하기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습니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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