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돋보기] 소액주주 울리는 ‘쪼개기 상장’ 해결 공약 봇물…문제는 ‘의지’

입력 2022.01.29 (21:20) 수정 2022.01.2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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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저희가 꾸준히 전해드리고 있는 이른바 '공약 돋보기' 순서입니다.

오늘(29일)은 이른바 '쪼개기 상장' 문제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최근에도, 많은 주목을 받은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에서 따로 떨어져나와 상장됐는데, 이런 걸 쪼개기 상장이라고 하죠.

쪼개지기 전 회사의 주식을 샀던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그동안 있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여야 후보들의 공약을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상장 첫날 시가 총액 2위에 오른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에서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 별도 상장한 이른바 쪼개기 상장을 했습니다.

LG화학 대주주는 지배력을 유지하며 10조 원을 유치하는 이득을 보았습니다.

반면 1년 전 주당 100만 원이 넘던 LG화학 주가는 70만 원 아래로 떨어졌고, 배터리 사업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던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떠안아야 했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 SSG닷컴 등도 물적 분할 뒤 별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대선 주자들도 공약을 내놨습니다.

앞서 이해 상충 해결방안을 강조했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어제 페이스북을 통해 "물적 분할 후 재상장 금지"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지난해 11월 4일 : "주주평등의 원칙은 정말로 중요한 우리 민주주의 사회의, 시장경제의 핵심적인 가치죠. 룰을 어길 경우에 대한 제재, 이게 매우 취약한 측면이 없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물적 분할 뒤 공모주를 청약할 때 모회사 주주들에게 일정 비율의 신주인수권을 주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지난해 12월 27일 : "(신사업을) 물적 분할 해서 별도 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자 보호 제도를 마련하겠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일반 투자자 이익을 배신하는 방식의 분할이 용인된다는 점이 문제"라며 신뢰를 강조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대주주의 전횡이 우리 주식 시장 저평가의 원인이라면서 기업의 소유와 경영 분리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물적 분할은 상법에 명시되어 있는 규정인 만큼 공약 실행을 위해서는 국회 법 개정이 우선돼야 합니다.

물적 분할 뒤 상장으로 투자금을 유치해 온 재계를 어떻게 설득할 지도 관건입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 "워낙 주주들이 안 좋아하고 그래서 (여야) 양쪽에서 다 이야기는 했는데, 재계에서 세게 반대할 게 분명한 사안이거든요. 통과까지 어떻게 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법률로 막더라도 국내 상장을 피해 해외에 상장하는 방법 등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주대표소송 활성화와 이사회 내실화 등 전반적인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깁니다.

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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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약 돋보기] 소액주주 울리는 ‘쪼개기 상장’ 해결 공약 봇물…문제는 ‘의지’
    • 입력 2022-01-29 21:20:19
    • 수정2022-01-29 21: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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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저희가 꾸준히 전해드리고 있는 이른바 '공약 돋보기' 순서입니다.

오늘(29일)은 이른바 '쪼개기 상장' 문제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최근에도, 많은 주목을 받은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에서 따로 떨어져나와 상장됐는데, 이런 걸 쪼개기 상장이라고 하죠.

쪼개지기 전 회사의 주식을 샀던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그동안 있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여야 후보들의 공약을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상장 첫날 시가 총액 2위에 오른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에서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 별도 상장한 이른바 쪼개기 상장을 했습니다.

LG화학 대주주는 지배력을 유지하며 10조 원을 유치하는 이득을 보았습니다.

반면 1년 전 주당 100만 원이 넘던 LG화학 주가는 70만 원 아래로 떨어졌고, 배터리 사업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던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떠안아야 했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 SSG닷컴 등도 물적 분할 뒤 별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대선 주자들도 공약을 내놨습니다.

앞서 이해 상충 해결방안을 강조했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어제 페이스북을 통해 "물적 분할 후 재상장 금지"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지난해 11월 4일 : "주주평등의 원칙은 정말로 중요한 우리 민주주의 사회의, 시장경제의 핵심적인 가치죠. 룰을 어길 경우에 대한 제재, 이게 매우 취약한 측면이 없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물적 분할 뒤 공모주를 청약할 때 모회사 주주들에게 일정 비율의 신주인수권을 주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지난해 12월 27일 : "(신사업을) 물적 분할 해서 별도 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자 보호 제도를 마련하겠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일반 투자자 이익을 배신하는 방식의 분할이 용인된다는 점이 문제"라며 신뢰를 강조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대주주의 전횡이 우리 주식 시장 저평가의 원인이라면서 기업의 소유와 경영 분리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물적 분할은 상법에 명시되어 있는 규정인 만큼 공약 실행을 위해서는 국회 법 개정이 우선돼야 합니다.

물적 분할 뒤 상장으로 투자금을 유치해 온 재계를 어떻게 설득할 지도 관건입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 "워낙 주주들이 안 좋아하고 그래서 (여야) 양쪽에서 다 이야기는 했는데, 재계에서 세게 반대할 게 분명한 사안이거든요. 통과까지 어떻게 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법률로 막더라도 국내 상장을 피해 해외에 상장하는 방법 등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주대표소송 활성화와 이사회 내실화 등 전반적인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깁니다.

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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