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첨밀밀’ 여가수 27년 만에 부활?…메타버스 향해 뛰는 중국

입력 2022.01.30 (07:01) 수정 2022.01.3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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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TV가 기획한 신년 특집 가요제에 우리에게도 상당히 낯익은 가수가 등장했습니다.

1997년도 영화 '첨밀밀'의 주제곡, "티엔 미미"로 시작하는 그 노래를 부른 타이완 가수 덩리쥔(鄧麗君, 등려군)입니다.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진행된 중국 장쑤TV 신년 특집  가요제에 등장한 가상 덩리쥔과 저우선 (출처: 장쑤TV)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진행된 중국 장쑤TV 신년 특집 가요제에 등장한 가상 덩리쥔과 저우선 (출처: 장쑤TV)

TV를 통해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술렁였습니다. 덩리쥔이 이미 1995년 세상을 떠났기 때문인데요.

"안녕하세요. 저는 덩리쥔입니다. 저우선이랑 같이 노래할 수 있어서 좋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말을 끝낸 덩리쥔은 가수 저우선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유명 여가수가 27년 만에 '살아 돌아온' 순간입니다.

가상 덩리쥔은 세 곡을 부르면서 여러 벌의 옷을 바꿔입었다 (출처: 장쑤TV)가상 덩리쥔은 세 곡을 부르면서 여러 벌의 옷을 바꿔입었다 (출처: 장쑤TV)

덩리쥔은 실제 무대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TV 화면으로는 보이는, 디지털 가상 인간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성고사'(小城故事), '만보인생로'(漫步人生路), '대어'(大漁), 이렇게 세 곡도 불렀습니다. 신년 특집이 끝난 뒤 '대어'가 특히 화제가 됐습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뒤 만들어진 신곡이기 때문입니다.

'가상 덩리쥔'도, 그녀의 사후 신곡도 첨단 기술을 통해 가능했습니다. 중국의 한 가상 현실 전문 기업이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렌더링(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모델로부터 영상을 만들어내는 과정) 시스템을 사용해 만들었습니다.

생전 덩리쥔의 모습 (출처: 바이두)생전 덩리쥔의 모습 (출처: 바이두)

여기서 잠깐, 생전 덩리쥔의 모습을 볼까요? 방송된 '가상 덩리쥔'은 생전 모습과 비교해 다소 나이가 느껴집니다.

'그녀가 살아있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다.'라는 것까지 예측해서 만들어낸 '2022년의 덩리쥔'은, 머신러닝 기술이나 렌더링 시스템의 원리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해도 한 번에 '가상 인간'이 어느 수준까지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디지털 그래픽 티가 하나도 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가상 덩리쥔'의 모습은 자연스러웠습니다. 한 화면에 보이는 저우선과의 모습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신곡을 부르는 덩리쥔의 목소리도 그대로였고요.

덩리쥔이 입고 있던 파랑 치파오가 붉은색 드레스로 바뀌는 모습 (출처: 장쑤TV)덩리쥔이 입고 있던 파랑 치파오가 붉은색 드레스로 바뀌는 모습 (출처: 장쑤TV)

옥에 티도 물론 있었습니다.

한 곡이 끝난 뒤 덩리쥔의 옷은 시청자의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가수가 무대 위 관객 앞에서 옷을 바꿔입는 건 마술쇼가 아닌 이상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쩌면 이것조차 기술을 뽐내기 위한 장치였는지 모르겠지만요.

덩리쥔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출처: 웨이보)덩리쥔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출처: 웨이보)

중국 네티즌들은 디지털로 부활한 덩리쥔에 환호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감동을 줬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뭔가 불편하다.", "조금 무섭다."라고 표현했습니다.

■ 중국 곳곳에 이미 '가상 인간' 등장

중국의 가상 인물들, 하는 일도 다양합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해 중국CCTV가 기용한 가상 앵커 (출처: 바이두)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해 중국CCTV가 기용한 가상 앵커 (출처: 바이두)

이 여성은 며칠 뒤면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수화 전문 앵커입니다. 돌아온 덩리쥔처럼 '가상 인간'입니다.

중국 중앙(CC)TV가 전 세계 청력 장애인을 위해 기용했는데요.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플랫폼 기업 바이두 (Baidu)가 제작했습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완커그룹에서 2021 최우수 신입 사원으로 꼽은 추이샤오판은 가상 인간이다. (출처: 웨이보)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완커그룹에서 2021 최우수 신입 사원으로 꼽은 추이샤오판은 가상 인간이다. (출처: 웨이보)

'올해 최우수 신입 사원 상'도 받았습니다. 가상 인간, 추이샤오판(崔筱盼)이 주인공입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완커그룹에서 지난해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완커그룹에 따르면 추이샤오판은 10개월 동안 재무 부서 관련 업무를 탁월하게 해냈습니다. 선불 미수금, 연체 문서 확인율은 91.44%에 달했습니다. 회사 측에서 수상 사실을 알리기 전까지 직원들은 그 누구도 추이샤오판이 가상 인간임을 몰랐다고 합니다.

가상 인간 샤오푸는 2019년부터 상하이 푸파은행 안내 업무를 맡고 있다. (출처: 바이두)가상 인간 샤오푸는 2019년부터 상하이 푸파은행 안내 업무를 맡고 있다. (출처: 바이두)

신화통신에 따르면 가상 인간이 일하는 곳은 완커와 중국중앙(CC)TV 뿐만이 아닙니다. 상하이 푸파(浦發)은행에서는 안내 직원으로, 라이브 방송 플랫폼인 콰이서우(快手)에서는 생방송 커머스 방송 진행자로 활동 중입니다.

그야말로 중국은 지금 가상 인간 붐입니다.

■ '가상 인간' 다음은?

중국의 가상 인간에 대한 관심은 궁극적으로는 메타버스(Metaverse)를 향해 있습니다.

메타버스(Metaverse)란 3차원 가상 현실을 의미합니다. 메타(Meta·초월한, 그 이상 이라는 뜻)와 유니버스(Universe·세계)를 합성한 말입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IT 용어 사전 인용)

중국어로는 원우주(元宇宙), 또 다른 차원의 세계라고 풀이됩니다.

한마디로 현실을 뛰어넘어 만들어진 세계로 볼 수 있습니다만, 아직은 상상조차 잘 안 되는 개념입니다. 미국 IT 잡지 '와이어드'는 메타버스가 들어갈 자리에 가상 현실이나 디지털 경제를 대신 넣어보면 이해하기가 쉽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3차원 가상 현실'이라는 메타버스를 실감 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진짜 같은' 가상 인간입니다.

중국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좀 더 사람 같은' 가상 인간을 구현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뛰고 있습니다.

5G, 인공지능, 가상 현실 기술 등을 쏟아부으며 유럽, 미국, 일본을 무서운 속도로 뒤쫓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가상 인간 개발 업체에 투자했고, 바이두 역시 가상 수화 앵커 제작에 이어 아예 가상 인간들이 모여 있는 '가상 인간 플랫폼 시링(曦靈)'을 만들었습니다.

바이두가 만든 가상 인간 플랫폼 ‘시링’ (출처: 시아오홍슈)바이두가 만든 가상 인간 플랫폼 ‘시링’ (출처: 시아오홍슈)

중국 양자바이트 싱크탱크(QbitA) 는 <디지털 가상 인간 심층 산업 보고서>에서 2030년 중국 가상 인간 기술 시장 규모가 2,700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5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지원책도 나왔습니다. 2021년 10월 국가 광전(라디오·텔라비전)총국이 내놓은 가상 인간의 혁신과 발전을 장려하는 안입니다. 뉴스, 일기 예보,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면서 가상 앵커 등을 활용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화즈빙이 칭화대에 등교하는 모습 (출처: 웨이신)화즈빙이 칭화대에 등교하는 모습 (출처: 웨이신)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중국은 결과물을 내놓고 있습니다.

사진 속 밤색 반소매 티에 가방을 여성은 중국 칭화대학교 학생, 화즈빙입니다. 지난해 컴퓨터 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칭화대가 2021년 6월 공개한 중국 최초의 가상 인간 대학생입니다. 학생증과 학교 이메일 계정도 받았습니다

일반적인 가상 인간과는 달리, 화즈빙은 지속적인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국 초대형 AI(인공 지능) 모델로 구현된 덕분입니다.

칭화대 대학생인 가상 인간 화즈빙이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있다. (출처: 비리비리)칭화대 대학생인 가상 인간 화즈빙이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있다. (출처: 비리비리)

석 달 뒤 9월, 화즈빙은 기타를 들고 자작곡을 부르며 다시 나타났습니다.

칭화대 컴퓨터학과 교수인 탕지에 교수는 "그녀가 최종적으로는 인간처럼 사고하고, 인간처럼 계속 공부하며, 인간의 생각을 이해하고……인간의 욕구를 직관적이고 포괄적으로 포착 할 수 있길 바란다."며 목표를 설명했습니다.

화즈빙은 곧 또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날 겁니다.

하지만 가상 인간이든 인공 지능이든 개발부터 활용까지 모든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의 공공선 등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 중국은 과연 그 최소한의 기준선을 갖고 있는지 화즈빙의 변화 속도만큼 궁금증도 커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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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첨밀밀’ 여가수 27년 만에 부활?…메타버스 향해 뛰는 중국
    • 입력 2022-01-30 07:01:31
    • 수정2022-01-30 08:17:25
    특파원 리포트

중국 장쑤TV가 기획한 신년 특집 가요제에 우리에게도 상당히 낯익은 가수가 등장했습니다.

1997년도 영화 '첨밀밀'의 주제곡, "티엔 미미"로 시작하는 그 노래를 부른 타이완 가수 덩리쥔(鄧麗君, 등려군)입니다.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진행된 중국 장쑤TV 신년 특집  가요제에 등장한 가상 덩리쥔과 저우선 (출처: 장쑤TV)
TV를 통해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술렁였습니다. 덩리쥔이 이미 1995년 세상을 떠났기 때문인데요.

"안녕하세요. 저는 덩리쥔입니다. 저우선이랑 같이 노래할 수 있어서 좋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말을 끝낸 덩리쥔은 가수 저우선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유명 여가수가 27년 만에 '살아 돌아온' 순간입니다.

가상 덩리쥔은 세 곡을 부르면서 여러 벌의 옷을 바꿔입었다 (출처: 장쑤TV)
덩리쥔은 실제 무대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TV 화면으로는 보이는, 디지털 가상 인간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성고사'(小城故事), '만보인생로'(漫步人生路), '대어'(大漁), 이렇게 세 곡도 불렀습니다. 신년 특집이 끝난 뒤 '대어'가 특히 화제가 됐습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뒤 만들어진 신곡이기 때문입니다.

'가상 덩리쥔'도, 그녀의 사후 신곡도 첨단 기술을 통해 가능했습니다. 중국의 한 가상 현실 전문 기업이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렌더링(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모델로부터 영상을 만들어내는 과정) 시스템을 사용해 만들었습니다.

생전 덩리쥔의 모습 (출처: 바이두)
여기서 잠깐, 생전 덩리쥔의 모습을 볼까요? 방송된 '가상 덩리쥔'은 생전 모습과 비교해 다소 나이가 느껴집니다.

'그녀가 살아있었다면 이런 모습일 것이다.'라는 것까지 예측해서 만들어낸 '2022년의 덩리쥔'은, 머신러닝 기술이나 렌더링 시스템의 원리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해도 한 번에 '가상 인간'이 어느 수준까지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디지털 그래픽 티가 하나도 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가상 덩리쥔'의 모습은 자연스러웠습니다. 한 화면에 보이는 저우선과의 모습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신곡을 부르는 덩리쥔의 목소리도 그대로였고요.

덩리쥔이 입고 있던 파랑 치파오가 붉은색 드레스로 바뀌는 모습 (출처: 장쑤TV)
옥에 티도 물론 있었습니다.

한 곡이 끝난 뒤 덩리쥔의 옷은 시청자의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가수가 무대 위 관객 앞에서 옷을 바꿔입는 건 마술쇼가 아닌 이상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쩌면 이것조차 기술을 뽐내기 위한 장치였는지 모르겠지만요.

덩리쥔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출처: 웨이보)
중국 네티즌들은 디지털로 부활한 덩리쥔에 환호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감동을 줬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뭔가 불편하다.", "조금 무섭다."라고 표현했습니다.

■ 중국 곳곳에 이미 '가상 인간' 등장

중국의 가상 인물들, 하는 일도 다양합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해 중국CCTV가 기용한 가상 앵커 (출처: 바이두)
이 여성은 며칠 뒤면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수화 전문 앵커입니다. 돌아온 덩리쥔처럼 '가상 인간'입니다.

중국 중앙(CC)TV가 전 세계 청력 장애인을 위해 기용했는데요.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플랫폼 기업 바이두 (Baidu)가 제작했습니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완커그룹에서 2021 최우수 신입 사원으로 꼽은 추이샤오판은 가상 인간이다. (출처: 웨이보)
'올해 최우수 신입 사원 상'도 받았습니다. 가상 인간, 추이샤오판(崔筱盼)이 주인공입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완커그룹에서 지난해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완커그룹에 따르면 추이샤오판은 10개월 동안 재무 부서 관련 업무를 탁월하게 해냈습니다. 선불 미수금, 연체 문서 확인율은 91.44%에 달했습니다. 회사 측에서 수상 사실을 알리기 전까지 직원들은 그 누구도 추이샤오판이 가상 인간임을 몰랐다고 합니다.

가상 인간 샤오푸는 2019년부터 상하이 푸파은행 안내 업무를 맡고 있다. (출처: 바이두)
신화통신에 따르면 가상 인간이 일하는 곳은 완커와 중국중앙(CC)TV 뿐만이 아닙니다. 상하이 푸파(浦發)은행에서는 안내 직원으로, 라이브 방송 플랫폼인 콰이서우(快手)에서는 생방송 커머스 방송 진행자로 활동 중입니다.

그야말로 중국은 지금 가상 인간 붐입니다.

■ '가상 인간' 다음은?

중국의 가상 인간에 대한 관심은 궁극적으로는 메타버스(Metaverse)를 향해 있습니다.

메타버스(Metaverse)란 3차원 가상 현실을 의미합니다. 메타(Meta·초월한, 그 이상 이라는 뜻)와 유니버스(Universe·세계)를 합성한 말입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IT 용어 사전 인용)

중국어로는 원우주(元宇宙), 또 다른 차원의 세계라고 풀이됩니다.

한마디로 현실을 뛰어넘어 만들어진 세계로 볼 수 있습니다만, 아직은 상상조차 잘 안 되는 개념입니다. 미국 IT 잡지 '와이어드'는 메타버스가 들어갈 자리에 가상 현실이나 디지털 경제를 대신 넣어보면 이해하기가 쉽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3차원 가상 현실'이라는 메타버스를 실감 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진짜 같은' 가상 인간입니다.

중국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좀 더 사람 같은' 가상 인간을 구현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뛰고 있습니다.

5G, 인공지능, 가상 현실 기술 등을 쏟아부으며 유럽, 미국, 일본을 무서운 속도로 뒤쫓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가상 인간 개발 업체에 투자했고, 바이두 역시 가상 수화 앵커 제작에 이어 아예 가상 인간들이 모여 있는 '가상 인간 플랫폼 시링(曦靈)'을 만들었습니다.

바이두가 만든 가상 인간 플랫폼 ‘시링’ (출처: 시아오홍슈)
중국 양자바이트 싱크탱크(QbitA) 는 <디지털 가상 인간 심층 산업 보고서>에서 2030년 중국 가상 인간 기술 시장 규모가 2,700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5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지원책도 나왔습니다. 2021년 10월 국가 광전(라디오·텔라비전)총국이 내놓은 가상 인간의 혁신과 발전을 장려하는 안입니다. 뉴스, 일기 예보,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면서 가상 앵커 등을 활용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화즈빙이 칭화대에 등교하는 모습 (출처: 웨이신)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중국은 결과물을 내놓고 있습니다.

사진 속 밤색 반소매 티에 가방을 여성은 중국 칭화대학교 학생, 화즈빙입니다. 지난해 컴퓨터 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칭화대가 2021년 6월 공개한 중국 최초의 가상 인간 대학생입니다. 학생증과 학교 이메일 계정도 받았습니다

일반적인 가상 인간과는 달리, 화즈빙은 지속적인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국 초대형 AI(인공 지능) 모델로 구현된 덕분입니다.

칭화대 대학생인 가상 인간 화즈빙이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있다. (출처: 비리비리)
석 달 뒤 9월, 화즈빙은 기타를 들고 자작곡을 부르며 다시 나타났습니다.

칭화대 컴퓨터학과 교수인 탕지에 교수는 "그녀가 최종적으로는 인간처럼 사고하고, 인간처럼 계속 공부하며, 인간의 생각을 이해하고……인간의 욕구를 직관적이고 포괄적으로 포착 할 수 있길 바란다."며 목표를 설명했습니다.

화즈빙은 곧 또 발전된 모습으로 나타날 겁니다.

하지만 가상 인간이든 인공 지능이든 개발부터 활용까지 모든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의 공공선 등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 중국은 과연 그 최소한의 기준선을 갖고 있는지 화즈빙의 변화 속도만큼 궁금증도 커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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