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인명 구조견 ‘소백’이도 다쳤지만…“너무 늦어 죄송”

입력 2022.01.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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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가 난 지 20일째(30일 기준)입니다. 지난 14일 실종자 첫 발견 이어 25일에도 실종자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구조 경력 7년 차 베테랑 인명구조견 '소백' 덕분이었는데요. 비극적인 붕괴 사고로 잔해가 겹겹이 쌓인 건물 내부에서 매몰자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소백'이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 "이번에도 소백이가 짖었다"...실종자 6명 가운데 2명 찾아내

이번 붕괴 사고로 실종된 사람은 모두 6명이었습니다. 철근과 콘크리트가 뒤엉켜 붙은 현장에서 이들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14일, 구조대원이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9살 래브라도레트리버 수컷 '소백'은 3살 셰퍼드 수컷 '한결'과 실종된 6명 중 1명을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이어 지난 25일 소백이는 중앙119구조본부 이민균 훈련관과 김성환 핸들러와 함께 붕괴 건물 27층 내부 탐색에 들어갔습니다. 오후 4시쯤 27층에 진입했지만, 입구부터 벽돌이 무너져 있어 수색이 쉽지 않았습니다.

김 핸들러는 이전에도 소백이와 27층 반대편 호실을 수색한 적 있지만, 위험 요소가 많아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아 소백이가 반복해서 맴돌거나 냄새를 맡는 등 약한 반응을 보인 곳에 표시만 해놓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수색한 방의 옆 호실을 지나던 소백이는 갑자기 석고벽 쪽을 향해 크게 짖기 시작했습니다. 벽이 무너지고 엉망이 된 공간이었지만, 소백이가 확연히 다른 큰 반응을 보이자 대원들이 안쪽을 부수고라도 확인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석고벽 안쪽은 아파트의 안방 공간으로, 붕괴 때문에 출입구가 막혀 있었는데요. 등산용 피켈로 작은 구멍을 뚫고 들어간 안방 공간은 콘크리트 잔해가 겹겹이 무너져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소백이가 계속 크게 짖으며 땅을 파헤치는 반응을 보이자 대원들은 주변 잔해를 제거 후 핏자국과 작업복 일부분을 발견했습니다.


■ 인명구조견, 실종자 어떻게 찾아내나

인명구조견은 산사태·지진·건물 붕괴 등 다양한 사고 상황에서 실종자를 찾는 데 활약합니다. 품종으로는 셰퍼드와 래브라도 리트리버, 주로 눈 속에서 실종자를 찾아내는 세인트버나드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사람보다 뛰어난 후각과 청력으로 사람을 발견해내는데요. 훈련을 받은 인명구조견의 후각은 사람보다 1만 배나 민감해져 반경 2∼10㎞ 밖까지 수색할 수 있습니다.

인명구조견은 실제 재난 현장에서 실종자를 찾을 수 있도록 평소에 강도 높은 훈련을 받습니다.인명구조견과 함께하는 핸들러는 인명구조견이 은퇴하는 날까지 훈련과 사육 관리 등 일상을 함께하며 재난 현장에 출동해 구조 임무를 동반합니다.

소백이와 함께 이번 사고 현장을 수색한 김 핸들러는 "하중 때문에 벽이 휘어져 있어 빨리 나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실종자 분이 안에 있고 너무 늦게 발견해 죄송스러운 마음도 들어 그냥 나올 수 없었다"면서 "수색 도중 소백이가 무릎 인대를 다쳐 위험한 구간에서는 줄을 묶고 다니는 등 최대한 안전하게 수색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3∼38층 16개 층 내부 구조물과 외벽 일부가 한꺼번에 붕괴해 수색 과정이 쉽지 않았던 만큼, 구조대원들과 인명구조견들의 협업이 꼭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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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살 인명 구조견 ‘소백’이도 다쳤지만…“너무 늦어 죄송”
    • 입력 2022-01-30 08:00:12
    취재K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가 난 지 20일째(30일 기준)입니다. 지난 14일 실종자 첫 발견 이어 25일에도 실종자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구조 경력 7년 차 베테랑 인명구조견 '소백' 덕분이었는데요. 비극적인 붕괴 사고로 잔해가 겹겹이 쌓인 건물 내부에서 매몰자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소백'이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 "이번에도 소백이가 짖었다"...실종자 6명 가운데 2명 찾아내

이번 붕괴 사고로 실종된 사람은 모두 6명이었습니다. 철근과 콘크리트가 뒤엉켜 붙은 현장에서 이들을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14일, 구조대원이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9살 래브라도레트리버 수컷 '소백'은 3살 셰퍼드 수컷 '한결'과 실종된 6명 중 1명을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이어 지난 25일 소백이는 중앙119구조본부 이민균 훈련관과 김성환 핸들러와 함께 붕괴 건물 27층 내부 탐색에 들어갔습니다. 오후 4시쯤 27층에 진입했지만, 입구부터 벽돌이 무너져 있어 수색이 쉽지 않았습니다.

김 핸들러는 이전에도 소백이와 27층 반대편 호실을 수색한 적 있지만, 위험 요소가 많아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아 소백이가 반복해서 맴돌거나 냄새를 맡는 등 약한 반응을 보인 곳에 표시만 해놓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수색한 방의 옆 호실을 지나던 소백이는 갑자기 석고벽 쪽을 향해 크게 짖기 시작했습니다. 벽이 무너지고 엉망이 된 공간이었지만, 소백이가 확연히 다른 큰 반응을 보이자 대원들이 안쪽을 부수고라도 확인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석고벽 안쪽은 아파트의 안방 공간으로, 붕괴 때문에 출입구가 막혀 있었는데요. 등산용 피켈로 작은 구멍을 뚫고 들어간 안방 공간은 콘크리트 잔해가 겹겹이 무너져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소백이가 계속 크게 짖으며 땅을 파헤치는 반응을 보이자 대원들은 주변 잔해를 제거 후 핏자국과 작업복 일부분을 발견했습니다.


■ 인명구조견, 실종자 어떻게 찾아내나

인명구조견은 산사태·지진·건물 붕괴 등 다양한 사고 상황에서 실종자를 찾는 데 활약합니다. 품종으로는 셰퍼드와 래브라도 리트리버, 주로 눈 속에서 실종자를 찾아내는 세인트버나드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사람보다 뛰어난 후각과 청력으로 사람을 발견해내는데요. 훈련을 받은 인명구조견의 후각은 사람보다 1만 배나 민감해져 반경 2∼10㎞ 밖까지 수색할 수 있습니다.

인명구조견은 실제 재난 현장에서 실종자를 찾을 수 있도록 평소에 강도 높은 훈련을 받습니다.인명구조견과 함께하는 핸들러는 인명구조견이 은퇴하는 날까지 훈련과 사육 관리 등 일상을 함께하며 재난 현장에 출동해 구조 임무를 동반합니다.

소백이와 함께 이번 사고 현장을 수색한 김 핸들러는 "하중 때문에 벽이 휘어져 있어 빨리 나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실종자 분이 안에 있고 너무 늦게 발견해 죄송스러운 마음도 들어 그냥 나올 수 없었다"면서 "수색 도중 소백이가 무릎 인대를 다쳐 위험한 구간에서는 줄을 묶고 다니는 등 최대한 안전하게 수색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3∼38층 16개 층 내부 구조물과 외벽 일부가 한꺼번에 붕괴해 수색 과정이 쉽지 않았던 만큼, 구조대원들과 인명구조견들의 협업이 꼭 필요한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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