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1년, 민주주의·민생파탄

입력 2022.01.31 (21:25) 수정 2022.02.0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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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1일)이면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입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 치 고문에게 잇달아 중형을 내리며 장기집권을 꾀하고 있고, 여기 맞선 시민들과 소수민족 반군들의 처절한 싸움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습니다.

방콕 김원장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4일 주민 35명이 불에 타 숨진채 발견된 미얀마 동부 까야주.

이번엔 까야주 반군이 미얀마 정부군의 진지 한 곳을 장악했습니다.

미얀마군이 잇달아 투항합니다.

까야주 반군은 이날 미얀마군 10명을 사살하고, 포로 4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쿠데타 1년, 국경지대는 사실상 내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반 군부 진영은 지난 5월 시민방위군(PDF)를 조직해 군부를 향한 게릴라식 공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군부는 양곤 등 대도시에서 시위가 발생하면 바로 총격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반발이 계속될수록 희생도 이어집니다.

이 여기자는 지난달 시위현장을 취재하다 군용트럭에 치어 중상을 입었습니다.

북부 친주에 사는 이 두살 아이는 지난달 미얀마군의 공습에 오른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숨졌습니다.

시위 혐의로 군경의 체포 직전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진 청년들, SNS에는 이들을 기리는 그래픽이 계속 올라옵니다.

지난 1년간 확인된 사망자만 1,500여 명, 만 천여명의 시민들이 체포 구금됐습니다.

미얀마 군정은 또 지난 20일, 전 여당(NLD)의원 '표 제야 토'와 시민운동가 '초 민 유'에게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미얀마 시민 : "미얀마 청년들은 지난 몇년 동안 자유와 발전을 경험했습니다. 여기서 다시 암흑의 시대로 빠져들 수는 없습니다."]

전투기와 중화기로 무장한 미얀마군 앞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겠다는 미얀마 시민들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 이웅

[앵커]

그럼 방콕 연결해서 미얀마 사태 더 자세히 전망해봅니다.

김원장 특파원, 내일(1일)은 미얀마 전역에서 침묵 시위가 예정돼 있다고요?

[기자]

네, 우리 대사관은 '예측 불가 상황'이라며 교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내일 쿠데타 1년, 침묵시위와 파업이 예고돼 있고 특히 시민방위대가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일촉즉발 상황입니다.

[앵커]

무력과 폭력은 이렇게 늘 곁에 있는데 국제사회의 외교적 해결은 기미가 안 보입니다?

[기자]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한데, 유엔이나 미국의 외교력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최근에도 중국산 잠수함을 구입하는 등 중국 러시아에 더 가까이 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얀마 해상 가스전이 군부의 거대한 자금줄로 알려져 왔는데요,

최근 프랑스 토탈사와 미국의 셰브론사가 국제사회 여론에 못이겨, 전격 미얀마에서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포스코 인터내셔널도 쉐 가스전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그래서 더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아웅 산 수 치 고문, 지금 구금돼는데, 형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죠?

[기자]

네, 심지어 어디에 구금돼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판결을 앞둔 혐의가 10여 개나 돼서, 합치면 징역 수십년 형이 확실시됩니다.

아웅산 수 치와 그의 정당 NLD를 사실상 배제하고 내년쯤 총선을 다시 치를 것 같습니다.

게다가 헌법이 군부의 25% 의석을 자동 보장하고 있어서, 장기집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제도 최악입니다.

유엔은 미얀마 국민 절반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쿠데타 1년 미얀마는 민주주의·민생 모두 파탄으로 가고 있습니다.

방콕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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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쿠데타1년, 민주주의·민생파탄
    • 입력 2022-01-31 21:25:17
    • 수정2022-02-01 0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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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1일)이면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입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 치 고문에게 잇달아 중형을 내리며 장기집권을 꾀하고 있고, 여기 맞선 시민들과 소수민족 반군들의 처절한 싸움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습니다.

방콕 김원장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4일 주민 35명이 불에 타 숨진채 발견된 미얀마 동부 까야주.

이번엔 까야주 반군이 미얀마 정부군의 진지 한 곳을 장악했습니다.

미얀마군이 잇달아 투항합니다.

까야주 반군은 이날 미얀마군 10명을 사살하고, 포로 4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쿠데타 1년, 국경지대는 사실상 내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반 군부 진영은 지난 5월 시민방위군(PDF)를 조직해 군부를 향한 게릴라식 공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군부는 양곤 등 대도시에서 시위가 발생하면 바로 총격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반발이 계속될수록 희생도 이어집니다.

이 여기자는 지난달 시위현장을 취재하다 군용트럭에 치어 중상을 입었습니다.

북부 친주에 사는 이 두살 아이는 지난달 미얀마군의 공습에 오른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숨졌습니다.

시위 혐의로 군경의 체포 직전 건물에서 뛰어내려 숨진 청년들, SNS에는 이들을 기리는 그래픽이 계속 올라옵니다.

지난 1년간 확인된 사망자만 1,500여 명, 만 천여명의 시민들이 체포 구금됐습니다.

미얀마 군정은 또 지난 20일, 전 여당(NLD)의원 '표 제야 토'와 시민운동가 '초 민 유'에게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미얀마 시민 : "미얀마 청년들은 지난 몇년 동안 자유와 발전을 경험했습니다. 여기서 다시 암흑의 시대로 빠져들 수는 없습니다."]

전투기와 중화기로 무장한 미얀마군 앞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겠다는 미얀마 시민들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 이웅

[앵커]

그럼 방콕 연결해서 미얀마 사태 더 자세히 전망해봅니다.

김원장 특파원, 내일(1일)은 미얀마 전역에서 침묵 시위가 예정돼 있다고요?

[기자]

네, 우리 대사관은 '예측 불가 상황'이라며 교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내일 쿠데타 1년, 침묵시위와 파업이 예고돼 있고 특히 시민방위대가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일촉즉발 상황입니다.

[앵커]

무력과 폭력은 이렇게 늘 곁에 있는데 국제사회의 외교적 해결은 기미가 안 보입니다?

[기자]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한데, 유엔이나 미국의 외교력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최근에도 중국산 잠수함을 구입하는 등 중국 러시아에 더 가까이 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얀마 해상 가스전이 군부의 거대한 자금줄로 알려져 왔는데요,

최근 프랑스 토탈사와 미국의 셰브론사가 국제사회 여론에 못이겨, 전격 미얀마에서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포스코 인터내셔널도 쉐 가스전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그래서 더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아웅 산 수 치 고문, 지금 구금돼는데, 형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죠?

[기자]

네, 심지어 어디에 구금돼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판결을 앞둔 혐의가 10여 개나 돼서, 합치면 징역 수십년 형이 확실시됩니다.

아웅산 수 치와 그의 정당 NLD를 사실상 배제하고 내년쯤 총선을 다시 치를 것 같습니다.

게다가 헌법이 군부의 25% 의석을 자동 보장하고 있어서, 장기집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제도 최악입니다.

유엔은 미얀마 국민 절반이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쿠데타 1년 미얀마는 민주주의·민생 모두 파탄으로 가고 있습니다.

방콕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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