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K] 제주 의료체계 개선…“권역분리 필요”

입력 2022.02.02 (21:52) 수정 2022.02.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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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지역 상급종합병원의 필요성을 짚어 보는 신년기획 주목 K 일곱번째 순서입니다.

정부는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눠 3년마다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제주는 현실에는 전혀 맞지 않게 서울과 같은 권역에 묶여 있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대학병원의 진료협력센터.

간호사 30여 명이 경증환자들에게 일반병원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돌려보내는 환자만 한 달에 6천 명에 이릅니다.

[전영신/서울대병원 진료협력센터 파트장 : "서울대병원에서 중증급성기 치료를 종료하고, 환자분이 안정기가 됐을 때 후속진료를 위해 지역 의료기관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를 집중적으로 보고 경증환자는 의원이나 일반 병원에서 맡도록 해 의료의 효율성을 높이는 취지로 지정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상급종합병원은 현재 45곳.

서울권과 경기권, 충북과 전남, 강원권 등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평가해 지정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14개, 경기권에 8개가 있고 강원도에도 2개가 있는 등 광역자치단체별로 골고루 분포돼있습니다.

그런데 제주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현 제도상 제주가 서울권역에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인력과 장비, 공공성 등 30개 항목 평가에서 서울의 유명 병원들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70만 명에 육박하는 제주 인구와 관광객 증가, 섬이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제주권역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송병철/제주대학교병원장 : "과거 제주도에 종합병원이나 적절한 대학병원이 없을 때 도민들이 웬만한 중증질환은 전부 다 서울로 갔고 서울 진료 비율이 높아서 서울권에 묶여 있는데 접근성 측면에서 굉장히 잘 못 된 거거든요."]

이를 위해 상급종합병원 권역 분리 기준을 지역 특성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유창식/강릉아산병원장 : "지역적 특성이 있는 지역에서는 기준이나 이런 것을 더 상대적 평가를 해서 주민들이 편안하게 좋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급병원 지정이라든지 혜택을 주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지역의 상급종합병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제주권역의 분리는 인구수와 의료이용량 등으로 봤을 때 당장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오창현/보건복지부 의료기획정책과장 : "인구가 한 100만 명 정도 되고, 의료이용을 2시간 정도 이내에 갈 수 있는 병원이어야 된다 그런 전제조건이 있다 보니, 제주권은 인구가 조금 부족해서 규모의 경제 이런 측면에서 우선은 따로 분류가 안됐던 것 같습니다."]

한 해 원정진료를 떠나는 도민은 10만여 명.

의료와 교통비는 2천 억 원으로 5년이면 1조 원에 달합니다.

현재 권역 분리 기준은 타당한 것인지 면밀한 조사와 함께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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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K] 제주 의료체계 개선…“권역분리 필요”
    • 입력 2022-02-02 21:52:02
    • 수정2022-02-10 09:08:59
    뉴스9(제주)
[앵커]

제주지역 상급종합병원의 필요성을 짚어 보는 신년기획 주목 K 일곱번째 순서입니다.

정부는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눠 3년마다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제주는 현실에는 전혀 맞지 않게 서울과 같은 권역에 묶여 있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대학병원의 진료협력센터.

간호사 30여 명이 경증환자들에게 일반병원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돌려보내는 환자만 한 달에 6천 명에 이릅니다.

[전영신/서울대병원 진료협력센터 파트장 : "서울대병원에서 중증급성기 치료를 종료하고, 환자분이 안정기가 됐을 때 후속진료를 위해 지역 의료기관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를 집중적으로 보고 경증환자는 의원이나 일반 병원에서 맡도록 해 의료의 효율성을 높이는 취지로 지정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상급종합병원은 현재 45곳.

서울권과 경기권, 충북과 전남, 강원권 등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평가해 지정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14개, 경기권에 8개가 있고 강원도에도 2개가 있는 등 광역자치단체별로 골고루 분포돼있습니다.

그런데 제주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현 제도상 제주가 서울권역에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인력과 장비, 공공성 등 30개 항목 평가에서 서울의 유명 병원들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70만 명에 육박하는 제주 인구와 관광객 증가, 섬이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제주권역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송병철/제주대학교병원장 : "과거 제주도에 종합병원이나 적절한 대학병원이 없을 때 도민들이 웬만한 중증질환은 전부 다 서울로 갔고 서울 진료 비율이 높아서 서울권에 묶여 있는데 접근성 측면에서 굉장히 잘 못 된 거거든요."]

이를 위해 상급종합병원 권역 분리 기준을 지역 특성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유창식/강릉아산병원장 : "지역적 특성이 있는 지역에서는 기준이나 이런 것을 더 상대적 평가를 해서 주민들이 편안하게 좋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급병원 지정이라든지 혜택을 주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지역의 상급종합병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제주권역의 분리는 인구수와 의료이용량 등으로 봤을 때 당장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오창현/보건복지부 의료기획정책과장 : "인구가 한 100만 명 정도 되고, 의료이용을 2시간 정도 이내에 갈 수 있는 병원이어야 된다 그런 전제조건이 있다 보니, 제주권은 인구가 조금 부족해서 규모의 경제 이런 측면에서 우선은 따로 분류가 안됐던 것 같습니다."]

한 해 원정진료를 떠나는 도민은 10만여 명.

의료와 교통비는 2천 억 원으로 5년이면 1조 원에 달합니다.

현재 권역 분리 기준은 타당한 것인지 면밀한 조사와 함께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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