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침묵 파업’ 쿠데타 1년 미얀마 항거 계속

입력 2022.02.03 (10:49) 수정 2022.02.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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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이 됐습니다.

시민들은 여전히 군부의 압제에 무너지지 않고 항거를 이어 가고 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꼭 1년째 되던 날인 지난 1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은 여느 때보다 고요했습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도, 차량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는데요.

쿠데타 1주년을 맞아 시민들이 '침묵 파업'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자발적으로 출근하지 않고, 장사를 접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인데요.

군사정권과 쿠데타를 거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섭니다.

도시의 침묵을 깬 건, 집 안에서 밖으로 릴레이처럼 이어진 저항의 박수 소리뿐이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1일 장갑차와 탱크를 앞세워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문민정부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하며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은 겁니다.

이어 아웅 산 수 치 국가 고문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을 잡아 가뒀습니다.

시민들은 반 군부 시위를 벌이며 저항을 시작했는데요.

군부는 막무가내로 총을 쏘며 유혈 탄압에 나섰습니다.

[후 아우/양곤 주민 :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매일 군부에 맞서는 것으로 지냈습니다. 쿠데타 이후 1년은 지옥이었습니다."]

지난 1년간 미얀마 시민들의 투쟁과 군부의 강경 진압의 악순환은 계속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1,500명가량이 군부의 탄압으로 숨졌습니다.

불법으로 구금된 사람도 만천 명이 넘습니다.

또, 피란길에 오른 미얀마 국민이 지난해 말 32만 명에서 이제 4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빈곤에 처하게 됐고, 4명 중 1명은 원조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톰 앤드루/유엔 특사 : "미얀마 군부는 시민들에게 반인륜적 범죄와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세계는 숫자 뒤에 드러나지 않는 미얀마인들의 고통을 알아야 합니다."]

쿠데타 1주년이 되던 날, 국제 사회는 한목소리로 미얀마 폭력 사태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유럽연합 등 10개국이 공동성명을 통해 "폭력을 중단하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군정 최고사령관은 되려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쿠데타 1주년 침묵 파업에 동참하면 반테러법을 적용해 처벌하겠다고 공표했는데요.

이 때문에 일부 시장 상인들이 겁박에 못 이겨 가게 문을 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이 군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조용한 저항에 동참했는데요.

일각에선 기습적인 반 군부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메이투/양곤 주민 : "군부 독재 아래에 산다면 우리의 영혼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우리 삶의 어떤 기회도 잃고 싶지 않습니다."]

여전히 양곤 시내 곳곳에는 총을 든 경찰과 군인을 태운 차량이 거리 곳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외교적으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올해도 미얀마는 지금과 같은 교착사태가 지속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쿠데타 1주년을 맞은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의 압제에 무너지지 않고 항거를 이어 가겠단 의지와 연대의 정신을 더욱 굳건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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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03 10:49:21
    • 수정2022-02-03 11:05:12
    지구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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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이 됐습니다.

시민들은 여전히 군부의 압제에 무너지지 않고 항거를 이어 가고 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꼭 1년째 되던 날인 지난 1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은 여느 때보다 고요했습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도, 차량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는데요.

쿠데타 1주년을 맞아 시민들이 '침묵 파업'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자발적으로 출근하지 않고, 장사를 접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인데요.

군사정권과 쿠데타를 거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섭니다.

도시의 침묵을 깬 건, 집 안에서 밖으로 릴레이처럼 이어진 저항의 박수 소리뿐이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1일 장갑차와 탱크를 앞세워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문민정부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하며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은 겁니다.

이어 아웅 산 수 치 국가 고문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을 잡아 가뒀습니다.

시민들은 반 군부 시위를 벌이며 저항을 시작했는데요.

군부는 막무가내로 총을 쏘며 유혈 탄압에 나섰습니다.

[후 아우/양곤 주민 :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매일 군부에 맞서는 것으로 지냈습니다. 쿠데타 이후 1년은 지옥이었습니다."]

지난 1년간 미얀마 시민들의 투쟁과 군부의 강경 진압의 악순환은 계속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1,500명가량이 군부의 탄압으로 숨졌습니다.

불법으로 구금된 사람도 만천 명이 넘습니다.

또, 피란길에 오른 미얀마 국민이 지난해 말 32만 명에서 이제 4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빈곤에 처하게 됐고, 4명 중 1명은 원조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톰 앤드루/유엔 특사 : "미얀마 군부는 시민들에게 반인륜적 범죄와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세계는 숫자 뒤에 드러나지 않는 미얀마인들의 고통을 알아야 합니다."]

쿠데타 1주년이 되던 날, 국제 사회는 한목소리로 미얀마 폭력 사태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유럽연합 등 10개국이 공동성명을 통해 "폭력을 중단하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군정 최고사령관은 되려 국가비상사태를 6개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쿠데타 1주년 침묵 파업에 동참하면 반테러법을 적용해 처벌하겠다고 공표했는데요.

이 때문에 일부 시장 상인들이 겁박에 못 이겨 가게 문을 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이 군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조용한 저항에 동참했는데요.

일각에선 기습적인 반 군부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메이투/양곤 주민 : "군부 독재 아래에 산다면 우리의 영혼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우리 삶의 어떤 기회도 잃고 싶지 않습니다."]

여전히 양곤 시내 곳곳에는 총을 든 경찰과 군인을 태운 차량이 거리 곳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외교적으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올해도 미얀마는 지금과 같은 교착사태가 지속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쿠데타 1주년을 맞은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의 압제에 무너지지 않고 항거를 이어 가겠단 의지와 연대의 정신을 더욱 굳건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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