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때 별말 없다가…발병하니 문제 삼아”

[앵커]

가축전염병이 발생한 농가의 경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게 확인되면, 보상금을 일부 받지 못합니다.

농가 스스로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농가들은 본래 취지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합니다.

서윤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 고창의 한 오리농장입니다.

지난해 1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오리 3만 7천여 마리를 처분했습니다.

이후 보상금을 두고 농장주와 지자체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차량 소독기를 모든 입구마다 설치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보상금을 50 퍼센트 감액했기 때문인데, 농장주는 이 가운데 시설 미흡으로 인한 20 퍼센트 감액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배종률/전염병 발병 오리농장주 : "몇 년 동안 기르는 데도 문제를 안 삼았다는 말이에요. 소독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면 내가 아마 설치했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것도 없었는데 걸리고 난 다음에 이렇게 (감액)하는 것은…."]

사전 점검에서는 지적하지 않다가 발병하니 뒤늦게 문제 삼는다는 겁니다.

지자체는 방역수칙 위반이라면서도 제대로 된 점검이 어렵다고 털어놓습니다.

[고창군 관계자/음성변조 : "읍면에 가금 전담관분들을 안내를 드리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이 보호복이 일절 없으세요. 농장에 출입하시면 안 되시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 방역정책에 대한 농가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박하담/오리협회 전북지회장 : "AI(조류인플루엔자) 대비책이 아니라 이 농장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보상금을 적게 지급할까,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식품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전국의 보상금 평균 감액 비율은 2018년 13.6 퍼센트에서 지난해 21.3 퍼센트로 늘었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