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결정타 없었던 첫 TV토론…다음엔 달라질까?

입력 2022.02.04 (19:11) 수정 2022.02.0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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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무난했던 TV토론

우여곡절 끝에 열렸던 대선 후보들의 첫 TV토론이 끝이 났습니다.

토론을 끝내고 난 캠프별 대체적인 반응은 무난하게 마쳤다는 겁니다.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가 토론회 후 지지율이 크게 빠진 경우가 있긴 한데, TV토론에서 생각만큼 큰 득점을 하거나 큰 실점을 하기는 어렵다고들 합니다.

이번 토론에서도 후보마다 준비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긴 했지만, 큰 실책도, 큰 득점도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캠프마다 반응도 비슷합니다.

■ 득점도 실점도 없었다....자화자찬만 있을 뿐

우선은 자화자찬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오늘(4일) 아침 SNS에 이런 평가를 올렸습니다.

누가 유능한 리더인지 누가 준비된 대통령인지 여실히 보여준 토론이었습니다. 막힘 없이 본인의 철학과 비전을 설명해 내는 후보와 자료가 없으면 자신의 주장을 하지 못하는 후보 간의 토론이었다고 평가합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많은 분들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굉장히 뛰어난 토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학습을 많이 해서 전문성에도 많이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순서를 매기자면 윤석열 후보가 단연 1등이고, 심상정, 이재명 후보 순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CBS 라디오에서 " 왜 심상정이 대선에서 필요했는지 국민들에게 확인시켜드렸던 토론회였다"면서 자신의 토론에 대해 " 점수를 후하게 줘서 80점 주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에서는 논평을 통해 " 안철수 후보만이 연꽃과 같은 존재로 부각됐다"며 "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력과 폭넓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디테일에 강한 대통령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국민들께 보여줬다"고 자평했습니다.

다만 자화자찬에만 그치지는 않았습니다.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런 면은?

다만 공식 반응 이면에선 솔직하고 냉정한 평가도 제기됐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는 "이 후보가 겸손하고 다른 후보를 존중하는 태도를 강조 하다 보니, 이 후보 특유의 시원함이 사라진 어정쩡한 모습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겸양'과 '사이다' 사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앞으로도 과제일 것"라는 진단도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는 반대로 "윤 후보가 많이 늘긴 했지만 디테일이 부족한 것 같다"는 자기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캠프 관계자는 "특정 주제에서는 각론 차원에서 세세한 이야기를 해 줄 필요도 있는데 표 되는 것만 두루뭉실 하게 이야기하고, 표 안되는 것은 넘어가려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고 냉정히 분석했습니다.

이런 내부 분석은 다음 토론이나 향후 선거 운동 전략에 반영하게 될 겁니다.

■ 질문을 보면 전략이 보인다.


이번엔 토론에서 4명의 후보가 각각 누구에게 가장 질문을 많이 했느냐, 따져봤습니다.

질문한다는 건 묻고 싶고, 따지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일테고 공세를 폈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질문의 순서와 질문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각 후보가 어떤 전략으로 이번 선거에 임하고 있는지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양강 후보 이재명 윤석열 후보부터 보면, 이 후보는 전체 질문 7번 중 윤 후보에게만 4번 질문을 했고, 윤 후보는 5번의 질문 중 3번을 이 후보에게 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견제구를 날린 겁니다.

준비된 대통령, 경제 대통령으로 위치를 잡고 싶은 이재명 후보는 그래서인지 윤석열 후보에게 전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그 맥락에서 나왔습니다.

(질문)이재명 :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요?
(답변)윤석열 : 네? 다시 한번. RE100이 뭐죠?

정권심판론을 제기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의혹 관련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이 후보의 공정이라는 화두를 한꺼번에 겨냥할 수 있는 주제로 판단한 듯 합니다.

(질문) 윤석열 : 어떻게 김만배나 남욱이나 정영학 같은 사람들한테 합쳐서 3억5천 넣은 사람한테 1조 가까운 이익이 돌아가게 설계했나?
(답변)이재명 : 공공개발 못 하게 LH를 포기시키고 업자한테 부정 대출 봐주고, 뇌물을 받아먹고, 이익 취하고, 성남시가 공공개발을 못 하게 막고, 이랬던 국민의 힘, 또는 윤석열 후보께서 하실 말씀은 아니다.

심상정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습니다.

김지은 씨에 대한 2차 가해 사과, 시대착오적 노동정책에 대한 질문 등 전체 질문 9번 중 6번을 윤 후보에게 던졌습니다.

지워진 사람들을 대변하겠다는 약속, 진보적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질문)심상정: 이 자리에서 김지은 씨한테 정확하게 사과하실 용의가 있습니까?
(답변)윤석열: 그런 걸로 인해서 상처를 받으신 분에 대해서는 김지은 씨를 포함해서 모든 분에게 하여튼 공인의 아내도 공적의 위치에 있으니까 제가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6번, 윤석열 후보에게 5번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후보에게는 부동산 정책을 따지는 질문을, 윤석열 후보에게는 노동정책을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상대의 약점, 자신이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분석하고 공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질문)안철수: 이 후보님, 문재인 정권의 후계자 맞으시죠?
(답변)이재명: 후계자는 아닙니다. 새로운 이재명 정부를 만들고자 하는 겁니다.

(질문)안철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찬성하셨습니다. 기업들이 민주노총의 지배를 받아 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끼칠 수 있습니다.
(답변) 윤석열: 깊이 생각해 내린 결정입니다. 공공기관은 국민 것입니다.

재밌는 건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에게 질문을 집중해서 던졌지만 둘 사이에는 질문이 거의 없었습니다.

심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게 질문을 전혀 안 했고, 안철수 후보도 심상정 후보에게는 딱 1번만 질문을 했을 뿐입니다.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아지려면?

TV토론에 대해 공통적으로 나온 반응 또 하나, 시간이 부족해 아쉬웠다는 반응입니다.

4당 후보들은 다음 주 화요일(8일), 한국기자협회와 종합편성채널 주관으로 2차 TV토론을 추진 중입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후에는 법정토론 3차례가 진행됩니다.

후보들이 이번 토론회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토론회에선 결정적 '한 방'을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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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결정타 없었던 첫 TV토론…다음엔 달라질까?
    • 입력 2022-02-04 19:11:41
    • 수정2022-02-05 08:53:27
    여심야심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무난했던 TV토론

우여곡절 끝에 열렸던 대선 후보들의 첫 TV토론이 끝이 났습니다.

토론을 끝내고 난 캠프별 대체적인 반응은 무난하게 마쳤다는 겁니다.

2017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가 토론회 후 지지율이 크게 빠진 경우가 있긴 한데, TV토론에서 생각만큼 큰 득점을 하거나 큰 실점을 하기는 어렵다고들 합니다.

이번 토론에서도 후보마다 준비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긴 했지만, 큰 실책도, 큰 득점도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캠프마다 반응도 비슷합니다.

■ 득점도 실점도 없었다....자화자찬만 있을 뿐

우선은 자화자찬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오늘(4일) 아침 SNS에 이런 평가를 올렸습니다.

누가 유능한 리더인지 누가 준비된 대통령인지 여실히 보여준 토론이었습니다. 막힘 없이 본인의 철학과 비전을 설명해 내는 후보와 자료가 없으면 자신의 주장을 하지 못하는 후보 간의 토론이었다고 평가합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많은 분들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굉장히 뛰어난 토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학습을 많이 해서 전문성에도 많이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순서를 매기자면 윤석열 후보가 단연 1등이고, 심상정, 이재명 후보 순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CBS 라디오에서 " 왜 심상정이 대선에서 필요했는지 국민들에게 확인시켜드렸던 토론회였다"면서 자신의 토론에 대해 " 점수를 후하게 줘서 80점 주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에서는 논평을 통해 " 안철수 후보만이 연꽃과 같은 존재로 부각됐다"며 "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력과 폭넓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디테일에 강한 대통령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국민들께 보여줬다"고 자평했습니다.

다만 자화자찬에만 그치지는 않았습니다.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런 면은?

다만 공식 반응 이면에선 솔직하고 냉정한 평가도 제기됐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는 "이 후보가 겸손하고 다른 후보를 존중하는 태도를 강조 하다 보니, 이 후보 특유의 시원함이 사라진 어정쩡한 모습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겸양'과 '사이다' 사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앞으로도 과제일 것"라는 진단도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는 반대로 "윤 후보가 많이 늘긴 했지만 디테일이 부족한 것 같다"는 자기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캠프 관계자는 "특정 주제에서는 각론 차원에서 세세한 이야기를 해 줄 필요도 있는데 표 되는 것만 두루뭉실 하게 이야기하고, 표 안되는 것은 넘어가려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고 냉정히 분석했습니다.

이런 내부 분석은 다음 토론이나 향후 선거 운동 전략에 반영하게 될 겁니다.

■ 질문을 보면 전략이 보인다.


이번엔 토론에서 4명의 후보가 각각 누구에게 가장 질문을 많이 했느냐, 따져봤습니다.

질문한다는 건 묻고 싶고, 따지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일테고 공세를 폈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질문의 순서와 질문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각 후보가 어떤 전략으로 이번 선거에 임하고 있는지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양강 후보 이재명 윤석열 후보부터 보면, 이 후보는 전체 질문 7번 중 윤 후보에게만 4번 질문을 했고, 윤 후보는 5번의 질문 중 3번을 이 후보에게 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견제구를 날린 겁니다.

준비된 대통령, 경제 대통령으로 위치를 잡고 싶은 이재명 후보는 그래서인지 윤석열 후보에게 전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그 맥락에서 나왔습니다.

(질문)이재명 :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요?
(답변)윤석열 : 네? 다시 한번. RE100이 뭐죠?

정권심판론을 제기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의혹 관련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이 후보의 공정이라는 화두를 한꺼번에 겨냥할 수 있는 주제로 판단한 듯 합니다.

(질문) 윤석열 : 어떻게 김만배나 남욱이나 정영학 같은 사람들한테 합쳐서 3억5천 넣은 사람한테 1조 가까운 이익이 돌아가게 설계했나?
(답변)이재명 : 공공개발 못 하게 LH를 포기시키고 업자한테 부정 대출 봐주고, 뇌물을 받아먹고, 이익 취하고, 성남시가 공공개발을 못 하게 막고, 이랬던 국민의 힘, 또는 윤석열 후보께서 하실 말씀은 아니다.

심상정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습니다.

김지은 씨에 대한 2차 가해 사과, 시대착오적 노동정책에 대한 질문 등 전체 질문 9번 중 6번을 윤 후보에게 던졌습니다.

지워진 사람들을 대변하겠다는 약속, 진보적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질문)심상정: 이 자리에서 김지은 씨한테 정확하게 사과하실 용의가 있습니까?
(답변)윤석열: 그런 걸로 인해서 상처를 받으신 분에 대해서는 김지은 씨를 포함해서 모든 분에게 하여튼 공인의 아내도 공적의 위치에 있으니까 제가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6번, 윤석열 후보에게 5번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후보에게는 부동산 정책을 따지는 질문을, 윤석열 후보에게는 노동정책을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상대의 약점, 자신이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분석하고 공략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질문)안철수: 이 후보님, 문재인 정권의 후계자 맞으시죠?
(답변)이재명: 후계자는 아닙니다. 새로운 이재명 정부를 만들고자 하는 겁니다.

(질문)안철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찬성하셨습니다. 기업들이 민주노총의 지배를 받아 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끼칠 수 있습니다.
(답변) 윤석열: 깊이 생각해 내린 결정입니다. 공공기관은 국민 것입니다.

재밌는 건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에게 질문을 집중해서 던졌지만 둘 사이에는 질문이 거의 없었습니다.

심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게 질문을 전혀 안 했고, 안철수 후보도 심상정 후보에게는 딱 1번만 질문을 했을 뿐입니다.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아지려면?

TV토론에 대해 공통적으로 나온 반응 또 하나, 시간이 부족해 아쉬웠다는 반응입니다.

4당 후보들은 다음 주 화요일(8일), 한국기자협회와 종합편성채널 주관으로 2차 TV토론을 추진 중입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후에는 법정토론 3차례가 진행됩니다.

후보들이 이번 토론회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토론회에선 결정적 '한 방'을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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