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美 ‘악마의 무기’ AR-15 어린이용 소총 출시 논란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2년 6-7세 어린이 28명이 사망한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2016년 50명이 사망하고 53명이 다친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
2017년 58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부상한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
2018년 17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친 플로리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기 난사 사건
■ 미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소총 AR-15
미국에서 팔리는 총기 가운데 AR-15라는 소총이 있습니다. AR-15는 1958년 미 총기업체 아말라이트가 개발한 모델로 우리에게 익숙한 M16 소총의 민간용 버전입니다. AR-15의 AR은 아말라이트 소총 (ArmaLite Rifle)의 약자지만 가볍고 반동이 적어 정확도와 살상력이 높아 돌격 소총(Assault Rifle)의 약자로도 쓰입니다. 미국에서 사냥용 소총으로 가장 인기가 높아 천 만 정 이상이 팔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다 보니 미국인 소총 (American Rifle)의 약자로도 풀이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민간용으로 팔리는 AR-15는 일부 기능을 제한해 팔리고 있으나 간단한 개조와 부품 교체를 통해 자동 사격과 30발 이상의 대용량 탄창을 장착할 수 있어 군사용 무기로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총기 제조업체들은 AR-15를 바탕으로 다양한 파생 총기를 만들고 있으며 성능을 높인 AR-15는 세계 각국 특수부대는 물론 테러범들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 "AR- 15 소총은 악마의 무기"
문제는 앞서 언급한 대로 미국에서 이 소총이 군사용이 아니라 민간용 소총으로 분류돼 있어 절차만 거치면 일반인도 구매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수십 명이 숨진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에는 대부분 이 AR-15 소총이 사용됐습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AR-15 소총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최소 156명, 부상자는 549명이나 돼 미국의 총기 규제론자들은 ‘악마의 무기’로 규정하고 있고 일부 총기 찬성론자들조차도 AR-15는 민간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美 어린이용 AR-15 소총 'JR-15' 논란
그런데 미국 일리노이주의' WEE1 TACTICAL' 이라는 총기 제조 회사가 어린이용 AR-15 소총을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JR-15’라는 이름이 붙은 이 어린이용 소총은 미국 국립사격운동재단이 후원해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총기 박람회 (SHOT SHOW 2022)에서 공개됐는데 기존 ‘AR-15’ 총기보다 크기는 약 20% 작고, 무게는 1.04㎏으로 만들어졌으며 최종 소비자 판매가격은 약 389달러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엄마와 아빠의 총처럼 보이고 느껴지고 작동하는 총"
이 업체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어린이용 소총 JR-15 소개서에는 끔찍하게도 쪽쪽이(공갈 젖꼭지)를 입에 문 남녀 어린이의 해골을 소총의 캐릭터로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의 목표는 크기가 정확할 뿐 아니라 엄마와 아빠의 총처럼 보이고 느껴지고 작동하는 사격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었다고 적었습니다. (Our goal was to develop a shooting platform that was not only sized correctly, and safe, but also looks, feels, and operates just like Mom and Dad’s gun.) 또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성인이 총기 안전 스위치를 제어할 수 있는 안전 장치를 개발해 특허를 냈다고 소개했습니다. (we developed and patented a tamper resistant safety that puts the adult in control of the firearms safety switch. ) 이 장치는 비교적 간단한 원리로 안전 스위치 반대편에 다이얼(아래 사진 )을 당겨서 돌리면 안전 스위치가 고정돼 작동하지 않게 되는 원리입니다. 이 다이얼은 어린이의 힘으로는 뽑아 당기지 못하게 했다는 겁니다. (다이얼을 뽑고 돌리기 위해 실제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안내나 설명은 없습니다. )
JR-15 소총 설명 동영상 (출처 : SHOT SHOW TV) |
■ 어린이용 소총 출시에 잇따르는 반발과 비난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미국의 언론들과 총기 폭력 단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일리노이주의 한 총기 폭력 반대 단체는 "어린이용 돌격 소총에 대한 대규모 홍보가 가능하다는 현실은 매우 치욕적인 행위”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총기 판매가 금지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동안 미국에선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모든 총기 금지는 어렵더라도 AR-15 소총만이라도 판매 금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 때문에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잠시나마 AR 종류의 돌격 무기 판매가 중단되었지만 총기 사건의 98%가량이 권총 등 소형 총기라는 총기 옹호론자들의 주장에 힘입어 판매 금지는 곧 풀리게 됩니다. AR-15 소총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사례인데 이번에 어린이용 AR-15 소총, JR-15가 출시된 것도 AR-15 인기를 다시 한번 증명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의 집계에 따르면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14세 이하의 미국 청소년의 총기 사고 사망률은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JR-15 소총이 이런 통계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국 사회의 우려는 커지는 상황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특파원 리포트] 美 ‘악마의 무기’ AR-15 어린이용 소총 출시 논란
-
- 입력 2022-02-05 10:47:43
- 수정2022-02-05 19:48:59
■ 미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소총 AR-15
미국에서 팔리는 총기 가운데 AR-15라는 소총이 있습니다. AR-15는 1958년 미 총기업체 아말라이트가 개발한 모델로 우리에게 익숙한 M16 소총의 민간용 버전입니다. AR-15의 AR은 아말라이트 소총 (ArmaLite Rifle)의 약자지만 가볍고 반동이 적어 정확도와 살상력이 높아 돌격 소총(Assault Rifle)의 약자로도 쓰입니다. 미국에서 사냥용 소총으로 가장 인기가 높아 천 만 정 이상이 팔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다 보니 미국인 소총 (American Rifle)의 약자로도 풀이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민간용으로 팔리는 AR-15는 일부 기능을 제한해 팔리고 있으나 간단한 개조와 부품 교체를 통해 자동 사격과 30발 이상의 대용량 탄창을 장착할 수 있어 군사용 무기로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총기 제조업체들은 AR-15를 바탕으로 다양한 파생 총기를 만들고 있으며 성능을 높인 AR-15는 세계 각국 특수부대는 물론 테러범들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 "AR- 15 소총은 악마의 무기"
문제는 앞서 언급한 대로 미국에서 이 소총이 군사용이 아니라 민간용 소총으로 분류돼 있어 절차만 거치면 일반인도 구매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수십 명이 숨진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에는 대부분 이 AR-15 소총이 사용됐습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AR-15 소총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최소 156명, 부상자는 549명이나 돼 미국의 총기 규제론자들은 ‘악마의 무기’로 규정하고 있고 일부 총기 찬성론자들조차도 AR-15는 민간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美 어린이용 AR-15 소총 'JR-15' 논란
그런데 미국 일리노이주의' WEE1 TACTICAL' 이라는 총기 제조 회사가 어린이용 AR-15 소총을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JR-15’라는 이름이 붙은 이 어린이용 소총은 미국 국립사격운동재단이 후원해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총기 박람회 (SHOT SHOW 2022)에서 공개됐는데 기존 ‘AR-15’ 총기보다 크기는 약 20% 작고, 무게는 1.04㎏으로 만들어졌으며 최종 소비자 판매가격은 약 389달러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엄마와 아빠의 총처럼 보이고 느껴지고 작동하는 총"
이 업체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어린이용 소총 JR-15 소개서에는 끔찍하게도 쪽쪽이(공갈 젖꼭지)를 입에 문 남녀 어린이의 해골을 소총의 캐릭터로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의 목표는 크기가 정확할 뿐 아니라 엄마와 아빠의 총처럼 보이고 느껴지고 작동하는 사격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었다고 적었습니다. (Our goal was to develop a shooting platform that was not only sized correctly, and safe, but also looks, feels, and operates just like Mom and Dad’s gun.) 또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성인이 총기 안전 스위치를 제어할 수 있는 안전 장치를 개발해 특허를 냈다고 소개했습니다. (we developed and patented a tamper resistant safety that puts the adult in control of the firearms safety switch. ) 이 장치는 비교적 간단한 원리로 안전 스위치 반대편에 다이얼(아래 사진 )을 당겨서 돌리면 안전 스위치가 고정돼 작동하지 않게 되는 원리입니다. 이 다이얼은 어린이의 힘으로는 뽑아 당기지 못하게 했다는 겁니다. (다이얼을 뽑고 돌리기 위해 실제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안내나 설명은 없습니다. )
JR-15 소총 설명 동영상 (출처 : SHOT SHOW TV) |
■ 어린이용 소총 출시에 잇따르는 반발과 비난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미국의 언론들과 총기 폭력 단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일리노이주의 한 총기 폭력 반대 단체는 "어린이용 돌격 소총에 대한 대규모 홍보가 가능하다는 현실은 매우 치욕적인 행위”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총기 판매가 금지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동안 미국에선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모든 총기 금지는 어렵더라도 AR-15 소총만이라도 판매 금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이 때문에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는 잠시나마 AR 종류의 돌격 무기 판매가 중단되었지만 총기 사건의 98%가량이 권총 등 소형 총기라는 총기 옹호론자들의 주장에 힘입어 판매 금지는 곧 풀리게 됩니다. AR-15 소총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사례인데 이번에 어린이용 AR-15 소총, JR-15가 출시된 것도 AR-15 인기를 다시 한번 증명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의 집계에 따르면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14세 이하의 미국 청소년의 총기 사고 사망률은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에 출시된 JR-15 소총이 이런 통계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국 사회의 우려는 커지는 상황입니다.
-
-
이영현 기자 leeyoung@kbs.co.kr
이영현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