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감싸기’ 중·러에 한미일 ‘대북공조’ 맞불

입력 2022.02.0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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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올해들어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 등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외교장관이 3자 회의를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북한을 감싸며 북중러 협력을 강화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대북 공조를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미일 외교장관, 12일 하와이 회동…북핵대표들도 사전 회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하야시 일본 외무상은 오는 12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외교부는 3국 장관들이 한반도 문제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밝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주요 의제라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미 국무부 역시 3국 외교장관들이 만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오는 10일에는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역시 미국 호놀룰루에서 만납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데, 이들은 12일 외교장관 회의에도 배석할 예정입니다.

북한이 올해 들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자, 한미일 고위당국자들이 대면 협의를 통해 대북 공조를 강화하려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회의는 최근 미중, 미러 갈등 속에 중국과 러시아가 잇단 미사일 발사에도 북한을 감싸며 북중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북한 감싸는 중국·러시아…유엔 안보리는 '빈손' 회의만

유엔 안보리의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유엔 안보리는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4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북한의 지난달 30일 화성-12형 발사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과물은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앞서 지난달 두 차례 긴급 회의를 열고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추가 대북제재는 무산됐습니다.

앞선 두 차례 회의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대응이었다는 점에서 회의 전부터 추가 제재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일본을 넘어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을 발사한 뒤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017년 북한이 화성-12형 등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을 당시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대북제재에 협조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바뀐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추가 대북제재를 무산시키는 것을 넘어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데 이어 러시아도 최근 극동북극개발부 장관과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만나 코로나19로 위축된 "무역과 경제적 유대 관계를 단계적으로 회복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혀 북러 교역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북중러 협력 더 강화될 듯…한미일 회의 결과는?

전문가들은 미중, 미러 갈등이 고조되면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당분간 북중러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017년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반대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냈었지만, 지금은 미중 갈등, 미러 갈등으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합니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며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발사 중단까지 재검토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자제시키기 보다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의 행동을 옹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한미일 대북공조 강화를 위한 이번 3국 외교장관 회의가 더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다만 북핵 문제 해법과 동북아 정세 등을 놓고 한미일 3국 간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어 이번 회의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적 기지 공격 능력'까지 거론하고 있는 "일본은 강경한 반면 우리나라는 북핵 문제 해법으로 대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고, 미국은 그 사이에 끼어있는 모양새"라며 "북한 문제가 이번 회의의 주요 안건이기는 하지만 미국은 북한보다는 한미일 공조를 통한 중국 견제에 더 무게를 두고 회의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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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감싸기’ 중·러에 한미일 ‘대북공조’ 맞불
    • 입력 2022-02-07 15:49:22
    취재K
북한이 올해들어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 등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외교장관이 3자 회의를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북한을 감싸며 북중러 협력을 강화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대북 공조를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미일 외교장관, 12일 하와이 회동…북핵대표들도 사전 회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하야시 일본 외무상은 오는 12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외교부는 3국 장관들이 한반도 문제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밝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주요 의제라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미 국무부 역시 3국 외교장관들이 만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오는 10일에는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이 역시 미국 호놀룰루에서 만납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데, 이들은 12일 외교장관 회의에도 배석할 예정입니다.

북한이 올해 들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자, 한미일 고위당국자들이 대면 협의를 통해 대북 공조를 강화하려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회의는 최근 미중, 미러 갈등 속에 중국과 러시아가 잇단 미사일 발사에도 북한을 감싸며 북중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북한 감싸는 중국·러시아…유엔 안보리는 '빈손' 회의만

유엔 안보리의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유엔 안보리는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4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북한의 지난달 30일 화성-12형 발사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과물은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앞서 지난달 두 차례 긴급 회의를 열고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추가 대북제재는 무산됐습니다.

앞선 두 차례 회의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대응이었다는 점에서 회의 전부터 추가 제재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일본을 넘어 괌 미군기지까지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을 발사한 뒤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017년 북한이 화성-12형 등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을 당시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대북제재에 협조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바뀐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추가 대북제재를 무산시키는 것을 넘어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데 이어 러시아도 최근 극동북극개발부 장관과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만나 코로나19로 위축된 "무역과 경제적 유대 관계를 단계적으로 회복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혀 북러 교역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북중러 협력 더 강화될 듯…한미일 회의 결과는?

전문가들은 미중, 미러 갈등이 고조되면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당분간 북중러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017년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반대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냈었지만, 지금은 미중 갈등, 미러 갈등으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합니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며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발사 중단까지 재검토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자제시키기 보다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의 행동을 옹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한미일 대북공조 강화를 위한 이번 3국 외교장관 회의가 더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다만 북핵 문제 해법과 동북아 정세 등을 놓고 한미일 3국 간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어 이번 회의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적 기지 공격 능력'까지 거론하고 있는 "일본은 강경한 반면 우리나라는 북핵 문제 해법으로 대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고, 미국은 그 사이에 끼어있는 모양새"라며 "북한 문제가 이번 회의의 주요 안건이기는 하지만 미국은 북한보다는 한미일 공조를 통한 중국 견제에 더 무게를 두고 회의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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