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74km 질주’ 할머니·손녀 목숨 앗아가…80대 운전자는 검찰 송치

입력 2022.02.0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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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소녀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 현장할머니와 소녀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 현장
지난해 12월 22일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나들이를 나왔던 할머니와 유모차에 탄 손녀가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를 낸 차의 운전자는 80대 남성이었다.

차는 좁은 이면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다 전봇대를 강하게 들이받았다.

하필 그 순간, 할머니와 18개월 아기가 그곳을 지나고 있었다.

60대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아기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세상을 떠났다.

■ 시간은 흘러도 아픔은 여전…상인들 "그날의 기억 아직도 생생"

"아직 잠도 잘 못 잡니다. 큰소리만 들으면 마음이 쿵 내려앉아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사람들이 달려가서 운전자를 꺼내고, 소화기를 찾아다니고….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죠."

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이제 시장은 예년과 같이 활기를 띠고 있었다.

사고 현장에 놓인 추모의 꽃은 사라졌다.

부서진 전봇대는 수리돼 지금은 사고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시장 상인들은 사고 당일의 충격을 좀처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사고를 목격한 한 상인은 "큰 연기를 보고 너나 할 것 없이 소화기를 찾아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아이와 할머니가 의식을 잃은 뒤였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상인은 "우리는 여기서 계속 일을 해야 하지 않나, 사고 장소를 보면 그때 상황이 자꾸만 떠오른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사고 당시 현장 바로 옆에 전동차에서 음료수를 팔던 상인도 사고 후유증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사고 여파로 전동차는 완전히 불에 탔다. 혹시라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상인은 사고 이후 약을 먹으며 버텼지만,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아직도 큰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전동차를 바꾸고 다시 영업에 나섰지만, 매출은 절반 넘게 떨어졌다.

판매원은 "사고 현장을 지날 때마다 불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어 아직도 병원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 충돌 당시 시속 74km…사건 검찰 송치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 조사를 맡겼다.

주차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과 CCTV 분석 결과, 충돌 당시 속도는 시속 74km에 이르렀다.

이곳은 좁은 이면도로에 차량 통행이 잦고, 제한속도도 시속 30km로 제한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차량 제동장치 등을 검사한 결과 작동 결함을 유발할만한 특이점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80대 운전자가 차량 조작에 과실이 있다고 보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화면제공: 부산경찰청, 시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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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속 74km 질주’ 할머니·손녀 목숨 앗아가…80대 운전자는 검찰 송치
    • 입력 2022-02-09 17:46:46
    취재K
할머니와 소녀의 목숨을 앗아간 교통사고 현장지난해 12월 22일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나들이를 나왔던 할머니와 유모차에 탄 손녀가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를 낸 차의 운전자는 80대 남성이었다.

차는 좁은 이면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다 전봇대를 강하게 들이받았다.

하필 그 순간, 할머니와 18개월 아기가 그곳을 지나고 있었다.

60대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아기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세상을 떠났다.

■ 시간은 흘러도 아픔은 여전…상인들 "그날의 기억 아직도 생생"

"아직 잠도 잘 못 잡니다. 큰소리만 들으면 마음이 쿵 내려앉아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사람들이 달려가서 운전자를 꺼내고, 소화기를 찾아다니고….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죠."

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이제 시장은 예년과 같이 활기를 띠고 있었다.

사고 현장에 놓인 추모의 꽃은 사라졌다.

부서진 전봇대는 수리돼 지금은 사고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시장 상인들은 사고 당일의 충격을 좀처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사고를 목격한 한 상인은 "큰 연기를 보고 너나 할 것 없이 소화기를 찾아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아이와 할머니가 의식을 잃은 뒤였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상인은 "우리는 여기서 계속 일을 해야 하지 않나, 사고 장소를 보면 그때 상황이 자꾸만 떠오른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사고 당시 현장 바로 옆에 전동차에서 음료수를 팔던 상인도 사고 후유증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사고 여파로 전동차는 완전히 불에 탔다. 혹시라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상인은 사고 이후 약을 먹으며 버텼지만,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아직도 큰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전동차를 바꾸고 다시 영업에 나섰지만, 매출은 절반 넘게 떨어졌다.

판매원은 "사고 현장을 지날 때마다 불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어 아직도 병원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 충돌 당시 시속 74km…사건 검찰 송치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 조사를 맡겼다.

주차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과 CCTV 분석 결과, 충돌 당시 속도는 시속 74km에 이르렀다.

이곳은 좁은 이면도로에 차량 통행이 잦고, 제한속도도 시속 30km로 제한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차량 제동장치 등을 검사한 결과 작동 결함을 유발할만한 특이점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80대 운전자가 차량 조작에 과실이 있다고 보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화면제공: 부산경찰청, 시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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