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은행은 성과급 잔치, 대출 이자는 껑충…서민은 운다?
입력 2022.02.09 (18:07)
수정 2022.02.0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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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2월9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2.09
[영상]
월급 기념으로 제가 오늘 점심 쏘겠습니다.
[앵커]
요즘 은행가에서는 이렇게 한턱 쏜다는 얘기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시중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직원들 역시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받게 됐습니다. 은행 실적 대부분이 코로나 여파로 급증한 대출 이자에서 나왔다는데. 글쎄요, 과연 이걸 경영 성과로 평가할 수 있을지, 또 이거를 직원들끼리 성과급으로 나눠 갖는 게 바람직한지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은행들이 반도체 파는 기업도 아니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니까 조금 의아한 느낌이 들거든요? 얼마나 번 거예요, 돈을?
[답변]
지금 어닝 시즌, 주식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입니다. 어제, 그제 금융 지주 회사들 실적이 공개되고 있는데요. 모두 일제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게 되면 하나금융지주가 내일 실적 발표 예정인 것을 제외하면 어제, 오늘 KB금융, 신한, 우리금융이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지난해 순익,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에는 4조 클럽에 처음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금융지주 2조 5,000억 원 상당의 순익을 냈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2배 가까이 순익이 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4대 금융지주의 순익 추정치는 총 한 15조 원 정도로 지난해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3% 이상 급증한 수준입니다.
[앵커]
33%의 영업 실적을 더 냈다는 것, 이런 저금리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대단한 실적이 나왔을까요? 어디에서 이렇게 돈을 모은 거예요?
[답변]
그렇습니다. 통상 은행은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돈 벌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돈 굴릴 곳이 없다는 얘기죠. 그런데 우리나라 은행은 지금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저희가 금융지주라고 하니까 4개 사업 부분이 있거든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이 가운데 가장 실적의 일등 공신은 은행입니다. 은행은 어디에서 돈을 벌었느냐, 금리가 오르다 보니까 이자 이익으로, 이 순익의 거의 70% 가까이 이자로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주로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 예대 금리, 예대 마진이라고 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걸 통해서 수익을 냈다는 건데 어느 정도 지금 예대 마진이 벌어져 있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아마 주택담보대출을 갖고 계시거나 신용대출을 받으시면 수시로 문자가 옵니다. 대출 금리가 인상됐습니다. 반갑지 않으실 텐데요. 그게 그대로 예대 금리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0년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는 2% 초반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2.21%로 2년 4개월 만에 그 차가, 금리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겁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등 떠밀려하는 듯한 모양새가 있긴 했지만, 예금 금리도 좀 올리고 우대 금리도 회복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왜 예대 금리차는 계속 좁혀지지 않는 겁니까?
[답변]
그러니까 생색내기 마케팅이었습니다. 하도 등 떠밀려서 금융당국이 감시해왔고요. 그리고 대출자들의 불만을 감안해서 연초에 적금 금리 최대 0.4%p (인상된) 상품을 출시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좀 들여다보니까 전체 30개 적금 상품 가운데 실제로 최고 금리를 적용한 상품은 2~3개, 거기에도 조그마하게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최초 6개월만 최고 금리가 적용이 되고요. 월 불입 한도는 10만 원입니다.
[앵커]
그렇게 찔끔 올리면서 가산금리는 더 적용하는 식으로 이 차익을 더 넓혔다는 얘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가산금리라는 게 쉽게 말하면 기준금리에다가 여러 가지 비용 같은 거 감안해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덧붙이는 건데, 물론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지점마다 가산 금리가 다 달라서 소비자들도 파악하기 어려운, 이런 방식이 과연 타당한 걸까요? 어떻게 보세요?
[답변]
그렇습니다. 정말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색 코뿔소라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서, 또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서 대출 총량 규제를 했습니다. 아니, 대출을 줄이려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금리 올리는 것밖에 없다. 변명이 궁색한데요. 사실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가산금리라는 게 은행의 비용과 순이익을 고려해서 자체적으로 정하는 금리입니다. 이걸 금융당국이 가산 금리를 어느 정도 해라, 라고 못 박을 수는 물론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같이 예금 금리만큼 대출 금리가 올랐다고 하면 이해하겠지만 대출 금리는 대개 높게, 예금 금리는 낮게 올랐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비 올 때 소비자들로 하여금 우산을 뺏고 있는 게 아니냐, 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은행들이 자체적인 영업 혁신을 통해서 이렇게 실적을 많이 냈다면 오히려 잘한 일이라고 평가를 받겠지만, 또 지금 상황이 코로나로 굉장히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또 많은 서민이 빚에 허덕이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너무 손쉬운 이자 장사로,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서민들의 고통을 딛고 수익을 올린 거 아니냐는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 규모보다도 가계 부채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지난 3분기 기준 가계 부채는 1,850조 원에 육박합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11월, 올해 1월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했는데 그 금리 인상 폭만 가지고도 대출자들의 연간 추가되는 이자 부담이 50만 원 선입니다. 여기에다 은행들이 가산 금리는 높이고 우대 금리는 낮추는 방식으로 예대 금리차를 확대하다 보니까 고스란히 그 피해가 대출자들한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런 부실에 대비해서, 그러면 그렇게 역대급 실적이 나왔으면 쉽게 말해서 충당금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충당금 좀 쌓아놓고 이렇게 방파제나 우산 같은 것도 제대로 마련해놓고 있습니까?
[답변]
성과급 300% 받으시면 어디에 뭘 하시겠어요, 라고 직장인들한테 물어보면 우선 마이너스 통장 빚 갚겠습니다가 먼저거든요. 대손 충당금이라는 건 미리 미래에 발생할 이런 부실 채권에 대해서 약간의 예비적 성격으로 충당해놔라, 라고 금융당국이 조언한 겁니다. 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은행들의 실적을 보니 오히려 대손 충당금을 1년 전에 비해서 많게는 30% 가까이 줄인 겁니다.
[앵커]
대신 성과급 잔치를 했다.
[답변]
그렇습니다. 내부적으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주요 은행들의 성과급 수준을 보시게 되면, 월 기본급의 300%입니다.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250%를 현금으로 그리고 50%에 해당하는 우리사주를 주고요. 여기에다가 100만 포인트,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통상 2년 전 은행들의 성과급이 기본급의 200%였다는 걸 감안하게 되면 1.5배에서 2배가량 성과급 잔치로 순이익을 나눠가졌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금융당국도 이런 거에 대한 비난 여론을 감안해서 이런저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는 얘기하지만 그래도 은행이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할 수 없다, 이런 입장이지 않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은행들이 어려울 때는 또 공적 자금으로 살려놓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상황에 따라서 잣대가 다른 겁니까?
[답변]
아마 제일은행, 서울은행, 조흥은행 기억하시죠? 공통점은 IMF 이후에 수십조 원에 수백조 원에 달하는 혈세, 공적 자금이 투입된 은행입니다. 어려울 때 구조조정을 통해서 전반적인 은행 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차원이었는데, 과거는 다 잊어버렸어요. 그래서 현실에 너무 손쉽게 수십 년 동안 내수, 소매, 소매금융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가지고 이자 장사하는 데만 국한돼 있다 보니까 우리가 과거에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자는 큰 그림은 있었지만 10년째, 20년째 제자리걸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답변]
정치권에서도 은행권의 이런 과도한 수익을 폭리로 보고 이런저런 규제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 법안이 나올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이인철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코너명 : ET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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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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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월급 기념으로 제가 오늘 점심 쏘겠습니다.
[앵커]
요즘 은행가에서는 이렇게 한턱 쏜다는 얘기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시중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직원들 역시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받게 됐습니다. 은행 실적 대부분이 코로나 여파로 급증한 대출 이자에서 나왔다는데. 글쎄요, 과연 이걸 경영 성과로 평가할 수 있을지, 또 이거를 직원들끼리 성과급으로 나눠 갖는 게 바람직한지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은행들이 반도체 파는 기업도 아니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니까 조금 의아한 느낌이 들거든요? 얼마나 번 거예요, 돈을?
[답변]
지금 어닝 시즌, 주식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입니다. 어제, 그제 금융 지주 회사들 실적이 공개되고 있는데요. 모두 일제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게 되면 하나금융지주가 내일 실적 발표 예정인 것을 제외하면 어제, 오늘 KB금융, 신한, 우리금융이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지난해 순익,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에는 4조 클럽에 처음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금융지주 2조 5,000억 원 상당의 순익을 냈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2배 가까이 순익이 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4대 금융지주의 순익 추정치는 총 한 15조 원 정도로 지난해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3% 이상 급증한 수준입니다.
[앵커]
33%의 영업 실적을 더 냈다는 것, 이런 저금리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대단한 실적이 나왔을까요? 어디에서 이렇게 돈을 모은 거예요?
[답변]
그렇습니다. 통상 은행은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돈 벌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돈 굴릴 곳이 없다는 얘기죠. 그런데 우리나라 은행은 지금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저희가 금융지주라고 하니까 4개 사업 부분이 있거든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이 가운데 가장 실적의 일등 공신은 은행입니다. 은행은 어디에서 돈을 벌었느냐, 금리가 오르다 보니까 이자 이익으로, 이 순익의 거의 70% 가까이 이자로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주로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 예대 금리, 예대 마진이라고 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걸 통해서 수익을 냈다는 건데 어느 정도 지금 예대 마진이 벌어져 있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아마 주택담보대출을 갖고 계시거나 신용대출을 받으시면 수시로 문자가 옵니다. 대출 금리가 인상됐습니다. 반갑지 않으실 텐데요. 그게 그대로 예대 금리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0년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는 2% 초반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2.21%로 2년 4개월 만에 그 차가, 금리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겁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등 떠밀려하는 듯한 모양새가 있긴 했지만, 예금 금리도 좀 올리고 우대 금리도 회복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왜 예대 금리차는 계속 좁혀지지 않는 겁니까?
[답변]
그러니까 생색내기 마케팅이었습니다. 하도 등 떠밀려서 금융당국이 감시해왔고요. 그리고 대출자들의 불만을 감안해서 연초에 적금 금리 최대 0.4%p (인상된) 상품을 출시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좀 들여다보니까 전체 30개 적금 상품 가운데 실제로 최고 금리를 적용한 상품은 2~3개, 거기에도 조그마하게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최초 6개월만 최고 금리가 적용이 되고요. 월 불입 한도는 10만 원입니다.
[앵커]
그렇게 찔끔 올리면서 가산금리는 더 적용하는 식으로 이 차익을 더 넓혔다는 얘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가산금리라는 게 쉽게 말하면 기준금리에다가 여러 가지 비용 같은 거 감안해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덧붙이는 건데, 물론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지점마다 가산 금리가 다 달라서 소비자들도 파악하기 어려운, 이런 방식이 과연 타당한 걸까요? 어떻게 보세요?
[답변]
그렇습니다. 정말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색 코뿔소라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서, 또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서 대출 총량 규제를 했습니다. 아니, 대출을 줄이려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금리 올리는 것밖에 없다. 변명이 궁색한데요. 사실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가산금리라는 게 은행의 비용과 순이익을 고려해서 자체적으로 정하는 금리입니다. 이걸 금융당국이 가산 금리를 어느 정도 해라, 라고 못 박을 수는 물론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같이 예금 금리만큼 대출 금리가 올랐다고 하면 이해하겠지만 대출 금리는 대개 높게, 예금 금리는 낮게 올랐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비 올 때 소비자들로 하여금 우산을 뺏고 있는 게 아니냐, 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은행들이 자체적인 영업 혁신을 통해서 이렇게 실적을 많이 냈다면 오히려 잘한 일이라고 평가를 받겠지만, 또 지금 상황이 코로나로 굉장히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또 많은 서민이 빚에 허덕이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너무 손쉬운 이자 장사로,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서민들의 고통을 딛고 수익을 올린 거 아니냐는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 규모보다도 가계 부채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지난 3분기 기준 가계 부채는 1,850조 원에 육박합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11월, 올해 1월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했는데 그 금리 인상 폭만 가지고도 대출자들의 연간 추가되는 이자 부담이 50만 원 선입니다. 여기에다 은행들이 가산 금리는 높이고 우대 금리는 낮추는 방식으로 예대 금리차를 확대하다 보니까 고스란히 그 피해가 대출자들한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런 부실에 대비해서, 그러면 그렇게 역대급 실적이 나왔으면 쉽게 말해서 충당금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충당금 좀 쌓아놓고 이렇게 방파제나 우산 같은 것도 제대로 마련해놓고 있습니까?
[답변]
성과급 300% 받으시면 어디에 뭘 하시겠어요, 라고 직장인들한테 물어보면 우선 마이너스 통장 빚 갚겠습니다가 먼저거든요. 대손 충당금이라는 건 미리 미래에 발생할 이런 부실 채권에 대해서 약간의 예비적 성격으로 충당해놔라, 라고 금융당국이 조언한 겁니다. 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은행들의 실적을 보니 오히려 대손 충당금을 1년 전에 비해서 많게는 30% 가까이 줄인 겁니다.
[앵커]
대신 성과급 잔치를 했다.
[답변]
그렇습니다. 내부적으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주요 은행들의 성과급 수준을 보시게 되면, 월 기본급의 300%입니다.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250%를 현금으로 그리고 50%에 해당하는 우리사주를 주고요. 여기에다가 100만 포인트,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통상 2년 전 은행들의 성과급이 기본급의 200%였다는 걸 감안하게 되면 1.5배에서 2배가량 성과급 잔치로 순이익을 나눠가졌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금융당국도 이런 거에 대한 비난 여론을 감안해서 이런저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는 얘기하지만 그래도 은행이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할 수 없다, 이런 입장이지 않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은행들이 어려울 때는 또 공적 자금으로 살려놓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상황에 따라서 잣대가 다른 겁니까?
[답변]
아마 제일은행, 서울은행, 조흥은행 기억하시죠? 공통점은 IMF 이후에 수십조 원에 수백조 원에 달하는 혈세, 공적 자금이 투입된 은행입니다. 어려울 때 구조조정을 통해서 전반적인 은행 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차원이었는데, 과거는 다 잊어버렸어요. 그래서 현실에 너무 손쉽게 수십 년 동안 내수, 소매, 소매금융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가지고 이자 장사하는 데만 국한돼 있다 보니까 우리가 과거에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자는 큰 그림은 있었지만 10년째, 20년째 제자리걸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답변]
정치권에서도 은행권의 이런 과도한 수익을 폭리로 보고 이런저런 규제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 법안이 나올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이인철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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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기념으로 제가 오늘 점심 쏘겠습니다.
[앵커]
요즘 은행가에서는 이렇게 한턱 쏜다는 얘기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시중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직원들 역시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받게 됐습니다. 은행 실적 대부분이 코로나 여파로 급증한 대출 이자에서 나왔다는데. 글쎄요, 과연 이걸 경영 성과로 평가할 수 있을지, 또 이거를 직원들끼리 성과급으로 나눠 갖는 게 바람직한지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은행들이 반도체 파는 기업도 아니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니까 조금 의아한 느낌이 들거든요? 얼마나 번 거예요, 돈을?
[답변]
지금 어닝 시즌, 주식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입니다. 어제, 그제 금융 지주 회사들 실적이 공개되고 있는데요. 모두 일제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게 되면 하나금융지주가 내일 실적 발표 예정인 것을 제외하면 어제, 오늘 KB금융, 신한, 우리금융이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지난해 순익,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에는 4조 클럽에 처음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금융지주 2조 5,000억 원 상당의 순익을 냈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2배 가까이 순익이 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4대 금융지주의 순익 추정치는 총 한 15조 원 정도로 지난해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3% 이상 급증한 수준입니다.
[앵커]
33%의 영업 실적을 더 냈다는 것, 이런 저금리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대단한 실적이 나왔을까요? 어디에서 이렇게 돈을 모은 거예요?
[답변]
그렇습니다. 통상 은행은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돈 벌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돈 굴릴 곳이 없다는 얘기죠. 그런데 우리나라 은행은 지금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저희가 금융지주라고 하니까 4개 사업 부분이 있거든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이 가운데 가장 실적의 일등 공신은 은행입니다. 은행은 어디에서 돈을 벌었느냐, 금리가 오르다 보니까 이자 이익으로, 이 순익의 거의 70% 가까이 이자로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주로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 예대 금리, 예대 마진이라고 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걸 통해서 수익을 냈다는 건데 어느 정도 지금 예대 마진이 벌어져 있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아마 주택담보대출을 갖고 계시거나 신용대출을 받으시면 수시로 문자가 옵니다. 대출 금리가 인상됐습니다. 반갑지 않으실 텐데요. 그게 그대로 예대 금리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0년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는 2% 초반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2.21%로 2년 4개월 만에 그 차가, 금리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겁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등 떠밀려하는 듯한 모양새가 있긴 했지만, 예금 금리도 좀 올리고 우대 금리도 회복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왜 예대 금리차는 계속 좁혀지지 않는 겁니까?
[답변]
그러니까 생색내기 마케팅이었습니다. 하도 등 떠밀려서 금융당국이 감시해왔고요. 그리고 대출자들의 불만을 감안해서 연초에 적금 금리 최대 0.4%p (인상된) 상품을 출시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좀 들여다보니까 전체 30개 적금 상품 가운데 실제로 최고 금리를 적용한 상품은 2~3개, 거기에도 조그마하게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최초 6개월만 최고 금리가 적용이 되고요. 월 불입 한도는 10만 원입니다.
[앵커]
그렇게 찔끔 올리면서 가산금리는 더 적용하는 식으로 이 차익을 더 넓혔다는 얘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가산금리라는 게 쉽게 말하면 기준금리에다가 여러 가지 비용 같은 거 감안해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덧붙이는 건데, 물론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지점마다 가산 금리가 다 달라서 소비자들도 파악하기 어려운, 이런 방식이 과연 타당한 걸까요? 어떻게 보세요?
[답변]
그렇습니다. 정말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색 코뿔소라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서, 또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서 대출 총량 규제를 했습니다. 아니, 대출을 줄이려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금리 올리는 것밖에 없다. 변명이 궁색한데요. 사실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가산금리라는 게 은행의 비용과 순이익을 고려해서 자체적으로 정하는 금리입니다. 이걸 금융당국이 가산 금리를 어느 정도 해라, 라고 못 박을 수는 물론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같이 예금 금리만큼 대출 금리가 올랐다고 하면 이해하겠지만 대출 금리는 대개 높게, 예금 금리는 낮게 올랐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비 올 때 소비자들로 하여금 우산을 뺏고 있는 게 아니냐, 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은행들이 자체적인 영업 혁신을 통해서 이렇게 실적을 많이 냈다면 오히려 잘한 일이라고 평가를 받겠지만, 또 지금 상황이 코로나로 굉장히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또 많은 서민이 빚에 허덕이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너무 손쉬운 이자 장사로,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서민들의 고통을 딛고 수익을 올린 거 아니냐는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 규모보다도 가계 부채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지난 3분기 기준 가계 부채는 1,850조 원에 육박합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11월, 올해 1월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했는데 그 금리 인상 폭만 가지고도 대출자들의 연간 추가되는 이자 부담이 50만 원 선입니다. 여기에다 은행들이 가산 금리는 높이고 우대 금리는 낮추는 방식으로 예대 금리차를 확대하다 보니까 고스란히 그 피해가 대출자들한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런 부실에 대비해서, 그러면 그렇게 역대급 실적이 나왔으면 쉽게 말해서 충당금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충당금 좀 쌓아놓고 이렇게 방파제나 우산 같은 것도 제대로 마련해놓고 있습니까?
[답변]
성과급 300% 받으시면 어디에 뭘 하시겠어요, 라고 직장인들한테 물어보면 우선 마이너스 통장 빚 갚겠습니다가 먼저거든요. 대손 충당금이라는 건 미리 미래에 발생할 이런 부실 채권에 대해서 약간의 예비적 성격으로 충당해놔라, 라고 금융당국이 조언한 겁니다. 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은행들의 실적을 보니 오히려 대손 충당금을 1년 전에 비해서 많게는 30% 가까이 줄인 겁니다.
[앵커]
대신 성과급 잔치를 했다.
[답변]
그렇습니다. 내부적으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주요 은행들의 성과급 수준을 보시게 되면, 월 기본급의 300%입니다.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250%를 현금으로 그리고 50%에 해당하는 우리사주를 주고요. 여기에다가 100만 포인트,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통상 2년 전 은행들의 성과급이 기본급의 200%였다는 걸 감안하게 되면 1.5배에서 2배가량 성과급 잔치로 순이익을 나눠가졌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금융당국도 이런 거에 대한 비난 여론을 감안해서 이런저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는 얘기하지만 그래도 은행이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할 수 없다, 이런 입장이지 않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은행들이 어려울 때는 또 공적 자금으로 살려놓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상황에 따라서 잣대가 다른 겁니까?
[답변]
아마 제일은행, 서울은행, 조흥은행 기억하시죠? 공통점은 IMF 이후에 수십조 원에 수백조 원에 달하는 혈세, 공적 자금이 투입된 은행입니다. 어려울 때 구조조정을 통해서 전반적인 은행 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차원이었는데, 과거는 다 잊어버렸어요. 그래서 현실에 너무 손쉽게 수십 년 동안 내수, 소매, 소매금융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가지고 이자 장사하는 데만 국한돼 있다 보니까 우리가 과거에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자는 큰 그림은 있었지만 10년째, 20년째 제자리걸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답변]
정치권에서도 은행권의 이런 과도한 수익을 폭리로 보고 이런저런 규제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 법안이 나올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이인철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2월9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2.09
[영상]
월급 기념으로 제가 오늘 점심 쏘겠습니다.
[앵커]
요즘 은행가에서는 이렇게 한턱 쏜다는 얘기가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시중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직원들 역시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받게 됐습니다. 은행 실적 대부분이 코로나 여파로 급증한 대출 이자에서 나왔다는데. 글쎄요, 과연 이걸 경영 성과로 평가할 수 있을지, 또 이거를 직원들끼리 성과급으로 나눠 갖는 게 바람직한지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은행들이 반도체 파는 기업도 아니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니까 조금 의아한 느낌이 들거든요? 얼마나 번 거예요, 돈을?
[답변]
지금 어닝 시즌, 주식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입니다. 어제, 그제 금융 지주 회사들 실적이 공개되고 있는데요. 모두 일제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게 되면 하나금융지주가 내일 실적 발표 예정인 것을 제외하면 어제, 오늘 KB금융, 신한, 우리금융이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지난해 순익,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에는 4조 클럽에 처음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금융지주 2조 5,000억 원 상당의 순익을 냈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2배 가까이 순익이 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4대 금융지주의 순익 추정치는 총 한 15조 원 정도로 지난해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3% 이상 급증한 수준입니다.
[앵커]
33%의 영업 실적을 더 냈다는 것, 이런 저금리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대단한 실적이 나왔을까요? 어디에서 이렇게 돈을 모은 거예요?
[답변]
그렇습니다. 통상 은행은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돈 벌기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돈 굴릴 곳이 없다는 얘기죠. 그런데 우리나라 은행은 지금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저희가 금융지주라고 하니까 4개 사업 부분이 있거든요. 은행, 증권, 보험, 카드, 이 가운데 가장 실적의 일등 공신은 은행입니다. 은행은 어디에서 돈을 벌었느냐, 금리가 오르다 보니까 이자 이익으로, 이 순익의 거의 70% 가까이 이자로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주로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 예대 금리, 예대 마진이라고 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걸 통해서 수익을 냈다는 건데 어느 정도 지금 예대 마진이 벌어져 있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아마 주택담보대출을 갖고 계시거나 신용대출을 받으시면 수시로 문자가 옵니다. 대출 금리가 인상됐습니다. 반갑지 않으실 텐데요. 그게 그대로 예대 금리차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0년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는 2% 초반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2.21%로 2년 4개월 만에 그 차가, 금리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겁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등 떠밀려하는 듯한 모양새가 있긴 했지만, 예금 금리도 좀 올리고 우대 금리도 회복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왜 예대 금리차는 계속 좁혀지지 않는 겁니까?
[답변]
그러니까 생색내기 마케팅이었습니다. 하도 등 떠밀려서 금융당국이 감시해왔고요. 그리고 대출자들의 불만을 감안해서 연초에 적금 금리 최대 0.4%p (인상된) 상품을 출시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좀 들여다보니까 전체 30개 적금 상품 가운데 실제로 최고 금리를 적용한 상품은 2~3개, 거기에도 조그마하게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최초 6개월만 최고 금리가 적용이 되고요. 월 불입 한도는 10만 원입니다.
[앵커]
그렇게 찔끔 올리면서 가산금리는 더 적용하는 식으로 이 차익을 더 넓혔다는 얘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가산금리라는 게 쉽게 말하면 기준금리에다가 여러 가지 비용 같은 거 감안해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덧붙이는 건데, 물론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지점마다 가산 금리가 다 달라서 소비자들도 파악하기 어려운, 이런 방식이 과연 타당한 걸까요? 어떻게 보세요?
[답변]
그렇습니다. 정말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색 코뿔소라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서, 또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서 대출 총량 규제를 했습니다. 아니, 대출을 줄이려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금리 올리는 것밖에 없다. 변명이 궁색한데요. 사실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가산금리라는 게 은행의 비용과 순이익을 고려해서 자체적으로 정하는 금리입니다. 이걸 금융당국이 가산 금리를 어느 정도 해라, 라고 못 박을 수는 물론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같이 예금 금리만큼 대출 금리가 올랐다고 하면 이해하겠지만 대출 금리는 대개 높게, 예금 금리는 낮게 올랐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비 올 때 소비자들로 하여금 우산을 뺏고 있는 게 아니냐, 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은행들이 자체적인 영업 혁신을 통해서 이렇게 실적을 많이 냈다면 오히려 잘한 일이라고 평가를 받겠지만, 또 지금 상황이 코로나로 굉장히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또 많은 서민이 빚에 허덕이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너무 손쉬운 이자 장사로,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서민들의 고통을 딛고 수익을 올린 거 아니냐는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답변]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 규모보다도 가계 부채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지난 3분기 기준 가계 부채는 1,850조 원에 육박합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11월, 올해 1월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했는데 그 금리 인상 폭만 가지고도 대출자들의 연간 추가되는 이자 부담이 50만 원 선입니다. 여기에다 은행들이 가산 금리는 높이고 우대 금리는 낮추는 방식으로 예대 금리차를 확대하다 보니까 고스란히 그 피해가 대출자들한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런 부실에 대비해서, 그러면 그렇게 역대급 실적이 나왔으면 쉽게 말해서 충당금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충당금 좀 쌓아놓고 이렇게 방파제나 우산 같은 것도 제대로 마련해놓고 있습니까?
[답변]
성과급 300% 받으시면 어디에 뭘 하시겠어요, 라고 직장인들한테 물어보면 우선 마이너스 통장 빚 갚겠습니다가 먼저거든요. 대손 충당금이라는 건 미리 미래에 발생할 이런 부실 채권에 대해서 약간의 예비적 성격으로 충당해놔라, 라고 금융당국이 조언한 겁니다. 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은행들의 실적을 보니 오히려 대손 충당금을 1년 전에 비해서 많게는 30% 가까이 줄인 겁니다.
[앵커]
대신 성과급 잔치를 했다.
[답변]
그렇습니다. 내부적으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주요 은행들의 성과급 수준을 보시게 되면, 월 기본급의 300%입니다. 신한은행의 경우에는 250%를 현금으로 그리고 50%에 해당하는 우리사주를 주고요. 여기에다가 100만 포인트,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통상 2년 전 은행들의 성과급이 기본급의 200%였다는 걸 감안하게 되면 1.5배에서 2배가량 성과급 잔치로 순이익을 나눠가졌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금융당국도 이런 거에 대한 비난 여론을 감안해서 이런저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는 얘기하지만 그래도 은행이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또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할 수 없다, 이런 입장이지 않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은행들이 어려울 때는 또 공적 자금으로 살려놓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상황에 따라서 잣대가 다른 겁니까?
[답변]
아마 제일은행, 서울은행, 조흥은행 기억하시죠? 공통점은 IMF 이후에 수십조 원에 수백조 원에 달하는 혈세, 공적 자금이 투입된 은행입니다. 어려울 때 구조조정을 통해서 전반적인 은행 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차원이었는데, 과거는 다 잊어버렸어요. 그래서 현실에 너무 손쉽게 수십 년 동안 내수, 소매, 소매금융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가지고 이자 장사하는 데만 국한돼 있다 보니까 우리가 과거에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자는 큰 그림은 있었지만 10년째, 20년째 제자리걸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답변]
정치권에서도 은행권의 이런 과도한 수익을 폭리로 보고 이런저런 규제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 법안이 나올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이인철 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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