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두 번째 베이징 올림픽, ‘달라진 중국’과 세계 불화의 상징
입력 2022.02.09 (18:20)
수정 2022.02.0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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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개막했지만, 분위기는 차갑습니다.
우리는 쇼트트랙 때문에 더 그런데, 우리만 그런 건 아닙니다.
2008년엔 이렇지 않았는데, 14년 만에 왜 이렇게 달라졌는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그래도 '올림픽'인데... 도쿄에 이어 베이징도 조용합니다?
[기자]
네, 14년 만에 다시 열린 올림픽인 데다, 한 도시에서 하계와 동계 모두를 개최하는 건 처음인데도, 분위기가 참 안 납니다.
개막식도 비교적 소박했습니다.
2008년과 장소가 같고, 총연출 장이머우 감독도 같았지만, 규모는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성화 점화, 2008년엔 화려함의 극치였고 와이어 쇼가 결합된 성화 점화는 지금도 회자 될 정도지만, 이번엔 눈꽃 모양 장치에 성화를 꽂는, 비교적 검소하게 치러졌습니다.
쓴 돈을 비교해보니 2008년엔 40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엔 공식적으론 고작 19억 달럽니다.
[앵커]
코로나 영향도 있긴 하겠지만, 미·중 경쟁, 갈등. 이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기자]
네, 그걸 잘 보여 주는 게 개막식 손님 명단입니다.
2008년엔 다 왔어요.
당시 미국 부시 대통령과 아버지 부시 둘 다 왔고, 우리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일본과 영국, 캐나다, 호주 총리, 프랑스 대통령 등 100여 개 나라에서 정상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는데,
이번엔 눈에 띄는 정상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뿐입니다.
어떻게 같은 장소에서 치르는 올림픽에 대한 글로벌 국가들의 태도가 14년 만에 이렇게나 바뀌었는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앵커]
경제력은 더 커지지 않았나요?
[기자]
지금 우리는 중국이 원래부터 G2였던 것처럼 착각하는데, 14년 전만 해도 아니었습니다.
GDP는 일본보다 작았는데, 14년 만에 무려 5배가 됐습니다.
미국하고 비교하면 그땐 고작 1/4이었는데 이젠 3/4까지 쫓아갔습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에서 약 18%로 늘었습니다.
앞으로 10년 정도면 미국도 제칠 거라는 관측 나옵니다.
[앵커]
와, 무시하기엔 너무 커버린 중국을 왜 세계는 이렇게 멀리하려 할까요?
[기자]
우선 오미크론 변이 영향이죠.
올림픽도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된 이른바 '폐쇄 루프' 속에서 치러지고 있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건 미·중 갈등의 반작용입니다.
국가 단위에선 미국이 주도한 외교적 보이콧이 컸고, 기업 단위에선 이 '인권 문제' 신경 쓰입니다.
'인권 탄압'을 매개로 한 소비자 불매 운동 등의 불똥이 튈 수 있으니까... 공식 후원사까지도 조용합니다.
토요타, 코카콜라 등 대부분의 후원사가 온라인에 올림픽 관련 글조차 거의 안 올립니다.
우리 삼성전자도 조용합니다.
[위구르인/터키 거주 : "(사람들이) 중국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나요? (지구촌이) 인권 문제를 중요시한다면 올림픽을 중국이 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앵커]
잔치 치르는 중국 입장에선 난감할 것 같은데요?
[기자]
꼭 그렇진 않습니다.
대내적인 홍보와 상황 관리에 치중은 하는데...
이 모습 기억하시나요?
네덜란드 기자를 생방송 중에 쫓아낸 장면, 이 장면 화제가 됐죠?
이걸 보면 난감하다기보다는, 우리는 더이상 눈치 볼 만큼 작지 않다, 는 또 다른 의미의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그만큼 국력이 커졌습니다.
우선 더는 수출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제 자동차 등 일부 분야에선 미국이 아니고 중국이 세계 최대의 시장입니다.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못 들어가서 안달합니다.
화성에 탐사선도 보내는 나라고 AI나 빅데이터는 어쩌면 미국보다 더 발달해있을지도 모릅니다.
촘촘한 사회 감시망을 깔아놓고 운영하는 기술이 다 AI, 빅데이터 분석 기술입니다.
지금 이 모습,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4년 전과는 '전혀 다른 올림픽'이고, 이게 서구식 국제 질서와 격리된 중국을 상징한다, 했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14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 그러니 세계가 중국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게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중국의 미래가 마냥 밝진 않잖아요?
[기자]
네, 이번 대회 빚내서 치르고 있습니다.
흥청망청은 어려운 분위기.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소비 위축 심각하고, 그래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4%대까지 추락했고, 올해 전망도 안 좋습니다.
지방정부나 부실기업 부채 문제는 시한폭탄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빨리 떨어지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설상가상 미국은 더 세게 압박해옵니다.
타이완에 1억 달러 규모의 무기 수출 승인했고, 수출 통제 대상에 중국 기관 33곳을 무더기로 올렸습니다.
[앵커]
여기에 더해 판정 논란까지...지나봐야 알겠지만, 이번 올림픽은 스포츠보다는 정치적인 차원에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개막했지만, 분위기는 차갑습니다.
우리는 쇼트트랙 때문에 더 그런데, 우리만 그런 건 아닙니다.
2008년엔 이렇지 않았는데, 14년 만에 왜 이렇게 달라졌는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그래도 '올림픽'인데... 도쿄에 이어 베이징도 조용합니다?
[기자]
네, 14년 만에 다시 열린 올림픽인 데다, 한 도시에서 하계와 동계 모두를 개최하는 건 처음인데도, 분위기가 참 안 납니다.
개막식도 비교적 소박했습니다.
2008년과 장소가 같고, 총연출 장이머우 감독도 같았지만, 규모는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성화 점화, 2008년엔 화려함의 극치였고 와이어 쇼가 결합된 성화 점화는 지금도 회자 될 정도지만, 이번엔 눈꽃 모양 장치에 성화를 꽂는, 비교적 검소하게 치러졌습니다.
쓴 돈을 비교해보니 2008년엔 40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엔 공식적으론 고작 19억 달럽니다.
[앵커]
코로나 영향도 있긴 하겠지만, 미·중 경쟁, 갈등. 이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기자]
네, 그걸 잘 보여 주는 게 개막식 손님 명단입니다.
2008년엔 다 왔어요.
당시 미국 부시 대통령과 아버지 부시 둘 다 왔고, 우리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일본과 영국, 캐나다, 호주 총리, 프랑스 대통령 등 100여 개 나라에서 정상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는데,
이번엔 눈에 띄는 정상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뿐입니다.
어떻게 같은 장소에서 치르는 올림픽에 대한 글로벌 국가들의 태도가 14년 만에 이렇게나 바뀌었는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앵커]
경제력은 더 커지지 않았나요?
[기자]
지금 우리는 중국이 원래부터 G2였던 것처럼 착각하는데, 14년 전만 해도 아니었습니다.
GDP는 일본보다 작았는데, 14년 만에 무려 5배가 됐습니다.
미국하고 비교하면 그땐 고작 1/4이었는데 이젠 3/4까지 쫓아갔습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에서 약 18%로 늘었습니다.
앞으로 10년 정도면 미국도 제칠 거라는 관측 나옵니다.
[앵커]
와, 무시하기엔 너무 커버린 중국을 왜 세계는 이렇게 멀리하려 할까요?
[기자]
우선 오미크론 변이 영향이죠.
올림픽도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된 이른바 '폐쇄 루프' 속에서 치러지고 있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건 미·중 갈등의 반작용입니다.
국가 단위에선 미국이 주도한 외교적 보이콧이 컸고, 기업 단위에선 이 '인권 문제' 신경 쓰입니다.
'인권 탄압'을 매개로 한 소비자 불매 운동 등의 불똥이 튈 수 있으니까... 공식 후원사까지도 조용합니다.
토요타, 코카콜라 등 대부분의 후원사가 온라인에 올림픽 관련 글조차 거의 안 올립니다.
우리 삼성전자도 조용합니다.
[위구르인/터키 거주 : "(사람들이) 중국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나요? (지구촌이) 인권 문제를 중요시한다면 올림픽을 중국이 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앵커]
잔치 치르는 중국 입장에선 난감할 것 같은데요?
[기자]
꼭 그렇진 않습니다.
대내적인 홍보와 상황 관리에 치중은 하는데...
이 모습 기억하시나요?
네덜란드 기자를 생방송 중에 쫓아낸 장면, 이 장면 화제가 됐죠?
이걸 보면 난감하다기보다는, 우리는 더이상 눈치 볼 만큼 작지 않다, 는 또 다른 의미의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그만큼 국력이 커졌습니다.
우선 더는 수출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제 자동차 등 일부 분야에선 미국이 아니고 중국이 세계 최대의 시장입니다.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못 들어가서 안달합니다.
화성에 탐사선도 보내는 나라고 AI나 빅데이터는 어쩌면 미국보다 더 발달해있을지도 모릅니다.
촘촘한 사회 감시망을 깔아놓고 운영하는 기술이 다 AI, 빅데이터 분석 기술입니다.
지금 이 모습,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4년 전과는 '전혀 다른 올림픽'이고, 이게 서구식 국제 질서와 격리된 중국을 상징한다, 했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14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 그러니 세계가 중국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게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중국의 미래가 마냥 밝진 않잖아요?
[기자]
네, 이번 대회 빚내서 치르고 있습니다.
흥청망청은 어려운 분위기.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소비 위축 심각하고, 그래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4%대까지 추락했고, 올해 전망도 안 좋습니다.
지방정부나 부실기업 부채 문제는 시한폭탄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빨리 떨어지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설상가상 미국은 더 세게 압박해옵니다.
타이완에 1억 달러 규모의 무기 수출 승인했고, 수출 통제 대상에 중국 기관 33곳을 무더기로 올렸습니다.
[앵커]
여기에 더해 판정 논란까지...지나봐야 알겠지만, 이번 올림픽은 스포츠보다는 정치적인 차원에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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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 두 번째 베이징 올림픽, ‘달라진 중국’과 세계 불화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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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2-09 18:20:27
- 수정2022-02-09 19:09:35

[앵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개막했지만, 분위기는 차갑습니다.
우리는 쇼트트랙 때문에 더 그런데, 우리만 그런 건 아닙니다.
2008년엔 이렇지 않았는데, 14년 만에 왜 이렇게 달라졌는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그래도 '올림픽'인데... 도쿄에 이어 베이징도 조용합니다?
[기자]
네, 14년 만에 다시 열린 올림픽인 데다, 한 도시에서 하계와 동계 모두를 개최하는 건 처음인데도, 분위기가 참 안 납니다.
개막식도 비교적 소박했습니다.
2008년과 장소가 같고, 총연출 장이머우 감독도 같았지만, 규모는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성화 점화, 2008년엔 화려함의 극치였고 와이어 쇼가 결합된 성화 점화는 지금도 회자 될 정도지만, 이번엔 눈꽃 모양 장치에 성화를 꽂는, 비교적 검소하게 치러졌습니다.
쓴 돈을 비교해보니 2008년엔 40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엔 공식적으론 고작 19억 달럽니다.
[앵커]
코로나 영향도 있긴 하겠지만, 미·중 경쟁, 갈등. 이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기자]
네, 그걸 잘 보여 주는 게 개막식 손님 명단입니다.
2008년엔 다 왔어요.
당시 미국 부시 대통령과 아버지 부시 둘 다 왔고, 우리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일본과 영국, 캐나다, 호주 총리, 프랑스 대통령 등 100여 개 나라에서 정상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는데,
이번엔 눈에 띄는 정상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뿐입니다.
어떻게 같은 장소에서 치르는 올림픽에 대한 글로벌 국가들의 태도가 14년 만에 이렇게나 바뀌었는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앵커]
경제력은 더 커지지 않았나요?
[기자]
지금 우리는 중국이 원래부터 G2였던 것처럼 착각하는데, 14년 전만 해도 아니었습니다.
GDP는 일본보다 작았는데, 14년 만에 무려 5배가 됐습니다.
미국하고 비교하면 그땐 고작 1/4이었는데 이젠 3/4까지 쫓아갔습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에서 약 18%로 늘었습니다.
앞으로 10년 정도면 미국도 제칠 거라는 관측 나옵니다.
[앵커]
와, 무시하기엔 너무 커버린 중국을 왜 세계는 이렇게 멀리하려 할까요?
[기자]
우선 오미크론 변이 영향이죠.
올림픽도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된 이른바 '폐쇄 루프' 속에서 치러지고 있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건 미·중 갈등의 반작용입니다.
국가 단위에선 미국이 주도한 외교적 보이콧이 컸고, 기업 단위에선 이 '인권 문제' 신경 쓰입니다.
'인권 탄압'을 매개로 한 소비자 불매 운동 등의 불똥이 튈 수 있으니까... 공식 후원사까지도 조용합니다.
토요타, 코카콜라 등 대부분의 후원사가 온라인에 올림픽 관련 글조차 거의 안 올립니다.
우리 삼성전자도 조용합니다.
[위구르인/터키 거주 : "(사람들이) 중국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나요? (지구촌이) 인권 문제를 중요시한다면 올림픽을 중국이 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앵커]
잔치 치르는 중국 입장에선 난감할 것 같은데요?
[기자]
꼭 그렇진 않습니다.
대내적인 홍보와 상황 관리에 치중은 하는데...
이 모습 기억하시나요?
네덜란드 기자를 생방송 중에 쫓아낸 장면, 이 장면 화제가 됐죠?
이걸 보면 난감하다기보다는, 우리는 더이상 눈치 볼 만큼 작지 않다, 는 또 다른 의미의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그만큼 국력이 커졌습니다.
우선 더는 수출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제 자동차 등 일부 분야에선 미국이 아니고 중국이 세계 최대의 시장입니다.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못 들어가서 안달합니다.
화성에 탐사선도 보내는 나라고 AI나 빅데이터는 어쩌면 미국보다 더 발달해있을지도 모릅니다.
촘촘한 사회 감시망을 깔아놓고 운영하는 기술이 다 AI, 빅데이터 분석 기술입니다.
지금 이 모습,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4년 전과는 '전혀 다른 올림픽'이고, 이게 서구식 국제 질서와 격리된 중국을 상징한다, 했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14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 그러니 세계가 중국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게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중국의 미래가 마냥 밝진 않잖아요?
[기자]
네, 이번 대회 빚내서 치르고 있습니다.
흥청망청은 어려운 분위기.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소비 위축 심각하고, 그래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4%대까지 추락했고, 올해 전망도 안 좋습니다.
지방정부나 부실기업 부채 문제는 시한폭탄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빨리 떨어지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설상가상 미국은 더 세게 압박해옵니다.
타이완에 1억 달러 규모의 무기 수출 승인했고, 수출 통제 대상에 중국 기관 33곳을 무더기로 올렸습니다.
[앵커]
여기에 더해 판정 논란까지...지나봐야 알겠지만, 이번 올림픽은 스포츠보다는 정치적인 차원에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개막했지만, 분위기는 차갑습니다.
우리는 쇼트트랙 때문에 더 그런데, 우리만 그런 건 아닙니다.
2008년엔 이렇지 않았는데, 14년 만에 왜 이렇게 달라졌는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그래도 '올림픽'인데... 도쿄에 이어 베이징도 조용합니다?
[기자]
네, 14년 만에 다시 열린 올림픽인 데다, 한 도시에서 하계와 동계 모두를 개최하는 건 처음인데도, 분위기가 참 안 납니다.
개막식도 비교적 소박했습니다.
2008년과 장소가 같고, 총연출 장이머우 감독도 같았지만, 규모는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성화 점화, 2008년엔 화려함의 극치였고 와이어 쇼가 결합된 성화 점화는 지금도 회자 될 정도지만, 이번엔 눈꽃 모양 장치에 성화를 꽂는, 비교적 검소하게 치러졌습니다.
쓴 돈을 비교해보니 2008년엔 40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엔 공식적으론 고작 19억 달럽니다.
[앵커]
코로나 영향도 있긴 하겠지만, 미·중 경쟁, 갈등. 이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기자]
네, 그걸 잘 보여 주는 게 개막식 손님 명단입니다.
2008년엔 다 왔어요.
당시 미국 부시 대통령과 아버지 부시 둘 다 왔고, 우리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일본과 영국, 캐나다, 호주 총리, 프랑스 대통령 등 100여 개 나라에서 정상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는데,
이번엔 눈에 띄는 정상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뿐입니다.
어떻게 같은 장소에서 치르는 올림픽에 대한 글로벌 국가들의 태도가 14년 만에 이렇게나 바뀌었는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앵커]
경제력은 더 커지지 않았나요?
[기자]
지금 우리는 중국이 원래부터 G2였던 것처럼 착각하는데, 14년 전만 해도 아니었습니다.
GDP는 일본보다 작았는데, 14년 만에 무려 5배가 됐습니다.
미국하고 비교하면 그땐 고작 1/4이었는데 이젠 3/4까지 쫓아갔습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에서 약 18%로 늘었습니다.
앞으로 10년 정도면 미국도 제칠 거라는 관측 나옵니다.
[앵커]
와, 무시하기엔 너무 커버린 중국을 왜 세계는 이렇게 멀리하려 할까요?
[기자]
우선 오미크론 변이 영향이죠.
올림픽도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된 이른바 '폐쇄 루프' 속에서 치러지고 있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건 미·중 갈등의 반작용입니다.
국가 단위에선 미국이 주도한 외교적 보이콧이 컸고, 기업 단위에선 이 '인권 문제' 신경 쓰입니다.
'인권 탄압'을 매개로 한 소비자 불매 운동 등의 불똥이 튈 수 있으니까... 공식 후원사까지도 조용합니다.
토요타, 코카콜라 등 대부분의 후원사가 온라인에 올림픽 관련 글조차 거의 안 올립니다.
우리 삼성전자도 조용합니다.
[위구르인/터키 거주 : "(사람들이) 중국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나요? (지구촌이) 인권 문제를 중요시한다면 올림픽을 중국이 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앵커]
잔치 치르는 중국 입장에선 난감할 것 같은데요?
[기자]
꼭 그렇진 않습니다.
대내적인 홍보와 상황 관리에 치중은 하는데...
이 모습 기억하시나요?
네덜란드 기자를 생방송 중에 쫓아낸 장면, 이 장면 화제가 됐죠?
이걸 보면 난감하다기보다는, 우리는 더이상 눈치 볼 만큼 작지 않다, 는 또 다른 의미의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그만큼 국력이 커졌습니다.
우선 더는 수출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제 자동차 등 일부 분야에선 미국이 아니고 중국이 세계 최대의 시장입니다.
테슬라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못 들어가서 안달합니다.
화성에 탐사선도 보내는 나라고 AI나 빅데이터는 어쩌면 미국보다 더 발달해있을지도 모릅니다.
촘촘한 사회 감시망을 깔아놓고 운영하는 기술이 다 AI, 빅데이터 분석 기술입니다.
지금 이 모습,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4년 전과는 '전혀 다른 올림픽'이고, 이게 서구식 국제 질서와 격리된 중국을 상징한다, 했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14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 그러니 세계가 중국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게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중국의 미래가 마냥 밝진 않잖아요?
[기자]
네, 이번 대회 빚내서 치르고 있습니다.
흥청망청은 어려운 분위기.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소비 위축 심각하고, 그래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4%대까지 추락했고, 올해 전망도 안 좋습니다.
지방정부나 부실기업 부채 문제는 시한폭탄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빨리 떨어지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설상가상 미국은 더 세게 압박해옵니다.
타이완에 1억 달러 규모의 무기 수출 승인했고, 수출 통제 대상에 중국 기관 33곳을 무더기로 올렸습니다.
[앵커]
여기에 더해 판정 논란까지...지나봐야 알겠지만, 이번 올림픽은 스포츠보다는 정치적인 차원에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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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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