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문재인 후계자가…” 중국, 한국 내 반중 정서 주시

입력 2022.02.12 (07:00) 수정 2022.02.1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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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둘러싼 한중 관계 소식을 홈페이지 머릿기사로 올렸다. “한국과 중국은 아이스링크의 감정을 식히기 위해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는 제목이다. (사진/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둘러싼 한중 관계 소식을 홈페이지 머릿기사로 올렸다. “한국과 중국은 아이스링크의 감정을 식히기 위해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는 제목이다. (사진/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

■ 중국 관영매체, ‘반중 감정’ 등 한중 관계 연일 중요하게 보도

중국 ‘글로벌타임스’의 홈페이지 중앙을 2월 11일 한국 관련 소식이 차지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중국은 아이스 링크의 감정을 식히기 위해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는 제목과 함께 최근 촉발된 한국 내 반중 정서 소식을 전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영문 매체입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주한 중국대사관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황대헌 선수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먼저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2월 10일엔 황대헌의 1,500m 우승이 중국 누리꾼들의 존중을 받고 있다는 기사도 올렸습니다.

한국 황대헌 선수가 9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국 황대헌 선수가 9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한중 누리꾼 사이 설전의 이유에 대해서는 쇼트트랙은 페널티 시비가 흔하다면서도 “일부 한국 누리꾼의 부정적 반응은 비이성적이고 일부 정치인들이 선거를 의식해 반중 감정을 과장하고 있다”는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주장을 실었습니다.

이처럼 강온 대응을 오가는 듯한 중국 관영매체의 태도는 최근 주한 중국대사관의 행동에서도 드러납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2월 8일부터 사흘 동안 연이어 입장문을 냈습니다.


■ 주한 중국대사관 사흘 연속 입장문...한국 언론·정치인 탓하다 “황대헌 축하”

8일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과 관련해 “한복은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며 이른바 ‘문화 공정’ 주장을 반박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쇼트트랙 판정 논란에 대해서는 9일 “한국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에 화살을 돌리고 반중 정서를 부추기며 양국 국민의 감정을 악화시켰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러더니 10일엔 황대헌의 우승에 대해 이례적인 축하 메시지를 낸 것입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8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과 관련해 “한복은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사진/연합뉴스)주한 중국대사관은 8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과 관련해 “한복은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얼핏 냉온탕 대응이 뒤섞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도 관영매체 보도와 대사관 입장문을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자국내 애국주의를 자극하기 보다는 진화하려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처럼 보입니다.

중국 당국이 미중 전략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 내 반중 여론이 강화돼 자칫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 대선 과정에서도 방중 감정이 담긴 논의가 계속 확산되면 차기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도 있습니다.


■ 중국, 이재명 “중국 어선 격침” 윤석열 “사드 추가 배치” 등 대선 후보 발언 주시

중국 측의 이같은 우려는 실제 중국 관영매체들의 보도에서도 드러납니다.

“변검(얼굴 바꾸기)! 문재인의 후계자가 중국에 대한 태도를 180도 바꿔. 중국 어선을 격침하겠다고 외쳤다”

중국 관영매체 ‘션냐오쯔쉰(神鸟知讯)’이 2월 10일 한국 소식을 전하며 뽑은 기사 제목입니다.

션냐오쯔쉰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계자로 꼽히는 이재명 후보’가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침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강조하던 이 후보가 기존 태도를 벗어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불법 영해 침범은 격침해버려야 한다”, “소말리아가 왔어도 봐줬겠는가, 분명하게 하고 평등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한 내용을 전한 것입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재명(왼쪽), 윤석열 대선 후보의 대중 정책 관련 발언들을 주목하며 보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중국 관영매체들은 이재명(왼쪽), 윤석열 대선 후보의 대중 정책 관련 발언들을 주목하며 보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매체는 동시에 윤석열 후보가 미국 유력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한미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습니다. 윤 후보가 사드 추가 도입을 주장하고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4자 협의체 가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8일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비례해 사드 추가 배치 문제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한 내용을 전한 것인데, 당시 윤 후보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안보 협의체, 쿼드(Quad)의 산하 워킹그룹에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쿼드 가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션냐오쯔쉰’은 중국 청두TV가 운영하고 공산당과도 연계돼 있습니다.

이 매체는 한국 대선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결과와 개막식 한복 논란으로 반중 여론이 일자 대선주자들이 여론전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환구시보’ 역시 10일 이재명 후보의 ‘중국 어선 격침’ 발언과 윤석열 후보의 ‘한미 동맹 강화’ 기고문 소식을 전했습니다. ‘환구시보’는 특히 “친중 성향이던 여당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한국 내 강한 반중 정서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TV토론에서도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사드 추가 배치를 반대한 이재명 후보의 변화가 주목된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점화된 반중 정서가 한국 대통령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 중국, 올림픽 계기 반중 정서의 한국 대선과 대중 정책 영향 경계

중국이 재외 공관과 관영매체를 통해 반중 정서를 대변한 정치인들을 비판하고 판정 논란의 희생자로 보였던 한국 선수를 띄우는 제스처의 이면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중국 당국의 태도가 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외교 경로를 활용하는 관행을 깨고 민감한 대선 시기 주재국 정치인들을 공개 비난하며 내정 간섭 논란을 다시 일으켰습니다. 주재국 언론 탓을 하는 것도 민주주의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행태입니다.

무엇보다 중국 측의 비판은 문제의 원인을 비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인, 언론, 누리꾼의 말을 문제의 원인처럼 지목하지만 그것은 현상들일 뿐입니다.


■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감정에는 맥락과 이유가 있어

한중 관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한국인이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는 데는 분명한 맥락과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행동입니다.

동북공정, 사드 보복과 한한령, 김치 논쟁 등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Korea actually used to be a part of China)’고 말했다고 전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 내용도 한국인은 잊기 힘듭니다.

사안을 하나만 떼어 놓으면 오해라 주장할 수 있어도 연이어 놓고 보면 의심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중국 당국은 디지털 시대에 유튜브를 비롯한 해외 플랫폼의 진입을 막고, 애국주의를 자극해온 태도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을 국제 여론의 갈라파고스로 만들어 미래 세대를 잘못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중국에 대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호감도가 최하위 수준으로 나오는 각종 설문조사는 이미 경고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등을 위해 방중한 박병석 국회의장(왼쪽)은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간 문화 교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중국측에 제안했다. (사진/국회)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등을 위해 방중한 박병석 국회의장(왼쪽)은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간 문화 교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중국측에 제안했다. (사진/국회)

맨 앞에 소개한 오늘자 글로벌타임스 기사는 최근 한중간 갈등의 해법으로 교류 강화를 제안했습니다. 최근 방중한 박병석 국회의장 역시 자신을 초대한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에게 한중간 문화 교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양국 관계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위 한한령이 해제됐다고 한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하는 날이 그 첫 날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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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문재인 후계자가…” 중국, 한국 내 반중 정서 주시
    • 입력 2022-02-12 07:00:55
    • 수정2022-02-12 07: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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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매체인 글로벌타임스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둘러싼 한중 관계 소식을 홈페이지 머릿기사로 올렸다. “한국과 중국은 아이스링크의 감정을 식히기 위해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는 제목이다. (사진/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
■ 중국 관영매체, ‘반중 감정’ 등 한중 관계 연일 중요하게 보도

중국 ‘글로벌타임스’의 홈페이지 중앙을 2월 11일 한국 관련 소식이 차지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과 중국은 아이스 링크의 감정을 식히기 위해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는 제목과 함께 최근 촉발된 한국 내 반중 정서 소식을 전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영문 매체입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주한 중국대사관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황대헌 선수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먼저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2월 10일엔 황대헌의 1,500m 우승이 중국 누리꾼들의 존중을 받고 있다는 기사도 올렸습니다.

한국 황대헌 선수가 9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한중 누리꾼 사이 설전의 이유에 대해서는 쇼트트랙은 페널티 시비가 흔하다면서도 “일부 한국 누리꾼의 부정적 반응은 비이성적이고 일부 정치인들이 선거를 의식해 반중 감정을 과장하고 있다”는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주장을 실었습니다.

이처럼 강온 대응을 오가는 듯한 중국 관영매체의 태도는 최근 주한 중국대사관의 행동에서도 드러납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2월 8일부터 사흘 동안 연이어 입장문을 냈습니다.


■ 주한 중국대사관 사흘 연속 입장문...한국 언론·정치인 탓하다 “황대헌 축하”

8일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과 관련해 “한복은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며 이른바 ‘문화 공정’ 주장을 반박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쇼트트랙 판정 논란에 대해서는 9일 “한국의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에 화살을 돌리고 반중 정서를 부추기며 양국 국민의 감정을 악화시켰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러더니 10일엔 황대헌의 우승에 대해 이례적인 축하 메시지를 낸 것입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8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과 관련해 “한복은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얼핏 냉온탕 대응이 뒤섞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도 관영매체 보도와 대사관 입장문을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자국내 애국주의를 자극하기 보다는 진화하려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처럼 보입니다.

중국 당국이 미중 전략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 내 반중 여론이 강화돼 자칫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 대선 과정에서도 방중 감정이 담긴 논의가 계속 확산되면 차기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도 있습니다.


■ 중국, 이재명 “중국 어선 격침” 윤석열 “사드 추가 배치” 등 대선 후보 발언 주시

중국 측의 이같은 우려는 실제 중국 관영매체들의 보도에서도 드러납니다.

“변검(얼굴 바꾸기)! 문재인의 후계자가 중국에 대한 태도를 180도 바꿔. 중국 어선을 격침하겠다고 외쳤다”

중국 관영매체 ‘션냐오쯔쉰(神鸟知讯)’이 2월 10일 한국 소식을 전하며 뽑은 기사 제목입니다.

션냐오쯔쉰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계자로 꼽히는 이재명 후보’가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침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강조하던 이 후보가 기존 태도를 벗어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8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불법 영해 침범은 격침해버려야 한다”, “소말리아가 왔어도 봐줬겠는가, 분명하게 하고 평등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한 내용을 전한 것입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재명(왼쪽), 윤석열 대선 후보의 대중 정책 관련 발언들을 주목하며 보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매체는 동시에 윤석열 후보가 미국 유력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한미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습니다. 윤 후보가 사드 추가 도입을 주장하고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4자 협의체 가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8일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비례해 사드 추가 배치 문제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한 내용을 전한 것인데, 당시 윤 후보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안보 협의체, 쿼드(Quad)의 산하 워킹그룹에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 쿼드 가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션냐오쯔쉰’은 중국 청두TV가 운영하고 공산당과도 연계돼 있습니다.

이 매체는 한국 대선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결과와 개막식 한복 논란으로 반중 여론이 일자 대선주자들이 여론전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환구시보’ 역시 10일 이재명 후보의 ‘중국 어선 격침’ 발언과 윤석열 후보의 ‘한미 동맹 강화’ 기고문 소식을 전했습니다. ‘환구시보’는 특히 “친중 성향이던 여당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한국 내 강한 반중 정서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TV토론에서도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사드 추가 배치를 반대한 이재명 후보의 변화가 주목된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다시 점화된 반중 정서가 한국 대통령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 중국, 올림픽 계기 반중 정서의 한국 대선과 대중 정책 영향 경계

중국이 재외 공관과 관영매체를 통해 반중 정서를 대변한 정치인들을 비판하고 판정 논란의 희생자로 보였던 한국 선수를 띄우는 제스처의 이면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중국 당국의 태도가 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외교 경로를 활용하는 관행을 깨고 민감한 대선 시기 주재국 정치인들을 공개 비난하며 내정 간섭 논란을 다시 일으켰습니다. 주재국 언론 탓을 하는 것도 민주주의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행태입니다.

무엇보다 중국 측의 비판은 문제의 원인을 비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인, 언론, 누리꾼의 말을 문제의 원인처럼 지목하지만 그것은 현상들일 뿐입니다.


■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감정에는 맥락과 이유가 있어

한중 관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한국인이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는 데는 분명한 맥락과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행동입니다.

동북공정, 사드 보복과 한한령, 김치 논쟁 등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Korea actually used to be a part of China)’고 말했다고 전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 내용도 한국인은 잊기 힘듭니다.

사안을 하나만 떼어 놓으면 오해라 주장할 수 있어도 연이어 놓고 보면 의심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중국 당국은 디지털 시대에 유튜브를 비롯한 해외 플랫폼의 진입을 막고, 애국주의를 자극해온 태도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을 국제 여론의 갈라파고스로 만들어 미래 세대를 잘못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중국에 대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호감도가 최하위 수준으로 나오는 각종 설문조사는 이미 경고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등을 위해 방중한 박병석 국회의장(왼쪽)은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간 문화 교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중국측에 제안했다. (사진/국회)
맨 앞에 소개한 오늘자 글로벌타임스 기사는 최근 한중간 갈등의 해법으로 교류 강화를 제안했습니다. 최근 방중한 박병석 국회의장 역시 자신을 초대한 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에게 한중간 문화 교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양국 관계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위 한한령이 해제됐다고 한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하는 날이 그 첫 날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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