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1년…장기집권으로 가는 미얀마 군부

입력 2022.02.12 (22:15) 수정 2022.02.1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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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미얀마 상황알아봅니다.

벌써 쿠데타 1년이 됐죠.

미얀마 국경지대에선 여전히 정부군과 반군과의 참혹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미얀마 군부는 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하고, 특히 내년 다시 치러질 총선에서 군부에 유리한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장기집권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혼돈과 격변의 미얀마 상황, 방콕 김원장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미얀마 동부 까야주 반군이,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미얀마 정부군 진지를 기습 공격했습니다.

총격전이 이어지고, 반나절만에 진지를 장악했습니다.

참호속에서 미얀마정부군이 잇달아 투항합니다.

까야주 반군은 이날 미얀마군 10여 명을 사살하고, 포로 4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국경지대를 중심으로 죽고 죽이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미얀마군 트럭에 까야주 반군이 폭탄을 터뜨렸습니다.

양곤등 도심에선 일부 시민들이 국민통합정부(NUG)의 지원으로 시민방위군(PDF)를 조직해 군정에 맞서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는 미얀마군의 공습이 되풀이되면서, 까야주와 친주 등에는 민간인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 두살난 아이는 미얀마 군 헬기 공습에 다리를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날 숨졌습니다.

군경이 시위대에 즉각적인 발포를 하면서 도심 시위는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일부 게릴라식 시위도 순식간에 벌어지고, 몇분만에 흩어집니다.

그렇게 쿠데타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 평일인데도, 버스안이 텅 비었습니다.

시장도, 상점도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도심은 차량마저 뜸해졌습니다.

군부가 문을 닫은 공장과 상점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은 파업과 침묵으로 저항했습니다.

["쿠데타 이후 우리의 꿈과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이제 군부 독재 아래서 어떻게 살아남을지만 걱정합니다."]

미얀마 군부는 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하는 등 시민사회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웅 산 수 치 고문에게는 잇달아 중형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남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소 수십년의 징역형이 불가피합니다.

전 여당(NLD)의원 '표 제야 토'와 시민운동가 '초 민 유'에게는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군부는 내년 8월쯤 치러질 재선거에 대비해 선거법 개정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연방 의회 의석은 모두 664석, 지금도 이중 25%는 군부에 자동 할당되고, 나머지 498석만 국민이 뽑을 수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이중 83%의 의석을 확보했지만, 쿠데타로 재집권에 실패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친군부 소수정당 30여개를 급조해 이들에게 다수의 비례대표 의석을 주는 방식으로 법을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또 국민들이 뽑는 의석은 줄어듭니다.

[민 아웅 흘라잉/사령관 : "나는 '정통 다당제 민주주의 체제'와 '민주주의와 연방주의에 기반한 연합 국가건설'을 약속합니다."]

군부는 외교적 입지도 다지고 있습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 된 캄보디아 훈센 총리는 미얀마를 방문, 직접 군정 지지의사를 밝혔고, 심지어 국경지역 분쟁에 미얀마군이 필요한 인도도 외교장관을 보내, 사실상 군정에 지지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중국산 잠수함을 구입하는 등, 쿠데타에 암묵적 지지를 보이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유지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주변국들의 지지를 받으며 내년 총선까지 승리하면, 사실상 장기집권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지난 88년부터 민주화 투쟁을 이어온 미얀마 시민들은 여전히 저항의 깃발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쿠데타 1년, 지금까지 시민 1,500여명이 숨지고, 만2천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군부는 시대를 착각하고, 세대를 오판했다"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외침이 계속되면서, 미얀마의 참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방콕에서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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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데타 1년…장기집권으로 가는 미얀마 군부
    • 입력 2022-02-12 22:15:04
    • 수정2022-02-12 22:33:50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이번엔 미얀마 상황알아봅니다.

벌써 쿠데타 1년이 됐죠.

미얀마 국경지대에선 여전히 정부군과 반군과의 참혹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미얀마 군부는 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하고, 특히 내년 다시 치러질 총선에서 군부에 유리한 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장기집권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혼돈과 격변의 미얀마 상황, 방콕 김원장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미얀마 동부 까야주 반군이,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미얀마 정부군 진지를 기습 공격했습니다.

총격전이 이어지고, 반나절만에 진지를 장악했습니다.

참호속에서 미얀마정부군이 잇달아 투항합니다.

까야주 반군은 이날 미얀마군 10여 명을 사살하고, 포로 40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국경지대를 중심으로 죽고 죽이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미얀마군 트럭에 까야주 반군이 폭탄을 터뜨렸습니다.

양곤등 도심에선 일부 시민들이 국민통합정부(NUG)의 지원으로 시민방위군(PDF)를 조직해 군정에 맞서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는 미얀마군의 공습이 되풀이되면서, 까야주와 친주 등에는 민간인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 두살난 아이는 미얀마 군 헬기 공습에 다리를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날 숨졌습니다.

군경이 시위대에 즉각적인 발포를 하면서 도심 시위는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일부 게릴라식 시위도 순식간에 벌어지고, 몇분만에 흩어집니다.

그렇게 쿠데타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 평일인데도, 버스안이 텅 비었습니다.

시장도, 상점도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도심은 차량마저 뜸해졌습니다.

군부가 문을 닫은 공장과 상점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지만, 시민들은 파업과 침묵으로 저항했습니다.

["쿠데타 이후 우리의 꿈과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이제 군부 독재 아래서 어떻게 살아남을지만 걱정합니다."]

미얀마 군부는 비상사태를 6개월 더 연장하는 등 시민사회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웅 산 수 치 고문에게는 잇달아 중형을 선고하고 있습니다.

남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소 수십년의 징역형이 불가피합니다.

전 여당(NLD)의원 '표 제야 토'와 시민운동가 '초 민 유'에게는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군부는 내년 8월쯤 치러질 재선거에 대비해 선거법 개정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연방 의회 의석은 모두 664석, 지금도 이중 25%는 군부에 자동 할당되고, 나머지 498석만 국민이 뽑을 수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은 이중 83%의 의석을 확보했지만, 쿠데타로 재집권에 실패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친군부 소수정당 30여개를 급조해 이들에게 다수의 비례대표 의석을 주는 방식으로 법을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또 국민들이 뽑는 의석은 줄어듭니다.

[민 아웅 흘라잉/사령관 : "나는 '정통 다당제 민주주의 체제'와 '민주주의와 연방주의에 기반한 연합 국가건설'을 약속합니다."]

군부는 외교적 입지도 다지고 있습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 된 캄보디아 훈센 총리는 미얀마를 방문, 직접 군정 지지의사를 밝혔고, 심지어 국경지역 분쟁에 미얀마군이 필요한 인도도 외교장관을 보내, 사실상 군정에 지지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중국산 잠수함을 구입하는 등, 쿠데타에 암묵적 지지를 보이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유지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주변국들의 지지를 받으며 내년 총선까지 승리하면, 사실상 장기집권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지난 88년부터 민주화 투쟁을 이어온 미얀마 시민들은 여전히 저항의 깃발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쿠데타 1년, 지금까지 시민 1,500여명이 숨지고, 만2천여 명이 체포됐습니다.

"군부는 시대를 착각하고, 세대를 오판했다"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외침이 계속되면서, 미얀마의 참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방콕에서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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