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K] 차고지증명제, ‘서류상 차고지’ 여전

입력 2022.02.14 (21:52) 수정 2022.02.14 (22: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올해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 차고지 증명제를 짚어보는 세 번째 시간입니다.

차고지를 증명하고도 이면도로 등에 세우는 이른바 '서류상 차고지' 문제가 도입 초기부터 불거졌는데요,

반대로 돈을 주고 차고지를 빌렸지만 차를 세우지 못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오피스텔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이 남성.

지난해 말 차를 사면서 차고지 증명 용도로 유료 공영주차장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퇴근하고 나면 만차인 경우가 많아 차고지에 주차할 수 없습니다.

[공영주차장 유료 임대 도민 : "원래는 진짜 많을 때는 여기에 못 들어가요. 여기에 차가 세워져 있어요. 이렇게 되어있는 적도 있어요. 뺑뺑이 많이 돌다가."]

차고지를 구하지 못한 경우 연간 90만 원을 내고 차고지 증명 용도로 빌릴 수 있는 유료 공영주차장.

도내 61곳이 운영 중인데 전체 면수의 40%까지 차고지 용도로 빌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저녁 6시부터 무료로 개방하면서도 차고지 전용 주차면이 따로 없다 보니 유명무실하다는 겁니다.

[공영주차장 유료 임대 도민 : "돈 아깝고. 어떻게 해서든 돈 안 내려고 하는 방법만 생각하게 돼서. 진짜 완벽한 내 공간이다라는 게 있으면은 조금 더 좋을 것 같은데."]

반대로 차고지에 일부러 세우지 않는 경우도 여전히 나타납니다.

2018년 제주연구원 조사에서 일주일에 얼마나 차고지에 주차하느냐는 질문에 매일은 70%가 안 됐고, 두 번 이하도 20%에 가까웠습니다.

주차하지 않는 이유로는 이면도로가 편하다거나 차고지 거리가 멀어서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들 문제는 본인 차고지에 주차를 강제하는 '박차 의무화'로 해소할 수 있지만 관련 제도는 전혀 없습니다.

[손상훈/제주연구원 연구위원 : "차고지가 충분히 마련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수준과 시행 시점에 대한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도는 일단 공영주차장에 대해선 야간에 일부 주차면을 차고지 용도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박차 의무화'는 구체적인 방법과 시행시기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뚜렷한 계획은 없습니다.

불편만 강요하는 '서류상 차고지'라는 오명을 벗고 주민 참여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다 신속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조하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주목K] 차고지증명제, ‘서류상 차고지’ 여전
    • 입력 2022-02-14 21:52:08
    • 수정2022-02-14 22:08:48
    뉴스9(제주)
[앵커]

올해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 차고지 증명제를 짚어보는 세 번째 시간입니다.

차고지를 증명하고도 이면도로 등에 세우는 이른바 '서류상 차고지' 문제가 도입 초기부터 불거졌는데요,

반대로 돈을 주고 차고지를 빌렸지만 차를 세우지 못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오피스텔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이 남성.

지난해 말 차를 사면서 차고지 증명 용도로 유료 공영주차장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퇴근하고 나면 만차인 경우가 많아 차고지에 주차할 수 없습니다.

[공영주차장 유료 임대 도민 : "원래는 진짜 많을 때는 여기에 못 들어가요. 여기에 차가 세워져 있어요. 이렇게 되어있는 적도 있어요. 뺑뺑이 많이 돌다가."]

차고지를 구하지 못한 경우 연간 90만 원을 내고 차고지 증명 용도로 빌릴 수 있는 유료 공영주차장.

도내 61곳이 운영 중인데 전체 면수의 40%까지 차고지 용도로 빌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저녁 6시부터 무료로 개방하면서도 차고지 전용 주차면이 따로 없다 보니 유명무실하다는 겁니다.

[공영주차장 유료 임대 도민 : "돈 아깝고. 어떻게 해서든 돈 안 내려고 하는 방법만 생각하게 돼서. 진짜 완벽한 내 공간이다라는 게 있으면은 조금 더 좋을 것 같은데."]

반대로 차고지에 일부러 세우지 않는 경우도 여전히 나타납니다.

2018년 제주연구원 조사에서 일주일에 얼마나 차고지에 주차하느냐는 질문에 매일은 70%가 안 됐고, 두 번 이하도 20%에 가까웠습니다.

주차하지 않는 이유로는 이면도로가 편하다거나 차고지 거리가 멀어서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들 문제는 본인 차고지에 주차를 강제하는 '박차 의무화'로 해소할 수 있지만 관련 제도는 전혀 없습니다.

[손상훈/제주연구원 연구위원 : "차고지가 충분히 마련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수준과 시행 시점에 대한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도는 일단 공영주차장에 대해선 야간에 일부 주차면을 차고지 용도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박차 의무화'는 구체적인 방법과 시행시기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뚜렷한 계획은 없습니다.

불편만 강요하는 '서류상 차고지'라는 오명을 벗고 주민 참여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다 신속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조하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