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상당수 철수…러시아 “일부 병력 복귀 시작”

입력 2022.02.15 (21:37) 수정 2022.02.1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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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꽃도, 또 큼직한 곰인형도 준비했지만, 얼굴엔 즐거움이 아닌 긴장감이 가득해 보입니다.

전쟁 위기에 휩싸인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모습입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러시아의 군사 행동에 대비해 젊은 여성은 물론 노인과 앳된 얼굴의 어린이까지 손에 총을 들었습니다.

내일, 현지시각 16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거라고 미국이 예상한 날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군 일부가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어오고 있는만큼 상황은 급박해 보입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와 워싱턴을 차례로 연결해 소식 들어봅니다.

먼저 김귀수 특파원! 우리 교민들이 그곳 폴란드를 통해 몸을 피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제가 나와 있는 곳은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의 프레데리크 쇼팽 국제공항입니다.

공항에서 폴란드를 통해 철수하는 우크라이나 주재원을 만났습니다.

[삼성전자 키예프 연구소 직원 : "(나오실 때 크게 문제는 없으셨죠?) 예, 없었습니다. 한국 여권으로 잘 통하니까요"]

600여 명의 우크라이나 교민 가운데 400명 정도가 최근 사나흘 사이 우리나라로 귀국하거나 인접국으로 이동했습니다.

기업 주재원들은 주로 지사가 설치된 주변국들로 철수하고 있고요,

우크라이나에 생활 기반이 있는 교민들도 우선은 폴란드나 몰도바, 루마니아 등으로 일시 몸을 피하고 있습니다.

아직 항공편이 있긴 하지만 육로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교민은 197명으로 집계되고 있는데요, 외교부는 내일까지 서른 명 정도가 더 철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긍정적인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의 '16일 침공' 언급 이후 전쟁 위기가 최고조를 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했던 군 병력 일부를 철수시킨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 "임무를 완수한 남부와 서부 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열차와 차량에 (병력과 장비를) 싣기 시작했고, 오늘 원래 주둔지로 이동을 시작할 것입니다."]

훈련을 마친 부대들이 원래 병영으로 복귀하기 시작했다는 건데요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습니다.

두고 봐야 알겠지만, 러시아가 보내는 긍정적 신호로 읽힐 수 있는 조치입니다.

침공 예상일이 다가오며 우크라이나에서는 항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내일을 우크라이나 단결의 날로 정하고 전국적인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김다형

미, “긴장 완화 실질적 징후 보여라”…외교적 해결 촉각

[앵커]

이번에는 미국 워싱턴 가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이렇게 긍정적인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워싱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외교의 문을 열고 있다"라는 소식이 빠르게 타전되고 있습니다.

전쟁이 임박했다는 기류, 다소 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장면을 이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 : "우리와 반대되는 주장들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아직 소진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에선 러시아가 외교적 해결을 시사한 것, 당연히 환영한다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미 국무부 대변인 : "우리는 아직 긴장 완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푸틴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교는 여전히 지속되어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외교를 지속하기 위해선 긴장 완화를 직접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까진 러시아의 속내, 알 수 없다, 최근 군사력 증강만 보더라도 당장 언제라도 침공할 수 있는 태세다, 라는 입장입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연합훈련은 계획대로 20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앵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상당히 긴박합니다. 간밤부터 새벽까지 미 국무부와 백악관, 국방부에선 현재 상황을 타전하는 이메일이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키예프 대사관을 폐쇄하고 남아있는 일부 인력을 서부 '리비프'로 옮긴 데 이어 (지도타가)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인근 벨라루스, 몰도바에 있는 자국민에도 즉각 떠날 것을 권고했습니다.

유럽에선 숨가쁘게 외교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폴란드, 이탈리아의 외교장관이 각각 러시아를 방문하고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와 푸틴 대통령 간의 회담이 시작돼 유럽으로선 막바지 외교에 전력을 쏟는 모습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채상우/자료조사:권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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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15 21:37:10
    • 수정2022-02-15 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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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꽃도, 또 큼직한 곰인형도 준비했지만, 얼굴엔 즐거움이 아닌 긴장감이 가득해 보입니다.

전쟁 위기에 휩싸인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모습입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러시아의 군사 행동에 대비해 젊은 여성은 물론 노인과 앳된 얼굴의 어린이까지 손에 총을 들었습니다.

내일, 현지시각 16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거라고 미국이 예상한 날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군 일부가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어오고 있는만큼 상황은 급박해 보입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와 워싱턴을 차례로 연결해 소식 들어봅니다.

먼저 김귀수 특파원! 우리 교민들이 그곳 폴란드를 통해 몸을 피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제가 나와 있는 곳은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의 프레데리크 쇼팽 국제공항입니다.

공항에서 폴란드를 통해 철수하는 우크라이나 주재원을 만났습니다.

[삼성전자 키예프 연구소 직원 : "(나오실 때 크게 문제는 없으셨죠?) 예, 없었습니다. 한국 여권으로 잘 통하니까요"]

600여 명의 우크라이나 교민 가운데 400명 정도가 최근 사나흘 사이 우리나라로 귀국하거나 인접국으로 이동했습니다.

기업 주재원들은 주로 지사가 설치된 주변국들로 철수하고 있고요,

우크라이나에 생활 기반이 있는 교민들도 우선은 폴란드나 몰도바, 루마니아 등으로 일시 몸을 피하고 있습니다.

아직 항공편이 있긴 하지만 육로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교민은 197명으로 집계되고 있는데요, 외교부는 내일까지 서른 명 정도가 더 철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긍정적인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의 '16일 침공' 언급 이후 전쟁 위기가 최고조를 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했던 군 병력 일부를 철수시킨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 "임무를 완수한 남부와 서부 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열차와 차량에 (병력과 장비를) 싣기 시작했고, 오늘 원래 주둔지로 이동을 시작할 것입니다."]

훈련을 마친 부대들이 원래 병영으로 복귀하기 시작했다는 건데요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습니다.

두고 봐야 알겠지만, 러시아가 보내는 긍정적 신호로 읽힐 수 있는 조치입니다.

침공 예상일이 다가오며 우크라이나에서는 항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내일을 우크라이나 단결의 날로 정하고 전국적인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김다형

미, “긴장 완화 실질적 징후 보여라”…외교적 해결 촉각

[앵커]

이번에는 미국 워싱턴 가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이렇게 긍정적인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워싱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외교의 문을 열고 있다"라는 소식이 빠르게 타전되고 있습니다.

전쟁이 임박했다는 기류, 다소 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장면을 이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 : "우리와 반대되는 주장들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아직 소진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에선 러시아가 외교적 해결을 시사한 것, 당연히 환영한다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미 국무부 대변인 : "우리는 아직 긴장 완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푸틴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교는 여전히 지속되어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외교를 지속하기 위해선 긴장 완화를 직접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까진 러시아의 속내, 알 수 없다, 최근 군사력 증강만 보더라도 당장 언제라도 침공할 수 있는 태세다, 라는 입장입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연합훈련은 계획대로 20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앵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상당히 긴박합니다. 간밤부터 새벽까지 미 국무부와 백악관, 국방부에선 현재 상황을 타전하는 이메일이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키예프 대사관을 폐쇄하고 남아있는 일부 인력을 서부 '리비프'로 옮긴 데 이어 (지도타가)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인근 벨라루스, 몰도바에 있는 자국민에도 즉각 떠날 것을 권고했습니다.

유럽에선 숨가쁘게 외교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폴란드, 이탈리아의 외교장관이 각각 러시아를 방문하고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와 푸틴 대통령 간의 회담이 시작돼 유럽으로선 막바지 외교에 전력을 쏟는 모습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채상우/자료조사:권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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