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없는 1위’ 발리예바 도핑 파문, 어디까지 갈까

입력 2022.02.16 (10:03) 수정 2022.02.16 (10:0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변은 없었습니다. 러시아 올림픽위원회 소속 카밀라 발리예바는 어제(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44.51점과 예술점수 37.65점으로, 총점 82.16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발리예바는 경기를 마친 뒤 울먹였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발리예바는 단 한마디 인터뷰도 남기지 못한 채 경기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발리예바는 내일 열리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도 출전합니다. 하지만 발리예바가 종합 순위 3위 안에 들면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의 마스코트와 메달 시상식은 열리지 않습니다.

경기에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이 경우 도핑 조사와 출전 자격 심사를 마칠 때까지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으로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대 스캔들이 됐습니다. 도핑 파문은 올림픽이 폐회한 뒤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 3살 때 올림픽 챔피언을 꿈꾼 피겨 신동

러시아의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태어난 발리예바는 2006년 4월생입니다. 3살 때부터 스케이트와 발레, 체조를 시작했습니다.

한 종목만 하자는 어머니의 권유에, 발리예바는 스케이트를 선택했습니다. 발리예바는 한 인터뷰에서 세 살 무렵부터 어머니에게 "올림픽 챔피언이 되고 싶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발리예바에게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친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그녀가 타고난 재능을 가졌다고 말합니다. 3살 때 그녀를 가르친 크세니아 이바노바는 "발리예바는 동갑내기들보다 진도가 빨랐다. 무엇보다 재능이 있었고, 성실함에 더해 능력과 욕심도 있었다."고 로이터에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발리예바의 연기 모습. 발리예바는 이 대회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지만, 대회 직후 제출한 샘플에서 도핑 위반 사실이 적발됐다.지난해 12월 러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발리예바의 연기 모습. 발리예바는 이 대회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지만, 대회 직후 제출한 샘플에서 도핑 위반 사실이 적발됐다.

실제로 그녀는 5살 때 더블 살코를 해냈고 8살 때는 자신의 안무를 선보였다고 전합니다. 13살 때 주니어그랑프리 대회에서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성공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지난해 10월 성인 무대에 오른 뒤에는 대회마다 세계기록을 경신하면서 '신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단체전에서는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으로 쿼드러플을 성공한 여자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이 충격을 준 이유는 그녀가 세계 최정상급의 선수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발리예바는 만 15살에 불과합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최연소 선수입니다. 스스로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입니다. 스포츠중재재판소가 발리예바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싱글 경기 출전을 허용한 이유 중 하나도 그녀의 나이였습니다.

■ "15살 선수의 도핑은 어른의 책임"

이 때문에 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냉담한 시선을 보내는 전문가들도 발리예바에 대해서는 동정 하는 분위기입니다. 도핑 파문의 책임은 발리예바 주변 어른들의 책임이라는 겁니다.

올림픽 2연패를 했던 독일의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타리나 비트는 자신의 SNS에 "발리예바는 비난받아선 안된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선수는 항상 자문단의 조언에 따르는데, 이 경우 그녀는 아마도 코치와 의료진을 따랐을 것"이라는 겁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지도자를 따르도록 교육받아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옳고 그름의 문제는 코치와 의료진의 역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동메달을 딴 뒤 베이징에 미국 여자 싱글 코치로 온 애덤 리펀도 "발리예바는 미성년자인데 주변 어른들이 그를 망쳤다. 그를 이런 끔찍한 상황에 놓이도록 한 이들은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비트와 리펀은 발리예바의 4회전 점프는 약물이 도와줘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도 평가했습니다.

위톨드 방카 세계반도핑기구 위원장도 로이터에 "미성년자에게 금지 약물을 제공한 사람들을 영구추방해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 의혹 쏠린 '발리예바의 어른들'

의혹의 중심에는 발리예바의 코치, 예테리 투트베리제가 있습니다. 투트베리제는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이 불거진 이후 "발리예바는 아무 죄가 없고 깨끗하다는 걸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발리예바는 "심장병 약을 복용하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이용했다."고 스포츠중재재판소에서 주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말이 신빙성이 낮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투트베리제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딴 율리야 리프니츠카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딴 알리나 자기토바, 은메달을 딴 예브게니 메드베데바를 지도했습니다.

15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점수를 기다리는 발리예바와 코치진.  맨 왼쪽이 예테리 투트베리제.15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점수를 기다리는 발리예바와 코치진. 맨 왼쪽이 예테리 투트베리제.

그런데 15~16살에 세계 최정상에 오른 이 선수들은 다음 올림픽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조기 은퇴했습니다. 리프니츠카야는 거식증을 앓다 18살에 빙판을 떠났습니다. 자기토바는 평창 올림픽 직후 키가 5cm 자라면서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메드베데바도 잦은 부상으로 더이상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습니다.

한번 반짝이고 사라지는 러시아 선수들이 계속되자 '러시아 피겨팀이 1회용 컵처럼 선수들을 쓰고 버린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 어린 선수들에게 쿼드러플 같은 고난도의 기술을 익히도록 가혹한 훈련을 하고, 성숙한 선수들에게는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신체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렵게 한다는 겁니다.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어린 선수들의 건강과 웰빙을 저버린 러시아 피겨팀의 운영방식에 대해 리펀은 "코치가 아니라 서커스의 개 조련사 수준"이라며 '아동학대'라고 일갈했습니다.

더욱이 발리예바를 지원하는 러시아 피겨 팀 닥터 필리프 슈베츠키는 이미 도핑으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슈베츠키는 2007년 러시아 조정 대표팀 닥터 선수들에게 경기력 향상 물질을 투여한 혐의로 징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는 도핑 의혹을 부인하고 자신은 희생양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도핑 조사에 수개월 걸려…미국 반도핑법 기소 전망

발리예바 도핑 사건에 대한 조사는 이런 발리예바 주변의 어른들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세계반도핑기구는 16살 미만의 선수는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금지약물 복용이 사실로 확인되어도 선수는 경징계를 받게 되고, 선수는 금지약물인지 몰랐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주변 어른들이 조사를 받게됩니다.

이와 함께 발리예바가 제출한 B샘플에 대한 추가 검사도 시행됩니다. 통상 국제대회 도핑 검사에는 한번에 2개의 소변 샘플을 제출하고 하나의 샘플에서 양성이 확인되면 나머지 샘플도 검사를 실시합니다. 검사 과정의 문제가 아니라면, 두 샘플의 검사 결과는 동일할 수밖에 없고 도핑 결과는 확정됩니다.

발리예바의 도핑 사건에 대한 조사는 수개월이 걸릴 예정입니다. 반도핑기구의 조사에 이어, 미국 정부는 이 사건 관련자들을 자국의 반도핑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은 러시아 도핑 스캔들의 내부고발자 그레고리 로드첸코프 박사가 자국으로 망명하자 그의 이름을 딴 반도핑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 선수가 출전한 국제경기에서 도핑 문제에 연루된 개인과 기구에 제재 조치를 내릴 수 있습니다. 개인은 최고 10년 형에 처해지고 25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되고 기구에는 백만 달러의 벌금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트래비스 타이거트 미국반도핑기구 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벌어진 상황은 반도핑법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더 많은 사실이 확인되면 반도핑법으로 기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영광 없는 1위’ 발리예바 도핑 파문, 어디까지 갈까
    • 입력 2022-02-16 10:03:36
    • 수정2022-02-16 10:09:14
    올림픽 뉴스

이변은 없었습니다. 러시아 올림픽위원회 소속 카밀라 발리예바는 어제(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44.51점과 예술점수 37.65점으로, 총점 82.16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발리예바는 경기를 마친 뒤 울먹였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발리예바는 단 한마디 인터뷰도 남기지 못한 채 경기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발리예바는 내일 열리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도 출전합니다. 하지만 발리예바가 종합 순위 3위 안에 들면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의 마스코트와 메달 시상식은 열리지 않습니다.

경기에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이 경우 도핑 조사와 출전 자격 심사를 마칠 때까지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으로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대 스캔들이 됐습니다. 도핑 파문은 올림픽이 폐회한 뒤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 3살 때 올림픽 챔피언을 꿈꾼 피겨 신동

러시아의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태어난 발리예바는 2006년 4월생입니다. 3살 때부터 스케이트와 발레, 체조를 시작했습니다.

한 종목만 하자는 어머니의 권유에, 발리예바는 스케이트를 선택했습니다. 발리예바는 한 인터뷰에서 세 살 무렵부터 어머니에게 "올림픽 챔피언이 되고 싶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발리예바에게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친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그녀가 타고난 재능을 가졌다고 말합니다. 3살 때 그녀를 가르친 크세니아 이바노바는 "발리예바는 동갑내기들보다 진도가 빨랐다. 무엇보다 재능이 있었고, 성실함에 더해 능력과 욕심도 있었다."고 로이터에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러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발리예바의 연기 모습. 발리예바는 이 대회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지만, 대회 직후 제출한 샘플에서 도핑 위반 사실이 적발됐다.
실제로 그녀는 5살 때 더블 살코를 해냈고 8살 때는 자신의 안무를 선보였다고 전합니다. 13살 때 주니어그랑프리 대회에서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성공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지난해 10월 성인 무대에 오른 뒤에는 대회마다 세계기록을 경신하면서 '신기록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단체전에서는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으로 쿼드러플을 성공한 여자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이 충격을 준 이유는 그녀가 세계 최정상급의 선수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발리예바는 만 15살에 불과합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최연소 선수입니다. 스스로 금지약물을 복용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입니다. 스포츠중재재판소가 발리예바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싱글 경기 출전을 허용한 이유 중 하나도 그녀의 나이였습니다.

■ "15살 선수의 도핑은 어른의 책임"

이 때문에 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냉담한 시선을 보내는 전문가들도 발리예바에 대해서는 동정 하는 분위기입니다. 도핑 파문의 책임은 발리예바 주변 어른들의 책임이라는 겁니다.

올림픽 2연패를 했던 독일의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타리나 비트는 자신의 SNS에 "발리예바는 비난받아선 안된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선수는 항상 자문단의 조언에 따르는데, 이 경우 그녀는 아마도 코치와 의료진을 따랐을 것"이라는 겁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지도자를 따르도록 교육받아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옳고 그름의 문제는 코치와 의료진의 역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동메달을 딴 뒤 베이징에 미국 여자 싱글 코치로 온 애덤 리펀도 "발리예바는 미성년자인데 주변 어른들이 그를 망쳤다. 그를 이런 끔찍한 상황에 놓이도록 한 이들은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비트와 리펀은 발리예바의 4회전 점프는 약물이 도와줘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도 평가했습니다.

위톨드 방카 세계반도핑기구 위원장도 로이터에 "미성년자에게 금지 약물을 제공한 사람들을 영구추방해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 의혹 쏠린 '발리예바의 어른들'

의혹의 중심에는 발리예바의 코치, 예테리 투트베리제가 있습니다. 투트베리제는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이 불거진 이후 "발리예바는 아무 죄가 없고 깨끗하다는 걸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발리예바는 "심장병 약을 복용하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이용했다."고 스포츠중재재판소에서 주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말이 신빙성이 낮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투트베리제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딴 율리야 리프니츠카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딴 알리나 자기토바, 은메달을 딴 예브게니 메드베데바를 지도했습니다.

15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점수를 기다리는 발리예바와 코치진.  맨 왼쪽이 예테리 투트베리제.
그런데 15~16살에 세계 최정상에 오른 이 선수들은 다음 올림픽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조기 은퇴했습니다. 리프니츠카야는 거식증을 앓다 18살에 빙판을 떠났습니다. 자기토바는 평창 올림픽 직후 키가 5cm 자라면서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메드베데바도 잦은 부상으로 더이상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습니다.

한번 반짝이고 사라지는 러시아 선수들이 계속되자 '러시아 피겨팀이 1회용 컵처럼 선수들을 쓰고 버린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 어린 선수들에게 쿼드러플 같은 고난도의 기술을 익히도록 가혹한 훈련을 하고, 성숙한 선수들에게는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신체변화를 받아들이기 어렵게 한다는 겁니다.

성과에 집착한 나머지 어린 선수들의 건강과 웰빙을 저버린 러시아 피겨팀의 운영방식에 대해 리펀은 "코치가 아니라 서커스의 개 조련사 수준"이라며 '아동학대'라고 일갈했습니다.

더욱이 발리예바를 지원하는 러시아 피겨 팀 닥터 필리프 슈베츠키는 이미 도핑으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슈베츠키는 2007년 러시아 조정 대표팀 닥터 선수들에게 경기력 향상 물질을 투여한 혐의로 징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는 도핑 의혹을 부인하고 자신은 희생양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도핑 조사에 수개월 걸려…미국 반도핑법 기소 전망

발리예바 도핑 사건에 대한 조사는 이런 발리예바 주변의 어른들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세계반도핑기구는 16살 미만의 선수는 보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금지약물 복용이 사실로 확인되어도 선수는 경징계를 받게 되고, 선수는 금지약물인지 몰랐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주변 어른들이 조사를 받게됩니다.

이와 함께 발리예바가 제출한 B샘플에 대한 추가 검사도 시행됩니다. 통상 국제대회 도핑 검사에는 한번에 2개의 소변 샘플을 제출하고 하나의 샘플에서 양성이 확인되면 나머지 샘플도 검사를 실시합니다. 검사 과정의 문제가 아니라면, 두 샘플의 검사 결과는 동일할 수밖에 없고 도핑 결과는 확정됩니다.

발리예바의 도핑 사건에 대한 조사는 수개월이 걸릴 예정입니다. 반도핑기구의 조사에 이어, 미국 정부는 이 사건 관련자들을 자국의 반도핑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은 러시아 도핑 스캔들의 내부고발자 그레고리 로드첸코프 박사가 자국으로 망명하자 그의 이름을 딴 반도핑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 선수가 출전한 국제경기에서 도핑 문제에 연루된 개인과 기구에 제재 조치를 내릴 수 있습니다. 개인은 최고 10년 형에 처해지고 25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되고 기구에는 백만 달러의 벌금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트래비스 타이거트 미국반도핑기구 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벌어진 상황은 반도핑법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더 많은 사실이 확인되면 반도핑법으로 기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