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차관 ‘재택치료’ 해보니 “병원 전화 안 받더라”

입력 2022.02.16 (14:46) 수정 2022.02.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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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세지며 오늘(16일) 0시를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9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따라 재택치료 대상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전국에서 재택치료를 하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는 오늘 0시 기준 26만 6,040명입니다.

이 중에는 코로나19 상황을 총괄하는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포함돼 있습니다. 류근혁 차관은 확진자가 동석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했다가,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1964년 생인 류 차관은 '50대 이하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는 일반관리군'이라는 정부 지침에 따라 재택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보건복지부 페이스북에 소개하면서, '정책 대상자 시점'에서 현장의 문제를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는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모습.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는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모습.

■ "목감기 증상과 비슷…해열진통제 챙겨둘걸"

지난해 말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류근혁 차관은 코로나19 증상이 대체로 목감기와 비슷했다고 얘기합니다. 확진된 첫 날은 "특별한 증상이 없고 평상시와 거의 같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틀째 오후가 되자, 류 차관은 전형적인 목감기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합니다. "목에 통증이 있고, 기침이 나며 약간의 가래가 생겼다."고 적었습니다. 일반관리군이라 치료 키트를 받을 수가 없는데 찾아보니 해열진통제가 집에 없었다고 하네요.

사흘째가 되자, 목감기 증상이 심해지고 어깨에 근육통도 왔다고 합니다. 증상은 아침에 인후통이나 가래, 기침 등으로 나타나고 점심 무렵에는 한결 나아지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엿새째인 오늘, 류 차관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갈수록 안정화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류 차관은 의사의 권유대로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고 차를 마시니 몸에 수분이 유지되는 것 같고, 하루 한 번 정도 샤워도 몸의 통증과 근육통을 완화해 주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잠자기 전에는 가습기 혹은 젖은 수건을 잠자리에 두면 좋을 것 같다."와 같은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복지차관이 권하는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 생활수칙

코로나19의 유행과 변이의 등장에 따라 확진자의 생활수칙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데요, 누구보다도 이를 잘 숙지하고 있는 류근혁 차관은 다음과 같이 생활했다고 밝혔습니다.


역학조사가 자기기입식으로 변경되면서, 확진자가 접촉자에게 확진 사실을 제때 알리는 일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류 차관은 가족은물론 "증상 발생 이틀 전부터 마스크 착용하지 않고 5분 이상 대화한 사람, 같이 밥 먹은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알려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습니다.

'정책 대상자 시점'으로 보니 "대부분 국민 당황스럽겠다

확진을 계기로 류 차관은 의도치 않게 '정책 대상자시점'으로 재택치료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류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택치료를 처음 받으신 대부분의 국민들께서는 정보가 없다면 상당히 당황하고 혼란스럽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습니다.

"국민들이 필요할 때 정보를 쉽게 찾고 자신에게 맞는 준비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정부는 이런 준비에 미진한 점이 많다."고도 반성했습니다.

실제로 류 장관은 이틀째 목에 통증이 느껴나자, 스스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올라온 병원 명단을 보고 비대면 진료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목감기 증상을 완화시킬 약이 없어 병원에 몇 번 전화를 했는데 처음에는 전화가 연결이 안 됐다."고 밝혔습니다.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 정보도 뒤늦게 받았습니다. 증상이 나타난 건 하필이면 토요일 오후였는데, 보건소로부터 의료 상담과 처방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담긴 재택치료 안내 문자를 받은 건 그보다 늦은 자정 무렵이었습니다. 류 차관은 한 번에 확진자가 폭증하기 때문에 전화연결이 잘 안될 가능성이 있고, 자신은 재택 처방 신청 방법을 잘 알고 있어 당황하지 않았다면서도 문제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사흘째에 우편으로 받은 생활안내문도 '정책 대상자 시점'으로 보니 친절하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확진자 중심으로 생활 안내를 하다보니, 한 집에 살고 있는 아이나 임산부, 어르신 등 동거인의 병원 이용 방법 안내가 부실했습니다.

류 차관은 보건복지부 페이스북에 올린 재택치료 일지에서 "코로나19 이외의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하려면, 격리 면제자나 공동격리자 모두 일반 병의원은 물론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다만 공동격리자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을 확인한 뒤 2시간 내 병원 진료를 위한 외출을 할 수 있고, 의료 비용은 본인 부담"이라고 상세한 안내를 덧붙였습니다.


또, "재택 일지를 공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무슨 댓글이 있는지도 확인하게 됐다."면서 "'나는 다르게 경험했다'는 댓글이 유독 많이 보였다."고도 응답했습니다. 류 차관은 "일반관리군은 재택치료 안내를 제외하고는 연락받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방치된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공감을 나타내고 "지체되지 않고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류 차관은 14일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회의를 열어, 지역별 상황과 불편 사항을 듣고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갑작스럽게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부터 코로나 대응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면서, 국민들이 필요할 때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포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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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16 14:46:07
    • 수정2022-02-16 14:46:50
    취재K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세지며 오늘(16일) 0시를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9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따라 재택치료 대상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전국에서 재택치료를 하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는 오늘 0시 기준 26만 6,040명입니다.

이 중에는 코로나19 상황을 총괄하는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포함돼 있습니다. 류근혁 차관은 확진자가 동석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했다가,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1964년 생인 류 차관은 '50대 이하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는 일반관리군'이라는 정부 지침에 따라 재택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보건복지부 페이스북에 소개하면서, '정책 대상자 시점'에서 현장의 문제를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는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모습.
■ "목감기 증상과 비슷…해열진통제 챙겨둘걸"

지난해 말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류근혁 차관은 코로나19 증상이 대체로 목감기와 비슷했다고 얘기합니다. 확진된 첫 날은 "특별한 증상이 없고 평상시와 거의 같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이틀째 오후가 되자, 류 차관은 전형적인 목감기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합니다. "목에 통증이 있고, 기침이 나며 약간의 가래가 생겼다."고 적었습니다. 일반관리군이라 치료 키트를 받을 수가 없는데 찾아보니 해열진통제가 집에 없었다고 하네요.

사흘째가 되자, 목감기 증상이 심해지고 어깨에 근육통도 왔다고 합니다. 증상은 아침에 인후통이나 가래, 기침 등으로 나타나고 점심 무렵에는 한결 나아지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엿새째인 오늘, 류 차관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갈수록 안정화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류 차관은 의사의 권유대로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고 차를 마시니 몸에 수분이 유지되는 것 같고, 하루 한 번 정도 샤워도 몸의 통증과 근육통을 완화해 주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잠자기 전에는 가습기 혹은 젖은 수건을 잠자리에 두면 좋을 것 같다."와 같은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복지차관이 권하는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 생활수칙

코로나19의 유행과 변이의 등장에 따라 확진자의 생활수칙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데요, 누구보다도 이를 잘 숙지하고 있는 류근혁 차관은 다음과 같이 생활했다고 밝혔습니다.


역학조사가 자기기입식으로 변경되면서, 확진자가 접촉자에게 확진 사실을 제때 알리는 일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류 차관은 가족은물론 "증상 발생 이틀 전부터 마스크 착용하지 않고 5분 이상 대화한 사람, 같이 밥 먹은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알려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습니다.

'정책 대상자 시점'으로 보니 "대부분 국민 당황스럽겠다

확진을 계기로 류 차관은 의도치 않게 '정책 대상자시점'으로 재택치료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류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택치료를 처음 받으신 대부분의 국민들께서는 정보가 없다면 상당히 당황하고 혼란스럽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습니다.

"국민들이 필요할 때 정보를 쉽게 찾고 자신에게 맞는 준비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정부는 이런 준비에 미진한 점이 많다."고도 반성했습니다.

실제로 류 장관은 이틀째 목에 통증이 느껴나자, 스스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올라온 병원 명단을 보고 비대면 진료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목감기 증상을 완화시킬 약이 없어 병원에 몇 번 전화를 했는데 처음에는 전화가 연결이 안 됐다."고 밝혔습니다.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 정보도 뒤늦게 받았습니다. 증상이 나타난 건 하필이면 토요일 오후였는데, 보건소로부터 의료 상담과 처방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담긴 재택치료 안내 문자를 받은 건 그보다 늦은 자정 무렵이었습니다. 류 차관은 한 번에 확진자가 폭증하기 때문에 전화연결이 잘 안될 가능성이 있고, 자신은 재택 처방 신청 방법을 잘 알고 있어 당황하지 않았다면서도 문제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사흘째에 우편으로 받은 생활안내문도 '정책 대상자 시점'으로 보니 친절하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확진자 중심으로 생활 안내를 하다보니, 한 집에 살고 있는 아이나 임산부, 어르신 등 동거인의 병원 이용 방법 안내가 부실했습니다.

류 차관은 보건복지부 페이스북에 올린 재택치료 일지에서 "코로나19 이외의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하려면, 격리 면제자나 공동격리자 모두 일반 병의원은 물론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다만 공동격리자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을 확인한 뒤 2시간 내 병원 진료를 위한 외출을 할 수 있고, 의료 비용은 본인 부담"이라고 상세한 안내를 덧붙였습니다.


또, "재택 일지를 공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무슨 댓글이 있는지도 확인하게 됐다."면서 "'나는 다르게 경험했다'는 댓글이 유독 많이 보였다."고도 응답했습니다. 류 차관은 "일반관리군은 재택치료 안내를 제외하고는 연락받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방치된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공감을 나타내고 "지체되지 않고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류 차관은 14일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회의를 열어, 지역별 상황과 불편 사항을 듣고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갑작스럽게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부터 코로나 대응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면서, 국민들이 필요할 때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포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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