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감] 파티는 끝났다, 금리 인상 후 시나리오는? - 서영민 KBS 기자

입력 2022.02.18 (17: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
■ 방송시간 : 2월 18일(금) 09:05-10:53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방희 소장 (생활경제연구소)
■ 출연 : 서영민 기자 (KBS)

- 영화 《노마드랜드》처럼, 많은 사람들이 평생 빚을 갚아 나가며 집을 사는 상황
- 부동산 등 일부 자산은 계속 우상향하는 구조... 유동성과 불평등 동반돼
- 돈을 많이 찍어 내고, 민간 금융 기관이 기업과 개인 대출 늘리며 유동성 증가시켜
- 미국 노동 소득 분배율을 보면 노동자보다 주주나 기업 경영자의 몫이 더 많아
- 자산 불평등은 주식, 부동산 투기나 혹은 다양한 포퓰리즘으로 발현되기도
- 미 연준 긴축한다 해도 민간 은행의 대출로 인한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긴 어려워
- 코로나와 공급망 쇼크 해소되면, 긴축 들어가도 주가는 오를 수 있어



◇김방희> 사람들은 사실보다 스토리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사실조차도 스토리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심리학이나 뇌 과학자들이 대부분 수용하는 가설인데 예를 들어서 이순신 장군 얘기는 우리 국민이라면 죽을 때까지 잊어버릴 수 없는 게 좋은 스토리가 가져야 할 요소를 모두 다 갖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있고 선악의 대결 구도가 있고 고난을 이겨낸 반전의 서사가 있습니다. 가끔씩 배우자 전화번호는 잊어도 이걸 잊을 수는 없죠. 스토리로 최근에 글로벌 경제와 금융 자산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좀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달라고 성공예감의 한 식구께 저희가 부탁을 드렸습니다. 워낙 어려운 숫자들을 가지고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서 ‘원탁의 기자들 K’ 식구인 타고난 스토리텔러 서영민 기자께 이 부탁을 드렸는데 이분이 오늘 찰떡같은 비유들을 통해서 최근에 글로벌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쉽게 설명해 주실 겁니다. KBS 서영민 기자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서영민> 안녕하세요. 방금 깜짝 놀랐어요.

◇김방희> 왜요?

◆서영민> 너무 스토리를 얘기해 주실 거라고 해서 제가 저도 열심히 공부는 하지만 아주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고 계속 공부해 가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으로 제가 뭐...

◇김방희> 워낙 잘 아시죠. 그 리포트를 봐도 아주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통해서 접근하기 때문에 훨씬 설득력이 있죠. 지난번에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을 설명할 때 인용했던 남대문 호떡집 비유도 대단했죠. 그러니까 줄이 두 배 길어지면 기다림이 6배가 된다. 이런 걸 호떡집 비유를 통해서 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아카데미 작품상 받은 영화를 갖고 왔습니다. 사실 우리가 미나리에 주목하느라 이 영화가 미국에서는 대단한 영화로 거론이 됐는데 안 보신 분도 많을 것 같아요. 저도 사실은 못 봤는데. <노매드랜드> 그러니까 유목민의 땅입니까?

◆서영민> 노마드족. 그러니까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여기저기 떠돈다는 게 다 노마드족일 텐데 여기에 나오는 노마드는 캠핑카를 타고 미국의 서부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입니다.

◇김방희> 집을 갖지 않고 말이죠?

◆서영민> 우리는 캠핑카라고 말하는데 거기에서는 RV카 아니면 밴, 조금 큰 스타렉스 종류의 차를 개조해서 캠핑카 용도로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금융위기 이후에 집을 잃었거나 아니면 각자의 이유로 어떤 우리가 아는 경제 세계 바깥에, 우리가 아는 테두리 바깥에 있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의 다양한 삶들 그리고 살아가는 이유, 목적, 이런 것들을 살펴보는 영화인데 주인공도 여기 나오는 노마드족 중에 하나입니다. 60대 여성인데요. 여우주연상 탔죠. 프랜시스 맥도먼드. 남편이 죽고 난 뒤에 탄광도시. 광물을 캐던 아주 노쇠한 도시에 살다가 그 도시를 떠나서 차를 타고 서부 지역을 돌아다닙니다. 그런데 이 사람에게 누가 이 사람은 여러 다양한 일도 했어요. 아이들도 가르쳤고 학교에서 교사도 했고 회사에서 사무도 보고 이런 사람이 홈리스라고 주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면서 너 우리 집에서 살래? 이렇게 물어봐요. 그러면 이 여성은 단호하게 얘기합니다. 나 홈리스 아니에요. 하우스리스이기는 한데 집은 없는데 내가 저기 먹고 사는 저곳이 내 홈이에요. 그리고 나는 이걸 내가 선택한 것이고 내가 이게 내몰려서 지금 여기 있는 것이 아니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여행을 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내 이런 여행을 이해해주지 않나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김방희> 말을 혹은 가축을 대신해서 지금은 캠핑카 혹은 RV 밴을 이용해서 떠도는 노마드. 그 유목민, 현대판 유목민을 그린 영화인데 이분들이 집을 포기한 부분 그리고 어떻게 보면 전통적인 일자리와 삶을 포기하고 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들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게 오늘 우리가 알아야 할 글로벌 경제와 금융, 자산시장과 관련해서 어떤 의미로 다가왔길래 서 기자가 이 얘기를 먼저 했을까요?

◆서영민> 집 얘기입니다.

◇김방희> 집.

◆서영민> 여기에 나오는 인상적인 대화가 하나 있는데 누나 집에 가서 돈을 살짝 빌려서 나오려고 하는데 누나가 직접 면 대 면으로 봐야 돈을 주겠다고 하죠. 그래서, 언니죠. 언니. 언니 집에 갑니다. 언니 집에 갔는데 거기서 식사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막 그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나는 2008년에 집을 하나 사서 떼돈을 벌었는데 그때 정말 저점이었고 그때 집을 한 여러 채 샀으면 정말 돈을 더 많이 벌었을 텐데, 이런 얘기를 합니다.

◇김방희> 우리나라 밥상머리에서도 있을 법한 대화죠.

◆서영민> 지금 우리가 많이 하는 얘기죠. 그런데 여기에 이 주인공은 굉장히 삐딱한 시선으로 참 이상하다고 이해가 안 된다고 왜 사람들은 평생 번 돈을 다 집에다 투자하고 또 그 돈도 모자라서 평생 벌어도 갚을 수 없는 돈을 빌려다가 그 돈을 합쳐서 감당도 안 되는 집을 사는 데 평생을 낭비할까. 왜 그러라고 당신들은 부추기냐, 이런 얘기를 해요. 사실 그런데 이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이야기거든요. 지금 우리가 빚 안 내면 집을 못 사고 그 빚을 과연 정말 내가 평생에 걸쳐 갚으면 갚을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도 다들 그렇게 사기 때문에 집을 사고 있거든요.

◇김방희> 이 여주인공, 펀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 사람이 본인이 아무리 홈리스가 아니라 하우스리스다. 그냥 땅에 못 박은 집이 없을 뿐 가정은 있다. 떠돌 뿐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이해도 되고 집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비극적인가를 미국이든 한국이든 실감할 수 있으니까 이해는 되는데, 또 이런 선택을 하고 나면 단기 일자리 그리고 무한한 이동이라는 유목민 생활을 선택하고 나면 달리 대화는 없어지는 거 아닌가요. 계속 이런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건가요?

◆서영민> 그렇죠. 우리 생각에 숙련 노동이 계속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반복, 단순노동, 저숙련 노동, 이를테면 미국으로 따지면, 아마존에서 물류배송.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분류하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쿠팡이 비슷한 일이 되겠죠.

◇김방희> 네.

◆서영민> 저임금 노동들, 최저임금 수준의 노동으로 내몰린다고 하는데 영화에 보면 오히려 아마존은 좋은 직장입니다. 이분은 우리가 아는 경제 세계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아마존에서 계속 일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아마존도 일할 수 있는 양의 제한이 있고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나 보죠. 그리고 캠핑카 사이트에 대야 하잖아요. 위험하니까. 아마존은 보니까 직원 복지로 캠핑카 사이트 비용까지 제공을 해 줍니다. 그 정도로 아마존이 오히려 좋은 직장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거기서 테이프로 붙이고 상품 물류 분류만 하는데도. 계속 이런 삶 속으로 내몰리는데 이런 얘기를 하면. 지금 들으시는 분들은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이런 얘기를 하나 싶으실 텐데, 사실은 지금 우리가 집값이 하락하는 기점에 있지 않습니까.

◇김방희> 네.

◆서영민> 하락할지도 모른다는, 실제로 그런 징조가 있다. 자산 가격도 지금 우크라이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연준이 긴축한다고 해서 뭔가 떨어지는 시점에 있지 않느냐. 그러면 우리가 지금 자산 가격 거품이나 자산 가격이 올라가는 얘기를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지금 우리 세상은 자산 가격이 물론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겠지만 긴 시각에서 보면 점점 더 부동산 가격은 우상향할 수밖에 없는 세상으로 가고 있고 자산 가격 역시 그렇게 간다. 단, 이 세상이 무너지거나 큰 변고를 겪거나 경제원리 구조 작동 자체가 바뀌지 않는다면.

◇김방희> 네.

◆서영민> 그런데 제가 지금 앞에 시작을 펀이라는 영화 속 여성을 가지고 했다는 이유 자체도 집을 사라는 얘기를 하겠다는 건 아니거든요. 집값은 우상향하지만. 그냥 이 세상의 모습을 이렇게 조금 멀리서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지금 이 집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김방희> 그러니까 그 사람과 다른 선택들을 우리는 했죠. 빚을 내서 집을 사긴 했지만, 그러니까 하우스를 가지기는 했지만 어떻게 보면 그분과 크게 현대판 유목민이라는 그분 처지와 다를 바 없는 것이기도 하죠. 왜냐하면 엄청난 빚을 졌고 평생 그걸 갚다가 몰려나오고, 대신 부동산 가격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계속 뛰고 내 소득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떨어지니까.

◆서영민> 맞습니다.

◇김방희> 그런 말씀을 하시려는 거죠.

◆서영민> 그 얘기를 하고 싶은 건데, 그러니까 세상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고 지금 영화 속의 주인공은 다른 선택을 했지만 이 주인공이 이상하다, 이해가 안 된다고 하는 세상과 우리가 지금 몸을 맡긴 세상. 우리가 세상 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가는 이 세상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걸 조금 더 관찰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 세상의 흐름을 좀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영화에서 얘기를 시작한 겁니다.

◇김방희> 일단 부동산이나 일부 자산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그 대전제에 대해서 뭘 근거로 그렇게 얘기를 하십니까?

◆서영민> 일단 크게 두 가지라고 보죠. 돈이 많아지고 있다.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 그런데 일단 돈이 많아지고 있다는 부분이 이게 이해하기 어려우실 수도 있지만 단순히 돈을 많이 찍어냅니다. GDP보다, 예전에는 GDP보다 시중에 도는 돈의 양이 적었어요.

◇김방희> 네.

◆서영민> 그런데 어느 순간 국내 총생산, 우리가 생산한 재화의 한 해 재화의 가치보다 돈의 양이 더 많은 시대가 됐습니다. 지금 이미 그렇고. 왜 그렇게 됐느냐, 말하자면 이건 돈을 많이 찍어냈다는 얘기거든요. 돈의 실질 가치와 무관하게 그냥 막 찍어낸 겁니다. 말 그대로 하나는 세계화 때문에 미국은 계속 수입해서 소비만 하고 공장 같은, 세계의 공장 같은 나라들이 많이 생겼죠. 우리나라도 그 중에 하나고 중국도 그 중에 하나인데, 이 나라들과의 세계적인 거래 관계 속에서 돈이 많이 찍혀 내졌고 그리고 중국 같은 나라는 저축을 굉장히 많이 하니까 이 돈을 어딘가 투자를 해야 되죠. 아니면 저축하는 국가들, 과잉저축 국가들에서 투자 혹은 예금 예치 이런 과정에서 돈이 계속해서 커지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뻔히 아는 미국이 돈을 찍어낸다. 필요할 때마다, 금융 위기 때마다 미국뿐만 아니고 일본도 찍어 낸다. 유럽도 찍어낸다. 이런 얘기들을 할 수 있겠죠. 사실 이런 식으로 찍혀진 돈, 지금까지 말한 세계화나 아니면 금융 위기 등의 위기 대응 과정에서 정부가 찍어낸 돈. 이거는 통화량이 늘어난 부분에 아주 소수에 불과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민간 금융기관입니다. 쉽게 말하면 은행이에요. 은행이 찍어 낸 겁니다. 민간이 무슨 돈을 찍어 낼 힘이 있느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금을 가지고 대출을 해주는 그 과정이 은행을, 금융 기관을, 금융 중개기관을 이론적으로 얘기할 때 신용 창조라고 하는데.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100만 원을 빌려주면 그 돈이 또 다른 사람의 계좌로 가고 그러면 그 다른 사람의 예금 계좌를 근거로 또 빌려주고, 또 빌려주고 이런 과정에서 신용이 창조되는데 사실은 점점 더 많은 돈을 민간 은행들이 빌려주고, 빌려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게 민간 금융기관의 생존의 목표였고 2008년에는 그 탐욕이 얼마나 심했는지.

◇김방희> 네.

◆서영민> 돈을 갚을 능력이 없거나 담보 가치도 없는데도 무자비하게 말 그대로 탐욕적으로 빌려주다가 사고가 나기도 했는데.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그런 식으로 민간 은행들이 돈을 정말 많이 빌려줬습니다. 처음에는 기업의 생산적인 차원에서 너희들이 생산을 하는 데 투자하는 데 돈을 써라 라고 빌려줬죠. 7~80년대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80년대 이후 기업의 이윤이 떨어지고 그리고 잘 나가는 기업들은 돈을 빌릴 필요가 없어지게 되고. 그러니까 돈을 빌려줄 다른 대상을 찾아야 했는데 그게 가계였던 겁니다. 개인들.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개인들에게 돈을 빌려주면 개인들은 집을 사죠. 집을 산다는 것은 대출을 끼지 않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인데, 이 대출이 사실은 민간 은행이 돈을 찍어 내는 일이었던 겁니다. 사실은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했던 것 같은데요. 작년 통화량 지표를 발표했는데 이미 가계가 가지고 있는 통화량이 훨씬 많습니다. 1600~1700조. 이게 거의 대출이라고 보면 될 텐데.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그래서 점점 통화량은 급증했다. 작년에도 급증했다. 우리나라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통화량은 돈을 번 것일 수도 있고 그리고 사내 유보한 이윤일 수도 있는데 가계가 돈을 가지고 있다. 이건 다 대출이거든요. 민간 은행들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다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개인에게 돈을 빌려줘서, 주택 담보 대출로 돈을 빌려줘서 집을 사게 만들면서 금융 기관들은 돈을 벌고, 집을 산 사람들은 계속해서 집을 사는 시장에 계속해서 더 많은 대출이 들어오니까. 수요가 많으면 당연히 가격이 오르는 거겠죠.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그렇게 집값이 오릅니다.

◇김방희> 서 기자 스토리 가운데서 두 가지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되는데요. 하나는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돈이 많이 풀렸다고 얘기하면 정부나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낸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실은 민간 은행들이, 금융 기관들이 신용 창출 기능을 통해서 시중에 돈을 많이 쏟아냈다. 그 부분이 더 크다. 이런 부분을 지적해 주셨고. 두 번째는 그렇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리는 글로벌 금융 위기는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한테까지 집 사는 데 돈을 과도하게 빌려주다가 터진 문제였고, 우리 외환 위기는 기업들한테, 돈을 아주 많이 벌 능력이 안 되는 기업들한테 무리해서 은행들이 빌려주다가 터졌던 건데. 문제가 터지는데 지금은 이렇게 많이 풀렸는데 금융 사고 같은 게 벌어지지는 않나요.

◆서영민> 일단 은행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작년에 은행들 보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다고 그러죠.

◇김방희> 네.

◆서영민> 은행들이 많이 빌려줘서 돈을 많이 번 겁니다. 그냥 단순합니다. 은행들은 빌려줄 생각밖에 없고, 빌려줘야 돈을 버는데. 그런데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로 그런 무분별한 대출은 굉장히 규제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 규제가 은행입니다. 우리가 아는 금융 기관들, 대표적인 금융 기관들, 그 기관들은 굉장히 건전해졌고, 자본 규제도 받고, 자산 규제도 받고, 다양한 규제를 받기 때문에 그렇게 무리하게 대출을 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김방희> 네.

◆서영민> 그러나 지금 과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전에는 미국에서 돈을 빌려주는 모기지 대출로 돈을 빌려준다면, 80%는 은행이고 20%만 비은행 금융 기관 혹은 그림자 금융 기관들이었는데 지금 현재 은행 몫은 절반 정도고요. 나머지 몫이 절반, 50대 50이 됐습니다. 은행이 80 먹던 시장을 이제는 50밖에 안 먹고요. 나머지를 은행이 아닌 기관들 규제를 안 받는 기관들이 빌려주고 있습니다. 혁신 테크 기업, 금융 기관들일 수도 있는데 여하튼 모기지 대출을 빌려주는 양 자체가 준 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게 없었다면 미국은 우리보다 작년에 집값이 더 올랐거든요.

◇김방희> 더 올랐죠

◆서영민> 미국이 집값이 오를 수가 없었겠죠. 금융 기관들이 건전한 대출만 해줬었다면. 그 위험의 가능성 자체는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김방희> 좋습니다. 그건 금융 사고가 글로벌한 수준에서 재연될 거냐 이건 별개의 문제고 지금은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니까 돈이 엄청나게 풀렸고 그래서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첫 번째가 각국이 돈을 많이 찍어냈기 때문이고 두 번째가 아까 불평등 문제를 얘기해 주셨는데 이건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서영민> 기술이 하는 일을 보면 됩니다. 이건 돈의 얘기라기보다는 기술의 얘기입니다. 아마존을 보면 됩니다. 쿠팡, 사실은 쿠팡이 정말 아마존처럼 잘 된다면 쿠팡을 보시라고 하겠는데 쿠팡은 적자만 나는 기업이기 때문에 쿠팡을 보시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아마존이 미국의 소매 판매 채널, 소매상들 다 집어삼켰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월마트만 빼고는 다 집어삼켰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무기예요. 이 회사가 아주 단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부각이 되어서 나머지는 다 이윤을 먹는다고 생각하겠지만 굉장한 기술 기업입니다. 그러니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누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디에다가 재고를 분배하고 어떤 식으로 물건을 배치해 놔야 가장 빠르게 소비자에게 물건을 배송해 줄 수 있고 가격은 어떻게 하면 판매상들이 더 싸게 내놓게 만드느냐 판매상들에게 출혈 경쟁을 강제하게 만드는 AI 빅데이터 시스템 모든 걸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몫은 여기 사실은 일자리가 굉장히 많거든요. 50만 개, 60만 개예요. 아마 전 세계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은 직장일 텐데 다 운전, 배달, 분류, 포장 작업입니다. 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지금은 좀 더 많이 준다고는 하는데 그런 종류의 일자리고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고 이 말은 기술이 발전하면 노동자들이 가져갈 수 있는 월급을 받는 자리는 굉장히 안 좋은 자리밖에 안 남는다 그 수도 점점 줄어든다는 건 이런 얘기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유니레버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게 생활용품 기업이죠.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전 세계 다국적 기업입니다.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 빼고는 이 회사보다 큰 회사가 없습니다. 고용을 한 15만 명 정도 해요. 그런데 인텔은 이 유니레버보다 시가총액은 2배가 되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고용은 12만 명 적어요. 유니레버보다 그리고 페이스북 있죠. 페이스북은 유니레버의 6배가 넘는 회사입니다. 아마 요즘 주가가 내려서 한 5배 정도일 수도 있는데 이 회사는 유니레버의 절반 7만 명 정도밖에 고용을 안 합니다. 그러니까 인텔이 조금 더 고도화된 회사이고 페이스북은 좀 더 고도화된 회사겠죠. 그런데 되면 될수록 일자리 수는 줄어드는 겁니다. 사람은 필요 없고 기술과 이런 테크 여기에 전념하는 회사들이 돼 가는 건데 지구상에서 제일 큰 기업, 애플. 이 회사는 아까 말씀드린 유니레버의 한 30배 정도 되는 회사입니다. 25배가 넘는 회사인데 이 회사나 유니레버나 고용하는 인원은 같습니다.

◇김방희> 그러니까 참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해지는군요. 단기적으로 미국이 코로나 이후에 일자리가 어땠느냐 이런 얘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기업들의 혁신은 거듭되고 있고 그 혜택의 일부도 우리 소비자가 누리고 있는데 정작 사람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고 특히 그나마 남아 있는 일자리들이 저임 일자리다. 그 유목민을 자처했던 펀이라는 여자 주인공이 일했던 단기 알바 성격을 가지는

◆서영민> 맞습니다.

◇김방희> 그런 일자리들이다. 참 서글픈 얘기이기도 한데요. 그렇게 되면 당연히 근로자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어질 테고 소득이라는 면에서도 우리가 농담 삼아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실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니에요.

◆서영민> 맞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사실은 제가 지금부터 말씀드릴 상황은 전체 GDP에서 노동자가 얼마를 가져가고 사용자, 기업, 이익으로, 이윤으로 얼마나 배분되느냐? 이런 걸 잘 보여주는 지표를 하나 설명드릴 텐데 노동 소득 분배율이라는 게 있습니다.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이게 노동자가 얼마나 가져가냐? 70, 80년대는 보통 60% 후반대, 3분의 2 정도는 노동자가 가져갔습니다. 이게 계속해서 예상하실 수 있으시겠다시피 점점 하락합니다. 하락하는데 미국의 닷컴 혁신이 일어난 2000년대 이후에 급속히 하락합니다. 매킨지 같은 컨설팅 회사는 미국이 지난 한 70년 동안 노동 분배율이 악화된 것에 대부분은 2000년 이후에 발생했다. 그러니까 혁신이 이루어지자 노동이 가져가는 몫이 줄었다. 그리고 회사들은 이 돈을 다 회사 안에 쌓아 놓는다. 그게 사내 유보 이윤이죠. 아니면 그 사내 유보 이윤을 소각합니다. 불에 태웁니다. 이게 주식을 사서 불태웁니다.

◇김방희> 주가를 올리고 주주한테 돌려주기 위해서죠.

◆서영민> 아니면 배당을 하거나요. 그런 식으로 이런 흐름은 기술이 발전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노동자 몫은 줄어들고 주주나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 몫이 늘어난다. 그걸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미국이다. 그것이 전 세계의 미래다라고까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고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상황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계속 노동소득 분배율을 보니까 계속 올라가요. 저희는 노동자가 좀 더 많이 가져가는데 이건 우리나라가 급속히 성장하는 나라이기도 하고 아직은 그리고 최저임금이 올라서 그렇습니다.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2017년 이후로 노동 소득 분배율이 좀 더 개선이 되는 경향이 있고 그게 최저임금의 영향이 클 테고요. 다만 우리나라 역시 기술이 발전해 감에 따라 기술 기업들이 각광을 받으면 받을수록 이런 상황은 심화될 겁니다.

◇김방희> 소득이 중요한 이유가 그거죠. 미국에서 소득이 올라가지 않게 된 게 한 30여 년 됐는데 소득이 이렇게 오르던 60년대를 미국 인민들은 대압축 시대라고 하는데 중산층이 크게 늘어서 상위층과 이른바 서민층의 간극이 제일 좁았던, 양쪽에서 눌렸던 시기라고 표현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돈은 많이 찍어냈는데 동시에 불평등은 기술이나 이런 것 때문에 더 심해졌다. 이렇게 정리하는 게 좋겠습니까? 최근의 글로벌 경제 환경을?

◆서영민>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사라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아지는 경향은 사라졌기 때문에 뭔가 물건을 만들어 팔아서 이득을 보기는 어려운 시대고 그런데 돈은 많아요. 그런데 그 많은 돈이 편제하는 겁니다. 노동자가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 아니면 노동자 중에서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끼리만 그러니 집을 사라, 집은 오른다. 왜냐하면 돈이 많고 그 돈이 계속해서 빌려주는 데가 집을 사라고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집을 사라 아니면 미국 주식 같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주식을 사라 이런 조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김방희> 처음 얘기하셨던 영화 주인공과는 달리 집을 사라는 얘기인데 지금 이 시점에 적절한 얘기입니까?

◆서영민> 그 얘기에 어떤 비윤리성, 사실 윤리적이지 않잖아요. 일을 하는 건 돈을 못 법니다. 당신 집을 사세요. 아니면 주식을 사세요. 이건 우리 MZ세대들이 일로는, 월급으로는 부자가 못 됩니다. 코인을 하겠습니다라고 했을 때 이른바 꼰대라는 나이 드신 분들이 말리고 싶은 심정, 그 심정하고 똑같은 겁니다. 아니 일보다는 불로소득을 장려하는 사회, 그런데 이런 종류의 어떤 이상하다. 이 세상이 이상하다는 감각을 여기서 한번 느껴 보시라는 겁니다. 그 감각을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느낍니다. 그런데 표현의 방식이 다른 거죠. 표현의 방식이라는 것이 이를 테면 미국에서는 이게 너무 불합리하다. 왜? 나는 일을 하는데 돈을 못 벌고 저기서 월스트리트에 있는 쟤들, 아니면 집을 산 애들, 집을 두 채, 세 채 산 애들, 쟤들 아무것도 안 했는데 돈을 버느냐 이게 트럼프 지지로 나타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포퓰리즘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잘못 돌아가고 그래서 내가 계속 그 세상을 바꾸라고 리더들을 계속 바꾸는데 그 리더들이 세상을 못 바꾸는 거예요. 정치가 경제 구조를 못 바꿔 주는 겁니다. 이런 불평등하고 돈은 풀리는 구조 그러다 보니까 미국에서는 그게 트럼프 같은 사람들이 말을 하면 호소력이 있게 되고

◇김방희> 정치에 이용하는 면도 있죠. 분명히.

◆서영민> 그렇죠. 영국 브렉시트도 같은 맥락에 있을 수 있습니다. 영국이 런던만, 금융만 부자가 되고 나머지 제조업이 모두 쇠락하는 국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종류의 세상은 싫다가 브렉시트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다양한 종류의 포퓰리즘이 나타날 수 있는 거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젊은 사람들, 지금 나이 드신 분들 내로남불 얘기 많이 하잖아요. 나이 든 분들은 다들 자기 집 사서 돈 벌어놓고는, 일 안 해서 돈 벌어놓고는 우리가 집 사겠다고 대출 받는다고 그러면 대출도 못 받게 해, 코인을 해서 돈을 벌겠다고 하면 코인은 도박이라고 하지 말라고요. 코인이랑 집을 사서 집값이 뻥튀기 되는 것이 근본적으로 다른가라고 젊은 사람들이 질문할 수밖에 없거든요.

◇김방희> 세대 간 갈등의 요인도 되고 있는데 KBS 서영민 기자와 함께 지금 글로벌 경제 금융 또 자산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큰 그림으로 이해해보고자 노력 중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그건 돈이 엄청나게 풀려서 자산 가격이 뛰는 시대가 서서히 저무는 게 아니냐,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 이런 표현을 하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이 시기가 왜 중요하냐 하면 큰 배, 글로벌 금융 시장이라는 배가 서서히 선회하는 과정인데 저무는 겁니까? 아니면 그래도 계속되는 겁니까?

◆서영민> 지금 안 저문다고 말할 방법이 있겠습니까?

◇김방희> 그러니까요.

◆서영민> 지금 인플레이션이 미국이 7%가 넘어서 미국에서는 지금 연준에서 최소한 오늘 나온 발언 보면 7월까지, 7월 1일까지 100BP, 1%는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양적 긴축도 하겠다고 하는데 그런데 이것이 방금 말했던, 제가 말했던 건 두 가지 큰 트렌드죠. 돈을 많이 찍어 낸다. 민간이 정부가 아니고 민간이.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불평등이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사회가 발전해 가면 갈수록 심해진다. 이 두 가지 트렌드를 지금 이 어떤 긴축의 흐름이 바꿀 수 있느냐고 물어봐야 되는 겁니다.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그렇지는 않거든요.

◇김방희> 그 흐름 자체를 꺾을 수는 없다.

◆서영민> 금융들이 돈을 계속 빌려줘서 금융의 이익을 창출하려고 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이 바뀌겠느냐 이 돈 찍어내는 흐름이 바뀌겠느냐 그리고 불평등해지는 게 갑자기 이제 아마존이 저임금 일자리들을 고임금으로 바꿔주겠다고 하겠느냐, 애플이 유니레버의 30배에 가까운 회사지만 유니레버와 비슷한 숫자의 인원밖에 고용을 안 하는데 앞으로는 30배 고용하겠습니다. 하겠느냐 그러지 않겠다는 거죠. 그렇다면 큰 흐름에서 파도 자체는 저 멀리까지 계속 나아가는데 파고와 바닥 왔다 갔다 하는 사이클. 사이클 상의 하락기로 갈 뿐 장기적으로 보면 이 흐름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는 거죠.

◇김방희> 그러면 자산 가격은 오를 대로 올랐고 유동성 파티는 끝나고 이런 환경에서 서 기자가 지금 가장 신경 쓰고 우려하는 건 어떤 겁니까? 뭘 우리 이 큰 망망대해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신경 써야 됩니까? 예를 들어서 인플레이션 우려라면 긴축을 통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제어해야 됩니다마는 지금 큰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여전히 부동산과 자산 시장에서 돈벌이에 열을 올리는 게 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인 건가요?

◆서영민> 제가 합리적이라고 말씀은 드렸고 집값은 우상향한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역시 주식도 그렇지만 그 우상향하는 시장에서 늘 돈을 버는지를 한번 여쭤봐야 됩니다. 코스피가 지금 3천이 됐잖아요. 3천이 됐다가 지금 내려왔지만 그런데 이게 불과 한 45년 전만 해도 천 몇백에서 놀고 있었고 코스피는 ‘박스피’라고도 했습니다. 코스피조차도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했어요. 그런데 투자하시는 개미 분들에게 여쭤봐야 됩니다. 그래서 돈 버셨습니까?

◇김방희> 돈 좀 만지셨습니까?

◆서영민> 작년에 코로나 때 돈 다들 버셨을 텐데 그래서 지금 현재까지도 그 번 돈을 가지고 계십니까. 이게 흐름이라는 것은 사실은 예측하기 힘든 것이고 아주 초, 아주 훌륭한 기법들을 가지고 있다는 금융회사들도 늘 돈을 버는 건 아닙니다. 공매도 하다가 돈을 잃기도 하고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그러니까 이 흐름이 장기 우상향한다고 해서 나의 삶 또한 장기 우상향할 것이냐라고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집을 사서 내 집만 오르면 돼 라고 생각하기에는 세상이 점점 더 불안정해져 가요. 미국처럼 포퓰리즘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번에는 선거에서 졌지만 다시 또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여전히 나오고 영국은 사실은 자해 행위에 가까운 브렉시트를 했고 우리나라도 점점 사회 분열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2, 30대들이 사회적인 신뢰를 가지지 못한다면 사회에 대해서 이것 역시 상당한 갈등 요인으로 번져갈 수 있는 거거든요. 지금 현재 이미 어느 정도 그런 게 보이죠. 사회 분열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이나 정파 이런 쪽에 힘이 더 실릴 수도 있고요. 내가 자산 가격이 올라서 돈을 벌 확률이 있기는 하나 그 또한 확실치는 않고 그것이 사회적인 안정도 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렇다면 이게 뭔가 노매드랜드의 펀이라는 주인공은 이 세상은 참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저 세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 세상이 바로 약간은 이상한 이 세상인데.

◇김방희> 지금 서영민 기자 얘기는 이도 저도 불확실하다. 그러니 펀처럼 살자는 얘기로 잘못 귀결될 수 있어서 왜냐하면 1400번님도 그 영화를 보신 모양이에요. 우리는 하우스 푸어고 노매드랜드의 그들은 하우스 리스인데 마음가짐이 확연히 다르긴 하더군요. 그런데 한국 사람인 제가 보기에는 집에 대한 집착이 있는 게 한국 사람이니까 자기 합리화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 정도인데요. 해 주셨는데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 됩니까? 유동성 파티가 계속될 때는 사실 좀 술기운으로 그냥 계속 오르겠지 우상향하겠지 하면서 버텼는데 분명한 대선회. 긴축으로의 선회 신호가 나왔고 이건 현실일 텐데 집 포기하고 노매드랜드로 가야 됩니까?

◆서영민>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긴축으로 간다고 해서 주가가 늘 꺼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오일쇼크 형식으로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고 그렇게 됐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안 좋은 데 물가가 오른다면 그럼 주가는 당연히 출렁일 수밖에 없고 금리를 아무리 올려도 그 물가가 잡히지 않을 테니까 공급망 쇼크가 계속된다면. 그러면 안 좋은 종류의 인플레이션이고 자산시장에도 더 큰 충격을 미치고 그러면 연준은 시장이 출렁이는데도 불구하고 물가를 더,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안 좋은 인플레이션으로 가죠. 그런데 만약에 이 오미크론 위기가 끝나고 노동자들이 더 이상 집에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와서 일을 하고 이건 미국이나 글로벌 한 얘기입니다.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고요. 그렇게 돼서 세계 경제가 좀 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우크라이나 위기도 수습이 돼서 유가도 떨어지고 그렇게 돼서 공급망 위기에 의한 인플레이션 요인이 상반기 내에 좀 잦아든다면.

◇김방희> 잡힌다면.

◆서영민> 그렇게 된다면 연준이 금리를 좀 올리더라도 지금 전 세계가 어느 정도는 코로나 이후 회복을 다 같이 하고 있거든요. 이게 긴축 발작 할 때 2013년부터 18년 기간하고는 다른 점입니다. 그때는 미국만 좋았고 지금은 세계가 다 같이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이 긴축을 하더라도 주가는 오를 수 있다. 이런 전문가들도 꽤 있습니다. 사실 이 흐름에 몸을 싣고 있으니 일단은 공급망 위기 혹은 유가 국제유가 이런 부분에서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잘 보셔야죠.

◇김방희> 한 30년에 걸친 큰 그림을 말씀해 주셨는데 유동성 완화,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그런 흐름은 지금 단순히 세계 금융시장에서 벌어지는 돈줄 죄이기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얘기를 듣고 그림이 분명해지기는 했습니다마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생각에는 큰 변함이 없거든요. 일종의 21세기 자본론을 제시해 주셨는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장기 투자를 해야 됩니까? 아니면 태도를 근본적으로 부나 집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되는 겁니까?

◆서영민> 제가 무슨 투자에 대한 어떤 방향을 제시해 드리기는 상당히 어렵겠지만 다만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메가트렌드 그리고 지금의 경기 순환상의 흐름 그런데 이 상황이 꼭 이제는 무조건 집값도 다 떨어지고 주가도 다 떨어질 거야라고.

◇김방희> 그런 건 아니다.

◆서영민> 확실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니 그 상황을 면밀히 봐야겠고 우리는 어차피 여기 노매드랜드의 펀처럼 이 경제 구조를 벗어나서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닌 것 같고 예의주시하면서 불안한 마음도 늘 가질 수밖에 없는 거겠죠. 그러면서 내가 뒤처지지 않도록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가 그래도 나만 안 뒤처진다고 우리 사회가 계속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건 아니야라는 종류의 어떤 사회적인 생각도 좀 가지고 그렇게 우리가 살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죠.

◇김방희> 그렇죠. 또 한계가 있는 거니까 노매드랜드의 주인공의 대사들은 멋졌지만 그걸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또 훨씬 더 불안하고 불확실해지는 거죠. 그래서 전혀 다른 방식을 찾아야 되는데 오늘 스토리의 끝은 해피엔딩은 아니었어요.

◆서영민> 그렇습니다.

◇김방희> 그렇죠. 그러나 그게 현실이니까.

◆서영민> 제가 보여드리고 제가 관찰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그런 지점입니다. 힘든 일상들 살아가시지만 한 번쯤 조금 떨어져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입니다.

◇김방희> KBS 서영민 기자께서 빅 픽처를 그려주셨는데 저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그 영화는 못 봤는데 집에 대한 집착이나 자산 가치만 고려하는 삶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

◆서영민> 이 모든 게 사실은 별게 아닙니다. 어쩌면.

◇김방희> 집 있죠?

◆서영민> 죄송합니다.

◇김방희> KBS 서영민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영민> 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성공예감] 파티는 끝났다, 금리 인상 후 시나리오는? - 서영민 KBS 기자
    • 입력 2022-02-18 17:12:35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
■ 방송시간 : 2월 18일(금) 09:05-10:53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방희 소장 (생활경제연구소)
■ 출연 : 서영민 기자 (KBS)

- 영화 《노마드랜드》처럼, 많은 사람들이 평생 빚을 갚아 나가며 집을 사는 상황
- 부동산 등 일부 자산은 계속 우상향하는 구조... 유동성과 불평등 동반돼
- 돈을 많이 찍어 내고, 민간 금융 기관이 기업과 개인 대출 늘리며 유동성 증가시켜
- 미국 노동 소득 분배율을 보면 노동자보다 주주나 기업 경영자의 몫이 더 많아
- 자산 불평등은 주식, 부동산 투기나 혹은 다양한 포퓰리즘으로 발현되기도
- 미 연준 긴축한다 해도 민간 은행의 대출로 인한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긴 어려워
- 코로나와 공급망 쇼크 해소되면, 긴축 들어가도 주가는 오를 수 있어



◇김방희> 사람들은 사실보다 스토리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사실조차도 스토리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심리학이나 뇌 과학자들이 대부분 수용하는 가설인데 예를 들어서 이순신 장군 얘기는 우리 국민이라면 죽을 때까지 잊어버릴 수 없는 게 좋은 스토리가 가져야 할 요소를 모두 다 갖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있고 선악의 대결 구도가 있고 고난을 이겨낸 반전의 서사가 있습니다. 가끔씩 배우자 전화번호는 잊어도 이걸 잊을 수는 없죠. 스토리로 최근에 글로벌 경제와 금융 자산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좀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달라고 성공예감의 한 식구께 저희가 부탁을 드렸습니다. 워낙 어려운 숫자들을 가지고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서 ‘원탁의 기자들 K’ 식구인 타고난 스토리텔러 서영민 기자께 이 부탁을 드렸는데 이분이 오늘 찰떡같은 비유들을 통해서 최근에 글로벌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쉽게 설명해 주실 겁니다. KBS 서영민 기자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서영민> 안녕하세요. 방금 깜짝 놀랐어요.

◇김방희> 왜요?

◆서영민> 너무 스토리를 얘기해 주실 거라고 해서 제가 저도 열심히 공부는 하지만 아주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고 계속 공부해 가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으로 제가 뭐...

◇김방희> 워낙 잘 아시죠. 그 리포트를 봐도 아주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사례를 통해서 접근하기 때문에 훨씬 설득력이 있죠. 지난번에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을 설명할 때 인용했던 남대문 호떡집 비유도 대단했죠. 그러니까 줄이 두 배 길어지면 기다림이 6배가 된다. 이런 걸 호떡집 비유를 통해서 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아카데미 작품상 받은 영화를 갖고 왔습니다. 사실 우리가 미나리에 주목하느라 이 영화가 미국에서는 대단한 영화로 거론이 됐는데 안 보신 분도 많을 것 같아요. 저도 사실은 못 봤는데. <노매드랜드> 그러니까 유목민의 땅입니까?

◆서영민> 노마드족. 그러니까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여기저기 떠돈다는 게 다 노마드족일 텐데 여기에 나오는 노마드는 캠핑카를 타고 미국의 서부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입니다.

◇김방희> 집을 갖지 않고 말이죠?

◆서영민> 우리는 캠핑카라고 말하는데 거기에서는 RV카 아니면 밴, 조금 큰 스타렉스 종류의 차를 개조해서 캠핑카 용도로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금융위기 이후에 집을 잃었거나 아니면 각자의 이유로 어떤 우리가 아는 경제 세계 바깥에, 우리가 아는 테두리 바깥에 있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의 다양한 삶들 그리고 살아가는 이유, 목적, 이런 것들을 살펴보는 영화인데 주인공도 여기 나오는 노마드족 중에 하나입니다. 60대 여성인데요. 여우주연상 탔죠. 프랜시스 맥도먼드. 남편이 죽고 난 뒤에 탄광도시. 광물을 캐던 아주 노쇠한 도시에 살다가 그 도시를 떠나서 차를 타고 서부 지역을 돌아다닙니다. 그런데 이 사람에게 누가 이 사람은 여러 다양한 일도 했어요. 아이들도 가르쳤고 학교에서 교사도 했고 회사에서 사무도 보고 이런 사람이 홈리스라고 주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면서 너 우리 집에서 살래? 이렇게 물어봐요. 그러면 이 여성은 단호하게 얘기합니다. 나 홈리스 아니에요. 하우스리스이기는 한데 집은 없는데 내가 저기 먹고 사는 저곳이 내 홈이에요. 그리고 나는 이걸 내가 선택한 것이고 내가 이게 내몰려서 지금 여기 있는 것이 아니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여행을 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내 이런 여행을 이해해주지 않나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김방희> 말을 혹은 가축을 대신해서 지금은 캠핑카 혹은 RV 밴을 이용해서 떠도는 노마드. 그 유목민, 현대판 유목민을 그린 영화인데 이분들이 집을 포기한 부분 그리고 어떻게 보면 전통적인 일자리와 삶을 포기하고 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들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게 오늘 우리가 알아야 할 글로벌 경제와 금융, 자산시장과 관련해서 어떤 의미로 다가왔길래 서 기자가 이 얘기를 먼저 했을까요?

◆서영민> 집 얘기입니다.

◇김방희> 집.

◆서영민> 여기에 나오는 인상적인 대화가 하나 있는데 누나 집에 가서 돈을 살짝 빌려서 나오려고 하는데 누나가 직접 면 대 면으로 봐야 돈을 주겠다고 하죠. 그래서, 언니죠. 언니. 언니 집에 갑니다. 언니 집에 갔는데 거기서 식사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막 그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나는 2008년에 집을 하나 사서 떼돈을 벌었는데 그때 정말 저점이었고 그때 집을 한 여러 채 샀으면 정말 돈을 더 많이 벌었을 텐데, 이런 얘기를 합니다.

◇김방희> 우리나라 밥상머리에서도 있을 법한 대화죠.

◆서영민> 지금 우리가 많이 하는 얘기죠. 그런데 여기에 이 주인공은 굉장히 삐딱한 시선으로 참 이상하다고 이해가 안 된다고 왜 사람들은 평생 번 돈을 다 집에다 투자하고 또 그 돈도 모자라서 평생 벌어도 갚을 수 없는 돈을 빌려다가 그 돈을 합쳐서 감당도 안 되는 집을 사는 데 평생을 낭비할까. 왜 그러라고 당신들은 부추기냐, 이런 얘기를 해요. 사실 그런데 이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이야기거든요. 지금 우리가 빚 안 내면 집을 못 사고 그 빚을 과연 정말 내가 평생에 걸쳐 갚으면 갚을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도 다들 그렇게 사기 때문에 집을 사고 있거든요.

◇김방희> 이 여주인공, 펀이라는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 사람이 본인이 아무리 홈리스가 아니라 하우스리스다. 그냥 땅에 못 박은 집이 없을 뿐 가정은 있다. 떠돌 뿐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이해도 되고 집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비극적인가를 미국이든 한국이든 실감할 수 있으니까 이해는 되는데, 또 이런 선택을 하고 나면 단기 일자리 그리고 무한한 이동이라는 유목민 생활을 선택하고 나면 달리 대화는 없어지는 거 아닌가요. 계속 이런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건가요?

◆서영민> 그렇죠. 우리 생각에 숙련 노동이 계속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반복, 단순노동, 저숙련 노동, 이를테면 미국으로 따지면, 아마존에서 물류배송.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분류하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쿠팡이 비슷한 일이 되겠죠.

◇김방희> 네.

◆서영민> 저임금 노동들, 최저임금 수준의 노동으로 내몰린다고 하는데 영화에 보면 오히려 아마존은 좋은 직장입니다. 이분은 우리가 아는 경제 세계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아마존에서 계속 일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아마존도 일할 수 있는 양의 제한이 있고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나 보죠. 그리고 캠핑카 사이트에 대야 하잖아요. 위험하니까. 아마존은 보니까 직원 복지로 캠핑카 사이트 비용까지 제공을 해 줍니다. 그 정도로 아마존이 오히려 좋은 직장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거기서 테이프로 붙이고 상품 물류 분류만 하는데도. 계속 이런 삶 속으로 내몰리는데 이런 얘기를 하면. 지금 들으시는 분들은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이런 얘기를 하나 싶으실 텐데, 사실은 지금 우리가 집값이 하락하는 기점에 있지 않습니까.

◇김방희> 네.

◆서영민> 하락할지도 모른다는, 실제로 그런 징조가 있다. 자산 가격도 지금 우크라이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연준이 긴축한다고 해서 뭔가 떨어지는 시점에 있지 않느냐. 그러면 우리가 지금 자산 가격 거품이나 자산 가격이 올라가는 얘기를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지금 우리 세상은 자산 가격이 물론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겠지만 긴 시각에서 보면 점점 더 부동산 가격은 우상향할 수밖에 없는 세상으로 가고 있고 자산 가격 역시 그렇게 간다. 단, 이 세상이 무너지거나 큰 변고를 겪거나 경제원리 구조 작동 자체가 바뀌지 않는다면.

◇김방희> 네.

◆서영민> 그런데 제가 지금 앞에 시작을 펀이라는 영화 속 여성을 가지고 했다는 이유 자체도 집을 사라는 얘기를 하겠다는 건 아니거든요. 집값은 우상향하지만. 그냥 이 세상의 모습을 이렇게 조금 멀리서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지금 이 집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김방희> 그러니까 그 사람과 다른 선택들을 우리는 했죠. 빚을 내서 집을 사긴 했지만, 그러니까 하우스를 가지기는 했지만 어떻게 보면 그분과 크게 현대판 유목민이라는 그분 처지와 다를 바 없는 것이기도 하죠. 왜냐하면 엄청난 빚을 졌고 평생 그걸 갚다가 몰려나오고, 대신 부동산 가격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계속 뛰고 내 소득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떨어지니까.

◆서영민> 맞습니다.

◇김방희> 그런 말씀을 하시려는 거죠.

◆서영민> 그 얘기를 하고 싶은 건데, 그러니까 세상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고 지금 영화 속의 주인공은 다른 선택을 했지만 이 주인공이 이상하다, 이해가 안 된다고 하는 세상과 우리가 지금 몸을 맡긴 세상. 우리가 세상 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가는 이 세상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걸 조금 더 관찰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 세상의 흐름을 좀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영화에서 얘기를 시작한 겁니다.

◇김방희> 일단 부동산이나 일부 자산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그 대전제에 대해서 뭘 근거로 그렇게 얘기를 하십니까?

◆서영민> 일단 크게 두 가지라고 보죠. 돈이 많아지고 있다.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 그런데 일단 돈이 많아지고 있다는 부분이 이게 이해하기 어려우실 수도 있지만 단순히 돈을 많이 찍어냅니다. GDP보다, 예전에는 GDP보다 시중에 도는 돈의 양이 적었어요.

◇김방희> 네.

◆서영민> 그런데 어느 순간 국내 총생산, 우리가 생산한 재화의 한 해 재화의 가치보다 돈의 양이 더 많은 시대가 됐습니다. 지금 이미 그렇고. 왜 그렇게 됐느냐, 말하자면 이건 돈을 많이 찍어냈다는 얘기거든요. 돈의 실질 가치와 무관하게 그냥 막 찍어낸 겁니다. 말 그대로 하나는 세계화 때문에 미국은 계속 수입해서 소비만 하고 공장 같은, 세계의 공장 같은 나라들이 많이 생겼죠. 우리나라도 그 중에 하나고 중국도 그 중에 하나인데, 이 나라들과의 세계적인 거래 관계 속에서 돈이 많이 찍혀 내졌고 그리고 중국 같은 나라는 저축을 굉장히 많이 하니까 이 돈을 어딘가 투자를 해야 되죠. 아니면 저축하는 국가들, 과잉저축 국가들에서 투자 혹은 예금 예치 이런 과정에서 돈이 계속해서 커지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뻔히 아는 미국이 돈을 찍어낸다. 필요할 때마다, 금융 위기 때마다 미국뿐만 아니고 일본도 찍어 낸다. 유럽도 찍어낸다. 이런 얘기들을 할 수 있겠죠. 사실 이런 식으로 찍혀진 돈, 지금까지 말한 세계화나 아니면 금융 위기 등의 위기 대응 과정에서 정부가 찍어낸 돈. 이거는 통화량이 늘어난 부분에 아주 소수에 불과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민간 금융기관입니다. 쉽게 말하면 은행이에요. 은행이 찍어 낸 겁니다. 민간이 무슨 돈을 찍어 낼 힘이 있느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금을 가지고 대출을 해주는 그 과정이 은행을, 금융 기관을, 금융 중개기관을 이론적으로 얘기할 때 신용 창조라고 하는데.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100만 원을 빌려주면 그 돈이 또 다른 사람의 계좌로 가고 그러면 그 다른 사람의 예금 계좌를 근거로 또 빌려주고, 또 빌려주고 이런 과정에서 신용이 창조되는데 사실은 점점 더 많은 돈을 민간 은행들이 빌려주고, 빌려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게 민간 금융기관의 생존의 목표였고 2008년에는 그 탐욕이 얼마나 심했는지.

◇김방희> 네.

◆서영민> 돈을 갚을 능력이 없거나 담보 가치도 없는데도 무자비하게 말 그대로 탐욕적으로 빌려주다가 사고가 나기도 했는데.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그런 식으로 민간 은행들이 돈을 정말 많이 빌려줬습니다. 처음에는 기업의 생산적인 차원에서 너희들이 생산을 하는 데 투자하는 데 돈을 써라 라고 빌려줬죠. 7~80년대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80년대 이후 기업의 이윤이 떨어지고 그리고 잘 나가는 기업들은 돈을 빌릴 필요가 없어지게 되고. 그러니까 돈을 빌려줄 다른 대상을 찾아야 했는데 그게 가계였던 겁니다. 개인들.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개인들에게 돈을 빌려주면 개인들은 집을 사죠. 집을 산다는 것은 대출을 끼지 않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인데, 이 대출이 사실은 민간 은행이 돈을 찍어 내는 일이었던 겁니다. 사실은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했던 것 같은데요. 작년 통화량 지표를 발표했는데 이미 가계가 가지고 있는 통화량이 훨씬 많습니다. 1600~1700조. 이게 거의 대출이라고 보면 될 텐데.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그래서 점점 통화량은 급증했다. 작년에도 급증했다. 우리나라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통화량은 돈을 번 것일 수도 있고 그리고 사내 유보한 이윤일 수도 있는데 가계가 돈을 가지고 있다. 이건 다 대출이거든요. 민간 은행들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다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개인에게 돈을 빌려줘서, 주택 담보 대출로 돈을 빌려줘서 집을 사게 만들면서 금융 기관들은 돈을 벌고, 집을 산 사람들은 계속해서 집을 사는 시장에 계속해서 더 많은 대출이 들어오니까. 수요가 많으면 당연히 가격이 오르는 거겠죠.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그렇게 집값이 오릅니다.

◇김방희> 서 기자 스토리 가운데서 두 가지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되는데요. 하나는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돈이 많이 풀렸다고 얘기하면 정부나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낸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실은 민간 은행들이, 금융 기관들이 신용 창출 기능을 통해서 시중에 돈을 많이 쏟아냈다. 그 부분이 더 크다. 이런 부분을 지적해 주셨고. 두 번째는 그렇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리는 글로벌 금융 위기는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한테까지 집 사는 데 돈을 과도하게 빌려주다가 터진 문제였고, 우리 외환 위기는 기업들한테, 돈을 아주 많이 벌 능력이 안 되는 기업들한테 무리해서 은행들이 빌려주다가 터졌던 건데. 문제가 터지는데 지금은 이렇게 많이 풀렸는데 금융 사고 같은 게 벌어지지는 않나요.

◆서영민> 일단 은행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작년에 은행들 보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다고 그러죠.

◇김방희> 네.

◆서영민> 은행들이 많이 빌려줘서 돈을 많이 번 겁니다. 그냥 단순합니다. 은행들은 빌려줄 생각밖에 없고, 빌려줘야 돈을 버는데. 그런데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로 그런 무분별한 대출은 굉장히 규제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 규제가 은행입니다. 우리가 아는 금융 기관들, 대표적인 금융 기관들, 그 기관들은 굉장히 건전해졌고, 자본 규제도 받고, 자산 규제도 받고, 다양한 규제를 받기 때문에 그렇게 무리하게 대출을 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김방희> 네.

◆서영민> 그러나 지금 과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전에는 미국에서 돈을 빌려주는 모기지 대출로 돈을 빌려준다면, 80%는 은행이고 20%만 비은행 금융 기관 혹은 그림자 금융 기관들이었는데 지금 현재 은행 몫은 절반 정도고요. 나머지 몫이 절반, 50대 50이 됐습니다. 은행이 80 먹던 시장을 이제는 50밖에 안 먹고요. 나머지를 은행이 아닌 기관들 규제를 안 받는 기관들이 빌려주고 있습니다. 혁신 테크 기업, 금융 기관들일 수도 있는데 여하튼 모기지 대출을 빌려주는 양 자체가 준 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게 없었다면 미국은 우리보다 작년에 집값이 더 올랐거든요.

◇김방희> 더 올랐죠

◆서영민> 미국이 집값이 오를 수가 없었겠죠. 금융 기관들이 건전한 대출만 해줬었다면. 그 위험의 가능성 자체는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김방희> 좋습니다. 그건 금융 사고가 글로벌한 수준에서 재연될 거냐 이건 별개의 문제고 지금은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니까 돈이 엄청나게 풀렸고 그래서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첫 번째가 각국이 돈을 많이 찍어냈기 때문이고 두 번째가 아까 불평등 문제를 얘기해 주셨는데 이건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서영민> 기술이 하는 일을 보면 됩니다. 이건 돈의 얘기라기보다는 기술의 얘기입니다. 아마존을 보면 됩니다. 쿠팡, 사실은 쿠팡이 정말 아마존처럼 잘 된다면 쿠팡을 보시라고 하겠는데 쿠팡은 적자만 나는 기업이기 때문에 쿠팡을 보시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아마존이 미국의 소매 판매 채널, 소매상들 다 집어삼켰습니다.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월마트만 빼고는 다 집어삼켰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무기예요. 이 회사가 아주 단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부각이 되어서 나머지는 다 이윤을 먹는다고 생각하겠지만 굉장한 기술 기업입니다. 그러니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누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디에다가 재고를 분배하고 어떤 식으로 물건을 배치해 놔야 가장 빠르게 소비자에게 물건을 배송해 줄 수 있고 가격은 어떻게 하면 판매상들이 더 싸게 내놓게 만드느냐 판매상들에게 출혈 경쟁을 강제하게 만드는 AI 빅데이터 시스템 모든 걸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몫은 여기 사실은 일자리가 굉장히 많거든요. 50만 개, 60만 개예요. 아마 전 세계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은 직장일 텐데 다 운전, 배달, 분류, 포장 작업입니다. 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지금은 좀 더 많이 준다고는 하는데 그런 종류의 일자리고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고 이 말은 기술이 발전하면 노동자들이 가져갈 수 있는 월급을 받는 자리는 굉장히 안 좋은 자리밖에 안 남는다 그 수도 점점 줄어든다는 건 이런 얘기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유니레버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게 생활용품 기업이죠.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전 세계 다국적 기업입니다.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 빼고는 이 회사보다 큰 회사가 없습니다. 고용을 한 15만 명 정도 해요. 그런데 인텔은 이 유니레버보다 시가총액은 2배가 되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고용은 12만 명 적어요. 유니레버보다 그리고 페이스북 있죠. 페이스북은 유니레버의 6배가 넘는 회사입니다. 아마 요즘 주가가 내려서 한 5배 정도일 수도 있는데 이 회사는 유니레버의 절반 7만 명 정도밖에 고용을 안 합니다. 그러니까 인텔이 조금 더 고도화된 회사이고 페이스북은 좀 더 고도화된 회사겠죠. 그런데 되면 될수록 일자리 수는 줄어드는 겁니다. 사람은 필요 없고 기술과 이런 테크 여기에 전념하는 회사들이 돼 가는 건데 지구상에서 제일 큰 기업, 애플. 이 회사는 아까 말씀드린 유니레버의 한 30배 정도 되는 회사입니다. 25배가 넘는 회사인데 이 회사나 유니레버나 고용하는 인원은 같습니다.

◇김방희> 그러니까 참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해지는군요. 단기적으로 미국이 코로나 이후에 일자리가 어땠느냐 이런 얘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기업들의 혁신은 거듭되고 있고 그 혜택의 일부도 우리 소비자가 누리고 있는데 정작 사람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고 특히 그나마 남아 있는 일자리들이 저임 일자리다. 그 유목민을 자처했던 펀이라는 여자 주인공이 일했던 단기 알바 성격을 가지는

◆서영민> 맞습니다.

◇김방희> 그런 일자리들이다. 참 서글픈 얘기이기도 한데요. 그렇게 되면 당연히 근로자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어질 테고 소득이라는 면에서도 우리가 농담 삼아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실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니에요.

◆서영민> 맞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사실은 제가 지금부터 말씀드릴 상황은 전체 GDP에서 노동자가 얼마를 가져가고 사용자, 기업, 이익으로, 이윤으로 얼마나 배분되느냐? 이런 걸 잘 보여주는 지표를 하나 설명드릴 텐데 노동 소득 분배율이라는 게 있습니다.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이게 노동자가 얼마나 가져가냐? 70, 80년대는 보통 60% 후반대, 3분의 2 정도는 노동자가 가져갔습니다. 이게 계속해서 예상하실 수 있으시겠다시피 점점 하락합니다. 하락하는데 미국의 닷컴 혁신이 일어난 2000년대 이후에 급속히 하락합니다. 매킨지 같은 컨설팅 회사는 미국이 지난 한 70년 동안 노동 분배율이 악화된 것에 대부분은 2000년 이후에 발생했다. 그러니까 혁신이 이루어지자 노동이 가져가는 몫이 줄었다. 그리고 회사들은 이 돈을 다 회사 안에 쌓아 놓는다. 그게 사내 유보 이윤이죠. 아니면 그 사내 유보 이윤을 소각합니다. 불에 태웁니다. 이게 주식을 사서 불태웁니다.

◇김방희> 주가를 올리고 주주한테 돌려주기 위해서죠.

◆서영민> 아니면 배당을 하거나요. 그런 식으로 이런 흐름은 기술이 발전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노동자 몫은 줄어들고 주주나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 몫이 늘어난다. 그걸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미국이다. 그것이 전 세계의 미래다라고까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고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런 상황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계속 노동소득 분배율을 보니까 계속 올라가요. 저희는 노동자가 좀 더 많이 가져가는데 이건 우리나라가 급속히 성장하는 나라이기도 하고 아직은 그리고 최저임금이 올라서 그렇습니다.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2017년 이후로 노동 소득 분배율이 좀 더 개선이 되는 경향이 있고 그게 최저임금의 영향이 클 테고요. 다만 우리나라 역시 기술이 발전해 감에 따라 기술 기업들이 각광을 받으면 받을수록 이런 상황은 심화될 겁니다.

◇김방희> 소득이 중요한 이유가 그거죠. 미국에서 소득이 올라가지 않게 된 게 한 30여 년 됐는데 소득이 이렇게 오르던 60년대를 미국 인민들은 대압축 시대라고 하는데 중산층이 크게 늘어서 상위층과 이른바 서민층의 간극이 제일 좁았던, 양쪽에서 눌렸던 시기라고 표현하는데 지금은 오히려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돈은 많이 찍어냈는데 동시에 불평등은 기술이나 이런 것 때문에 더 심해졌다. 이렇게 정리하는 게 좋겠습니까? 최근의 글로벌 경제 환경을?

◆서영민>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사라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아지는 경향은 사라졌기 때문에 뭔가 물건을 만들어 팔아서 이득을 보기는 어려운 시대고 그런데 돈은 많아요. 그런데 그 많은 돈이 편제하는 겁니다. 노동자가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 아니면 노동자 중에서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끼리만 그러니 집을 사라, 집은 오른다. 왜냐하면 돈이 많고 그 돈이 계속해서 빌려주는 데가 집을 사라고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집을 사라 아니면 미국 주식 같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주식을 사라 이런 조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김방희> 처음 얘기하셨던 영화 주인공과는 달리 집을 사라는 얘기인데 지금 이 시점에 적절한 얘기입니까?

◆서영민> 그 얘기에 어떤 비윤리성, 사실 윤리적이지 않잖아요. 일을 하는 건 돈을 못 법니다. 당신 집을 사세요. 아니면 주식을 사세요. 이건 우리 MZ세대들이 일로는, 월급으로는 부자가 못 됩니다. 코인을 하겠습니다라고 했을 때 이른바 꼰대라는 나이 드신 분들이 말리고 싶은 심정, 그 심정하고 똑같은 겁니다. 아니 일보다는 불로소득을 장려하는 사회, 그런데 이런 종류의 어떤 이상하다. 이 세상이 이상하다는 감각을 여기서 한번 느껴 보시라는 겁니다. 그 감각을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느낍니다. 그런데 표현의 방식이 다른 거죠. 표현의 방식이라는 것이 이를 테면 미국에서는 이게 너무 불합리하다. 왜? 나는 일을 하는데 돈을 못 벌고 저기서 월스트리트에 있는 쟤들, 아니면 집을 산 애들, 집을 두 채, 세 채 산 애들, 쟤들 아무것도 안 했는데 돈을 버느냐 이게 트럼프 지지로 나타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포퓰리즘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잘못 돌아가고 그래서 내가 계속 그 세상을 바꾸라고 리더들을 계속 바꾸는데 그 리더들이 세상을 못 바꾸는 거예요. 정치가 경제 구조를 못 바꿔 주는 겁니다. 이런 불평등하고 돈은 풀리는 구조 그러다 보니까 미국에서는 그게 트럼프 같은 사람들이 말을 하면 호소력이 있게 되고

◇김방희> 정치에 이용하는 면도 있죠. 분명히.

◆서영민> 그렇죠. 영국 브렉시트도 같은 맥락에 있을 수 있습니다. 영국이 런던만, 금융만 부자가 되고 나머지 제조업이 모두 쇠락하는 국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종류의 세상은 싫다가 브렉시트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다양한 종류의 포퓰리즘이 나타날 수 있는 거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젊은 사람들, 지금 나이 드신 분들 내로남불 얘기 많이 하잖아요. 나이 든 분들은 다들 자기 집 사서 돈 벌어놓고는, 일 안 해서 돈 벌어놓고는 우리가 집 사겠다고 대출 받는다고 그러면 대출도 못 받게 해, 코인을 해서 돈을 벌겠다고 하면 코인은 도박이라고 하지 말라고요. 코인이랑 집을 사서 집값이 뻥튀기 되는 것이 근본적으로 다른가라고 젊은 사람들이 질문할 수밖에 없거든요.

◇김방희> 세대 간 갈등의 요인도 되고 있는데 KBS 서영민 기자와 함께 지금 글로벌 경제 금융 또 자산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큰 그림으로 이해해보고자 노력 중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그건 돈이 엄청나게 풀려서 자산 가격이 뛰는 시대가 서서히 저무는 게 아니냐,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 이런 표현을 하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이 시기가 왜 중요하냐 하면 큰 배, 글로벌 금융 시장이라는 배가 서서히 선회하는 과정인데 저무는 겁니까? 아니면 그래도 계속되는 겁니까?

◆서영민> 지금 안 저문다고 말할 방법이 있겠습니까?

◇김방희> 그러니까요.

◆서영민> 지금 인플레이션이 미국이 7%가 넘어서 미국에서는 지금 연준에서 최소한 오늘 나온 발언 보면 7월까지, 7월 1일까지 100BP, 1%는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양적 긴축도 하겠다고 하는데 그런데 이것이 방금 말했던, 제가 말했던 건 두 가지 큰 트렌드죠. 돈을 많이 찍어 낸다. 민간이 정부가 아니고 민간이.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불평등이 기술 발전으로 인해 사회가 발전해 가면 갈수록 심해진다. 이 두 가지 트렌드를 지금 이 어떤 긴축의 흐름이 바꿀 수 있느냐고 물어봐야 되는 겁니다.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그렇지는 않거든요.

◇김방희> 그 흐름 자체를 꺾을 수는 없다.

◆서영민> 금융들이 돈을 계속 빌려줘서 금융의 이익을 창출하려고 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이 바뀌겠느냐 이 돈 찍어내는 흐름이 바뀌겠느냐 그리고 불평등해지는 게 갑자기 이제 아마존이 저임금 일자리들을 고임금으로 바꿔주겠다고 하겠느냐, 애플이 유니레버의 30배에 가까운 회사지만 유니레버와 비슷한 숫자의 인원밖에 고용을 안 하는데 앞으로는 30배 고용하겠습니다. 하겠느냐 그러지 않겠다는 거죠. 그렇다면 큰 흐름에서 파도 자체는 저 멀리까지 계속 나아가는데 파고와 바닥 왔다 갔다 하는 사이클. 사이클 상의 하락기로 갈 뿐 장기적으로 보면 이 흐름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는 거죠.

◇김방희> 그러면 자산 가격은 오를 대로 올랐고 유동성 파티는 끝나고 이런 환경에서 서 기자가 지금 가장 신경 쓰고 우려하는 건 어떤 겁니까? 뭘 우리 이 큰 망망대해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신경 써야 됩니까? 예를 들어서 인플레이션 우려라면 긴축을 통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제어해야 됩니다마는 지금 큰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여전히 부동산과 자산 시장에서 돈벌이에 열을 올리는 게 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인 건가요?

◆서영민> 제가 합리적이라고 말씀은 드렸고 집값은 우상향한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역시 주식도 그렇지만 그 우상향하는 시장에서 늘 돈을 버는지를 한번 여쭤봐야 됩니다. 코스피가 지금 3천이 됐잖아요. 3천이 됐다가 지금 내려왔지만 그런데 이게 불과 한 45년 전만 해도 천 몇백에서 놀고 있었고 코스피는 ‘박스피’라고도 했습니다. 코스피조차도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했어요. 그런데 투자하시는 개미 분들에게 여쭤봐야 됩니다. 그래서 돈 버셨습니까?

◇김방희> 돈 좀 만지셨습니까?

◆서영민> 작년에 코로나 때 돈 다들 버셨을 텐데 그래서 지금 현재까지도 그 번 돈을 가지고 계십니까. 이게 흐름이라는 것은 사실은 예측하기 힘든 것이고 아주 초, 아주 훌륭한 기법들을 가지고 있다는 금융회사들도 늘 돈을 버는 건 아닙니다. 공매도 하다가 돈을 잃기도 하고

◇김방희> 그렇죠.

◆서영민> 그러니까 이 흐름이 장기 우상향한다고 해서 나의 삶 또한 장기 우상향할 것이냐라고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집을 사서 내 집만 오르면 돼 라고 생각하기에는 세상이 점점 더 불안정해져 가요. 미국처럼 포퓰리즘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번에는 선거에서 졌지만 다시 또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여전히 나오고 영국은 사실은 자해 행위에 가까운 브렉시트를 했고 우리나라도 점점 사회 분열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2, 30대들이 사회적인 신뢰를 가지지 못한다면 사회에 대해서 이것 역시 상당한 갈등 요인으로 번져갈 수 있는 거거든요. 지금 현재 이미 어느 정도 그런 게 보이죠. 사회 분열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정당이나 정파 이런 쪽에 힘이 더 실릴 수도 있고요. 내가 자산 가격이 올라서 돈을 벌 확률이 있기는 하나 그 또한 확실치는 않고 그것이 사회적인 안정도 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렇다면 이게 뭔가 노매드랜드의 펀이라는 주인공은 이 세상은 참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저 세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 세상이 바로 약간은 이상한 이 세상인데.

◇김방희> 지금 서영민 기자 얘기는 이도 저도 불확실하다. 그러니 펀처럼 살자는 얘기로 잘못 귀결될 수 있어서 왜냐하면 1400번님도 그 영화를 보신 모양이에요. 우리는 하우스 푸어고 노매드랜드의 그들은 하우스 리스인데 마음가짐이 확연히 다르긴 하더군요. 그런데 한국 사람인 제가 보기에는 집에 대한 집착이 있는 게 한국 사람이니까 자기 합리화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 정도인데요. 해 주셨는데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 됩니까? 유동성 파티가 계속될 때는 사실 좀 술기운으로 그냥 계속 오르겠지 우상향하겠지 하면서 버텼는데 분명한 대선회. 긴축으로의 선회 신호가 나왔고 이건 현실일 텐데 집 포기하고 노매드랜드로 가야 됩니까?

◆서영민>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긴축으로 간다고 해서 주가가 늘 꺼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오일쇼크 형식으로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고 그렇게 됐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안 좋은 데 물가가 오른다면 그럼 주가는 당연히 출렁일 수밖에 없고 금리를 아무리 올려도 그 물가가 잡히지 않을 테니까 공급망 쇼크가 계속된다면. 그러면 안 좋은 종류의 인플레이션이고 자산시장에도 더 큰 충격을 미치고 그러면 연준은 시장이 출렁이는데도 불구하고 물가를 더,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안 좋은 인플레이션으로 가죠. 그런데 만약에 이 오미크론 위기가 끝나고 노동자들이 더 이상 집에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와서 일을 하고 이건 미국이나 글로벌 한 얘기입니다.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고요. 그렇게 돼서 세계 경제가 좀 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우크라이나 위기도 수습이 돼서 유가도 떨어지고 그렇게 돼서 공급망 위기에 의한 인플레이션 요인이 상반기 내에 좀 잦아든다면.

◇김방희> 잡힌다면.

◆서영민> 그렇게 된다면 연준이 금리를 좀 올리더라도 지금 전 세계가 어느 정도는 코로나 이후 회복을 다 같이 하고 있거든요. 이게 긴축 발작 할 때 2013년부터 18년 기간하고는 다른 점입니다. 그때는 미국만 좋았고 지금은 세계가 다 같이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이 긴축을 하더라도 주가는 오를 수 있다. 이런 전문가들도 꽤 있습니다. 사실 이 흐름에 몸을 싣고 있으니 일단은 공급망 위기 혹은 유가 국제유가 이런 부분에서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잘 보셔야죠.

◇김방희> 한 30년에 걸친 큰 그림을 말씀해 주셨는데 유동성 완화,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그런 흐름은 지금 단순히 세계 금융시장에서 벌어지는 돈줄 죄이기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얘기를 듣고 그림이 분명해지기는 했습니다마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생각에는 큰 변함이 없거든요. 일종의 21세기 자본론을 제시해 주셨는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장기 투자를 해야 됩니까? 아니면 태도를 근본적으로 부나 집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되는 겁니까?

◆서영민> 제가 무슨 투자에 대한 어떤 방향을 제시해 드리기는 상당히 어렵겠지만 다만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메가트렌드 그리고 지금의 경기 순환상의 흐름 그런데 이 상황이 꼭 이제는 무조건 집값도 다 떨어지고 주가도 다 떨어질 거야라고.

◇김방희> 그런 건 아니다.

◆서영민> 확실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니 그 상황을 면밀히 봐야겠고 우리는 어차피 여기 노매드랜드의 펀처럼 이 경제 구조를 벗어나서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닌 것 같고 예의주시하면서 불안한 마음도 늘 가질 수밖에 없는 거겠죠. 그러면서 내가 뒤처지지 않도록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가 그래도 나만 안 뒤처진다고 우리 사회가 계속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건 아니야라는 종류의 어떤 사회적인 생각도 좀 가지고 그렇게 우리가 살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죠.

◇김방희> 그렇죠. 또 한계가 있는 거니까 노매드랜드의 주인공의 대사들은 멋졌지만 그걸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또 훨씬 더 불안하고 불확실해지는 거죠. 그래서 전혀 다른 방식을 찾아야 되는데 오늘 스토리의 끝은 해피엔딩은 아니었어요.

◆서영민> 그렇습니다.

◇김방희> 그렇죠. 그러나 그게 현실이니까.

◆서영민> 제가 보여드리고 제가 관찰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그런 지점입니다. 힘든 일상들 살아가시지만 한 번쯤 조금 떨어져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입니다.

◇김방희> KBS 서영민 기자께서 빅 픽처를 그려주셨는데 저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그 영화는 못 봤는데 집에 대한 집착이나 자산 가치만 고려하는 삶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

◆서영민> 이 모든 게 사실은 별게 아닙니다. 어쩌면.

◇김방희> 집 있죠?

◆서영민> 죄송합니다.

◇김방희> KBS 서영민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영민> 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