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축구단 덮친 ‘위험한 파도’…정체는?

입력 2022.02.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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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저녁 6시. 속초 해수욕장 인근 방파제에서 4살 남자아이가 바다에 빠졌습니다.

사고 당시 아이는 속초 해변의 한 방파제에서 바다 구경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잔잔하던 바다에서 갑자기 거대한 파도가 덮쳤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였습니다. 다행히 아이의 아버지와 주변 관광객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20분 만에 아이를 무사히 구했습니다.

유령처럼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휩쓸고 가는 파도는 경북 영덕에서도 있었습니다.

어제(17일) 오전 10시 4분. 경북 울진 해경에 한 통의 신고가 접수됐는데요. '어린 학생 여러 명이 바다에 빠졌다'는 신고였습니다.

사고 장소는 영덕군 강구면의 한 방파제. 10대 축구선수 3명이 바다에 빠졌다가 구조됐습니다. 구조된 이들의 대부분은 앳된 얼굴의 유소년 축구단 선수들이었습니다. 영덕에서 대회를 마치고 홀가분하게 관광하던 중이었습니다. 유소년 축구선수 3명이 한꺼번에 바다에 빠진 이유 역시 갑자기 들이닥친 '파도'였습니다.

화창한 날,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휩쓰는 이 파도. 정체가 뭘까요?

■ 소리 없이 밀려와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 '너울성 파도'

사고의 주범은 바로 '너울성 파도'입니다. 너울성 파도는 먼바다에서 저기압이나 태풍이 발생해 생긴 파도가 연안으로 전달될 때 생깁니다.

그런데 이 파도, 소리 없이, 깊은 바닷속에서 이동해 해안가를 습격합니다. 멀리 바다가 잔잔해 보여도 절대 방심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특히 너울성 파도는 막대한 힘을 지니고 있는데요. 먼바다에서 밀려오면서 계속 에너지를 키우다 해안에 도착해서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약 7m 파도의 경우 방파제에 미치는 충격이 승용차가 시속 50km로 콘크리트 벽을 충돌하는 것과 같은 위력입니다.


어제 (17일) 오전 10시쯤 강원도 동해시 묵호에서 관측된 너울성 파도(영상 제공: 기상청)

그럼 너울성 파도, 언제, 어디서 주의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겨울철 동해'를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기상청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연평균 너울 발생 일수는 동해가 86일, 남해 49일, 그리고 서해 26일이었습니다. 동해가 서해보다 3배 이상 많습니다. 동해는 수심이 깊은 데다가, 섬과 같은 파도를 막아줄 장애물이 적어 파도가 약해지지 않고 해안까지 밀고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너울은 '겨울'을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한 달 평균 13.3일 발생해 여름철 평균인 2.6일보다 5배나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겨울철에는 연해주나 오호츠크해 부근으로 강한 저기압이 다른 계절에 비해 자주 지나가는데요. 이 저기압이 만든 강한 바람이 파도를 만들고, 긴 시간에 걸쳐 해안으로 도달하는 겁니다.

이제 곧 올 봄에도 마냥 안심해서는 안되는데요. 봄철 동해에서는 평균 5.6일이나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 이번 주말, '동해안 너울' 조심하세요!

이번 주말에도 동해안의 너울이 예상됩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일본 동쪽에 있는 저기압과 우리나라에 위치한 고기압의 세력 다툼으로 강한 바람이 만들어져 동해안에 너울이 유입될 거로 전망했습니다.

너울로 인해 높은 물결이 백사장이나 해안가로 강하게 밀려오면 순식간에 방파제, 해안도로를 넘습니다. 때문에 가급적 해안가 접근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해안가 등지에 시설물 피해도 발생할 수 있어서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일 바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아래 정보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되는데요. 기상청이 발표하는 '너울 위험지수'인데요. 양호, 관심, 주의, 경계, 위험 5단계로 구분해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정보는 해양기상정보포털( marine.kma.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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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소년 축구단 덮친 ‘위험한 파도’…정체는?
    • 입력 2022-02-18 17:42:11
    취재K

지난 16일 저녁 6시. 속초 해수욕장 인근 방파제에서 4살 남자아이가 바다에 빠졌습니다.

사고 당시 아이는 속초 해변의 한 방파제에서 바다 구경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잔잔하던 바다에서 갑자기 거대한 파도가 덮쳤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였습니다. 다행히 아이의 아버지와 주변 관광객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20분 만에 아이를 무사히 구했습니다.

유령처럼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휩쓸고 가는 파도는 경북 영덕에서도 있었습니다.

어제(17일) 오전 10시 4분. 경북 울진 해경에 한 통의 신고가 접수됐는데요. '어린 학생 여러 명이 바다에 빠졌다'는 신고였습니다.

사고 장소는 영덕군 강구면의 한 방파제. 10대 축구선수 3명이 바다에 빠졌다가 구조됐습니다. 구조된 이들의 대부분은 앳된 얼굴의 유소년 축구단 선수들이었습니다. 영덕에서 대회를 마치고 홀가분하게 관광하던 중이었습니다. 유소년 축구선수 3명이 한꺼번에 바다에 빠진 이유 역시 갑자기 들이닥친 '파도'였습니다.

화창한 날,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을 휩쓰는 이 파도. 정체가 뭘까요?

■ 소리 없이 밀려와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 '너울성 파도'

사고의 주범은 바로 '너울성 파도'입니다. 너울성 파도는 먼바다에서 저기압이나 태풍이 발생해 생긴 파도가 연안으로 전달될 때 생깁니다.

그런데 이 파도, 소리 없이, 깊은 바닷속에서 이동해 해안가를 습격합니다. 멀리 바다가 잔잔해 보여도 절대 방심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특히 너울성 파도는 막대한 힘을 지니고 있는데요. 먼바다에서 밀려오면서 계속 에너지를 키우다 해안에 도착해서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약 7m 파도의 경우 방파제에 미치는 충격이 승용차가 시속 50km로 콘크리트 벽을 충돌하는 것과 같은 위력입니다.


어제 (17일) 오전 10시쯤 강원도 동해시 묵호에서 관측된 너울성 파도(영상 제공: 기상청)

그럼 너울성 파도, 언제, 어디서 주의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겨울철 동해'를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기상청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연평균 너울 발생 일수는 동해가 86일, 남해 49일, 그리고 서해 26일이었습니다. 동해가 서해보다 3배 이상 많습니다. 동해는 수심이 깊은 데다가, 섬과 같은 파도를 막아줄 장애물이 적어 파도가 약해지지 않고 해안까지 밀고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너울은 '겨울'을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한 달 평균 13.3일 발생해 여름철 평균인 2.6일보다 5배나 많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겨울철에는 연해주나 오호츠크해 부근으로 강한 저기압이 다른 계절에 비해 자주 지나가는데요. 이 저기압이 만든 강한 바람이 파도를 만들고, 긴 시간에 걸쳐 해안으로 도달하는 겁니다.

이제 곧 올 봄에도 마냥 안심해서는 안되는데요. 봄철 동해에서는 평균 5.6일이나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 이번 주말, '동해안 너울' 조심하세요!

이번 주말에도 동해안의 너울이 예상됩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일본 동쪽에 있는 저기압과 우리나라에 위치한 고기압의 세력 다툼으로 강한 바람이 만들어져 동해안에 너울이 유입될 거로 전망했습니다.

너울로 인해 높은 물결이 백사장이나 해안가로 강하게 밀려오면 순식간에 방파제, 해안도로를 넘습니다. 때문에 가급적 해안가 접근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해안가 등지에 시설물 피해도 발생할 수 있어서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일 바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아래 정보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되는데요. 기상청이 발표하는 '너울 위험지수'인데요. 양호, 관심, 주의, 경계, 위험 5단계로 구분해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정보는 해양기상정보포털( marine.kma.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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