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차량 선루프 열고 ‘파격’…다음 행보는?

입력 2022.02.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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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파격 행보…선루프 열고 인사

지난 19일 조선중앙TV는 전날(18일) 함경남도 련포 온실농장 건설 착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를 보도했습니다.

첫삽을 뜨고 연설까지 마친 뒤 김 위원장이 퇴장하려는데, 착공식장에 모인 군인들이 갑자기 김 위원장을 향해 벌떼같이 몰려들었습니다. 인파는 순식간에 김 위원장을 둘러쌌고, 이내 김 위원장이 탄 차량까지 겹겹이 에워쌌습니다.

군인들은 일제히 "김정은!", "결사옹위!"라고 외쳐댑니다. 그때 김 위원장이 차량 선루프를 열고 나와 인파를 향해 인사를 합니다.

'최고 존엄' 경호에 비상이 걸릴만한 상황인데도,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연출된 행동'이란 분석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김 위원장의 '애민 정신'을 온 주민에게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효과를 톡톡히 거뒀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 살림집·온실농장…김정은, 연일 민생행보

21일자 북한 노동신문 1면은 "강력한 사상공세로 올해의 총진군을 힘있게 추동하자!"는 선동 문구로 시작했습니다.

2면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애민 정신'을 한껏 부각했습니다. 12일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건설 현장 방문, 18일 함경남도 련포지구 온실농장 건설 현장 방문을 언급하며 "인민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대용단도 주저 없이 내리고 기어이 실천하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고 찬양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발간한 ‘조중(북중) 친선은 세기를 이어’ 화보집북한이 최근 발간한 ‘조중(북중) 친선은 세기를 이어’ 화보집

북한이 최근 발간한 ‘조로(북러) 친선의 새역사를 펼치시어’ 화보집북한이 최근 발간한 ‘조로(북러) 친선의 새역사를 펼치시어’ 화보집

■ '무력시위' 대신 중·러와 '동맹' 강조

김정일의 80번째 생일이었던 16일 전후로 북한이 고강도의 무력시위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오히려 각종 예술 공연과 체육 행사를 열며 주민들이 '축제'를 즐기는 모양새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김정일의 업적을 다룬 화보집 2권을 발간했습니다. '조중(북중) 친선은 세기를 이어', '조로(북러) 친선의 새역사를 펼치시어'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 중국, 러시아와 친선을 도모하는 활동들을 모아놓은 사진집입니다. 정상회담을 하며 진지하게 회의하는 모습, 현지시찰 모습, 연회 장면 등을 모아 각각 200여 페이지 분량으로 엮었습니다.

화보집만 보면 북중, 북러 관계가 선대부터 이어져 온 끈끈한 '동맹' 관계로 보입니다. 중국은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고, 러시아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에서 대치 중입니다. 북한 외무성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를 두둔하는 글을 잇따라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내돌리면서 동유럽 지역에 수천 명의 무력을 급파하고 있는 것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계단식으로 격화시켜 러시아를 힘으로 제압하기 위한 저들의 무력증강을 합리화 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자는것이다."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 게재글 '나토는 결코 《방위동맹》이 아니다' 중에서


"현실은 중국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대하고 있는 미국이 극도의 불안과 초조감에 사로잡혀 중국과의 대결에 더욱 광분하면서 중미관계를 《신냉전》에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화보집이나 외무성 글은 북한이 미국의 대척점에서 중국 러시아와 연대 전선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됩니다.


■ 미국 관심 끌기 '역부족'…다음 행보는?

중국의 잔치(베이징 동계올림픽)가 끝났습니다. 북한의 무력시위가 재개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아직은 북한에 특이사항은 없다는 게 우리 정부와 군당국의 발표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핵·장거리미사일 시험 유예 결정을 철회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조건 없는 대화'를 반복해서 말하며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 미국을 향해, '나 좀 봐 줘'라고 외친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10여 일 뒤,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영변 핵 시설들에서도 계속 가동 징후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대치 중인 미국을 돌려세우기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더 강도 높은 군사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상반기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연합지휘소훈련·CCPT)과 김일성 생일(4월15일) 110주년 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북한이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을 열어 신무기를 공개하거나 군사정찰위성을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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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차량 선루프 열고 ‘파격’…다음 행보는?
    • 입력 2022-02-21 17:03:13
    취재K

■ 김정은 파격 행보…선루프 열고 인사

지난 19일 조선중앙TV는 전날(18일) 함경남도 련포 온실농장 건설 착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보를 보도했습니다.

첫삽을 뜨고 연설까지 마친 뒤 김 위원장이 퇴장하려는데, 착공식장에 모인 군인들이 갑자기 김 위원장을 향해 벌떼같이 몰려들었습니다. 인파는 순식간에 김 위원장을 둘러쌌고, 이내 김 위원장이 탄 차량까지 겹겹이 에워쌌습니다.

군인들은 일제히 "김정은!", "결사옹위!"라고 외쳐댑니다. 그때 김 위원장이 차량 선루프를 열고 나와 인파를 향해 인사를 합니다.

'최고 존엄' 경호에 비상이 걸릴만한 상황인데도,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연출된 행동'이란 분석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김 위원장의 '애민 정신'을 온 주민에게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효과를 톡톡히 거뒀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 살림집·온실농장…김정은, 연일 민생행보

21일자 북한 노동신문 1면은 "강력한 사상공세로 올해의 총진군을 힘있게 추동하자!"는 선동 문구로 시작했습니다.

2면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애민 정신'을 한껏 부각했습니다. 12일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 건설 현장 방문, 18일 함경남도 련포지구 온실농장 건설 현장 방문을 언급하며 "인민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대용단도 주저 없이 내리고 기어이 실천하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고 찬양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발간한 ‘조중(북중) 친선은 세기를 이어’ 화보집
북한이 최근 발간한 ‘조로(북러) 친선의 새역사를 펼치시어’ 화보집
■ '무력시위' 대신 중·러와 '동맹' 강조

김정일의 80번째 생일이었던 16일 전후로 북한이 고강도의 무력시위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오히려 각종 예술 공연과 체육 행사를 열며 주민들이 '축제'를 즐기는 모양새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김정일의 업적을 다룬 화보집 2권을 발간했습니다. '조중(북중) 친선은 세기를 이어', '조로(북러) 친선의 새역사를 펼치시어'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 중국, 러시아와 친선을 도모하는 활동들을 모아놓은 사진집입니다. 정상회담을 하며 진지하게 회의하는 모습, 현지시찰 모습, 연회 장면 등을 모아 각각 200여 페이지 분량으로 엮었습니다.

화보집만 보면 북중, 북러 관계가 선대부터 이어져 온 끈끈한 '동맹' 관계로 보입니다. 중국은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고, 러시아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에서 대치 중입니다. 북한 외무성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를 두둔하는 글을 잇따라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내돌리면서 동유럽 지역에 수천 명의 무력을 급파하고 있는 것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계단식으로 격화시켜 러시아를 힘으로 제압하기 위한 저들의 무력증강을 합리화 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자는것이다."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 게재글 '나토는 결코 《방위동맹》이 아니다' 중에서


"현실은 중국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대하고 있는 미국이 극도의 불안과 초조감에 사로잡혀 중국과의 대결에 더욱 광분하면서 중미관계를 《신냉전》에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화보집이나 외무성 글은 북한이 미국의 대척점에서 중국 러시아와 연대 전선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됩니다.


■ 미국 관심 끌기 '역부족'…다음 행보는?

중국의 잔치(베이징 동계올림픽)가 끝났습니다. 북한의 무력시위가 재개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아직은 북한에 특이사항은 없다는 게 우리 정부와 군당국의 발표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핵·장거리미사일 시험 유예 결정을 철회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조건 없는 대화'를 반복해서 말하며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 미국을 향해, '나 좀 봐 줘'라고 외친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10여 일 뒤,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영변 핵 시설들에서도 계속 가동 징후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대치 중인 미국을 돌려세우기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더 강도 높은 군사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상반기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연합지휘소훈련·CCPT)과 김일성 생일(4월15일) 110주년 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북한이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을 열어 신무기를 공개하거나 군사정찰위성을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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