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깨질지 모르는데 ‘얼음낚시’…“얼음 두께 10cm 넘어도”

입력 2022.02.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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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겨우내 내린 눈이 모두 녹는다는 '우수'가 지났습니다. 강원도 춘천 도심과 접한 의암호에선 하루가 다르게 얼었던 강이 녹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에선 막바지 얼음낚시객들이 몰리고 있기도 합니다. 얼음이 두꺼워보인다고 방심했다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강원도 춘천의 북한강 상류. 얼음 낚시객들이 세운 텐트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강원도 춘천의 북한강 상류. 얼음 낚시객들이 세운 텐트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

2월 막바지로 들어서는 주말, 강원도 춘천의 북한강. 얼어붙은 강 위에서 40여 명이 곳곳에 자리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 보니, 모두 지름 20cm정도의 구멍을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빙어를 잡으려는 빙어낚시객들이었습니다. 어른들뿐 아니라 썰매를 타는 어린아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낚시만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식사하거나, 난로에 불을 지피고 고기를 굽기도 합니다.

얼음이 깨질 수 있으니 들어가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별 효과는 없어 보였습니다. 낚시꾼 중 한 명에게 다가가 "오늘 얼음 두께가 얼마 정도 되는 거냐"라고 물었습니다. 한 낚시꾼은 "두꺼운 거예요, 이거. 안 깨져요. 그 전에는 얼음이 이렇게 안 얼었는데도 했는데요 뭐"라고 대답했습니다.

얼음낚시객들은 얼음판 위에서 텐트를 치기도 하고, 난로 위에 고기를 굽기도 했다.얼음낚시객들은 얼음판 위에서 텐트를 치기도 하고, 난로 위에 고기를 굽기도 했다.

또다른 낚시꾼은 "빙어철은 이제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 겨울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해 보려고 왔다"라며 "마을 주민들에게 얼음판에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보고 들어가기 때문에 위험한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차로 15분쯤 떨어진 상류로 올라가 봤습니다. 이곳 역시 매년 겨울이면 빙어낚시꾼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텐트가 곳곳에 들어서 있고, 빙어를 잡기 위해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건 똑같았습니다.

이곳에도 호수 한가운데에 출입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세워져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구명조끼같은 안전 장구를 착용하고 낚시를 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가족 단위 빙어낚시객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개인 안전장비를 챙겨 온 낚시객들은 없었다.가족 단위 빙어낚시객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개인 안전장비를 챙겨 온 낚시객들은 없었다.

심지어 도심 인근에 있는 낚시 장소를 먼저 찾았다가 단속을 피해 자리를 옮긴 낚시꾼도 있었습니다. 이 낚시꾼은 "원래 가려고 했던 곳에 아침에 갔더니 못 하게 하더라고. 못하게 하면 다른 데 가는 거지 뭐. 오늘 얼음 두께가 30cm는 되는데, 이 정도면 차가 올라와도 안 깨져요"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얼음 두께만 믿고 낚시를 하다간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마다 2월이면 전국에서 갑자기 얼음이 깨져 일어나는 안전사고가 평균 100건, 서너 명씩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고가 출입이 금지되거나 안전장구가 없는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성기완 강원도 춘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위는 "얼음이 10cm 넘는 두께로 얼더라도 빙질이나 출입 인원에 따라, 때에 따라 쉽게 깨질 수 있다"라며 "기온이 영상으로 2~3일 이상 지속된 경우 출입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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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 깨질지 모르는데 ‘얼음낚시’…“얼음 두께 10cm 넘어도”
    • 입력 2022-02-22 16:39:04
    취재K
겨우내 내린 눈이 모두 녹는다는 '우수'가 지났습니다. 강원도 춘천 도심과 접한 의암호에선 하루가 다르게 얼었던 강이 녹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에선 막바지 얼음낚시객들이 몰리고 있기도 합니다. 얼음이 두꺼워보인다고 방심했다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br />
강원도 춘천의 북한강 상류. 얼음 낚시객들이 세운 텐트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
2월 막바지로 들어서는 주말, 강원도 춘천의 북한강. 얼어붙은 강 위에서 40여 명이 곳곳에 자리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 보니, 모두 지름 20cm정도의 구멍을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빙어를 잡으려는 빙어낚시객들이었습니다. 어른들뿐 아니라 썰매를 타는 어린아이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낚시만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식사하거나, 난로에 불을 지피고 고기를 굽기도 합니다.

얼음이 깨질 수 있으니 들어가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별 효과는 없어 보였습니다. 낚시꾼 중 한 명에게 다가가 "오늘 얼음 두께가 얼마 정도 되는 거냐"라고 물었습니다. 한 낚시꾼은 "두꺼운 거예요, 이거. 안 깨져요. 그 전에는 얼음이 이렇게 안 얼었는데도 했는데요 뭐"라고 대답했습니다.

얼음낚시객들은 얼음판 위에서 텐트를 치기도 하고, 난로 위에 고기를 굽기도 했다.
또다른 낚시꾼은 "빙어철은 이제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 겨울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해 보려고 왔다"라며 "마을 주민들에게 얼음판에 들어가도 되는지 물어보고 들어가기 때문에 위험한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차로 15분쯤 떨어진 상류로 올라가 봤습니다. 이곳 역시 매년 겨울이면 빙어낚시꾼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텐트가 곳곳에 들어서 있고, 빙어를 잡기 위해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건 똑같았습니다.

이곳에도 호수 한가운데에 출입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세워져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구명조끼같은 안전 장구를 착용하고 낚시를 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가족 단위 빙어낚시객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개인 안전장비를 챙겨 온 낚시객들은 없었다.
심지어 도심 인근에 있는 낚시 장소를 먼저 찾았다가 단속을 피해 자리를 옮긴 낚시꾼도 있었습니다. 이 낚시꾼은 "원래 가려고 했던 곳에 아침에 갔더니 못 하게 하더라고. 못하게 하면 다른 데 가는 거지 뭐. 오늘 얼음 두께가 30cm는 되는데, 이 정도면 차가 올라와도 안 깨져요"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얼음 두께만 믿고 낚시를 하다간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마다 2월이면 전국에서 갑자기 얼음이 깨져 일어나는 안전사고가 평균 100건, 서너 명씩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고가 출입이 금지되거나 안전장구가 없는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성기완 강원도 춘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위는 "얼음이 10cm 넘는 두께로 얼더라도 빙질이나 출입 인원에 따라, 때에 따라 쉽게 깨질 수 있다"라며 "기온이 영상으로 2~3일 이상 지속된 경우 출입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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