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서해안 시대] 영화로 만나는 다시래기 ‘매미소리’

입력 2022.02.23 (12:04) 수정 2022.02.2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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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동네 밖 한 바퀴 : 영화로 만나는 다시래기와 진도 세포마을]
-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 13년만의 신작 '매미소리' 내일 개봉
- 진도군에서 100% 촬영...20년 만에 만난 부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
- 진도 '다시래기' : 출상하기 전날 밤 초상집에서 상두꾼들이 벌이는 민속놀이로 슬픔을 흥으로 승화-
- 진도·완도·목포 등 전남 서남권지역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 각광
- "촬영지 사후관리 등 단체장의 문화 마인드로 지속 가능하게 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서해안 시대]
■ 방송시간 : 2월 23일 (수) 08:30∼09:00 KBS목포 1R FM 105.9 MHz
■ 진행 : 정윤심 앵커
■ 출연 : 김지현 아나운서
■ 구성 : 신세미 작가
■ 기술 : 송민아 감독


▶다시 듣기 유튜브 바로 가기 주소https://www.youtube.com/watch?v=zd2Xnk2GhJc

■ 정윤심 아나운서 (이하 앵커): 이번에는 김지현 아나운서와 타지역 사례를 통해서 지역 현안을 바라보는 그런 시간이죠. 동네 밖 얘기 오늘은 특별하게 영화 이야기를 좀 해볼텐데요. 김지현 아나운서 나와계시죠?

◈ 김지현 아나운서 (이하 김지현): 네, 안녕하세요.

김지현 아나운서김지현 아나운서



■ 앵 커: 영화소식 요즘에 지자체들이 드라마 촬영지나 영화 촬영지, 관광상품화에 관심이 많잖아요. 그런데 내일 진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개봉을 하는군요.

◈ 김지현: 네, 워낭소리 기억하시죠? 벌써 13년 전이네요. 늙은 소와 농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3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면서 다큐멘터리 사상 유례없는 흥행을 거뒀던 작품인데요. ‘워낭소리’를 연출한 이충렬 감독이 이번에는 ‘매미소리’라는 극영화로 돌아왔습니다. 100% 진도에서 촬영이 이뤄졌고요. 진도의 무형문화재 ‘다시래기’를 소재로 했는데요.이 지역 진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서 소개도 하고, 말씀하신대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 지자체들의 관광상품화 노력을 살펴보려 합니다. 우선, 이충렬 감독의 13년 만의 복귀작. ‘매미소리’ 맛보기로 먼저 만나보시고, 이야기 계속 이어나가죠.

영화 매미소리 메인 예고편: 내가 꽃하나 다시래기 광대 만들라고 했소? 나는 단 한시도 아버지 같은 사람하고는 세상에 같이 하고 싶지가 않으니까 나 좀 가게 해달라고

출처 : DAUM 영화출처 : DAUM 영화



■ 앵 커: 네, 영화 예고편의 음성이 좀 나오네요. 김지현 아나운서, 이게 다시래기를 중심으로 한 영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 김지현: 네, 서남해안 섬마을 곳곳에서는 장례식 전날 밤에 광대와 상여꾼, 마을 사람들이 상가에 모여서 노래와 춤을 추며 상주를 위로하는 장례문화가 있는데요. 진도에서는 이를 ‘다시래기’라고 부릅니다. 이충렬 감독은 1990년대 중반, 진도를 찾았다가 이 ‘다시래기’를 보고 큰 감흥을 얻었다고 합니다. 보통 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르죠. 그런데 30년 전만 하더라도 진도는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꽤 있었고, 이를 보고 낯설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상주들이 집으로 광대들을 불러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마당극처럼 놀이를 한다는 점인데, 그저 망자의 명복을 빌거나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의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게 돼서 ‘다시래기’와 ‘죽음’이라는 소재를 접목시켜 영화로 만들었다 합니다.

■ 앵 커: 진도지역이 갖는 독특한 장례의식을 다루는 영화군요?

◈ 김지현: 네, 맞습니다. 영화 속에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가 중심역할을 하는데요. 다시래기에서 승화시키며 해학적으로 풀어내듯이 영화에서도 주인공들의 갈등을 다시래기 하듯 풀어냅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다시래기의 최고봉이 되겠다는 야망에 사로잡힌 ‘광대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로 인해 어린 시절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져 자살 중독자가 된 ‘무명가수 딸’이 20여 년 만에 고향인 ‘진도’에서 재회하면서 지난 상처와 갈등을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매미소리' (출처 : DAUM 영화)영화 '매미소리' (출처 : DAUM 영화)



■ 앵 커: 다시래기에 대한 설명을 좀 해주시면 어떨까요?

◈ 김지현: 다시락(多侍樂)이라고도 부르는 다시래기는 한자로 ‘많을 다’, ‘때 시’, ‘즐거울 락’을 쓰고요.‘다시 낳다’ ‘다시 마음을 먹다’ 라는 뜻을 갖고 있대요. 죽은 이를 떠나보내는 의미로만 죽음을 해석하지 않고 다시 시작되고 일어선다. 생명이 태어난다는 의미로 승화시키는 겁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고 새 생명의 잉태와 연결돼 있다는 해석은 진도 지역민들이 죽음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진도만의 의식입니다.

■ 앵 커: 진도에 가서 소리자랑 말라는 말이 있는데, 매미소리에 다시래기도 기대가 됩니다.

◈ 김지현: 그렇죠. “진도에 가면 세 가지 자랑을 하지 마라” 는 말이 있죠. 첫째가 글씨, 둘째가 그림, 셋째가 노랫가락 “소리”라고 하는데요. 시, 서, 화에 뛰어난 소치 허련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고 동네 어디를 가도 소리꾼들이 지천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주민들이 다들 노래 한가락씩은 하는 동네가 진도죠. 그런 지역의 흥과 한의 정서가 ‘죽음’을 대하는 모습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어서 ‘다시래기’라는 풍습을 만들어 내지 않았나 싶은데요. 영화 속에서 그런 지역정서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영화제목이 다시래기가 아니고 매미소리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우선 영화는 여름을 배경으로 합니다. 감독은 한여름에 하늘을 가득 채우는 매미 소리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울리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정도로만 설명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물음표를 던져놨는데요. ‘매미소리’에 트라우마를 지닌 주인공 딸의 대사 중에 “매미가 울면 죽겠다”는 말이 있는데, 제목에 깊은 뜻이 담겨있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영화를 보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래기 공연 (출처:진도군청)다시래기 공연 (출처:진도군청)



■ 앵 커: 가수 송가인씨가 이 영화에 등장합니까?

◈ 김지현: 네, 맞습니다. 네 진도군 홍보대사이자 진도출신 가수 송가인씨가 특별출연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데요. 반가운 목소리, 만나보시죠~

송가인: 안녕하세요. 영화 매미소리에 특별출연하게 된 송가인이여라~ 코로나 19로 많이 힘드시죠. 힘든 시기인 만큼 가족, 연인과 함께 더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많은 관람 부탁드릴께요. 감사합니다~

송가인 (사진출처:연합뉴스)송가인 (사진출처:연합뉴스)



■ 앵 커: 영화관에 내일 개봉이에요. 내일~ 영화 촬영장소가 진도에서 100% 다 찍었습니까?

◈ 김지현: 진도군 지산면 세포마을에서 찍었는데요. 영화 예고편과 포스터로 만나고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포마을은 바다와 접해있고, 석양이 일품인 세방낙조 장소 옆마을입니다. 영화 곳곳에 눈부시게 빛나는 진도의 풍광이 그대로 담겨서 벌써부터 진도의 숨겨진 관광명소라는 이름으로 사진을 찍어 올리는 누리꾼들도 있고요. 특히 주인공의 기와집이(영화촬영을 위해 지은 세트)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서, 대청마루에서 문을 천정으로 걸어 열면 탁 트인 바다가 그대로 그림이 되는데요. 주인공들의 닫힌 마음과 대비되는 듯 보였습니다. 이충렬 감독표의 화면들이 가득한 영화였습니다.

세포마을 (제공:진도군 이평기 문화관광해설사)세포마을 (제공:진도군 이평기 문화관광해설사)



■ 앵 커: 영화촬영을 한 기와집 세트장이 바닷가 해변에 있다 이런건데, 전남에서는 영화촬영지로 처음 관심을 끌었던 곳이 완도 청산도죠?

◈ 김지현: 그렇습니다. 기억나는 게 30년 전, 영화 ‘서편제’로 알려진 곳이 완도 ‘청산도’ 돌담길이잖아요. 주인공들이 북을 치면서 돌담길 돌아 진도아리랑을 부르던 장소는 지금도 여전히 4월 유채꽃이 필 때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죠. 또 5년 전에 개봉했던 영화 ‘1987’이후로는 목포 서산동이 알려졌죠. ‘연희네 슈퍼’는 영화 흥행 이후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면서 지역의 명소가 됐습니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호텔로 나온 유달동의 ‘근대역사관 1관’도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면서 목포를 찾는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외에도 정말 많죠. 목포와 전남은 1970~80년대에 멈춘 듯한 과거의 향기가 머문 곳이 많아서 영화인들이 선호하고 자주 찾아오죠.

■ 앵 커: 전국적으로도 촬영지 주목받은 곳들이 많아요?

◈ 김지현: 그 중에서도 지역의 지리적 특색을 잘 살린 촬영지를 꼽아보면요. 강릉, 문경, 고창, 군산 등이 있는데요. 90년대 인기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인 강릉 정동진은 석양이 아름다운 동해바다임을 잘 살렸죠. 드라마 종영 이후 추억과 감동을 되살리는 장소로 주목받으면서 해마다 해맞이 장소로 가족과 연인들이 찾곤 합니다. 그리고 주문진 방파제는요. 드라마 ‘도깨비’ 여주인공을 따라서 빨간 목도리를 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죠. 사극하면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아니겠습니까. 높은 산과 능선이 많아서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 조선시대 배경지가 그대로 복원돼 있는 모습이죠. 또,고창 청보리밭은 이국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밭 능선이 아주 넓은데요. 넓은 들판을 배경으로 나오는 많은 작품을 고창에서 찍었습니다. 인기드라마 ‘도깨비’의 메밀꽃 들판 결혼식 장면도 이곳 고창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로 유명한 ‘군산’은 낮은 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소박한 시골마을 모습이 물씬 나는 곳인데요. 극중 주인공이 일하던 ‘초원사진관’이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에 영화 속 모습 그대로 있어서 군산만의 추억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완도 청산도(출처 : 완도군청)완도 청산도(출처 : 완도군청)



■ 앵 커: 매미소리 영화 내일 개봉인데, 한가지 좀 아쉬운 점이 있어요. 진도군의 드라마나 영화촬영지에 대한 관심도가 좀 낮지 않냐 이런 지적도 있네요?

◈ 김지현: 네, 맞습니다. 매미소리 촬영장 가는 길에 안내판은 있는데, 찾아가 보면 문짝이 떨어져 훼손되고...관리가 안 되고 있던데요. 군 소유물이 아니라지만 영화개방을 앞두고 진도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군이 나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도는 영화인들이 사랑하는 고장이라서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멋진 곳인데 영화촬영 이후로는 관리가 잘 안돼 눈살을 찌푸린 사례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6년에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으로 개봉한 ‘천년학’이라는 영화... 진도 임회면에서 촬영했었는데, 당시에 세트장에 1억 5천여 만 원을 투자했대요. 촬영이 끝난 뒤에 10년 동안 방치되다가 철거된 이력이 있죠. 철거 전에 진도군의회에서 영화 세트장을 관광화해서 볼거리를 만들자는 주장을 했었는데, 진도군은 지속적인 관리비용 부담을 이유로 들며 결국 철거했습니다.

세포마을 (제공:진도군 이평기 문화관광해설사)세포마을 (제공:진도군 이평기 문화관광해설사)


■ 앵 커: 아쉬움이 좀 있네요. 단체장이 문화 마인드가 좀 아쉬운 측면! 이 부분까지 오늘 짚고 정리를 하겠습니다. 오늘 영화관련 소식 진도에 매미소리 내일 개봉된다는 소식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말씀 잘들었습니다.

◈ 김지현: 네, 고맙습니다.

■ 앵 커: 김지현 아나운서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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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발 서해안 시대] 영화로 만나는 다시래기 ‘매미소리’
    • 입력 2022-02-23 12:04:15
    • 수정2022-02-23 12:14:22
    목포
[동네 밖 한 바퀴 : 영화로 만나는 다시래기와 진도 세포마을]<br />-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 13년만의 신작 '매미소리' 내일 개봉<br />- 진도군에서 100% 촬영...20년 만에 만난 부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br />- 진도 '다시래기' : 출상하기 전날 밤 초상집에서 상두꾼들이 벌이는 민속놀이로 슬픔을 흥으로 승화-<br />- 진도·완도·목포 등 전남 서남권지역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 각광<br />- "촬영지 사후관리 등 단체장의 문화 마인드로 지속 가능하게 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서해안 시대]
■ 방송시간 : 2월 23일 (수) 08:30∼09:00 KBS목포 1R FM 105.9 MHz
■ 진행 : 정윤심 앵커
■ 출연 : 김지현 아나운서
■ 구성 : 신세미 작가
■ 기술 : 송민아 감독


▶다시 듣기 유튜브 바로 가기 주소https://www.youtube.com/watch?v=zd2Xnk2GhJc

■ 정윤심 아나운서 (이하 앵커): 이번에는 김지현 아나운서와 타지역 사례를 통해서 지역 현안을 바라보는 그런 시간이죠. 동네 밖 얘기 오늘은 특별하게 영화 이야기를 좀 해볼텐데요. 김지현 아나운서 나와계시죠?

◈ 김지현 아나운서 (이하 김지현): 네, 안녕하세요.

김지현 아나운서


■ 앵 커: 영화소식 요즘에 지자체들이 드라마 촬영지나 영화 촬영지, 관광상품화에 관심이 많잖아요. 그런데 내일 진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개봉을 하는군요.

◈ 김지현: 네, 워낭소리 기억하시죠? 벌써 13년 전이네요. 늙은 소와 농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3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면서 다큐멘터리 사상 유례없는 흥행을 거뒀던 작품인데요. ‘워낭소리’를 연출한 이충렬 감독이 이번에는 ‘매미소리’라는 극영화로 돌아왔습니다. 100% 진도에서 촬영이 이뤄졌고요. 진도의 무형문화재 ‘다시래기’를 소재로 했는데요.이 지역 진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서 소개도 하고, 말씀하신대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 지자체들의 관광상품화 노력을 살펴보려 합니다. 우선, 이충렬 감독의 13년 만의 복귀작. ‘매미소리’ 맛보기로 먼저 만나보시고, 이야기 계속 이어나가죠.

영화 매미소리 메인 예고편: 내가 꽃하나 다시래기 광대 만들라고 했소? 나는 단 한시도 아버지 같은 사람하고는 세상에 같이 하고 싶지가 않으니까 나 좀 가게 해달라고

출처 : DAUM 영화


■ 앵 커: 네, 영화 예고편의 음성이 좀 나오네요. 김지현 아나운서, 이게 다시래기를 중심으로 한 영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 김지현: 네, 서남해안 섬마을 곳곳에서는 장례식 전날 밤에 광대와 상여꾼, 마을 사람들이 상가에 모여서 노래와 춤을 추며 상주를 위로하는 장례문화가 있는데요. 진도에서는 이를 ‘다시래기’라고 부릅니다. 이충렬 감독은 1990년대 중반, 진도를 찾았다가 이 ‘다시래기’를 보고 큰 감흥을 얻었다고 합니다. 보통 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르죠. 그런데 30년 전만 하더라도 진도는 집에서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꽤 있었고, 이를 보고 낯설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상주들이 집으로 광대들을 불러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마당극처럼 놀이를 한다는 점인데, 그저 망자의 명복을 빌거나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의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게 돼서 ‘다시래기’와 ‘죽음’이라는 소재를 접목시켜 영화로 만들었다 합니다.

■ 앵 커: 진도지역이 갖는 독특한 장례의식을 다루는 영화군요?

◈ 김지현: 네, 맞습니다. 영화 속에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가 중심역할을 하는데요. 다시래기에서 승화시키며 해학적으로 풀어내듯이 영화에서도 주인공들의 갈등을 다시래기 하듯 풀어냅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다시래기의 최고봉이 되겠다는 야망에 사로잡힌 ‘광대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로 인해 어린 시절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져 자살 중독자가 된 ‘무명가수 딸’이 20여 년 만에 고향인 ‘진도’에서 재회하면서 지난 상처와 갈등을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매미소리' (출처 : DAUM 영화)


■ 앵 커: 다시래기에 대한 설명을 좀 해주시면 어떨까요?

◈ 김지현: 다시락(多侍樂)이라고도 부르는 다시래기는 한자로 ‘많을 다’, ‘때 시’, ‘즐거울 락’을 쓰고요.‘다시 낳다’ ‘다시 마음을 먹다’ 라는 뜻을 갖고 있대요. 죽은 이를 떠나보내는 의미로만 죽음을 해석하지 않고 다시 시작되고 일어선다. 생명이 태어난다는 의미로 승화시키는 겁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고 새 생명의 잉태와 연결돼 있다는 해석은 진도 지역민들이 죽음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진도만의 의식입니다.

■ 앵 커: 진도에 가서 소리자랑 말라는 말이 있는데, 매미소리에 다시래기도 기대가 됩니다.

◈ 김지현: 그렇죠. “진도에 가면 세 가지 자랑을 하지 마라” 는 말이 있죠. 첫째가 글씨, 둘째가 그림, 셋째가 노랫가락 “소리”라고 하는데요. 시, 서, 화에 뛰어난 소치 허련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고 동네 어디를 가도 소리꾼들이 지천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주민들이 다들 노래 한가락씩은 하는 동네가 진도죠. 그런 지역의 흥과 한의 정서가 ‘죽음’을 대하는 모습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어서 ‘다시래기’라는 풍습을 만들어 내지 않았나 싶은데요. 영화 속에서 그런 지역정서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영화제목이 다시래기가 아니고 매미소리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우선 영화는 여름을 배경으로 합니다. 감독은 한여름에 하늘을 가득 채우는 매미 소리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울리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정도로만 설명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물음표를 던져놨는데요. ‘매미소리’에 트라우마를 지닌 주인공 딸의 대사 중에 “매미가 울면 죽겠다”는 말이 있는데, 제목에 깊은 뜻이 담겨있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영화를 보면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래기 공연 (출처:진도군청)


■ 앵 커: 가수 송가인씨가 이 영화에 등장합니까?

◈ 김지현: 네, 맞습니다. 네 진도군 홍보대사이자 진도출신 가수 송가인씨가 특별출연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데요. 반가운 목소리, 만나보시죠~

송가인: 안녕하세요. 영화 매미소리에 특별출연하게 된 송가인이여라~ 코로나 19로 많이 힘드시죠. 힘든 시기인 만큼 가족, 연인과 함께 더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많은 관람 부탁드릴께요. 감사합니다~

송가인 (사진출처:연합뉴스)


■ 앵 커: 영화관에 내일 개봉이에요. 내일~ 영화 촬영장소가 진도에서 100% 다 찍었습니까?

◈ 김지현: 진도군 지산면 세포마을에서 찍었는데요. 영화 예고편과 포스터로 만나고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포마을은 바다와 접해있고, 석양이 일품인 세방낙조 장소 옆마을입니다. 영화 곳곳에 눈부시게 빛나는 진도의 풍광이 그대로 담겨서 벌써부터 진도의 숨겨진 관광명소라는 이름으로 사진을 찍어 올리는 누리꾼들도 있고요. 특히 주인공의 기와집이(영화촬영을 위해 지은 세트)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서, 대청마루에서 문을 천정으로 걸어 열면 탁 트인 바다가 그대로 그림이 되는데요. 주인공들의 닫힌 마음과 대비되는 듯 보였습니다. 이충렬 감독표의 화면들이 가득한 영화였습니다.

세포마을 (제공:진도군 이평기 문화관광해설사)


■ 앵 커: 영화촬영을 한 기와집 세트장이 바닷가 해변에 있다 이런건데, 전남에서는 영화촬영지로 처음 관심을 끌었던 곳이 완도 청산도죠?

◈ 김지현: 그렇습니다. 기억나는 게 30년 전, 영화 ‘서편제’로 알려진 곳이 완도 ‘청산도’ 돌담길이잖아요. 주인공들이 북을 치면서 돌담길 돌아 진도아리랑을 부르던 장소는 지금도 여전히 4월 유채꽃이 필 때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죠. 또 5년 전에 개봉했던 영화 ‘1987’이후로는 목포 서산동이 알려졌죠. ‘연희네 슈퍼’는 영화 흥행 이후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면서 지역의 명소가 됐습니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호텔로 나온 유달동의 ‘근대역사관 1관’도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면서 목포를 찾는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외에도 정말 많죠. 목포와 전남은 1970~80년대에 멈춘 듯한 과거의 향기가 머문 곳이 많아서 영화인들이 선호하고 자주 찾아오죠.

■ 앵 커: 전국적으로도 촬영지 주목받은 곳들이 많아요?

◈ 김지현: 그 중에서도 지역의 지리적 특색을 잘 살린 촬영지를 꼽아보면요. 강릉, 문경, 고창, 군산 등이 있는데요. 90년대 인기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인 강릉 정동진은 석양이 아름다운 동해바다임을 잘 살렸죠. 드라마 종영 이후 추억과 감동을 되살리는 장소로 주목받으면서 해마다 해맞이 장소로 가족과 연인들이 찾곤 합니다. 그리고 주문진 방파제는요. 드라마 ‘도깨비’ 여주인공을 따라서 빨간 목도리를 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죠. 사극하면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아니겠습니까. 높은 산과 능선이 많아서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 조선시대 배경지가 그대로 복원돼 있는 모습이죠. 또,고창 청보리밭은 이국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밭 능선이 아주 넓은데요. 넓은 들판을 배경으로 나오는 많은 작품을 고창에서 찍었습니다. 인기드라마 ‘도깨비’의 메밀꽃 들판 결혼식 장면도 이곳 고창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로 유명한 ‘군산’은 낮은 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소박한 시골마을 모습이 물씬 나는 곳인데요. 극중 주인공이 일하던 ‘초원사진관’이 지금도 여전히 그 자리에 영화 속 모습 그대로 있어서 군산만의 추억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완도 청산도(출처 : 완도군청)


■ 앵 커: 매미소리 영화 내일 개봉인데, 한가지 좀 아쉬운 점이 있어요. 진도군의 드라마나 영화촬영지에 대한 관심도가 좀 낮지 않냐 이런 지적도 있네요?

◈ 김지현: 네, 맞습니다. 매미소리 촬영장 가는 길에 안내판은 있는데, 찾아가 보면 문짝이 떨어져 훼손되고...관리가 안 되고 있던데요. 군 소유물이 아니라지만 영화개방을 앞두고 진도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군이 나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도는 영화인들이 사랑하는 고장이라서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멋진 곳인데 영화촬영 이후로는 관리가 잘 안돼 눈살을 찌푸린 사례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6년에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으로 개봉한 ‘천년학’이라는 영화... 진도 임회면에서 촬영했었는데, 당시에 세트장에 1억 5천여 만 원을 투자했대요. 촬영이 끝난 뒤에 10년 동안 방치되다가 철거된 이력이 있죠. 철거 전에 진도군의회에서 영화 세트장을 관광화해서 볼거리를 만들자는 주장을 했었는데, 진도군은 지속적인 관리비용 부담을 이유로 들며 결국 철거했습니다.

세포마을 (제공:진도군 이평기 문화관광해설사)

■ 앵 커: 아쉬움이 좀 있네요. 단체장이 문화 마인드가 좀 아쉬운 측면! 이 부분까지 오늘 짚고 정리를 하겠습니다. 오늘 영화관련 소식 진도에 매미소리 내일 개봉된다는 소식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말씀 잘들었습니다.

◈ 김지현: 네, 고맙습니다.

■ 앵 커: 김지현 아나운서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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