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건설원가는 3.3㎡당 600만 원…‘반값 아파트’ 가능할까

입력 2022.0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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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격은 얼마일까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3,162만 600원이었습니다. 전용면적 84㎡(공급면적 108㎡) 기준으로 계산하면 10억 원이 넘습니다.


■ 분양가격 - 분양원가 = 분양수익

이 분양가격에서 분양원가를 빼면 건설사가 가져가는 분양수익이 얼마인지 알 수 있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 10년간 주요사업단지를 대상으로 분양원가 공개에 나섰습니다. 분양원가가 얼마인지 시민들이 알아야 아파트 분양가격의 적정가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취지에서입니다.


■강남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세곡2지구

오늘 분양원가가 공개된 단지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분양한 강남구 세곡2지구 1, 3, 4, 6단지입니다. 강동구 고덕강일 4단지, 송파구 오금 1, 2단지와 구로구 항동지구 2, 3단지에 이어 처음으로 강남 공공분양 아파트의 분양원가가 공개된 겁니다.

세곡2지구의 3.3㎡당 분양원가는 1,039만 2천 원~1,274만 8천 원이었습니다. 실제로 분양된 가격은 3.3㎡당 1,355만 3천 원~1,494만 7천 원 수준으로, SH의 분양수익률은 평균 23.7%였습니다.


■ '건설원가'는 강남이든 비강남이든 3.3㎡당 600만 원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바로 건설원가입니다. 분양원가는 택지조성원가+건설원가로 구성되는데, 택지조성원가는 말 그대로 땅값이기 때문에 지역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설원가, 즉 건축비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세곡2지구의 건설원가는 3.3㎡당 585만 원~646만 원이었는데, 이는 앞서 SH가 공개했던 고덕강일 4단지나 오금 1, 2단지, 항동 2, 3단지와 대동소이합니다. 공개된 단지의 건설원가의 평균을 내보면 607만 원 정도 됩니다.


오세훈 시장과 김헌동 SH 사장이 내세운 '반값 아파트'의 핵심도 바로 이 건설원가입니다.

반값 아파트는 땅은 SH 등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분양가격을 크게 낮춘 아파트입니다. 분양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온 땅값은 분양가에서 제외하고, 공개된 건설원가만을 바탕으로 분양가를 산정하니 가격이 훨씬 쌀 수밖에 없습니다.


■ "100년 가는 명품 주택" 서울형 건축비 도입

땅이 아닌 건물만 소유하는 반값 아파트를 시민들이 과연 얼마나 선호할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우려가 있지만,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반값 아파트의 품질 논란일 겁니다. '반값 아파트면 품질도 반값이 아니겠냐'는 건데요.

김헌동 사장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서울형 건축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국토부가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보다 훨씬 더 높은 금액의 서울형 건축비를 도입해 공공주택의 구조와 성능, 마감 자재 수준을 지금보다 훨씬 높이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건축비를 높이면, 덩달아 분양가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김헌동 사장은 SH의 분양 수익률을 지금보다 훨씬 낮추면 분양가를 올리지 않더라도 명품 자재의 반값 아파트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신 정부가 SH에 공공임대주택 유지·보수비를 일정 부분 충당해달라는 겁니다.


■ 위례·마곡·고덕강일에 반값아파트 실현될까?

김헌동 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청문회에서 반값아파트 후보지로 서울의료원, SETEC 부지 등 여러 곳을 거론했습니다.

하지만 언급된 대부분의 부지들은 SH 소유 부지가 아니고, 서울시나 자치구와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 당장 추진하기가 어렵습니다. 서울의료원 부지의 경우, 서울시는 800가구 공급계획을 세웠지만 반값 아파트로 공급할지에 대해서는 '검토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습니다. 강남구도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에 SH는 공사가 소유하고 있는 부지들을 우선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위례·마곡·고덕강일 지구가 대상입니다. 해당 지구 SH 보유 땅의 주택 공급계획을 반값 아파트 공급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거치겠다는 겁니다. 반값 아파트가 구체화된다면 가장 먼저 공급될 지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법 개정 절차도 진행 중입니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SH도 반값 아파트 사업(토지임대부 주택)을 할 수 있도록 주택법 개정을 건의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는 토지임대부 주택에 거주하던 사람이 이사를 가기 위해 집을 팔려면 한국주택도시공사(LH)에만 되팔 수 있었지만, 이를 SH 등 지방공기업도 매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겁니다.

SH는 상반기 안으로 반값 아파트 사전예약을 받겠다는 방침입니다.

(인포그래픽 :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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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도 건설원가는 3.3㎡당 600만 원…‘반값 아파트’ 가능할까
    • 입력 2022-02-24 14:41:42
    취재K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격은 얼마일까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3,162만 600원이었습니다. 전용면적 84㎡(공급면적 108㎡) 기준으로 계산하면 10억 원이 넘습니다.


■ 분양가격 - 분양원가 = 분양수익

이 분양가격에서 분양원가를 빼면 건설사가 가져가는 분양수익이 얼마인지 알 수 있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 10년간 주요사업단지를 대상으로 분양원가 공개에 나섰습니다. 분양원가가 얼마인지 시민들이 알아야 아파트 분양가격의 적정가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취지에서입니다.


■강남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세곡2지구

오늘 분양원가가 공개된 단지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분양한 강남구 세곡2지구 1, 3, 4, 6단지입니다. 강동구 고덕강일 4단지, 송파구 오금 1, 2단지와 구로구 항동지구 2, 3단지에 이어 처음으로 강남 공공분양 아파트의 분양원가가 공개된 겁니다.

세곡2지구의 3.3㎡당 분양원가는 1,039만 2천 원~1,274만 8천 원이었습니다. 실제로 분양된 가격은 3.3㎡당 1,355만 3천 원~1,494만 7천 원 수준으로, SH의 분양수익률은 평균 23.7%였습니다.


■ '건설원가'는 강남이든 비강남이든 3.3㎡당 600만 원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바로 건설원가입니다. 분양원가는 택지조성원가+건설원가로 구성되는데, 택지조성원가는 말 그대로 땅값이기 때문에 지역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설원가, 즉 건축비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세곡2지구의 건설원가는 3.3㎡당 585만 원~646만 원이었는데, 이는 앞서 SH가 공개했던 고덕강일 4단지나 오금 1, 2단지, 항동 2, 3단지와 대동소이합니다. 공개된 단지의 건설원가의 평균을 내보면 607만 원 정도 됩니다.


오세훈 시장과 김헌동 SH 사장이 내세운 '반값 아파트'의 핵심도 바로 이 건설원가입니다.

반값 아파트는 땅은 SH 등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분양가격을 크게 낮춘 아파트입니다. 분양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온 땅값은 분양가에서 제외하고, 공개된 건설원가만을 바탕으로 분양가를 산정하니 가격이 훨씬 쌀 수밖에 없습니다.


■ "100년 가는 명품 주택" 서울형 건축비 도입

땅이 아닌 건물만 소유하는 반값 아파트를 시민들이 과연 얼마나 선호할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우려가 있지만,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반값 아파트의 품질 논란일 겁니다. '반값 아파트면 품질도 반값이 아니겠냐'는 건데요.

김헌동 사장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서울형 건축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국토부가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보다 훨씬 더 높은 금액의 서울형 건축비를 도입해 공공주택의 구조와 성능, 마감 자재 수준을 지금보다 훨씬 높이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건축비를 높이면, 덩달아 분양가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김헌동 사장은 SH의 분양 수익률을 지금보다 훨씬 낮추면 분양가를 올리지 않더라도 명품 자재의 반값 아파트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신 정부가 SH에 공공임대주택 유지·보수비를 일정 부분 충당해달라는 겁니다.


■ 위례·마곡·고덕강일에 반값아파트 실현될까?

김헌동 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청문회에서 반값아파트 후보지로 서울의료원, SETEC 부지 등 여러 곳을 거론했습니다.

하지만 언급된 대부분의 부지들은 SH 소유 부지가 아니고, 서울시나 자치구와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 당장 추진하기가 어렵습니다. 서울의료원 부지의 경우, 서울시는 800가구 공급계획을 세웠지만 반값 아파트로 공급할지에 대해서는 '검토중'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습니다. 강남구도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에 SH는 공사가 소유하고 있는 부지들을 우선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위례·마곡·고덕강일 지구가 대상입니다. 해당 지구 SH 보유 땅의 주택 공급계획을 반값 아파트 공급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거치겠다는 겁니다. 반값 아파트가 구체화된다면 가장 먼저 공급될 지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법 개정 절차도 진행 중입니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SH도 반값 아파트 사업(토지임대부 주택)을 할 수 있도록 주택법 개정을 건의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는 토지임대부 주택에 거주하던 사람이 이사를 가기 위해 집을 팔려면 한국주택도시공사(LH)에만 되팔 수 있었지만, 이를 SH 등 지방공기업도 매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겁니다.

SH는 상반기 안으로 반값 아파트 사전예약을 받겠다는 방침입니다.

(인포그래픽 :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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