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민’에게 호소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입력 2022.02.24 (15:20) 수정 2022.02.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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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상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담화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국민도 아니라 러시아 국민을 향한 담화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담화에서 대통령이 아닌, 우크라이나의 시민으로서 러시아 시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어떤 형태의 전쟁도 원하지 않는다면서, 전쟁의 피해자는 시민임을 강조했습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게 될 상황을 언급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구체적으로 상기시켰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연설이 러시아TV에서 방송되지 않겠지만 꼭 보기를 바란다며, 러시아어로 진행한 연설 영상을 텔레그램으로 공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아닌 러시아 국민들에게 전쟁 중단과 평화 연대를 호소한 젤린스키 대통령의 담화 전문을 전합니다.

[전문]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상 담화(2.24.)

오늘 나는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돌아온 건 침묵이었습니다. 이 침묵은 돈바스에서도 지켜져야 합니다. 이것이 내가 오늘 러시아 국민들에게 연설하는 이유입니다.

나는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시민으로서 연설하는 것입니다. 2천 킬로미터가 넘는 국경선이 우리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 국경선에는 거의 20만 명의 병사와 수천 대의 군용차로 구성된 당신들의 군대가 진주해있습니다.

당신들의 지도자는 군대에 다른 나라의 영토로 진군하도록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진군은 유럽 대륙에서 큰 전쟁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냉전도 열전도 하이브리드 전도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군대로부터 공격을 받는다면, 그들이 우리, 다시 말해 우리의 자유와 생명과 우리 아이들의 삶으로부터 나라를 빼앗으려 한다면 우리는 방어할 것입니다.

공격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방어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우리를 공격할 때, 당신들은 우리의 등이 아니라 얼굴을 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얼굴 말입니다.

전쟁은 큰 재난이고, 이 재난은 물가 상승을 초래합니다. 이 말의 뜻은 모든 사람들이 돈과 평판과 양질의 삶을 잃게 된다는 겁니다. 모두가 자유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그들의 사랑하는 이들을, 그들 자신을 잃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위협적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과거에도 아니었고 현재도 아니며 미래에도 아닐 것입니다. 당신들은 나토로부터의 안전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역시 안전보장을 요구합니다. 당신,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과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요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안전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당신을 포함해 어떤 기구와도 어떤 형태나 플랫폼으로도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전쟁은 모두로부터 안전 보장을 박탈합니다. 아무도 더이상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없습니다. 누가 가장 고통을 받을까요? 사람들입니다.
누가 고통을 가장 원하지 않을까요? 사람들입니다.
누가 이걸 멈출 수 있을까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당신들 중에 있을까요? 나는 확신합니다.

나는 러시아가 이 연설을 러시아TV에서 보여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꼭 봐야 합니다. 러시아인들은 진실을 알아야 하고, 진실은 지금 당장이 멈출 시간이라는 겁니다. 너무 늦기 전에 말입니다.

그리고 만약 러시아의 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한 논의 테이블에 우리와 함께 앉기 원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당신들과 한 테이블에 앉을 것입니다.

러시아인들은 전쟁을 원하나요? 나는 그 답을 알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답은 오로지 당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러시아 연합의 시민들에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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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국민’에게 호소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 입력 2022-02-24 15:20:30
    • 수정2022-02-24 15: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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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상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담화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국민도 아니라 러시아 국민을 향한 담화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담화에서 대통령이 아닌, 우크라이나의 시민으로서 러시아 시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어떤 형태의 전쟁도 원하지 않는다면서, 전쟁의 피해자는 시민임을 강조했습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게 될 상황을 언급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구체적으로 상기시켰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연설이 러시아TV에서 방송되지 않겠지만 꼭 보기를 바란다며, 러시아어로 진행한 연설 영상을 텔레그램으로 공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아닌 러시아 국민들에게 전쟁 중단과 평화 연대를 호소한 젤린스키 대통령의 담화 전문을 전합니다.

[전문]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상 담화(2.24.)

오늘 나는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돌아온 건 침묵이었습니다. 이 침묵은 돈바스에서도 지켜져야 합니다. 이것이 내가 오늘 러시아 국민들에게 연설하는 이유입니다.

나는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시민으로서 연설하는 것입니다. 2천 킬로미터가 넘는 국경선이 우리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 국경선에는 거의 20만 명의 병사와 수천 대의 군용차로 구성된 당신들의 군대가 진주해있습니다.

당신들의 지도자는 군대에 다른 나라의 영토로 진군하도록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진군은 유럽 대륙에서 큰 전쟁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냉전도 열전도 하이브리드 전도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군대로부터 공격을 받는다면, 그들이 우리, 다시 말해 우리의 자유와 생명과 우리 아이들의 삶으로부터 나라를 빼앗으려 한다면 우리는 방어할 것입니다.

공격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방어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우리를 공격할 때, 당신들은 우리의 등이 아니라 얼굴을 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얼굴 말입니다.

전쟁은 큰 재난이고, 이 재난은 물가 상승을 초래합니다. 이 말의 뜻은 모든 사람들이 돈과 평판과 양질의 삶을 잃게 된다는 겁니다. 모두가 자유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그들의 사랑하는 이들을, 그들 자신을 잃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위협적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과거에도 아니었고 현재도 아니며 미래에도 아닐 것입니다. 당신들은 나토로부터의 안전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역시 안전보장을 요구합니다. 당신,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과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요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안전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당신을 포함해 어떤 기구와도 어떤 형태나 플랫폼으로도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전쟁은 모두로부터 안전 보장을 박탈합니다. 아무도 더이상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없습니다. 누가 가장 고통을 받을까요? 사람들입니다.
누가 고통을 가장 원하지 않을까요? 사람들입니다.
누가 이걸 멈출 수 있을까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당신들 중에 있을까요? 나는 확신합니다.

나는 러시아가 이 연설을 러시아TV에서 보여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꼭 봐야 합니다. 러시아인들은 진실을 알아야 하고, 진실은 지금 당장이 멈출 시간이라는 겁니다. 너무 늦기 전에 말입니다.

그리고 만약 러시아의 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한 논의 테이블에 우리와 함께 앉기 원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당신들과 한 테이블에 앉을 것입니다.

러시아인들은 전쟁을 원하나요? 나는 그 답을 알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답은 오로지 당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러시아 연합의 시민들에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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