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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2 대통령 선거
‘공급 확대’로 “집값 잡겠다”는 후보들…그런데, 진짜 지을 수 있을까?
입력 2022.02.24 (18:05) 수정 2022.02.24 (19:06) 취재K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여러분은 후보들의 어떤 면을 선택 기준으로 삼고 계십니까?

우리의 미래를 정하는 선거인 만큼, "정책, 공약을 보고 뽑겠다"는 답변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최우선 순위로 꼽힙니다.

그래서 KBS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정책, 그리고 정책의 방향, 방향에 담긴 가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려 합니다. 먼저 '유권자가 원하는 분야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무엇인가'를 국민들께 물어 10대 의제를 선별했습니다. 그리고 그 의제들에 대한 공약을 각 후보에게 질의해 답을 받았습니다.

KBS의 정책·공약 검증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입니다.

'부동산'은 이번 대선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입니다. 특히 치솟은 수도권의 집값을 어떻게 안정시킬지가 관건인데요. 대선후보들은 그 해법으로 공급 확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부동산 대표 공약을 묻는 KBS의 질의에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가 공급 확대를 첫 번째로 꼽았는데요.

그럼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부동산 '공급' 공약은 과연 현실성이 있는 건지, 후보들의 약속대로 주택이 공급된다면 정말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건지 따져보겠습니다.

■"200만~311만 호 공급"…진짜 지을 수 있나?

대선 후보들은 2백만 호에서 많게는 311만 호 공급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1기 신도시인 분당이 10만 호 정도였으니, 분당 정도 도시를 20~30개 새로 짓겠다는 수준입니다. 이미 정부가 계획해둔 물량 205만 호를 감안하면 이보다 50만 호에서 100만 호 이상을 더 짓겠다는 겁니다.

공급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절반 가량을 기본 주택으로 공급하고, 공공 택지의 공공주택 비율을 80%까지 올리겠다며, 공공 주도의 공급을 강조합니다. 윤석열 후보는 250만 호 가운데 200만 호를 민간 주도로, 민간 사업자를 통해 공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심상정 후보는 200만 호 전부 공공 주택 공급을 약속했고, 안철수 후보는 100만 호를 공공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후보들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부동산 공급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치솟은 집값으로 분노한 수도권 표심을 얻어보겠다는 거겠죠.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고는 다들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수도권에 공급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이미 포화상태인 수도권에 집을 지으려면 새로운 택지를 찾아내거나 재개발·재건축 방식으로 기존 주택을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합니다. 후보들, 약속한 만큼 집을 지을 수 있을까요?

■이재명·윤석열·안철수 "수도권에만 130만~250만 공급"…어디에 지을까?

현 정부도 2년 전 8·4 대책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수도권 공급방안을 내놨습니다. 그 때 포함된 택지가 태릉골프장과 정부 과천청사 앞 유휴부지, 서부면허시험장, 서울지방조달청 등의 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입니다.

그런데 태릉골프장과 정부 과천청사 앞 부지, 당장 주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집만 더 짓게 되면 기존 주민들의 주거환경이 악화된다는 거였습니다. 거센 반발에 태릉골프장은 당초 만 호를 짓기로 했다가 6800호 가량으로 공급 규모를 축소했고, 정부 과천청사 앞 부지는 공급계획을 철회하고 아예 다른 대체 부지를 찾았습니다. 서부면허시험장은 이전부지 등의 문제로 아직 이전협의 중입니다.

대선 후보들은 용산공원 등 국공유지와 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을 활용하고, 전철이나 차량기지 등을 지하화해 상부에 집을 짓는 방안 등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용산공원의 경우 미군기지 이전과 토양정화에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당장의 대안이 되기 어렵습니다. 전철 지하화는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단골 메뉴지만 막대한 비용 때문에 수십 년째 현실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거기다 교통 등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주민 반발도 고려해야 합니다.

■"택지 고갈 등 고려하면 250만 호~311만 호는 달성 쉽지 않아"

택지가 고갈되어 가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후보들이 말한 공급 물량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KBS와 검증을 함께 진행한 국토도시계획학회 부동산 정책 연구위원들의 평가입니다.

평균적으로 연간 57만 호 가량의 주택이 공급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미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205만 호 물량 계획 정도가 현실적인데, LH 사태 이후 3기 신도시 등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 계획 물량마저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205만 호를 훨씬 넘어서는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공급량은 달성이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만약 차기 정부가 어떻게든 택지를 끌어다 쓰고 공급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한다고 해도 문제는 있습니다. 단기간에 많은 물량을 공급하면 오히려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KBS 공약 검증 자문단인 김진유 경기대 교수는 "공급 속도를 2배 높이면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가격이 많이 상승한다. 새로운 고급 주택이 가격을 끌어올릴 수도 있고 일부는 정비 사업을 통해 해야 하니까 기존 살던 분들이 어딘가에 가서 거처를 정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때문에 250만 호~311만 호라는 많은 물량을 단번에 확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급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여론조사 "주택 공급 위해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해야"

택지가 부족한 수도권에서 집을 늘리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건 재개발·재건축 방식입니다.

KBS가 여론조사를 통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우선해야 할 정책은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라는 답이 다주택자의 매매 유도, 신규 택지개발보다 앞섰습니다.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풀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거란 의견도 그렇지 않을 거란 의견보다 우세했습니다.



■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재개발 재건축 규제 풀겠다." 심상정 "서민들 엄두 못 낼 가격 집을 늘리겠단 것"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민심의 방향은 '완화'를 가리키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대다수 후보, 재개발 재건축을 둘러싼 각종 규제 완화에 적극적입니다.

현재 일반 주거 지역 최고 용적률은 300%입니다. 이를 넘어서 아파트가 올라가려면, 지자체에 허가가 필요합니다. 이 용적률 규제를 풀어주겠단 것이 대부분 후보 구상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용적률이 500%인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인허가 통합심의, 이른바 '신속협의제'를 도입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역세권 재건축 용적률을 500%로 높이겠다, 공공이 참여하면 최대 700%까지 높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도,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재건축은 민간으로 임대주택은 공공으로 역할을 분담한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특히 청년 주택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용적률 완화를 언급했습니다. 이른바 '공중도시'를 만들어 청년 주거 안정권을 보장하겠단 취지입니다.

심상정 후보는 세 후보와 달리, 민간 주도 재건축 재개발 자체에 부정적입니다. 민간 재개발은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낼 가격의 집을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재개발 재건축 시 공공 임대 주택 의무비율을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개발 사업이 진행될 때, 강제 퇴거도 금지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쟁점…후보 간 입장차 명확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고는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개발로 생기는 이익을 어떻게 할지를 다뤄 쟁점으로 꼽히는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두곤 각 후보의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공동주택의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산, 기준금액 이하로 정하도록 한 제도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현재 일부 민간택지에만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를 전체 민간택지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심상정 후보 역시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하겠단 입장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분양가상한제를 공공에 우선 적용하고 민간택지의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견해가 다릅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완화해 민간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재건축 추진위 구성 시점과 입주 시점의 평균 집값 상승분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이익이 3천만 원을 초과하면 해당 금액의 10∼50%를 재건축 조합에 부과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이재명 후보는 과도한 개발이익이 발생하는 사업구역은 적절히 환수해 지역사회에 환원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심상정 후보 역시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초과 이익 환수제를 적용받는 재건축사업은 용적률 상향,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는 재개발사업에는 주민과 합의하여 용적률을 상향하는 대신 임대주택 공급비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대해서도 규제 완화를 공약했습니다.

■KBS 공약검증자문단 "재개발 재건축으로 강남 중심 집값 상승 우려"

KBS 공약검증자문단은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에 집중한 대다수 후보의 공약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재개발 재건축을 통한 공급확대가 반드시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진 않는단 것입니다.

현재 사업성을 이유로, 서울 그 중에서도 강남 지역에 재건축이 몰리는 상황입니다. 규제가 풀리면 추진 중인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강남에 새 아파트가 늘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신축 아파트는 웃돈이 붙습니다. 재개발 재건축이 일어나면 그만큼 신축 아파트는 늘고, 강남 중심의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KBS 공약자문단 진장익 중앙대 도시계획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 가치 높은 강남에 재건축 재개발로 인해서 굉장히 많은 주택 공급이 이루어지면, 강남에 대한 수요는 더 높아져 강남 중심성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재건축 재개발로 인한) 파급 효과에 대한 문제점은 분명히 나타날 텐데 거기에 대한 고려는 없고, 일단은 공급 위주의 정책만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재건축 재개발로 사라지는 기존 주택을 고려하면 실제 늘어나는 공급량이 제한적이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후보들 말처럼 500% 넘게 용적률 규제를 완화해도 일조권 침해 등을 고려하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도 마땅치 않단 분석입니다.

KBS 공약자문단 김진유 경기대학교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용적률 500% 이상은 특수한 한두 개 필지에 가능한 것이고 그런 것이 정말로 전체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냐 그건 굉장히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래픽: 솔미디어컴퍼니 윤진성 임승전 조수빈 신영광

(Kstat) 통계표_정치사회인식 관련 여론조사(22.02.14).pdf
https://news.kbs.co.kr/datafile/2022/02/24/302321645690836807.pdf
  • ‘공급 확대’로 “집값 잡겠다”는 후보들…그런데, 진짜 지을 수 있을까?
    • 입력 2022-02-24 18:05:17
    • 수정2022-02-24 19:06:10
    취재K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여러분은 후보들의 어떤 면을 선택 기준으로 삼고 계십니까?

우리의 미래를 정하는 선거인 만큼, "정책, 공약을 보고 뽑겠다"는 답변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최우선 순위로 꼽힙니다.

그래서 KBS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정책, 그리고 정책의 방향, 방향에 담긴 가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려 합니다. 먼저 '유권자가 원하는 분야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무엇인가'를 국민들께 물어 10대 의제를 선별했습니다. 그리고 그 의제들에 대한 공약을 각 후보에게 질의해 답을 받았습니다.

KBS의 정책·공약 검증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입니다.

'부동산'은 이번 대선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입니다. 특히 치솟은 수도권의 집값을 어떻게 안정시킬지가 관건인데요. 대선후보들은 그 해법으로 공급 확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부동산 대표 공약을 묻는 KBS의 질의에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가 공급 확대를 첫 번째로 꼽았는데요.

그럼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부동산 '공급' 공약은 과연 현실성이 있는 건지, 후보들의 약속대로 주택이 공급된다면 정말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건지 따져보겠습니다.

■"200만~311만 호 공급"…진짜 지을 수 있나?

대선 후보들은 2백만 호에서 많게는 311만 호 공급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1기 신도시인 분당이 10만 호 정도였으니, 분당 정도 도시를 20~30개 새로 짓겠다는 수준입니다. 이미 정부가 계획해둔 물량 205만 호를 감안하면 이보다 50만 호에서 100만 호 이상을 더 짓겠다는 겁니다.

공급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절반 가량을 기본 주택으로 공급하고, 공공 택지의 공공주택 비율을 80%까지 올리겠다며, 공공 주도의 공급을 강조합니다. 윤석열 후보는 250만 호 가운데 200만 호를 민간 주도로, 민간 사업자를 통해 공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심상정 후보는 200만 호 전부 공공 주택 공급을 약속했고, 안철수 후보는 100만 호를 공공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후보들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부동산 공급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치솟은 집값으로 분노한 수도권 표심을 얻어보겠다는 거겠죠.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고는 다들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수도권에 공급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이미 포화상태인 수도권에 집을 지으려면 새로운 택지를 찾아내거나 재개발·재건축 방식으로 기존 주택을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합니다. 후보들, 약속한 만큼 집을 지을 수 있을까요?

■이재명·윤석열·안철수 "수도권에만 130만~250만 공급"…어디에 지을까?

현 정부도 2년 전 8·4 대책을 발표하면서 대대적인 수도권 공급방안을 내놨습니다. 그 때 포함된 택지가 태릉골프장과 정부 과천청사 앞 유휴부지, 서부면허시험장, 서울지방조달청 등의 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입니다.

그런데 태릉골프장과 정부 과천청사 앞 부지, 당장 주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집만 더 짓게 되면 기존 주민들의 주거환경이 악화된다는 거였습니다. 거센 반발에 태릉골프장은 당초 만 호를 짓기로 했다가 6800호 가량으로 공급 규모를 축소했고, 정부 과천청사 앞 부지는 공급계획을 철회하고 아예 다른 대체 부지를 찾았습니다. 서부면허시험장은 이전부지 등의 문제로 아직 이전협의 중입니다.

대선 후보들은 용산공원 등 국공유지와 공공기관 이전 부지 등을 활용하고, 전철이나 차량기지 등을 지하화해 상부에 집을 짓는 방안 등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용산공원의 경우 미군기지 이전과 토양정화에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당장의 대안이 되기 어렵습니다. 전철 지하화는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단골 메뉴지만 막대한 비용 때문에 수십 년째 현실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거기다 교통 등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주민 반발도 고려해야 합니다.

■"택지 고갈 등 고려하면 250만 호~311만 호는 달성 쉽지 않아"

택지가 고갈되어 가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후보들이 말한 공급 물량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KBS와 검증을 함께 진행한 국토도시계획학회 부동산 정책 연구위원들의 평가입니다.

평균적으로 연간 57만 호 가량의 주택이 공급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미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205만 호 물량 계획 정도가 현실적인데, LH 사태 이후 3기 신도시 등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 계획 물량마저 달성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205만 호를 훨씬 넘어서는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의 공급량은 달성이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만약 차기 정부가 어떻게든 택지를 끌어다 쓰고 공급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한다고 해도 문제는 있습니다. 단기간에 많은 물량을 공급하면 오히려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KBS 공약 검증 자문단인 김진유 경기대 교수는 "공급 속도를 2배 높이면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가격이 많이 상승한다. 새로운 고급 주택이 가격을 끌어올릴 수도 있고 일부는 정비 사업을 통해 해야 하니까 기존 살던 분들이 어딘가에 가서 거처를 정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때문에 250만 호~311만 호라는 많은 물량을 단번에 확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급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여론조사 "주택 공급 위해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해야"

택지가 부족한 수도권에서 집을 늘리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건 재개발·재건축 방식입니다.

KBS가 여론조사를 통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우선해야 할 정책은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라는 답이 다주택자의 매매 유도, 신규 택지개발보다 앞섰습니다.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풀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거란 의견도 그렇지 않을 거란 의견보다 우세했습니다.



■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재개발 재건축 규제 풀겠다." 심상정 "서민들 엄두 못 낼 가격 집을 늘리겠단 것"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민심의 방향은 '완화'를 가리키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대다수 후보, 재개발 재건축을 둘러싼 각종 규제 완화에 적극적입니다.

현재 일반 주거 지역 최고 용적률은 300%입니다. 이를 넘어서 아파트가 올라가려면, 지자체에 허가가 필요합니다. 이 용적률 규제를 풀어주겠단 것이 대부분 후보 구상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용적률이 500%인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인허가 통합심의, 이른바 '신속협의제'를 도입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역세권 재건축 용적률을 500%로 높이겠다, 공공이 참여하면 최대 700%까지 높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도,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재건축은 민간으로 임대주택은 공공으로 역할을 분담한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특히 청년 주택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용적률 완화를 언급했습니다. 이른바 '공중도시'를 만들어 청년 주거 안정권을 보장하겠단 취지입니다.

심상정 후보는 세 후보와 달리, 민간 주도 재건축 재개발 자체에 부정적입니다. 민간 재개발은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낼 가격의 집을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재개발 재건축 시 공공 임대 주택 의무비율을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개발 사업이 진행될 때, 강제 퇴거도 금지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쟁점…후보 간 입장차 명확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고는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개발로 생기는 이익을 어떻게 할지를 다뤄 쟁점으로 꼽히는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두곤 각 후보의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공동주택의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산, 기준금액 이하로 정하도록 한 제도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현재 일부 민간택지에만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를 전체 민간택지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심상정 후보 역시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하겠단 입장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분양가상한제를 공공에 우선 적용하고 민간택지의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견해가 다릅니다. 분양가 상한제를 완화해 민간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재건축 추진위 구성 시점과 입주 시점의 평균 집값 상승분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이익이 3천만 원을 초과하면 해당 금액의 10∼50%를 재건축 조합에 부과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이재명 후보는 과도한 개발이익이 발생하는 사업구역은 적절히 환수해 지역사회에 환원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심상정 후보 역시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초과 이익 환수제를 적용받는 재건축사업은 용적률 상향,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는 재개발사업에는 주민과 합의하여 용적률을 상향하는 대신 임대주택 공급비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대해서도 규제 완화를 공약했습니다.

■KBS 공약검증자문단 "재개발 재건축으로 강남 중심 집값 상승 우려"

KBS 공약검증자문단은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에 집중한 대다수 후보의 공약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재개발 재건축을 통한 공급확대가 반드시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진 않는단 것입니다.

현재 사업성을 이유로, 서울 그 중에서도 강남 지역에 재건축이 몰리는 상황입니다. 규제가 풀리면 추진 중인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강남에 새 아파트가 늘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신축 아파트는 웃돈이 붙습니다. 재개발 재건축이 일어나면 그만큼 신축 아파트는 늘고, 강남 중심의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KBS 공약자문단 진장익 중앙대 도시계획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 가치 높은 강남에 재건축 재개발로 인해서 굉장히 많은 주택 공급이 이루어지면, 강남에 대한 수요는 더 높아져 강남 중심성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재건축 재개발로 인한) 파급 효과에 대한 문제점은 분명히 나타날 텐데 거기에 대한 고려는 없고, 일단은 공급 위주의 정책만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재건축 재개발로 사라지는 기존 주택을 고려하면 실제 늘어나는 공급량이 제한적이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후보들 말처럼 500% 넘게 용적률 규제를 완화해도 일조권 침해 등을 고려하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도 마땅치 않단 분석입니다.

KBS 공약자문단 김진유 경기대학교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용적률 500% 이상은 특수한 한두 개 필지에 가능한 것이고 그런 것이 정말로 전체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냐 그건 굉장히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래픽: 솔미디어컴퍼니 윤진성 임승전 조수빈 신영광

(Kstat) 통계표_정치사회인식 관련 여론조사(22.02.14).pdf
https://news.kbs.co.kr/datafile/2022/02/24/302321645690836807.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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