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중국,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아닌 미국 비판 이유는?

입력 2022.02.25 (14:02) 수정 2022.02.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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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CCTV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뉴스 채널 속보 등을 통해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중국 관영 CCTV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뉴스 채널 속보 등을 통해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중국도 자국민 철수에 들어갔습니다. 현지 중국인 6천여 명 가운데 귀국을 희망하는 사람이 대상입니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현지시각 2월 24일 홈페이지 '긴급 통지'에서 전세기 귀국을 준비하기 위해 인원 등록을 받는다고 알렸습니다. 철수 시기는 비행 안전 상황을 고려해 결정합니다.

■ 중국도 자국민 우크라이나 철수 예고...겉으론 '중립'

중국의 이같은 대응은 상대적으로 늦은 감이 있습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일찌감치 자국민에게 대피령과 여행 금지령을 내리고 대사관도 철수한 것과 비교됩니다.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일까요? "가급적 외출을 하지 말되, 장거리 차량 운행을 해야한다면 중국 국기를 달고 가라"는 대사관 공지에서 그같은 인식의 일단을 읽을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부터 중국의 외교 노선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공언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보여온 중국의 선택은 제재의 상징성과 실효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러 외교장관의 24일 통화 사실을 알리는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공지. 러시아 측이 ‘미국과 나토가 약속을 어기고 동진을 해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우크라이나 침공의 배경을 설명하자, 중국 측이 ‘안보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합리적 관심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중러 외교장관의 24일 통화 사실을 알리는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공지. 러시아 측이 ‘미국과 나토가 약속을 어기고 동진을 해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우크라이나 침공의 배경을 설명하자, 중국 측이 ‘안보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합리적 관심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은 일단 겉으로는 양시론적 중립 노선을 걷는 듯 보입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4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각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편드는 듯한 발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크라이나 문제에 복잡하고 특수한 경위가 있다는 점을 주시한다.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를 두둔한 말입니다.

중국은 특히 러시아의 침공을 대외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에 대한 유감 표명조차 없이 대화와 협상을 해야한다는 원칙론만 강조했습니다.

■ 중국, 러시아에 대한 비판·유감 표명 없어...관영매체는 미국 비난

중국 관영매체는 오히려 미국을 비판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련의 전쟁과 군사 개입을 했던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다른 국가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추이헝 화둥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연구원은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이 주장해온 주권과 영토 보전 존중 원칙을 이용해 중·러간 갈등을 조장하고 중국을 난처하게 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보도는 실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중국의 미묘한 입장을 반영합니다. 중국은 타이완의 독립 움직임이나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비난할 때마다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라며 '주권과 영토 수호'를 내세웠습니다.

그런 만큼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한 러시아의 행동을 공개 지지하면, 이는 중국의 타이완 정책과 모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타이완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다”라며 중국의 우크라이나 사태 정책과 타이완 정책을 비교하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진/중국 외교부)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타이완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다”라며 중국의 우크라이나 사태 정책과 타이완 정책을 비교하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진/중국 외교부)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타이완와 우크라이나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타이완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며 타이완이 중국의 일부라는 것은 역사적 법리적으로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가 인용한 익명의 전문가는 심지어 "중국이 무력으로 타이완과 통일해도 러시아처럼 비난 받아서는 안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간 중국은 타이완 무력 압박

같은 시기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무력 압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군용기 9대가 타이완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와 초계기 파견, 무전 퇴거 요구 등으로 대응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타이완에 대한 공중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 공군이 타이완에 대한 무력 시위에 활용하는 J-16 전투기. 최근 전자전 장비를 부착해 공격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바이두)중국 공군이 타이완에 대한 무력 시위에 활용하는 J-16 전투기. 최근 전자전 장비를 부착해 공격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이에 더해 중국군 동부전구는 24일 SNS에 상륙함과 상륙정 등을 동원한 훈련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상륙함과 상륙정은 타이완 유사시 중국이 최전선에 투입할 장비로 간주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시기에 맞춰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공중과 해상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타이완은 러시아에 대한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23일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를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확연히 비교됩니다.

차이 총통은 우크라이나에 동병상련을 느낀다고도 밝혔습니다.

■ 타이완, 러시아 비판하고 반러 제재도 동참 방침..."우크라이나에 동병상련"

타이완은 반러 제재에도 동참할 방침입니다. 타이완 자유시보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될 경우 타이완 당국이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등 기술 제품 수출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고 24일 전했습니다. 통제 대상 품목에 대한 점검도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이완은 이처럼 미국의 외교적 노선에 충실히 협력하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대응이 타이완 유사시에 대한 대응에 대한 예고편은 아닐지에 특히 촉각이 곤두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가운데)는 23일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권 침해로 규탄했다. 우크라이나에 동병상련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사진/연합뉴스)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가운데)는 23일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권 침해로 규탄했다. 우크라이나에 동병상련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확대하고 있고 타이완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등 타이완의 전략적 위상은 우크라이나와는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특별한 현상 변경 상황이 없는데도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에 포진한 미군과의 충돌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무력 통일에 나설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입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타이완과 단교하면서 '타이완 관계법'을 제정했습니다. 타이완에 방어 무기를 제공하고 중국의 침공 등 유사시 타이완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기반입니다. 다만 실제 무력 충돌시 군사 개입을 할지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중국, 러시아 밀 수입 확대...국제사회 대러 제재와 엇박자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일인 2월 4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기념촬영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패럴림픽이 시작하기 전 실시됐다.(사진/연합뉴스)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일인 2월 4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기념촬영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패럴림픽이 시작하기 전 실시됐다.(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러시아 전역에서 밀을 수입할 수 있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펑황망 등 중국 매체들이 24일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곡물가 상승에 대비한 조치로 볼 수도 있지만 서방의 대러 제재 움직임에 선을 긋는 정책임은 분명합니다. 러시아와의 교역 강화는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앞서 23일 화춘잉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이 제재를 통해 국제 문제를 해결한 적이 없고, 미국과 서방의 러시아 제재는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국제 사회의 러시아 제재 움직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중국의 태도에 대한 서방의 시선이 고울리 없습니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은 호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데도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더튼 장관은 시 주석이 수수방관하는 것을 세계는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사악한 동맹관계에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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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중국,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아닌 미국 비판 이유는?
    • 입력 2022-02-25 14:02:06
    • 수정2022-02-25 14:02:23
    특파원 리포트
중국 관영 CCTV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뉴스 채널 속보 등을 통해 비중있게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중국도 자국민 철수에 들어갔습니다. 현지 중국인 6천여 명 가운데 귀국을 희망하는 사람이 대상입니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현지시각 2월 24일 홈페이지 '긴급 통지'에서 전세기 귀국을 준비하기 위해 인원 등록을 받는다고 알렸습니다. 철수 시기는 비행 안전 상황을 고려해 결정합니다.

■ 중국도 자국민 우크라이나 철수 예고...겉으론 '중립'

중국의 이같은 대응은 상대적으로 늦은 감이 있습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일찌감치 자국민에게 대피령과 여행 금지령을 내리고 대사관도 철수한 것과 비교됩니다.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일까요? "가급적 외출을 하지 말되, 장거리 차량 운행을 해야한다면 중국 국기를 달고 가라"는 대사관 공지에서 그같은 인식의 일단을 읽을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부터 중국의 외교 노선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침공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공언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보여온 중국의 선택은 제재의 상징성과 실효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러 외교장관의 24일 통화 사실을 알리는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공지. 러시아 측이 ‘미국과 나토가 약속을 어기고 동진을 해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우크라이나 침공의 배경을 설명하자, 중국 측이 ‘안보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합리적 관심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국은 일단 겉으로는 양시론적 중립 노선을 걷는 듯 보입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4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각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편드는 듯한 발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크라이나 문제에 복잡하고 특수한 경위가 있다는 점을 주시한다.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를 두둔한 말입니다.

중국은 특히 러시아의 침공을 대외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에 대한 유감 표명조차 없이 대화와 협상을 해야한다는 원칙론만 강조했습니다.

■ 중국, 러시아에 대한 비판·유감 표명 없어...관영매체는 미국 비난

중국 관영매체는 오히려 미국을 비판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련의 전쟁과 군사 개입을 했던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다른 국가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추이헝 화둥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연구원은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이 주장해온 주권과 영토 보전 존중 원칙을 이용해 중·러간 갈등을 조장하고 중국을 난처하게 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보도는 실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중국의 미묘한 입장을 반영합니다. 중국은 타이완의 독립 움직임이나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비난할 때마다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라며 '주권과 영토 수호'를 내세웠습니다.

그런 만큼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한 러시아의 행동을 공개 지지하면, 이는 중국의 타이완 정책과 모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타이완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다”라며 중국의 우크라이나 사태 정책과 타이완 정책을 비교하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진/중국 외교부)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타이완와 우크라이나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타이완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며 타이완이 중국의 일부라는 것은 역사적 법리적으로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글로벌타임스가 인용한 익명의 전문가는 심지어 "중국이 무력으로 타이완과 통일해도 러시아처럼 비난 받아서는 안된다"고까지 말했습니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간 중국은 타이완 무력 압박

같은 시기 중국의 타이완에 대한 무력 압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군용기 9대가 타이완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와 초계기 파견, 무전 퇴거 요구 등으로 대응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타이완에 대한 공중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 공군이 타이완에 대한 무력 시위에 활용하는 J-16 전투기. 최근 전자전 장비를 부착해 공격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이에 더해 중국군 동부전구는 24일 SNS에 상륙함과 상륙정 등을 동원한 훈련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상륙함과 상륙정은 타이완 유사시 중국이 최전선에 투입할 장비로 간주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시기에 맞춰 중국이 타이완에 대한 공중과 해상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타이완은 러시아에 대한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23일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를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확연히 비교됩니다.

차이 총통은 우크라이나에 동병상련을 느낀다고도 밝혔습니다.

■ 타이완, 러시아 비판하고 반러 제재도 동참 방침..."우크라이나에 동병상련"

타이완은 반러 제재에도 동참할 방침입니다. 타이완 자유시보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될 경우 타이완 당국이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등 기술 제품 수출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고 24일 전했습니다. 통제 대상 품목에 대한 점검도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이완은 이처럼 미국의 외교적 노선에 충실히 협력하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대응이 타이완 유사시에 대한 대응에 대한 예고편은 아닐지에 특히 촉각이 곤두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가운데)는 23일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권 침해로 규탄했다. 우크라이나에 동병상련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확대하고 있고 타이완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등 타이완의 전략적 위상은 우크라이나와는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특별한 현상 변경 상황이 없는데도 중국이 아시아 태평양에 포진한 미군과의 충돌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무력 통일에 나설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입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타이완과 단교하면서 '타이완 관계법'을 제정했습니다. 타이완에 방어 무기를 제공하고 중국의 침공 등 유사시 타이완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기반입니다. 다만 실제 무력 충돌시 군사 개입을 할지에 대해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중국, 러시아 밀 수입 확대...국제사회 대러 제재와 엇박자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일인 2월 4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기념촬영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패럴림픽이 시작하기 전 실시됐다.(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러시아 전역에서 밀을 수입할 수 있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펑황망 등 중국 매체들이 24일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곡물가 상승에 대비한 조치로 볼 수도 있지만 서방의 대러 제재 움직임에 선을 긋는 정책임은 분명합니다. 러시아와의 교역 강화는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앞서 23일 화춘잉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이 제재를 통해 국제 문제를 해결한 적이 없고, 미국과 서방의 러시아 제재는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국제 사회의 러시아 제재 움직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중국의 태도에 대한 서방의 시선이 고울리 없습니다.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은 호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데도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더튼 장관은 시 주석이 수수방관하는 것을 세계는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사악한 동맹관계에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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