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라이브] “여성 공무원·의료인도 총동원…항복하면 나라 없어진다”

입력 2022.02.26 (07:01) 수정 2022.02.2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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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알리나 쉬만스카 한국 사이버안보연구센터 연구원 연결
- “부모님 두 분 모두 동원 대상…동부 외가와 연락 끊겨”
- “우크라, 18~60세 女공무원·의료인도 총동원 대상”
- “러 체르노빌 점령, 최단거리 침공 길목 확보 목적”
- “사이버 공격도 3차례…‘정부 점령됐나?’ 공포심 불러”
- “러시아는 복종 원하지만…우크라, 민주주의 포기 못해”
- “항복 시 나라 전체 없어질 것…전쟁 길어질 듯”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2월 25일(금) 14:30~16:00
■ 방송 채널 : KBS UHD 9-2 ·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연결 : 알리나 쉬만스카(한국 사이버안보연구센터 연구원·서울대 박사수료)

신지혜>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박사 수료를 하시고 한국 사이버안보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알리나 쉬만스카 연구원 연결돼 있습니다. 들리시나요?

쉬만스카>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신지혜> 지금 차 안에 계시는 거 같네요. 한국, 우크라이나 양국에서 공부를 하신 걸로 알려주셨습니다. 우크라이나 현지에도 지금 가족분들이 계세요?

쉬만스카> 네. 당연하죠. 우크라이나에 지금 저희 어머니랑 아버지 그리고 여동생 그리고 외갓집이 있습니다.

신지혜> 사시는 곳은 다 키예프 근처세요?

쉬만스카> 아닙니다. 키예프 근처에 살진 않고, 저는 지토미르 시에 살고 있었는데 키예프랑 120km 떨어져 있는 도시인데요. 하지만 외갓집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그리고 외삼촌이 우크라이나 접경 수미 시에서 거주하고 계십니다.

신지혜> 수미 시. 지금 그러면 동부 쪽과는 연락되시나요?

쉬만스카> 지금 동부지역이 연락이 잘 안 되는 거로 알고 있고. 동부지역 수미시가 지금 계속 전투뿐만 아니라 폭격 중이라고 제가 많이 들었습니다.

신지혜> 외가하고는 연락이 안 되는 거고, 다른 가족분들하고는 지금 연락을 주고받고 계시는가요?

쉬만스카> 제가 지금 지토미르시에서 계시는 저희 부모님이랑 그리고 여동생이랑 계속 연락을 받고 있습니다.

신지혜> 뭐라고 하시던가요? 예상한 것보다도 훨씬 전쟁 상황이 심각한 거 같거든요.

쉬만스카> 사실 2개월 전부터 그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 한국에서 연구원 활동을 5년 동안 하고 있는데 러시아에 대해서 많이 제가 배웠고 러시아 중심으로 많이 연구를 했고 러시아 안보 독트린 때 문서를 많이 보고 있었는데요. 파이브아이즈 *라는 정보동맹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초반에 왔을 때, 제가 충분히 그런 시나리오를 예상했습니다.

신지혜> 키예프 폭격까지도 예상을 했다는 말씀이에요. 우크라이나인들은 국내에 머물면서 저항하겠다는 분위기라고 하던데, 실제로 어떤 얘기들을 전해 주시던가요?

쉬만스카>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고 저희 부모님이 피란을 제발 가셨으면 좋겠다 싶지만, 저희 부모님이... 아시다시피 동원령이 내려졌잖아요. 60세 이하 모든 예비역들이 다 동원돼야 하는데 저희 부모님이 둘 다 대상자거든요.

신지혜> 아, 이게 남녀 상관없이 18세~60세는 전부 동원 대상인가요?

쉬만스카> 여자 같은 경우에는 의사나 간호사 같은 분들, 아니면 공무원 같은 분들도 지구별 동원 대상이 되긴 합니다. 저희 어머님이 원래 공무원이지만 간호사 자격증을 보유하셨기 때문에 동원 대상입니다.

신지혜> 지금 가족분들이 동원 대상으로 해서 출국을 못 하시지만, 또 하시지 않겠다고도 말씀하시는 상황인 거예요, 그러면?

쉬만스카> 네. 아시다시피 우크라이나에서 지금 동원 대상인 분들이 국가를 떠나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하고. 그뿐만 아니라 러시아 군대가 지금 국제공항 포함해서 모든 시설들을 파괴하는 중이고 폭격하는 중입니다.

신지혜> 국제공항 포함해서 다 시설을 지금 폭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늘길이 막혔고요. 이제 전황과 함께 러시아의 침공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관심이 쏠리는 곳이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지금 체르노빌에는 가동 중인 원전이 없습니다. 이미 2000년 이후 전부 다 폐쇄됐다고 알고 있는데 러시아가 지금 가동되지 않고 있는 이 원전 지역을 점령한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될까요?

쉬만스카> 사실은 러시아가 지금 북쪽에 위치하는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키예프까지 제일 가까운 거리를 통과해서 가고 있다고 알 수가 있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시뮬레이션 차원에서는 체르노빌에 대해서 공격을 하는 것이 사람들한테 공포심을 주고 약간 심리적인 효과도 줄 수는 있지만, 전략적으로는 체르노빌은 바로 벨라루스랑 키예프를 연결하는 제일 빠른 길이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아무래도 한 거 같습니다.

신지혜> 실제로 러시아가 그곳에 있는 핵폐기물이라든지 시설을 활용해서 위협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최단거리로 벨라루스에서 키예프를 침공할 수 있기 때문에. 체르노빌이 그 길목에 있기 때문에 점령했다는 설명이시네요. 지금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굉장히 많았다고 들었고요. 제가 시도해보니까 우크라이나 정부 공식 홈페이지도 접속이 잘 안 되더라고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은 지금 어느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쉬만스카> 러시아 사이버 공격의 수준이 한참 비슷한데요. 사실 에스토니아 사이버 공격 **, 2007년도에 벌어진 에스토니아 사이버 공격을 보면 이제 굉장히 큰 규모의 거의 모든 시설들이 접근이 안 될 정도, 모든 국가시설들이 접근이 안 될 정도로 디도스 공격이 이루어졌고요. 그뿐만 아니라 2008년도 조지아 전쟁 때도 러시아가 조지아를 무단침입하기 전에 사이버 공격을 많이 진행하고 있었고요.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에도 1월 달부터 사이버 공격이 계속 끊어지지 않고 사이버 공격은 지금 세 번째라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 올해 첫 번째 큰 사이버 공격은 1월 16일쯤에 벌어졌고 그때는 70군데 정부 기관들이 중단된 거로 알고 있는데요. 그다음에 2월달에도 비슷한 사이버 공격이 있었고요.

신지혜> 계속 있었군요.

쉬만스카> 그리고 어제부터 계속 러시아군이 침입하면서 사이버 공격이 벌어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은 어떻게 보면 이것도 민간들한테 공포심을 주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으니, 약간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 방법이기도 합니다.

신지혜> 공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는 걸 넘어서서 사이버 공격을 광범위하게 함으로써, 정부의 기능 마비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우크라이나 시민들한테 공포심을 심어주는 그런 효과가 있는 거군요.

쉬만스카> 그렇죠. 왜냐하면 시민들이 ‘아, 우리 정부기관들이 지금 돌아가지 않으니, 설마 우리 지금 러시아한테 침략을 전면으로 받고 있나? 설마 전국이 완전히 더 이상 우크라이나가 아니고 러시아의 일부 아닐까?’ 이런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서 그런 거 같습니다.

신지혜> 지금 러시아군이 진군해서 키예프를 둘러싸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 현지에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나토 가입까지 거론할 정도로 친서방 성향이 강한데 임기가 2024년 3월까지거든요. 지금 보면 러시아는 젤렌스키 정부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걸로 보이는데 실제로 쿠데타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나요?

쉬만스카> 사실은 말씀하신 러시아 의도가 그게 맞습니다. 약간 러시아파 정부를 세워놓고 싶은 의도로 지금 우크라이나로 무단침입을 한 것으로 보이고 폭격하면서 군인과 일반 민간인들 다치게 만들고 죽이면서 지금 불법적인 행위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쿠데타가 좀 사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제가 봅니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에서 이제 육군, 방위군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애국심이 많이 생겨가지고 민병대를 많이 만들고 있어요. 국민들이 이제 스스로 무기를 들고 있으면서 스스로 자기 국가를 지킬 수 있게끔 지금 활동하고 있으면서. 저는 오늘 아침에 그런 영상을 꽤 많이 봤어요. 영상 제목들이 보통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러시아 군인을 잡았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모습이 나오고, ‘러시아 군인들 왜 우크라이나 땅에 왔냐?’ 이런 조사를 하는 내용이 나오고요. 군대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들도 굉장히 저항적이기 때문에 쿠데타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물론 러시아가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려고 하는 목적이 있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 거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는 것도 목표 중에 하나겠지만, 러시아가 계속 이렇게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최종 목적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쉬만스카> 러시아는 현실을 이해해야 하는데, 러시아가 자국을 강대국으로 인식하고 있죠. 그런 러시아의 사고방식은 완전 공격적인 형식주의에 해당되고 있는데. 러시아의 사고방식은 그렇습니다. 자기가 강대국이고 과거에 동구권 나라들은 다 비(非)강대국이기 때문에, 러 시아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러시아가 믿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강대국의 어떤 이미지를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만약 우크라이나 같은 국가들이 러시아한테 복종하지 않고 나토에 가입하거나 유럽연합에 가입하거나 더 이상 러시아한테 복종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러시아가 자기 위신이 무너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위신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행위까지 지금 하고 있는 걸로 알 수 있습니다.

신지혜>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복종할 수 없잖아요. 저항을 하고 있잖아요. 앞으로 그럼 이런 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걸까요?

쉬만스카> 제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라는 나라가 지금 유럽의 민주주의 가치관이랑 북대서양 조약기구의 집단안보의 가치관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것을 절대 포기할 수가 없고, 우크라이나가 민주주의 체제를 위해서서 끝까지 싸울 것으로 보입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지금 서방이 군사력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하지는 않고 있고요. 경제 제재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지금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에 어떤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쉬만스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당연히 나토의 파견이나 군사적인 지원이 제일 바람직한 대응인데요. 하지만 많은 국가들이 아직도 러시아의 눈치를 보고 있고요. 러시아가 강대국이라는 사실을 거부할 수가 없고. 한국 같은 경우에도 러시아랑 관계가 굉장히 오래된 역사를 가지기 때문에 한국이 갑자기 엄청 심각한 어떤 대러시아 제재를 도입하거나 그렇게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지금 원하는 지원이나 도움은, 그냥 지지랑 응원이랑... 그리고 한국이랑 다른 국가들이 해 줄 수 있는 범위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주는 정도입니다.

신지혜> 지금 보면 한국도 우크라이나 상황을 잘 이해하고 또 관심과 지지를 표명하는 여론은 굉장히 높은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번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 거라고 보세요? 뭔가 지금 협상의 여지는 좀 있는 건가요?

쉬만스카> 이번 전쟁은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면 전쟁이 그냥 끝나는데,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면 우크라이나 전체가 없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나토로부터 인정을 받고 나토 멤버가 될 때까지 이 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신지혜>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쉬만스카> 네.

신지혜> 지금 속보 들어온 걸 보면 외교적인 해결책을 도모하려는 움직임도 아주 없진 않은 거 같은데 그런 방식으로는 전쟁이 중단되거나 끝날 수는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쉬만스카> 외교적인 방식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예를 들면 체제 도입이나, 예를 들면 미국 같은 경우에는 러시아가 자기의 야망을 양보하지 않으면 러시아한테 반도체를 더 이상 수출하지 않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러시아의 군사 방위사업이랑 러시아의 발사체 사업이 다 피해를 입도록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그런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역사가 굉장히 길고 사실상 러시아가 2014년도부터 유럽연합이나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고. 외교적으로도 민스크 협약 같은 것들이 많이 존재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림반도 점령 후 돈바스 지역에서는 러시아가 반군을 내세웠고 그리고 어제 키예프 시간으로 새벽 5시에 폭격까지 시작한 것을 보니까, 러시아한테 있어서 어떤 외교적인 방법이나 외교적인 전략, 어떤 그런 기술이 좀 없어보이는 걸로 제가 이해하고 있어요.

신지혜>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쉬만스카 님 가족분들, 우크라이나에 계신 가족분들 정말 안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쉬만스카> 고맙습니다.

신지혜> 지금까지 한국사이버안보연구센터 연구원이자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알리나 쉬만스카 님과 함께했습니다.


* 파이브아이즈
영어권 5개국(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가 1956년에 결성한 기밀 정보 동맹체.

** 에스토니아 사이버공격 피해
2007년 4월 에스토니아 정부·국회·은행·언론사 등 주요 기관의 홈페이지와 전산망이 디도스 공격을 받아 한 달 가까이 마비됐다. 당시 에스토니아가 수도 탈린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소련군 동상을 이전하자 러시아가 이에 반발해 사이버공격을 했다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다. 2년 후, 러시아 내 친(親)푸틴 성향 청년단체 회원이 “러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을 용납할 수 없어서” 해당 공격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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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라이브] “여성 공무원·의료인도 총동원…항복하면 나라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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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2월 25일(금) 14:3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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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결 : 알리나 쉬만스카(한국 사이버안보연구센터 연구원·서울대 박사수료)

신지혜>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박사 수료를 하시고 한국 사이버안보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알리나 쉬만스카 연구원 연결돼 있습니다. 들리시나요?

쉬만스카>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신지혜> 지금 차 안에 계시는 거 같네요. 한국, 우크라이나 양국에서 공부를 하신 걸로 알려주셨습니다. 우크라이나 현지에도 지금 가족분들이 계세요?

쉬만스카> 네. 당연하죠. 우크라이나에 지금 저희 어머니랑 아버지 그리고 여동생 그리고 외갓집이 있습니다.

신지혜> 사시는 곳은 다 키예프 근처세요?

쉬만스카> 아닙니다. 키예프 근처에 살진 않고, 저는 지토미르 시에 살고 있었는데 키예프랑 120km 떨어져 있는 도시인데요. 하지만 외갓집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그리고 외삼촌이 우크라이나 접경 수미 시에서 거주하고 계십니다.

신지혜> 수미 시. 지금 그러면 동부 쪽과는 연락되시나요?

쉬만스카> 지금 동부지역이 연락이 잘 안 되는 거로 알고 있고. 동부지역 수미시가 지금 계속 전투뿐만 아니라 폭격 중이라고 제가 많이 들었습니다.

신지혜> 외가하고는 연락이 안 되는 거고, 다른 가족분들하고는 지금 연락을 주고받고 계시는가요?

쉬만스카> 제가 지금 지토미르시에서 계시는 저희 부모님이랑 그리고 여동생이랑 계속 연락을 받고 있습니다.

신지혜> 뭐라고 하시던가요? 예상한 것보다도 훨씬 전쟁 상황이 심각한 거 같거든요.

쉬만스카> 사실 2개월 전부터 그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 한국에서 연구원 활동을 5년 동안 하고 있는데 러시아에 대해서 많이 제가 배웠고 러시아 중심으로 많이 연구를 했고 러시아 안보 독트린 때 문서를 많이 보고 있었는데요. 파이브아이즈 *라는 정보동맹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초반에 왔을 때, 제가 충분히 그런 시나리오를 예상했습니다.

신지혜> 키예프 폭격까지도 예상을 했다는 말씀이에요. 우크라이나인들은 국내에 머물면서 저항하겠다는 분위기라고 하던데, 실제로 어떤 얘기들을 전해 주시던가요?

쉬만스카>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고 저희 부모님이 피란을 제발 가셨으면 좋겠다 싶지만, 저희 부모님이... 아시다시피 동원령이 내려졌잖아요. 60세 이하 모든 예비역들이 다 동원돼야 하는데 저희 부모님이 둘 다 대상자거든요.

신지혜> 아, 이게 남녀 상관없이 18세~60세는 전부 동원 대상인가요?

쉬만스카> 여자 같은 경우에는 의사나 간호사 같은 분들, 아니면 공무원 같은 분들도 지구별 동원 대상이 되긴 합니다. 저희 어머님이 원래 공무원이지만 간호사 자격증을 보유하셨기 때문에 동원 대상입니다.

신지혜> 지금 가족분들이 동원 대상으로 해서 출국을 못 하시지만, 또 하시지 않겠다고도 말씀하시는 상황인 거예요, 그러면?

쉬만스카> 네. 아시다시피 우크라이나에서 지금 동원 대상인 분들이 국가를 떠나면 안 되는 상황이기도 하고. 그뿐만 아니라 러시아 군대가 지금 국제공항 포함해서 모든 시설들을 파괴하는 중이고 폭격하는 중입니다.

신지혜> 국제공항 포함해서 다 시설을 지금 폭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늘길이 막혔고요. 이제 전황과 함께 러시아의 침공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관심이 쏠리는 곳이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지금 체르노빌에는 가동 중인 원전이 없습니다. 이미 2000년 이후 전부 다 폐쇄됐다고 알고 있는데 러시아가 지금 가동되지 않고 있는 이 원전 지역을 점령한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될까요?

쉬만스카> 사실은 러시아가 지금 북쪽에 위치하는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키예프까지 제일 가까운 거리를 통과해서 가고 있다고 알 수가 있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시뮬레이션 차원에서는 체르노빌에 대해서 공격을 하는 것이 사람들한테 공포심을 주고 약간 심리적인 효과도 줄 수는 있지만, 전략적으로는 체르노빌은 바로 벨라루스랑 키예프를 연결하는 제일 빠른 길이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아무래도 한 거 같습니다.

신지혜> 실제로 러시아가 그곳에 있는 핵폐기물이라든지 시설을 활용해서 위협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최단거리로 벨라루스에서 키예프를 침공할 수 있기 때문에. 체르노빌이 그 길목에 있기 때문에 점령했다는 설명이시네요. 지금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굉장히 많았다고 들었고요. 제가 시도해보니까 우크라이나 정부 공식 홈페이지도 접속이 잘 안 되더라고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은 지금 어느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쉬만스카> 러시아 사이버 공격의 수준이 한참 비슷한데요. 사실 에스토니아 사이버 공격 **, 2007년도에 벌어진 에스토니아 사이버 공격을 보면 이제 굉장히 큰 규모의 거의 모든 시설들이 접근이 안 될 정도, 모든 국가시설들이 접근이 안 될 정도로 디도스 공격이 이루어졌고요. 그뿐만 아니라 2008년도 조지아 전쟁 때도 러시아가 조지아를 무단침입하기 전에 사이버 공격을 많이 진행하고 있었고요.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에도 1월 달부터 사이버 공격이 계속 끊어지지 않고 사이버 공격은 지금 세 번째라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 올해 첫 번째 큰 사이버 공격은 1월 16일쯤에 벌어졌고 그때는 70군데 정부 기관들이 중단된 거로 알고 있는데요. 그다음에 2월달에도 비슷한 사이버 공격이 있었고요.

신지혜> 계속 있었군요.

쉬만스카> 그리고 어제부터 계속 러시아군이 침입하면서 사이버 공격이 벌어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은 어떻게 보면 이것도 민간들한테 공포심을 주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으니, 약간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 방법이기도 합니다.

신지혜> 공중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는 걸 넘어서서 사이버 공격을 광범위하게 함으로써, 정부의 기능 마비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우크라이나 시민들한테 공포심을 심어주는 그런 효과가 있는 거군요.

쉬만스카> 그렇죠. 왜냐하면 시민들이 ‘아, 우리 정부기관들이 지금 돌아가지 않으니, 설마 우리 지금 러시아한테 침략을 전면으로 받고 있나? 설마 전국이 완전히 더 이상 우크라이나가 아니고 러시아의 일부 아닐까?’ 이런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서 그런 거 같습니다.

신지혜> 지금 러시아군이 진군해서 키예프를 둘러싸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 현지에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나토 가입까지 거론할 정도로 친서방 성향이 강한데 임기가 2024년 3월까지거든요. 지금 보면 러시아는 젤렌스키 정부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걸로 보이는데 실제로 쿠데타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나요?

쉬만스카> 사실은 말씀하신 러시아 의도가 그게 맞습니다. 약간 러시아파 정부를 세워놓고 싶은 의도로 지금 우크라이나로 무단침입을 한 것으로 보이고 폭격하면서 군인과 일반 민간인들 다치게 만들고 죽이면서 지금 불법적인 행위를 보이고 있는데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쿠데타가 좀 사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제가 봅니다. 왜냐하면 우크라이나에서 이제 육군, 방위군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애국심이 많이 생겨가지고 민병대를 많이 만들고 있어요. 국민들이 이제 스스로 무기를 들고 있으면서 스스로 자기 국가를 지킬 수 있게끔 지금 활동하고 있으면서. 저는 오늘 아침에 그런 영상을 꽤 많이 봤어요. 영상 제목들이 보통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러시아 군인을 잡았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모습이 나오고, ‘러시아 군인들 왜 우크라이나 땅에 왔냐?’ 이런 조사를 하는 내용이 나오고요. 군대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들도 굉장히 저항적이기 때문에 쿠데타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물론 러시아가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려고 하는 목적이 있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 거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는 것도 목표 중에 하나겠지만, 러시아가 계속 이렇게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최종 목적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쉬만스카> 러시아는 현실을 이해해야 하는데, 러시아가 자국을 강대국으로 인식하고 있죠. 그런 러시아의 사고방식은 완전 공격적인 형식주의에 해당되고 있는데. 러시아의 사고방식은 그렇습니다. 자기가 강대국이고 과거에 동구권 나라들은 다 비(非)강대국이기 때문에, 러 시아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러시아가 믿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강대국의 어떤 이미지를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만약 우크라이나 같은 국가들이 러시아한테 복종하지 않고 나토에 가입하거나 유럽연합에 가입하거나 더 이상 러시아한테 복종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러시아가 자기 위신이 무너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위신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행위까지 지금 하고 있는 걸로 알 수 있습니다.

신지혜>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복종할 수 없잖아요. 저항을 하고 있잖아요. 앞으로 그럼 이런 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걸까요?

쉬만스카> 제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라는 나라가 지금 유럽의 민주주의 가치관이랑 북대서양 조약기구의 집단안보의 가치관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것을 절대 포기할 수가 없고, 우크라이나가 민주주의 체제를 위해서서 끝까지 싸울 것으로 보입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지금 서방이 군사력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하지는 않고 있고요. 경제 제재 수위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지금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에 어떤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쉬만스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당연히 나토의 파견이나 군사적인 지원이 제일 바람직한 대응인데요. 하지만 많은 국가들이 아직도 러시아의 눈치를 보고 있고요. 러시아가 강대국이라는 사실을 거부할 수가 없고. 한국 같은 경우에도 러시아랑 관계가 굉장히 오래된 역사를 가지기 때문에 한국이 갑자기 엄청 심각한 어떤 대러시아 제재를 도입하거나 그렇게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지금 원하는 지원이나 도움은, 그냥 지지랑 응원이랑... 그리고 한국이랑 다른 국가들이 해 줄 수 있는 범위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주는 정도입니다.

신지혜> 지금 보면 한국도 우크라이나 상황을 잘 이해하고 또 관심과 지지를 표명하는 여론은 굉장히 높은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번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 거라고 보세요? 뭔가 지금 협상의 여지는 좀 있는 건가요?

쉬만스카> 이번 전쟁은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면 전쟁이 그냥 끝나는데,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면 우크라이나 전체가 없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나토로부터 인정을 받고 나토 멤버가 될 때까지 이 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신지혜>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쉬만스카> 네.

신지혜> 지금 속보 들어온 걸 보면 외교적인 해결책을 도모하려는 움직임도 아주 없진 않은 거 같은데 그런 방식으로는 전쟁이 중단되거나 끝날 수는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쉬만스카> 외교적인 방식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예를 들면 체제 도입이나, 예를 들면 미국 같은 경우에는 러시아가 자기의 야망을 양보하지 않으면 러시아한테 반도체를 더 이상 수출하지 않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러시아의 군사 방위사업이랑 러시아의 발사체 사업이 다 피해를 입도록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그런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역사가 굉장히 길고 사실상 러시아가 2014년도부터 유럽연합이나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고. 외교적으로도 민스크 협약 같은 것들이 많이 존재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림반도 점령 후 돈바스 지역에서는 러시아가 반군을 내세웠고 그리고 어제 키예프 시간으로 새벽 5시에 폭격까지 시작한 것을 보니까, 러시아한테 있어서 어떤 외교적인 방법이나 외교적인 전략, 어떤 그런 기술이 좀 없어보이는 걸로 제가 이해하고 있어요.

신지혜>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쉬만스카 님 가족분들, 우크라이나에 계신 가족분들 정말 안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쉬만스카> 고맙습니다.

신지혜> 지금까지 한국사이버안보연구센터 연구원이자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알리나 쉬만스카 님과 함께했습니다.


* 파이브아이즈
영어권 5개국(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가 1956년에 결성한 기밀 정보 동맹체.

** 에스토니아 사이버공격 피해
2007년 4월 에스토니아 정부·국회·은행·언론사 등 주요 기관의 홈페이지와 전산망이 디도스 공격을 받아 한 달 가까이 마비됐다. 당시 에스토니아가 수도 탈린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소련군 동상을 이전하자 러시아가 이에 반발해 사이버공격을 했다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다. 2년 후, 러시아 내 친(親)푸틴 성향 청년단체 회원이 “러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을 용납할 수 없어서” 해당 공격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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