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무력 침공…서방, 대규모 제재 착수

입력 2022.02.26 (22:38) 수정 2022.02.2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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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지난 24일 새벽 결국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북를 통한 3면 공격을 개시하면서 지상군이 진입해 9시간 만에 수도 키예프 턱밑까지 진입했고 양측간에 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국가총동원령을 발동한 채 응전에 나섰지만 군사적으로 워낙 열세라 키예프 점령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잇따라 발동했습니다.

러시아는 "무기를 내려놓는 즉시 협상하겠다"고 압박하며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항복을 요구했습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침공상황을 먼저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 해군이 발사한 크루즈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서부의 한 민간 공항을 타격합니다.

공군 기지에도 포탄이 수없이 날아듭니다.

곳곳에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불꽃이 치솟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은 지난 24일 새벽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군사작전' 승인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침공은 없을 거라던 공언을 뒤엎고 북부 벨라루스와 동부 돈바스 지역, 남부 크림반도 등을 통한 3면 침공을 개시했습니다.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군 시설과 국가기반시설을 정밀 타격해 기선을 제압한 뒤, 전방위에서 일제히 지상군을 투입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계속해서 위협이 느껴지는 한 불안전할 것이고, 발전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전격적으로 진행된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 전체를 순식간에 전시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러시아군은 침공 9시간 만에 수도 키예프 턱밑까지 진입했고, 키예프 전역에선 수시로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수도뿐만 아니라 서부 리비프와 동북부 하리코프, 남부 해안의 오데사, 동부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포성과 폭발음이 게속되고 있습니다.

벨라루스를 통해 진입한 러시아군은 교전 끝에 북부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어제(25일)까지 17곳의 군지휘소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군사기반시설 211곳을 무력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네셴코프/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공화국의 군대가 우크라이나군의 체계화된 방어시설들을 격파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토 전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고, 국가 총동원령을 발동해 18세부터 60세까지의 남성들에게 출국 금지명령을 내렸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우리 모두가 조국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여기(키예프)에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그럴 것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당수 군용기와 장갑차량이 파괴됐지만, 우크라이나군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항공기를 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기도 했습니다.

흑해 연안의 한 작은 섬 수비대원 13명은 러시아 전함의 투항 권유에 끝까지 저항하다 전원 폭사했습니다.

[러시아 전함 : "무기를 버릴 것을 제안한다. 그렇지 않으면 폭사할 것이다."]

[즈미니섬 수비대 : "러시아군은 들어라. 지옥에나 가라."]

러시아는 침공 이틀간 380여 기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25일 현재 민간인을 포함해 140여 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습니다,

[루드밀라 클리모바/키예프시민, : "우리 마을에서 연기가 치솟았어요. 집이 근처에 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폴란드 국경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려는 차량행렬과 피란민들로 거의 마비상태입니다.

폴란드 국경 검문소엔 차량들이 수십 킬로미터나 늘어서 국경 통과 순간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례나/우크라이나 피란민 : "슬픔으로 가득 찼습니다.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무서워요."]

탈출을 못한 시민들은 지하철 역사로 들어가 공습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대피 어린이 : "저는 죽고 싶지 않아요. 이 모든 게 가능한 한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시내 슈퍼마켓과 식료품점에는 식량과 생필품을 사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이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침공의 목적을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탈나치화'로 규정했습니다.

탈군사화는 군사적 무력화, 즉 나토의 지원을 받아 무장을 강화하는 걸 막겠다는 것이고, 탈나치화는 우크라이나 내부의 반러시아 세력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우크라이나를 해방하고, 나치주의자·친나치 성향 인사들과 이념을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결국 친서방적인 젤렌스키 정권을 축출하고 친러 정부를 세워 유럽연합과 나토에 대한 대응력을 극대화하는 게 이번 침공의 최종 목표로 보입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무기를 내려놓으면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사실상 항복을 요구했습니다.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 :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독립을 유지하고그들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정부를 갖기를 바랍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24일부터 강력 제재에 돌입했습니다.

러시아 금융에 대한 포괄적 제재와 최첨단 기술산업에 타격을 줄 수출 통제가 핵심입니다.

경제제재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영토를 강력히 수호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 : "내가 분명히 했듯이, 미국은 전폭적인 힘을 동원해 나토 회원국의 영토를 구석구석까지 방어할 것입니다."]

외교 전문가들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충돌을 우려해 군사적 선택을 대놓고 포기함으로써,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더 쉽게 결단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질서를 '신냉전'으로 몰아가는 신호탄을 쏜 것이라며, 유럽을 2차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상태로 몰고 갔다고 비판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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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우크라 무력 침공…서방, 대규모 제재 착수
    • 입력 2022-02-26 22:38:50
    • 수정2022-02-26 23: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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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지난 24일 새벽 결국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북를 통한 3면 공격을 개시하면서 지상군이 진입해 9시간 만에 수도 키예프 턱밑까지 진입했고 양측간에 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국가총동원령을 발동한 채 응전에 나섰지만 군사적으로 워낙 열세라 키예프 점령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잇따라 발동했습니다.

러시아는 "무기를 내려놓는 즉시 협상하겠다"고 압박하며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항복을 요구했습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침공상황을 먼저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 해군이 발사한 크루즈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서부의 한 민간 공항을 타격합니다.

공군 기지에도 포탄이 수없이 날아듭니다.

곳곳에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불꽃이 치솟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은 지난 24일 새벽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군사작전' 승인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침공은 없을 거라던 공언을 뒤엎고 북부 벨라루스와 동부 돈바스 지역, 남부 크림반도 등을 통한 3면 침공을 개시했습니다.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군 시설과 국가기반시설을 정밀 타격해 기선을 제압한 뒤, 전방위에서 일제히 지상군을 투입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계속해서 위협이 느껴지는 한 불안전할 것이고, 발전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전격적으로 진행된 군사작전은 우크라이나 전체를 순식간에 전시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러시아군은 침공 9시간 만에 수도 키예프 턱밑까지 진입했고, 키예프 전역에선 수시로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수도뿐만 아니라 서부 리비프와 동북부 하리코프, 남부 해안의 오데사, 동부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포성과 폭발음이 게속되고 있습니다.

벨라루스를 통해 진입한 러시아군은 교전 끝에 북부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어제(25일)까지 17곳의 군지휘소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군사기반시설 211곳을 무력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네셴코프/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공화국의 군대가 우크라이나군의 체계화된 방어시설들을 격파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토 전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고, 국가 총동원령을 발동해 18세부터 60세까지의 남성들에게 출국 금지명령을 내렸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우리 모두가 조국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여기(키예프)에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그럴 것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당수 군용기와 장갑차량이 파괴됐지만, 우크라이나군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항공기를 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퍼지기도 했습니다.

흑해 연안의 한 작은 섬 수비대원 13명은 러시아 전함의 투항 권유에 끝까지 저항하다 전원 폭사했습니다.

[러시아 전함 : "무기를 버릴 것을 제안한다. 그렇지 않으면 폭사할 것이다."]

[즈미니섬 수비대 : "러시아군은 들어라. 지옥에나 가라."]

러시아는 침공 이틀간 380여 기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25일 현재 민간인을 포함해 140여 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습니다,

[루드밀라 클리모바/키예프시민, : "우리 마을에서 연기가 치솟았어요. 집이 근처에 있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폴란드 국경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우크라이나를 탈출하려는 차량행렬과 피란민들로 거의 마비상태입니다.

폴란드 국경 검문소엔 차량들이 수십 킬로미터나 늘어서 국경 통과 순간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례나/우크라이나 피란민 : "슬픔으로 가득 찼습니다.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무서워요."]

탈출을 못한 시민들은 지하철 역사로 들어가 공습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대피 어린이 : "저는 죽고 싶지 않아요. 이 모든 게 가능한 한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시내 슈퍼마켓과 식료품점에는 식량과 생필품을 사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이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침공의 목적을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탈나치화'로 규정했습니다.

탈군사화는 군사적 무력화, 즉 나토의 지원을 받아 무장을 강화하는 걸 막겠다는 것이고, 탈나치화는 우크라이나 내부의 반러시아 세력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페스코프/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우크라이나를 해방하고, 나치주의자·친나치 성향 인사들과 이념을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결국 친서방적인 젤렌스키 정권을 축출하고 친러 정부를 세워 유럽연합과 나토에 대한 대응력을 극대화하는 게 이번 침공의 최종 목표로 보입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무기를 내려놓으면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사실상 항복을 요구했습니다.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 : "우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독립을 유지하고그들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정부를 갖기를 바랍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24일부터 강력 제재에 돌입했습니다.

러시아 금융에 대한 포괄적 제재와 최첨단 기술산업에 타격을 줄 수출 통제가 핵심입니다.

경제제재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영토를 강력히 수호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 : "내가 분명히 했듯이, 미국은 전폭적인 힘을 동원해 나토 회원국의 영토를 구석구석까지 방어할 것입니다."]

외교 전문가들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충돌을 우려해 군사적 선택을 대놓고 포기함으로써,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더 쉽게 결단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질서를 '신냉전'으로 몰아가는 신호탄을 쏜 것이라며, 유럽을 2차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상태로 몰고 갔다고 비판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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