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대형산불 최대고비, “불씨 조심하세요”

입력 2022.02.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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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싹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며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건조특보 속에 어제(26일) 하루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경북 문경시 문경읍 일대를 비롯해 강원도 인제군, 전남 신안군, 경북 봉화군, 부산 북구, 충북 청주시 등지에서 10여 건의 산불이 났습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이 해당됩니다.

26일 전국 산불 현황26일 전국 산불 현황

이례적으로 강한 바람도 산불 확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 사이에서 강력한 서풍이 밀려들며 강원 산지 등을 중심으로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5m(시속 90km)가 넘는 강력한 바람이 휘몰아쳤는데요.

강풍의 최대 고비는 오늘(27일) 새벽까지입니다.

수도권 서부와 강원 영동, 충남 서해안, 경북 북동부, 경남 해안에는 순간풍속 초속 20m(시속 70km) 안팎의 강풍이 이어지겠는데요. 강풍이 잦아든 뒤에도 건조특보가 내려져있는 강원 영동과 산지, 영남지방 등 동쪽지역에선 산불이 나지 않도록 계속 주의해야합니다.

■메마른 대지, 남부지방 평년 강수량 20% 안팎


이번 겨울에 유난히 산불이 잦은 이유는 유난히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3개월간 강수량(위 그림 왼쪽)을 보면 서해안과 강원 영동 일부에만 잦은 눈이 이어지며 50mm 이상의 강수가 기록됐고요. 그밖의 지역은 50mm 미만, 특히 영남 내륙지역은 20mm 미만에 그쳤는데요.

평년 강수량과 비교한 오른쪽 그림을 보면 붉은색으로 보이는 전남과 영남, 강원 남부에서 20%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만큼 비나 눈이 적었다는 뜻입니다.

이어지는 3월부터는 1년 중 가장 건조한 시기에 접어듭니다. 가장 많은 산불이 집중되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이번 겨울에 눈이나 비가 워낙 적었던 만큼 봄에도 대형 산불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불 가장 큰 원인은 '실화', 불씨 조심하세요

지독한 겨울 가뭄으로 올들어 두 달도 안 되는 시기에 일어난 산불은 196건(2월 25일 기준)에 이릅니다. 예년(82건)과 비교해 2.4배 수준인데요. 원인을 살펴봤더니 입산자 실화가 40건으로 가장 많았고요. 쓰레기 소각과 주택 화재 비화가 각각 18건, 담뱃불 실화 12건 등의 순이었습니다.

올해 뿐만 아니라 최근 10년간 산불의 원인을 분석한 통계를 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납니다.

출처: 산림청출처: 산림청

입산자 실화가 전체의 34%를 차지하고 논·밭두렁 소각이 15%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 쓰레기 소각은 14%, 담뱃불 실화는 5%를 차지합니다.

건조한 시기, 특히 강한 바람까지 불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사소한 실수로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산불은 봄에만? '겨울' 산불 경각심 가져야

최근 10년간 통계를 보면 보통 우리나라 산불은 봄철에 59%가 집중되는데요. 봄에 이어 겨울이 2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 산불이 증가하는 양상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출처: 산림청출처: 산림청

그 원인은 겨울철 눈이 줄어드는 데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국립기상과학원 연구 결과 지난 35년 동안 전국 평균 강설량은 10년마다 4.3cm 비율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눈이 많던 강원 영동지역에선 10~14cm/10년, 울릉도는 46cm/10년로 감소폭이 더욱 컸습니다. 겨울에 눈이 적게 내리면 토양이 건조해지고 이어지는 봄에도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문제는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겨울에 눈 보기가 더욱 어려워질 거라는 점입니다.

눈이 내리기 위한 조건은 일 평균기온이 '영하 12~영상 5도' 분포여야 합니다. 기온이 영상 5도 이상일 때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를 '강설 불가능일'이라고 하는데요.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현재 강설 불가능일은 127일이지만, 21세기 말에는 21~43일 더 증가할 전망입니다. 눈이 내릴 수 없는 날이 최대 43일 늘어난다는 뜻인데요. 기온이 높아지며 눈 대신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눈 만큼 많은 강수량이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겨울철 눈은 봄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산불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겨울 눈이 더욱 줄어든다면 봄뿐만 아니라 겨울 산불 방지에도 총력을 다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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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겨울 대형산불 최대고비, “불씨 조심하세요”
    • 입력 2022-02-27 07:02:32
    취재K

바싹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며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건조특보 속에 어제(26일) 하루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경북 문경시 문경읍 일대를 비롯해 강원도 인제군, 전남 신안군, 경북 봉화군, 부산 북구, 충북 청주시 등지에서 10여 건의 산불이 났습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이 해당됩니다.

26일 전국 산불 현황
이례적으로 강한 바람도 산불 확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 사이에서 강력한 서풍이 밀려들며 강원 산지 등을 중심으로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5m(시속 90km)가 넘는 강력한 바람이 휘몰아쳤는데요.

강풍의 최대 고비는 오늘(27일) 새벽까지입니다.

수도권 서부와 강원 영동, 충남 서해안, 경북 북동부, 경남 해안에는 순간풍속 초속 20m(시속 70km) 안팎의 강풍이 이어지겠는데요. 강풍이 잦아든 뒤에도 건조특보가 내려져있는 강원 영동과 산지, 영남지방 등 동쪽지역에선 산불이 나지 않도록 계속 주의해야합니다.

■메마른 대지, 남부지방 평년 강수량 20% 안팎


이번 겨울에 유난히 산불이 잦은 이유는 유난히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3개월간 강수량(위 그림 왼쪽)을 보면 서해안과 강원 영동 일부에만 잦은 눈이 이어지며 50mm 이상의 강수가 기록됐고요. 그밖의 지역은 50mm 미만, 특히 영남 내륙지역은 20mm 미만에 그쳤는데요.

평년 강수량과 비교한 오른쪽 그림을 보면 붉은색으로 보이는 전남과 영남, 강원 남부에서 20%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만큼 비나 눈이 적었다는 뜻입니다.

이어지는 3월부터는 1년 중 가장 건조한 시기에 접어듭니다. 가장 많은 산불이 집중되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이번 겨울에 눈이나 비가 워낙 적었던 만큼 봄에도 대형 산불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불 가장 큰 원인은 '실화', 불씨 조심하세요

지독한 겨울 가뭄으로 올들어 두 달도 안 되는 시기에 일어난 산불은 196건(2월 25일 기준)에 이릅니다. 예년(82건)과 비교해 2.4배 수준인데요. 원인을 살펴봤더니 입산자 실화가 40건으로 가장 많았고요. 쓰레기 소각과 주택 화재 비화가 각각 18건, 담뱃불 실화 12건 등의 순이었습니다.

올해 뿐만 아니라 최근 10년간 산불의 원인을 분석한 통계를 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납니다.

출처: 산림청
입산자 실화가 전체의 34%를 차지하고 논·밭두렁 소각이 15%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 쓰레기 소각은 14%, 담뱃불 실화는 5%를 차지합니다.

건조한 시기, 특히 강한 바람까지 불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사소한 실수로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산불은 봄에만? '겨울' 산불 경각심 가져야

최근 10년간 통계를 보면 보통 우리나라 산불은 봄철에 59%가 집중되는데요. 봄에 이어 겨울이 2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 산불이 증가하는 양상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출처: 산림청
그 원인은 겨울철 눈이 줄어드는 데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국립기상과학원 연구 결과 지난 35년 동안 전국 평균 강설량은 10년마다 4.3cm 비율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눈이 많던 강원 영동지역에선 10~14cm/10년, 울릉도는 46cm/10년로 감소폭이 더욱 컸습니다. 겨울에 눈이 적게 내리면 토양이 건조해지고 이어지는 봄에도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문제는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겨울에 눈 보기가 더욱 어려워질 거라는 점입니다.

눈이 내리기 위한 조건은 일 평균기온이 '영하 12~영상 5도' 분포여야 합니다. 기온이 영상 5도 이상일 때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를 '강설 불가능일'이라고 하는데요.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현재 강설 불가능일은 127일이지만, 21세기 말에는 21~43일 더 증가할 전망입니다. 눈이 내릴 수 없는 날이 최대 43일 늘어난다는 뜻인데요. 기온이 높아지며 눈 대신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눈 만큼 많은 강수량이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겨울철 눈은 봄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산불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겨울 눈이 더욱 줄어든다면 봄뿐만 아니라 겨울 산불 방지에도 총력을 다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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