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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2 대통령 선거
공급만이 능사는 아니다…주거취약계층 주택 공약은?
입력 2022.02.28 (18:00) 수정 2022.02.28 (18:00) 취재K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여러분은 후보들의 어떤 면을 선택 기준으로 삼고 계십니까?
우리의 미래를 정하는 선거인 만큼, "정책, 공약을 보고 뽑겠다"는 답변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최우선 순위로 꼽힙니다.
그래서 KBS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정책, 그리고 정책의 방향, 방향에 담긴 가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려 합니다. 먼저 '유권자가 원하는 분야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무엇인가'를 국민들께 물어 10대 의제를 선별했습니다. 그리고 그 의제들에 대한 공약을 각 후보에게 질의해 답을 받았습니다.

KBS의 정책·공약 검증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입니다.

집값 폭등에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대선후보들 부동산 공약 쏟아 냈습니다. 여기에는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질책 그리고 개인의 자산 형성에 대한 기대가 복잡하게 뒤얽혀 있습니다. 그런데 먼저 생각해야할 것이 주택의 근본적인 목적입니다. 의식주라는 말이 있듯이 주택은 인간의 기본권에 해당합니다. 당연히 국가의 의무가 따릅니다. 주거기본법의 조문을 인용합니다.

주거기본법
제2조(주거권) 국민은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갖는다.
제3조(주거정책의 기본원칙)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제2조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다음 각호의 기본원칙에 따라 주거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1. 소득수준·생애주기 등에 따른 주택 공급 및 주거비 지원을 통하여 국민의 주거비가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할 것.
2. 장애인·고령자·저소득층·신혼부부·청년층·지원대상아동 등의 주거수준이 향상되도록 할 것.
3. 양질의 주택 건설을 촉진하고,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것.
5. 주택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것. (이하 생략)

■ 임대아파트도 공급 경쟁…님비현상·재정 부담 넘어설 수 있나?


대선 후보들, 이름과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공공 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앞다퉈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기본주택 중 80만 호를 임대형으로 공급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공공임대주택 50만 호를 약속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장기공공임대주택 100만 호를 공약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청년안심주택 50만 호를 공약했지만, 임대주택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책을 내지 않았습니다.

관건은 이 정도 물량의 임대주택을 지을 부지가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역세권과 국공유지 등을 후보지로 꼽지만, 부지 자체가 제한적입니다. 실례로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량은 2019년 이후 1만 가구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임대주택 지을 때마다 주거 여건 하락을 우려하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정부는 2020년 '8·4 공급대책'에서 정부 과천청사 앞 부지에 임대주택 2천 가구 등 4천 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주민소환투표까지 제기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자 결국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3기 신도시 부지 등이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지만, 이른바 '빈곤의 집중'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우아영 / KBS 공약검증 자문단(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부동산정책연구위원, 한양대 교수)
특정 지역에 고밀도 공동 주택을 다 몰아서 지으면 공급량은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직주 근접, 일자리와 가까운 좋은 입지에 얼마나 공급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고요, 낙인 현상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저쪽 지역은 못 사는 사람들의 지역이라는 낙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재원 마련도 쉽지 않습니다. 51㎡ 규모 임대주택 한 가구에 LH공사는 2천만 원, 정부 예산은 1.3억 원 정도 소요됩니다. 50만 가구라면, 단순 계산으로도 LH는 10조 원, 정부 예산은 60조 원 넘게 필요합니다.

공급에 앞서 관리의 비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민임대, 영구임대, 행복주택, 매입임대 등 공급 주체와 입주기준 등에 따라 제각각인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공급을 시스템 통합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대기자 명부를 만들어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주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관리의 효율에 대해서는 후보들의 정책이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 최저주거기준을 아시나요?…주거환경은 외면한 후보들


공급량도 중요하지만 당장 지금 살고 있는 거처의 환경은 실존의 문제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선 최소한의 주거 여건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이를 법으로 규정한게 최저주거기준입니다. 앞에서 인용한 주거기본법에 나옵니다.

현재 최저주거기준은 가구 구성별 면적에 대해서는 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채광, 환기, 방음 등 기타 주거환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그나마 면적 기준도 2011년 설정된 뒤에 한 번도 바뀌지 않았는데, 현실을 반영해 상향해야 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는 92만 가구입니다. 여기에 지하·옥상방 38만 가구, 비닐하우스·고시원 등 '주택 이외의 거처' 46만 가구를 포함해 주거빈곤가구를 추정하면 176만 가구에 이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정치를 뜨겁게 달궜고 대선 후보들이 경쟁하듯 공약으로 쏟아낸 종합부동산세 대상(개인 기준 88.5만 명)보다 2배 큰 규모입니다.

하지만 최저주거기준을 직접 언급한 후보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뿐입니다. 심 후보는 현재 14㎡인 1인 최저주거면적을 25㎡로 상향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다른 후보들의 주거 빈곤층에 대한 공약은 월세 세액 공제나 바우처 지급 같은 재정지원책에 머물러 있습니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쪽방촌의 경우 많은 거주자가 정부로부터 주거급여를 받아 방값을 내고 있지만, 주거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즉 정부의 지원금이 월세 공급자나 임대인에게 돌아가는 구조이지만 집주인들이 집을 고치지 않으니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적극적인 주거환경 개선 정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주거권을 자기 힘만으로 보장할 수 없는 사람들의 문제를 복지적인 측면에서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공약을 통해 나와야 하는 약속인데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이 부분이 완전히 묻혔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래픽 : 솔미디어컴퍼니 윤진성 임승전 조수빈 신영광
  • 공급만이 능사는 아니다…주거취약계층 주택 공약은?
    • 입력 2022-02-28 18:00:13
    • 수정2022-02-28 18:00:26
    취재K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여러분은 후보들의 어떤 면을 선택 기준으로 삼고 계십니까?
우리의 미래를 정하는 선거인 만큼, "정책, 공약을 보고 뽑겠다"는 답변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최우선 순위로 꼽힙니다.
그래서 KBS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정책, 그리고 정책의 방향, 방향에 담긴 가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려 합니다. 먼저 '유권자가 원하는 분야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가 무엇인가'를 국민들께 물어 10대 의제를 선별했습니다. 그리고 그 의제들에 대한 공약을 각 후보에게 질의해 답을 받았습니다.

KBS의 정책·공약 검증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 <당신의 약속, 우리의 미래>입니다.

집값 폭등에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대선후보들 부동산 공약 쏟아 냈습니다. 여기에는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질책 그리고 개인의 자산 형성에 대한 기대가 복잡하게 뒤얽혀 있습니다. 그런데 먼저 생각해야할 것이 주택의 근본적인 목적입니다. 의식주라는 말이 있듯이 주택은 인간의 기본권에 해당합니다. 당연히 국가의 의무가 따릅니다. 주거기본법의 조문을 인용합니다.

주거기본법
제2조(주거권) 국민은 물리적·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갖는다.
제3조(주거정책의 기본원칙)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제2조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다음 각호의 기본원칙에 따라 주거정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1. 소득수준·생애주기 등에 따른 주택 공급 및 주거비 지원을 통하여 국민의 주거비가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할 것.
2. 장애인·고령자·저소득층·신혼부부·청년층·지원대상아동 등의 주거수준이 향상되도록 할 것.
3. 양질의 주택 건설을 촉진하고,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것.
5. 주택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것. (이하 생략)

■ 임대아파트도 공급 경쟁…님비현상·재정 부담 넘어설 수 있나?


대선 후보들, 이름과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공공 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앞다퉈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기본주택 중 80만 호를 임대형으로 공급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공공임대주택 50만 호를 약속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장기공공임대주택 100만 호를 공약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청년안심주택 50만 호를 공약했지만, 임대주택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책을 내지 않았습니다.

관건은 이 정도 물량의 임대주택을 지을 부지가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역세권과 국공유지 등을 후보지로 꼽지만, 부지 자체가 제한적입니다. 실례로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량은 2019년 이후 1만 가구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임대주택 지을 때마다 주거 여건 하락을 우려하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정부는 2020년 '8·4 공급대책'에서 정부 과천청사 앞 부지에 임대주택 2천 가구 등 4천 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주민소환투표까지 제기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자 결국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3기 신도시 부지 등이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지만, 이른바 '빈곤의 집중'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우아영 / KBS 공약검증 자문단(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부동산정책연구위원, 한양대 교수)
특정 지역에 고밀도 공동 주택을 다 몰아서 지으면 공급량은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직주 근접, 일자리와 가까운 좋은 입지에 얼마나 공급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고요, 낙인 현상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저쪽 지역은 못 사는 사람들의 지역이라는 낙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재원 마련도 쉽지 않습니다. 51㎡ 규모 임대주택 한 가구에 LH공사는 2천만 원, 정부 예산은 1.3억 원 정도 소요됩니다. 50만 가구라면, 단순 계산으로도 LH는 10조 원, 정부 예산은 60조 원 넘게 필요합니다.

공급에 앞서 관리의 비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민임대, 영구임대, 행복주택, 매입임대 등 공급 주체와 입주기준 등에 따라 제각각인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공급을 시스템 통합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대기자 명부를 만들어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주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관리의 효율에 대해서는 후보들의 정책이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 최저주거기준을 아시나요?…주거환경은 외면한 후보들


공급량도 중요하지만 당장 지금 살고 있는 거처의 환경은 실존의 문제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선 최소한의 주거 여건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이를 법으로 규정한게 최저주거기준입니다. 앞에서 인용한 주거기본법에 나옵니다.

현재 최저주거기준은 가구 구성별 면적에 대해서는 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채광, 환기, 방음 등 기타 주거환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그나마 면적 기준도 2011년 설정된 뒤에 한 번도 바뀌지 않았는데, 현실을 반영해 상향해야 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는 92만 가구입니다. 여기에 지하·옥상방 38만 가구, 비닐하우스·고시원 등 '주택 이외의 거처' 46만 가구를 포함해 주거빈곤가구를 추정하면 176만 가구에 이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정치를 뜨겁게 달궜고 대선 후보들이 경쟁하듯 공약으로 쏟아낸 종합부동산세 대상(개인 기준 88.5만 명)보다 2배 큰 규모입니다.

하지만 최저주거기준을 직접 언급한 후보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뿐입니다. 심 후보는 현재 14㎡인 1인 최저주거면적을 25㎡로 상향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다른 후보들의 주거 빈곤층에 대한 공약은 월세 세액 공제나 바우처 지급 같은 재정지원책에 머물러 있습니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쪽방촌의 경우 많은 거주자가 정부로부터 주거급여를 받아 방값을 내고 있지만, 주거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즉 정부의 지원금이 월세 공급자나 임대인에게 돌아가는 구조이지만 집주인들이 집을 고치지 않으니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적극적인 주거환경 개선 정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주거권을 자기 힘만으로 보장할 수 없는 사람들의 문제를 복지적인 측면에서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공약을 통해 나와야 하는 약속인데 이번 선거 과정에서 이 부분이 완전히 묻혔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래픽 : 솔미디어컴퍼니 윤진성 임승전 조수빈 신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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