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부족·질병 그리고 대멸종…충격적인 ‘1.5도 온난화’의 결말

입력 2022.02.28 (20:00) 수정 2022.03.02 (10: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뜨거워지는 지구에 대한 유엔(UN)의 경고가 나왔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20년 안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 5도 넘게 상승하고, 그 원인은 '인간'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도출해낸 이 경고가 담긴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WGI) 보고서를 승인했습니다.

[연관기사] 10년 빨라진 기후재앙의 ‘마지노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52292

그리고 오늘, 제1실무그룹의 경고에 이어, 이를 더 구체화한 제2실무그룹 보고서가 승인됐습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구 온도 1.5도 상승이 가져올 인간 사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영향과 적응, 취약성에 대한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20년 후, 우리는 어떤 지구에서 살게 될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 [경고 1.] 도시 인구 3억 5천만 명 '물 부족'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인 40억 명은 물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온난화로 폭우가 잦아지고 있지만 지역 간 강수 편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빙하가 녹는 속도가 최근 들어 2배나 빨라졌습니다. 히말라야 등 고산지대의 물 부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출처: Prakash Mathema/Getty Images출처: Prakash Mathema/Getty Images
그런데 이런 물 부족,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오늘 제2실무그룹 보고서의 핵심입니다. 도시 역시 물 부족에 허덕일 거라는 얘기입니다.

' 1.5도 온난화'가 진행되면 이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 3억 5천만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2도 온난화'에선 물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가 4억 명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2015~2020년 사이 도시 거주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4억 명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 집중됐는데요. 아시아에서는 이번 세기 말까지 가뭄 피해가 최대 20%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 [경고2.] 감염병 노출 급증…우리 아이가 피해자

출처: weesam2010/Flickr출처: weesam2010/Flickr

두 번째 경고는 더 끔찍합니다.

이번 세기 후반,수많은 사람들이 수인성 감염병이나 매개 감염병, 전염병에 노출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극한 기상과 이상기후의 영향 때문입니다.

특히 감염병, 전염병의 취약층으로 임신부, 영유아가 지목됐습니다. 건강 악화, 영양실조는 물론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1.5도 온난화'의 결과로 예측됐습니다. 3년째 우리는 코로나19와 기나긴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런 감염병이 일상이 된다면, 4~5년 주기로 새로운 감염병이 찾아온다면 어떨까요.

■ [경고3.] 기온 5도 상승→생물종 '절반' 이상 멸종 위기

'지구 온도 5도 상승'에 대한 분석도 있습니다.

생물종의 최대 60%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식물과 동물의 절반 정도가 고위도나 고지대로 이동하게 되고 식물의 3분의 2 정도는 봄철 생육이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바다에서도 어마어마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1950년대 이후 온난화로 해양 생물군은 10년에 59km씩 북쪽으로 이동했는데요. 우리나라 동해에서도 '국민 생선' 명태가 사라졌습니다. 이와 함께 해양 생물종의 계절 변화도 10년마다 3~7.5일씩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세기 후반 식물성 플랑크톤과 동물성 플랑크톤이 감소하며 수산자원의 5.7~15.5%가 사라집니다. 육상 생태계 못지 않게 바다에서도 대멸종이 발생한다는 얘기입니다.

■ [경고4.] 아시아가 위험하다!…이번 보고서의 의미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주로 저개발 국가에 집중될 거라고 보고서는 예측했습니다.

저개발 국가들은 경제적 수준이 낮고 사회 기반 시설이 갖춰져있지 않기 때문에 재난에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취약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기후변화가 불러올 미래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아시아는 극한적인 빈곤의 습격을 받게 될 것으로 지목됐습니다. 아시아는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데다 이상기후도 잦아지면서 '식량'과 '물 안보'에 대한 위기가 더욱 커진다는 겁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 관리와 적응이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이번 보고서는 평가했습니다. 기후 리스크 관리와 적응은 기후 탄력적 발전을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한데요. 안전한 기후와 빈곤 퇴치, 지속가능한 정의로운 발전 등을 의미합니다.


이번 보고서의 출발점은 "인류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이 시급하고 파리협정 이행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 전환이 필요하다"입니다.

지난해 나온 제1실무그룹(WGI)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이 명백하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이번 보고서에선 각 부문별 영향과 함께 '기후 탄력적 개발'(Climate Resilient Development)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2월 14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제55차 총회에서 195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승인됐습니다. 우리나라도 기상청과 환경부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석했습니다.

3월에는 기후변화 완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제3실무그룹(WGⅢ) 보고서가 나옵니다. 모든 내용을 망라한 6차 종합 보고서는 올해 9월 열리는 제57차 총회에서 승인될 예정인데요.

기후가 가져올 우리의 미래. 더 이상 시간이 없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물부족·질병 그리고 대멸종…충격적인 ‘1.5도 온난화’의 결말
    • 입력 2022-02-28 20:00:03
    • 수정2022-03-02 10:37:18
    취재K

지난해 8월 뜨거워지는 지구에 대한 유엔(UN)의 경고가 나왔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20년 안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 5도 넘게 상승하고, 그 원인은 '인간'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도출해낸 이 경고가 담긴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WGI) 보고서를 승인했습니다.

[연관기사] 10년 빨라진 기후재앙의 ‘마지노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52292

그리고 오늘, 제1실무그룹의 경고에 이어, 이를 더 구체화한 제2실무그룹 보고서가 승인됐습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구 온도 1.5도 상승이 가져올 인간 사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있습니다. 기후변화의 영향과 적응, 취약성에 대한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20년 후, 우리는 어떤 지구에서 살게 될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 [경고 1.] 도시 인구 3억 5천만 명 '물 부족'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인 40억 명은 물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온난화로 폭우가 잦아지고 있지만 지역 간 강수 편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빙하가 녹는 속도가 최근 들어 2배나 빨라졌습니다. 히말라야 등 고산지대의 물 부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출처: Prakash Mathema/Getty Images그런데 이런 물 부족,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오늘 제2실무그룹 보고서의 핵심입니다. 도시 역시 물 부족에 허덕일 거라는 얘기입니다.

' 1.5도 온난화'가 진행되면 이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 3억 5천만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2도 온난화'에선 물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가 4억 명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2015~2020년 사이 도시 거주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4억 명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 집중됐는데요. 아시아에서는 이번 세기 말까지 가뭄 피해가 최대 20%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 [경고2.] 감염병 노출 급증…우리 아이가 피해자

출처: weesam2010/Flickr
두 번째 경고는 더 끔찍합니다.

이번 세기 후반,수많은 사람들이 수인성 감염병이나 매개 감염병, 전염병에 노출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극한 기상과 이상기후의 영향 때문입니다.

특히 감염병, 전염병의 취약층으로 임신부, 영유아가 지목됐습니다. 건강 악화, 영양실조는 물론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1.5도 온난화'의 결과로 예측됐습니다. 3년째 우리는 코로나19와 기나긴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런 감염병이 일상이 된다면, 4~5년 주기로 새로운 감염병이 찾아온다면 어떨까요.

■ [경고3.] 기온 5도 상승→생물종 '절반' 이상 멸종 위기

'지구 온도 5도 상승'에 대한 분석도 있습니다.

생물종의 최대 60%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식물과 동물의 절반 정도가 고위도나 고지대로 이동하게 되고 식물의 3분의 2 정도는 봄철 생육이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바다에서도 어마어마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1950년대 이후 온난화로 해양 생물군은 10년에 59km씩 북쪽으로 이동했는데요. 우리나라 동해에서도 '국민 생선' 명태가 사라졌습니다. 이와 함께 해양 생물종의 계절 변화도 10년마다 3~7.5일씩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세기 후반 식물성 플랑크톤과 동물성 플랑크톤이 감소하며 수산자원의 5.7~15.5%가 사라집니다. 육상 생태계 못지 않게 바다에서도 대멸종이 발생한다는 얘기입니다.

■ [경고4.] 아시아가 위험하다!…이번 보고서의 의미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주로 저개발 국가에 집중될 거라고 보고서는 예측했습니다.

저개발 국가들은 경제적 수준이 낮고 사회 기반 시설이 갖춰져있지 않기 때문에 재난에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취약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기후변화가 불러올 미래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아시아는 극한적인 빈곤의 습격을 받게 될 것으로 지목됐습니다. 아시아는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데다 이상기후도 잦아지면서 '식량'과 '물 안보'에 대한 위기가 더욱 커진다는 겁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 관리와 적응이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이번 보고서는 평가했습니다. 기후 리스크 관리와 적응은 기후 탄력적 발전을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한데요. 안전한 기후와 빈곤 퇴치, 지속가능한 정의로운 발전 등을 의미합니다.


이번 보고서의 출발점은 "인류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이 시급하고 파리협정 이행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 전환이 필요하다"입니다.

지난해 나온 제1실무그룹(WGI)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이 명백하다"고 선언한 데 이어, 이번 보고서에선 각 부문별 영향과 함께 '기후 탄력적 개발'(Climate Resilient Development)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2월 14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제55차 총회에서 195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승인됐습니다. 우리나라도 기상청과 환경부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참석했습니다.

3월에는 기후변화 완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제3실무그룹(WGⅢ) 보고서가 나옵니다. 모든 내용을 망라한 6차 종합 보고서는 올해 9월 열리는 제57차 총회에서 승인될 예정인데요.

기후가 가져올 우리의 미래. 더 이상 시간이 없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