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1천개로 우크라이나 국기…부산에서 울려퍼진 반전 목소리

입력 2022.03.02 (15:31) 수정 2022.03.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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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드론 1천 대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표현하고 있다.1일 저녁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드론 1천 대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표현하고 있다.

3.1절이었던 어젯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갑자기 1천 대의 드론이 날아올랐습니다. 사전 예고가 없었던 갑작스러운 드론의 등장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췄던 건 물론 도로에는 멈춰선 차들로 잠시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반짝반짝 불빛을 밝히며 일제히 뜬 1,000대의 드론에 사람들이 "와"하며 탄성을 내뱉은 것도 잠시. 춤을 추듯 비행하던 드론이 하늘 위에서 나란히 직사각형을 만들더니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색을 나누어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푸른 하늘과 광활한 밀밭을 상징한다는 우크라이나 국기입니다. 지켜보던 시민들의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대한민국 부산 밤하늘에 드론으로 초대형 우크라이나 국기가 반짝인 순간입니다.

행사를 준비한 수영구 관계자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반전을 촉구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래 이날 행사는 3.1절에 맞춰 태극기를 만드는 '드론 쇼'로 기획됐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시민들에게 행사 내용도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죠.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 소식에 태극기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기를 추가하도록 행사 방향을 수정했습니다.

수영구 관계자는 "원래는 ‘No War’(전쟁 반대) 문구도 추가하려 했으나 기존에 짜진 프로그램에 급하게 추가를 하다 보니 기술적으로 글자를 표현하는 것까지는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부경대학교 총학생회 등은 2일 학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반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부경대학교 총학생회 등은 2일 학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반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깜짝 드론 쇼에 이어 오늘(2일)은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나섰습니다. 부경대학교 총학생회 등은 학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진심과 실천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러시아는 미래세대의 희망과 평화를 짓밟지 마라"고 외쳤습니다.

학생들은 "우크라이나의 고통은 모든 폭력에 저항하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세계시민 모두의 아픔이며 이를 함께 극복하는 것은 행동하는 세계시민의 양심과 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한 황민혜씨는 "분단국가로서 전쟁이 얼마나 힘든지, 회복하기 어려운지 아는 만큼 그냥 있을 수는 없었다"며 "전쟁의 참혹성을 일깨우고 반전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부산 해운대역에서 부산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반전 시위를 개최했다.지난달 28일, 부산 해운대역에서 부산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반전 시위를 개최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부산에 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해운대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만난 우크라이나인 카테리나는 "한국도 우리의 현재와 비슷한 과거를 겪고 극복해낸 것처럼 비슷한 아픔을 알고 있는 한국인들이 이 마음을 알고 도와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제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침공당한 조국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애끓는 호소에 대한 응답이 부산에서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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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 1천개로 우크라이나 국기…부산에서 울려퍼진 반전 목소리
    • 입력 2022-03-02 15:31:42
    • 수정2022-03-02 15:33:09
    취재K
1일 저녁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드론 1천 대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표현하고 있다.
3.1절이었던 어젯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갑자기 1천 대의 드론이 날아올랐습니다. 사전 예고가 없었던 갑작스러운 드론의 등장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췄던 건 물론 도로에는 멈춰선 차들로 잠시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반짝반짝 불빛을 밝히며 일제히 뜬 1,000대의 드론에 사람들이 "와"하며 탄성을 내뱉은 것도 잠시. 춤을 추듯 비행하던 드론이 하늘 위에서 나란히 직사각형을 만들더니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색을 나누어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푸른 하늘과 광활한 밀밭을 상징한다는 우크라이나 국기입니다. 지켜보던 시민들의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대한민국 부산 밤하늘에 드론으로 초대형 우크라이나 국기가 반짝인 순간입니다.

행사를 준비한 수영구 관계자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반전을 촉구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래 이날 행사는 3.1절에 맞춰 태극기를 만드는 '드론 쇼'로 기획됐습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시민들에게 행사 내용도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죠.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 소식에 태극기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기를 추가하도록 행사 방향을 수정했습니다.

수영구 관계자는 "원래는 ‘No War’(전쟁 반대) 문구도 추가하려 했으나 기존에 짜진 프로그램에 급하게 추가를 하다 보니 기술적으로 글자를 표현하는 것까지는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부경대학교 총학생회 등은 2일 학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반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깜짝 드론 쇼에 이어 오늘(2일)은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나섰습니다. 부경대학교 총학생회 등은 학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진심과 실천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러시아는 미래세대의 희망과 평화를 짓밟지 마라"고 외쳤습니다.

학생들은 "우크라이나의 고통은 모든 폭력에 저항하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세계시민 모두의 아픔이며 이를 함께 극복하는 것은 행동하는 세계시민의 양심과 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한 황민혜씨는 "분단국가로서 전쟁이 얼마나 힘든지, 회복하기 어려운지 아는 만큼 그냥 있을 수는 없었다"며 "전쟁의 참혹성을 일깨우고 반전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부산 해운대역에서 부산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반전 시위를 개최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부산에 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해운대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만난 우크라이나인 카테리나는 "한국도 우리의 현재와 비슷한 과거를 겪고 극복해낸 것처럼 비슷한 아픔을 알고 있는 한국인들이 이 마음을 알고 도와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제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침공당한 조국을 위해 기도해달라는 애끓는 호소에 대한 응답이 부산에서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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