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특파원 리포트] “서방에만 NO WAR?”…“제3세계에도 관심을”
입력 2022.03.02 (17:39) 수정 2022.03.03 (03:52) 특파원 리포트
‘NO WAR’ 티셔츠를 거부한 터키 축구선수 아이쿠트 데미르(사진 오른쪽에서 첫번째/ 출처  BUSINESS INSIDER BANGLADESH)‘NO WAR’ 티셔츠를 거부한 터키 축구선수 아이쿠트 데미르(사진 오른쪽에서 첫번째/ 출처 BUSINESS INSIDER BANGLADESH)

전 세계가 전쟁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전쟁 반대를 외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예술계와 체육계 등도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축구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NO WAR'(전쟁 반대) 티셔츠를 입고 경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했는데, 이를 거부한 터키 선수가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터키 2부 소속 에르주룸스포르 센터백 아이쿠트 데미르는 2월 27일 앙카라구쿠와의 경기를 앞두고 'NO WAR'티셔츠를 입도록 권유받았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데미르는 이를 거절하고 평상시 차림으로 나섰습니다. 일부 팬들은 데미르가 러시아를 지지한다며 비판을 쏟아냈지만, 알고보니 그런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데미르는 터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슬프게도 중동에서는 매일 수천 명이 분쟁으로 사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NO WAR 라고 적힌 그 티셔츠는 중동 등 제3세계를 아우르지 않는 서방 편향적인 것이기에 입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아랍중동언론인협회 (AMEJA) 성명 (출처: AMEJA 트위터)아랍중동언론인협회 (AMEJA) 성명 (출처: AMEJA 트위터)

■ 아랍중동언론인협회 성명 "다른 국가 비극은 당연? 피해는 똑같이 끔찍"

아랍과 중동의 언론인협회(AMEJA/Arab and Middle Eastern Journalists Association)도 성명을 내고 서방 언론들의 보도 태도를 경고했습니다.

특히 "특정 갈등을 다른 갈등과 비교해 더 중요함을 평가하거나 정당화해서는 안된다"며 "다른 나라에서의 인명 피해와 상황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것과 똑같이 끔찍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협회는 주요 언론들을 모니터링한 뒤 문제가 될 만한 내용들을 성명에 언급했습니다.

미국 CBS뉴스 특파원 찰리 다가타는 2월 26일 방송에서 "이 곳(우크라이나)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처럼 수십년 간 갈등이 격화되어 온 곳이 아니다"라며 "상대적으로 문명화되고 유럽인 도시"라고 말했습니다.

텔레그래프도 칼럼을 통해 "그들(우크라이나인)은 우리와 매우 닮았다"며 "전쟁이 더 이상 가난하고 외딴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게 충격적"이라고 적었습니다.

NBC뉴스의 해외특파원도 중동의 분쟁 지역 난민을 언급하면서 "이들은 시리아에서 온 난민들이 아니다. 이들은 기독교인들이며, 백인이고 아주 닮았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중동에 기반을 둔 알자지라 또한 이같은 편견을 드러냈다고 성명은 지적했습니다.

알자지라 잉글리쉬 방송의 앵커 피터 도비는 "이들을 보면, 이들은 부유한, 이런 표현을 싫어하지만 중산층 사람들이다. 이들은 전쟁 상황에 놓인 중동 지역에서 빠져 나가려 노력하는 난민들이 아니다. 옆집에 사는 유럽의 가족과 닮았다"고 방송에서 강조했습니다.

협회는 이러한 방송, 해설들이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 남미와 같은 지역의 비극은 당연하고 통상적인 것처럼 여기고 있다면서 국가 간 뉴스 보도의 차이를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집단이나 국가가 미개하거나 갈등이 일어나도 될 만한 경제적인 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인종주의적인 암시를 규탄하고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언론인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노골적인 편견을 방지하기 위해 뉴스룸이 특파원들에게 그들이 취재하는 지역의 문화와 정치적 맥락을 교육할 것을 요구한다"며 부정확한 비교는 고정관념을 부추긴다고 비판했습니다.

■ "우크라 난민은 환영 VS 지중해 건너는 난민은 안돼 " 이중적 태도 비판도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유럽연합(EU)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EU는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유엔은 지난달까지 5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나라를 떠났다고 밝혔고, 최대 4백만 명이 출국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15년 시리아 난민 규모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규모지만 EU의 태도는 당시와는 다릅니다.

또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사태 발생 당시에도 EU 국가들은 국경 수비를 강화하고 장벽을 세우거나 높이며 빗장을 걸어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우크라이나 난민을 대하는 EU의 모습은 중동이나 아프리카 난민을 대하는 태도와는 완전히 상반된다"고 적었습니다.

WP는 여러 전문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백인이고 기독교인이라는 점이 이같은 태도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이 우크라이나 난민은 환영하면서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을 막기 위해 리비아 해안 경비대에 자금을 지원하는 건 이중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 많은 국가에서는 여전히 전쟁이 진행중입니다.

매일 폭탄이 떨어지고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발간된 유엔 보고서는 지난해까지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37만 7천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또 전 세계 난민은 8천4백만 명 이상으로 유엔난민기구는 추정했는데, 이는 10년 간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테러나 전쟁 등의 참사가 났을 때 SNS 등을 보면 프레이 포 파리(#prayforparis), 스탠드 위드 우크라이나(#standwithukraine) 등의 캠페인과 관심은 서구 사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이라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서로의 차이를 넘어 같은 일원으로 보는 법을 배워야 미래를 더 인간적인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 [특파원 리포트] “서방에만 NO WAR?”…“제3세계에도 관심을”
    • 입력 2022-03-02 17:39:36
    • 수정2022-03-03 03:52:28
    특파원 리포트
‘NO WAR’ 티셔츠를 거부한 터키 축구선수 아이쿠트 데미르(사진 오른쪽에서 첫번째/ 출처  BUSINESS INSIDER BANGLADESH)‘NO WAR’ 티셔츠를 거부한 터키 축구선수 아이쿠트 데미르(사진 오른쪽에서 첫번째/ 출처 BUSINESS INSIDER BANGLADESH)

전 세계가 전쟁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전쟁 반대를 외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예술계와 체육계 등도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축구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NO WAR'(전쟁 반대) 티셔츠를 입고 경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했는데, 이를 거부한 터키 선수가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터키 2부 소속 에르주룸스포르 센터백 아이쿠트 데미르는 2월 27일 앙카라구쿠와의 경기를 앞두고 'NO WAR'티셔츠를 입도록 권유받았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데미르는 이를 거절하고 평상시 차림으로 나섰습니다. 일부 팬들은 데미르가 러시아를 지지한다며 비판을 쏟아냈지만, 알고보니 그런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데미르는 터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슬프게도 중동에서는 매일 수천 명이 분쟁으로 사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NO WAR 라고 적힌 그 티셔츠는 중동 등 제3세계를 아우르지 않는 서방 편향적인 것이기에 입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아랍중동언론인협회 (AMEJA) 성명 (출처: AMEJA 트위터)아랍중동언론인협회 (AMEJA) 성명 (출처: AMEJA 트위터)

■ 아랍중동언론인협회 성명 "다른 국가 비극은 당연? 피해는 똑같이 끔찍"

아랍과 중동의 언론인협회(AMEJA/Arab and Middle Eastern Journalists Association)도 성명을 내고 서방 언론들의 보도 태도를 경고했습니다.

특히 "특정 갈등을 다른 갈등과 비교해 더 중요함을 평가하거나 정당화해서는 안된다"며 "다른 나라에서의 인명 피해와 상황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것과 똑같이 끔찍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협회는 주요 언론들을 모니터링한 뒤 문제가 될 만한 내용들을 성명에 언급했습니다.

미국 CBS뉴스 특파원 찰리 다가타는 2월 26일 방송에서 "이 곳(우크라이나)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처럼 수십년 간 갈등이 격화되어 온 곳이 아니다"라며 "상대적으로 문명화되고 유럽인 도시"라고 말했습니다.

텔레그래프도 칼럼을 통해 "그들(우크라이나인)은 우리와 매우 닮았다"며 "전쟁이 더 이상 가난하고 외딴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게 충격적"이라고 적었습니다.

NBC뉴스의 해외특파원도 중동의 분쟁 지역 난민을 언급하면서 "이들은 시리아에서 온 난민들이 아니다. 이들은 기독교인들이며, 백인이고 아주 닮았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중동에 기반을 둔 알자지라 또한 이같은 편견을 드러냈다고 성명은 지적했습니다.

알자지라 잉글리쉬 방송의 앵커 피터 도비는 "이들을 보면, 이들은 부유한, 이런 표현을 싫어하지만 중산층 사람들이다. 이들은 전쟁 상황에 놓인 중동 지역에서 빠져 나가려 노력하는 난민들이 아니다. 옆집에 사는 유럽의 가족과 닮았다"고 방송에서 강조했습니다.

협회는 이러한 방송, 해설들이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 남미와 같은 지역의 비극은 당연하고 통상적인 것처럼 여기고 있다면서 국가 간 뉴스 보도의 차이를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집단이나 국가가 미개하거나 갈등이 일어나도 될 만한 경제적인 요인을 가지고 있다는 인종주의적인 암시를 규탄하고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언론인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노골적인 편견을 방지하기 위해 뉴스룸이 특파원들에게 그들이 취재하는 지역의 문화와 정치적 맥락을 교육할 것을 요구한다"며 부정확한 비교는 고정관념을 부추긴다고 비판했습니다.

■ "우크라 난민은 환영 VS 지중해 건너는 난민은 안돼 " 이중적 태도 비판도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유럽연합(EU)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EU는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유엔은 지난달까지 5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나라를 떠났다고 밝혔고, 최대 4백만 명이 출국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15년 시리아 난민 규모의 두 배 가까이 되는 규모지만 EU의 태도는 당시와는 다릅니다.

또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사태 발생 당시에도 EU 국가들은 국경 수비를 강화하고 장벽을 세우거나 높이며 빗장을 걸어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우크라이나 난민을 대하는 EU의 모습은 중동이나 아프리카 난민을 대하는 태도와는 완전히 상반된다"고 적었습니다.

WP는 여러 전문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백인이고 기독교인이라는 점이 이같은 태도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이 우크라이나 난민은 환영하면서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을 막기 위해 리비아 해안 경비대에 자금을 지원하는 건 이중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 많은 국가에서는 여전히 전쟁이 진행중입니다.

매일 폭탄이 떨어지고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발간된 유엔 보고서는 지난해까지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37만 7천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또 전 세계 난민은 8천4백만 명 이상으로 유엔난민기구는 추정했는데, 이는 10년 간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테러나 전쟁 등의 참사가 났을 때 SNS 등을 보면 프레이 포 파리(#prayforparis), 스탠드 위드 우크라이나(#standwithukraine) 등의 캠페인과 관심은 서구 사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이라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서로의 차이를 넘어 같은 일원으로 보는 법을 배워야 미래를 더 인간적인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