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기획]① 20대 취업 준비생 ‘일곱 달의 악몽’

입력 2022.03.02 (22:40) 수정 2022.03.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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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정페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청년 근로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으면서 열정을 요구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일, 여전했습니다.

국립대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도 다르지 않았는데요,

사회초년생들의 절박한 상황을 악용해 임금을 체불하는 사례를 집중보도합니다.

먼저, 어느 20대 취업 준비생의 얘기,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고 있던 26살 A 씨.

지난해 7월, 아는 사람 소개로 취업 준비를 하며 경험도 쌓을 겸 일을 시작했습니다.

평소 SNS 홍보에 관심도 있고, 무엇보다 재택근무에 끌려 A 씨가 시작한 일은 교육감 출마를 앞둔 국립대 교수의 SNS 관리 업무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가 1시간 거리를 매일 출근해야 했고, 늦은 밤은 물론 휴일까지 업무 지시가 이어졌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스튜디오에서 가족 사진을 찍게 됐는데 제가 시중을 드는 듯한 그런 일들이 있었고, (교수 사모님의) 개인적인 은행 업무라든가 심부름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돌아온 첫 월급날.

A 씨는 임금을 받지 못했고, 임금을 요구하자 돌아온 답변은 "교육감에 당선되면 함께 가자"는 말이었습니다.

국립대 총장까지 지낸 대학 교수의 약속을 믿고, A 씨는 출마 준비를 성실히 도왔습니다.

명절과 크리스마스에는 유튜브에 올릴 동영상을 제작하느라 휴일에 야근까지 해야 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선거에서 당선되면 교육감이 되시는데 그 과정에서 저도 같이 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굉장히 아버지 어머니도 기대를 하시고..."]

그런데 A 씨가 월급 한번 받지 못하고 일한 지 일곱 달이 되던 지난달 초, 이 교수는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무임금을 참아가며 20대 청년이 꿈꾸던 취업의 희망도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영상편집: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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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질기획]① 20대 취업 준비생 ‘일곱 달의 악몽’
    • 입력 2022-03-02 22:40:56
    • 수정2022-03-02 23:00:37
    뉴스9(부산)
[앵커]

'열정페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청년 근로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으면서 열정을 요구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일, 여전했습니다.

국립대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도 다르지 않았는데요,

사회초년생들의 절박한 상황을 악용해 임금을 체불하는 사례를 집중보도합니다.

먼저, 어느 20대 취업 준비생의 얘기,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고 있던 26살 A 씨.

지난해 7월, 아는 사람 소개로 취업 준비를 하며 경험도 쌓을 겸 일을 시작했습니다.

평소 SNS 홍보에 관심도 있고, 무엇보다 재택근무에 끌려 A 씨가 시작한 일은 교육감 출마를 앞둔 국립대 교수의 SNS 관리 업무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가 1시간 거리를 매일 출근해야 했고, 늦은 밤은 물론 휴일까지 업무 지시가 이어졌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스튜디오에서 가족 사진을 찍게 됐는데 제가 시중을 드는 듯한 그런 일들이 있었고, (교수 사모님의) 개인적인 은행 업무라든가 심부름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돌아온 첫 월급날.

A 씨는 임금을 받지 못했고, 임금을 요구하자 돌아온 답변은 "교육감에 당선되면 함께 가자"는 말이었습니다.

국립대 총장까지 지낸 대학 교수의 약속을 믿고, A 씨는 출마 준비를 성실히 도왔습니다.

명절과 크리스마스에는 유튜브에 올릴 동영상을 제작하느라 휴일에 야근까지 해야 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선거에서 당선되면 교육감이 되시는데 그 과정에서 저도 같이 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굉장히 아버지 어머니도 기대를 하시고..."]

그런데 A 씨가 월급 한번 받지 못하고 일한 지 일곱 달이 되던 지난달 초, 이 교수는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무임금을 참아가며 20대 청년이 꿈꾸던 취업의 희망도 한순간에 사라졌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영상편집: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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