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이 아이들을 봐주세요, 꼭 봐주세요
입력 2022.03.03 (10:01)
수정 2022.03.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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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의 작은 도시 프셰미실에는 세 곳의 피란민 보호소가 마련돼있습니다. 피란민 대부분은 여성과 아이, 그리고 노인들입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아담입니다. 세상에 나온 지 이제 한 달이 됐습니다. 아빠는 요르단인, 엄마는 우크라이나인입니다.
수도 키이우에서 새벽 5시에 포성이 울리자 아빠는 아담을 안고 폴란드 국경을 넘었습니다. 저 때 울기 직전이었습니다.

리비우에서 엄마, 증조 할아버지와 함께 온 자매들입니다. 빨간 옷을 입은 좌우의 두 아이는 5살 쌍둥이 카밀라와 비올레타라고 합니다. 언니는 9살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납니다. 카밀라는 집을 떠난 지 이틀 밖에 안 됐지만 벌써부터 친구가 그립다고 엄마에게 돌아가자고 조른답니다.

아빠와 스티커 붙이기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을 향해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던 귀여운 아이였습니다. 지금은 아빠가 잘 붙이나 감시하는 것 같습니다.

프셰미실 시내 야외에 마련된 임시 보호소에는 구호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불과 이틀만에 보내진 물품들인데 계속 다른 곳으로 실어 나르고 있었습니다.

구호품 중에는 아이들 장난감도 많았습니다. 이 녀석은 장난감이 쌓인 곳에 앉아 모든 장난감을 하나씩 땅으로 던져 놓고 있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하며 이 사진을 찍은 '하비에르 모야' 씨는 이 친구를 '디스트로이어'라고 불렀습니다.

국경의 날씨는 아직 춥습니다. 두 꼬마가 난로 앞에서 몸을 녹입니다. 같은 옷, 비슷한 모자 영락없이 형제 같아보입니다.

아빠 목에 무등을 탄 아이가 위태로워 보이는데요, 아빠 손을 잡아야 하지만 '득템'한 인형을 놓고 싶진 않은 모양입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부탁에 언니는 미소를, 동생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어줬습니다. 어떻게해야 저런 표정이 나올 수 있는 걸까요.

양 갈래 머리를 딴 이 소녀는 취재진을 향해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줬습니다.
보호소에서 마주친 아이들은 전혀 불쌍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잘 놀고, 엄마에게 떼쓰고, 아빠에게 놀아달라 칭얼대고, 재미있으면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왜 갑자기 먼 여행을 떠나왔는지 아이들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되겠죠, 나쁜 일이 있었고, 친구들도 만날 수 없고, 한동안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요.
이 아이들이 지금 얼굴에 머금고 있는 미소, 장난기 가득한 이 표정을 그 때는 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아담입니다. 세상에 나온 지 이제 한 달이 됐습니다. 아빠는 요르단인, 엄마는 우크라이나인입니다.
수도 키이우에서 새벽 5시에 포성이 울리자 아빠는 아담을 안고 폴란드 국경을 넘었습니다. 저 때 울기 직전이었습니다.

리비우에서 엄마, 증조 할아버지와 함께 온 자매들입니다. 빨간 옷을 입은 좌우의 두 아이는 5살 쌍둥이 카밀라와 비올레타라고 합니다. 언니는 9살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납니다. 카밀라는 집을 떠난 지 이틀 밖에 안 됐지만 벌써부터 친구가 그립다고 엄마에게 돌아가자고 조른답니다.

아빠와 스티커 붙이기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을 향해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던 귀여운 아이였습니다. 지금은 아빠가 잘 붙이나 감시하는 것 같습니다.

프셰미실 시내 야외에 마련된 임시 보호소에는 구호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불과 이틀만에 보내진 물품들인데 계속 다른 곳으로 실어 나르고 있었습니다.

구호품 중에는 아이들 장난감도 많았습니다. 이 녀석은 장난감이 쌓인 곳에 앉아 모든 장난감을 하나씩 땅으로 던져 놓고 있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하며 이 사진을 찍은 '하비에르 모야' 씨는 이 친구를 '디스트로이어'라고 불렀습니다.

국경의 날씨는 아직 춥습니다. 두 꼬마가 난로 앞에서 몸을 녹입니다. 같은 옷, 비슷한 모자 영락없이 형제 같아보입니다.

아빠 목에 무등을 탄 아이가 위태로워 보이는데요, 아빠 손을 잡아야 하지만 '득템'한 인형을 놓고 싶진 않은 모양입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부탁에 언니는 미소를, 동생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어줬습니다. 어떻게해야 저런 표정이 나올 수 있는 걸까요.

양 갈래 머리를 딴 이 소녀는 취재진을 향해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줬습니다.
보호소에서 마주친 아이들은 전혀 불쌍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잘 놀고, 엄마에게 떼쓰고, 아빠에게 놀아달라 칭얼대고, 재미있으면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왜 갑자기 먼 여행을 떠나왔는지 아이들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되겠죠, 나쁜 일이 있었고, 친구들도 만날 수 없고, 한동안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요.
이 아이들이 지금 얼굴에 머금고 있는 미소, 장난기 가득한 이 표정을 그 때는 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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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2-03-03 10:01:56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의 작은 도시 프셰미실에는 세 곳의 피란민 보호소가 마련돼있습니다. 피란민 대부분은 여성과 아이, 그리고 노인들입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아담입니다. 세상에 나온 지 이제 한 달이 됐습니다. 아빠는 요르단인, 엄마는 우크라이나인입니다.
수도 키이우에서 새벽 5시에 포성이 울리자 아빠는 아담을 안고 폴란드 국경을 넘었습니다. 저 때 울기 직전이었습니다.

리비우에서 엄마, 증조 할아버지와 함께 온 자매들입니다. 빨간 옷을 입은 좌우의 두 아이는 5살 쌍둥이 카밀라와 비올레타라고 합니다. 언니는 9살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납니다. 카밀라는 집을 떠난 지 이틀 밖에 안 됐지만 벌써부터 친구가 그립다고 엄마에게 돌아가자고 조른답니다.

아빠와 스티커 붙이기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을 향해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던 귀여운 아이였습니다. 지금은 아빠가 잘 붙이나 감시하는 것 같습니다.

프셰미실 시내 야외에 마련된 임시 보호소에는 구호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불과 이틀만에 보내진 물품들인데 계속 다른 곳으로 실어 나르고 있었습니다.

구호품 중에는 아이들 장난감도 많았습니다. 이 녀석은 장난감이 쌓인 곳에 앉아 모든 장난감을 하나씩 땅으로 던져 놓고 있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하며 이 사진을 찍은 '하비에르 모야' 씨는 이 친구를 '디스트로이어'라고 불렀습니다.

국경의 날씨는 아직 춥습니다. 두 꼬마가 난로 앞에서 몸을 녹입니다. 같은 옷, 비슷한 모자 영락없이 형제 같아보입니다.

아빠 목에 무등을 탄 아이가 위태로워 보이는데요, 아빠 손을 잡아야 하지만 '득템'한 인형을 놓고 싶진 않은 모양입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부탁에 언니는 미소를, 동생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어줬습니다. 어떻게해야 저런 표정이 나올 수 있는 걸까요.

양 갈래 머리를 딴 이 소녀는 취재진을 향해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줬습니다.
보호소에서 마주친 아이들은 전혀 불쌍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잘 놀고, 엄마에게 떼쓰고, 아빠에게 놀아달라 칭얼대고, 재미있으면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왜 갑자기 먼 여행을 떠나왔는지 아이들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되겠죠, 나쁜 일이 있었고, 친구들도 만날 수 없고, 한동안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요.
이 아이들이 지금 얼굴에 머금고 있는 미소, 장난기 가득한 이 표정을 그 때는 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아담입니다. 세상에 나온 지 이제 한 달이 됐습니다. 아빠는 요르단인, 엄마는 우크라이나인입니다.
수도 키이우에서 새벽 5시에 포성이 울리자 아빠는 아담을 안고 폴란드 국경을 넘었습니다. 저 때 울기 직전이었습니다.

리비우에서 엄마, 증조 할아버지와 함께 온 자매들입니다. 빨간 옷을 입은 좌우의 두 아이는 5살 쌍둥이 카밀라와 비올레타라고 합니다. 언니는 9살인데 이름이 기억이 안납니다. 카밀라는 집을 떠난 지 이틀 밖에 안 됐지만 벌써부터 친구가 그립다고 엄마에게 돌아가자고 조른답니다.

아빠와 스티커 붙이기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을 향해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던 귀여운 아이였습니다. 지금은 아빠가 잘 붙이나 감시하는 것 같습니다.

프셰미실 시내 야외에 마련된 임시 보호소에는 구호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불과 이틀만에 보내진 물품들인데 계속 다른 곳으로 실어 나르고 있었습니다.

구호품 중에는 아이들 장난감도 많았습니다. 이 녀석은 장난감이 쌓인 곳에 앉아 모든 장난감을 하나씩 땅으로 던져 놓고 있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하며 이 사진을 찍은 '하비에르 모야' 씨는 이 친구를 '디스트로이어'라고 불렀습니다.

국경의 날씨는 아직 춥습니다. 두 꼬마가 난로 앞에서 몸을 녹입니다. 같은 옷, 비슷한 모자 영락없이 형제 같아보입니다.

아빠 목에 무등을 탄 아이가 위태로워 보이는데요, 아빠 손을 잡아야 하지만 '득템'한 인형을 놓고 싶진 않은 모양입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부탁에 언니는 미소를, 동생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어줬습니다. 어떻게해야 저런 표정이 나올 수 있는 걸까요.

양 갈래 머리를 딴 이 소녀는 취재진을 향해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줬습니다.
보호소에서 마주친 아이들은 전혀 불쌍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잘 놀고, 엄마에게 떼쓰고, 아빠에게 놀아달라 칭얼대고, 재미있으면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왜 갑자기 먼 여행을 떠나왔는지 아이들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되겠죠, 나쁜 일이 있었고, 친구들도 만날 수 없고, 한동안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요.
이 아이들이 지금 얼굴에 머금고 있는 미소, 장난기 가득한 이 표정을 그 때는 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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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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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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