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홍콩, ‘도시 봉쇄’ 공포에 ‘엑소더스’…중국 양회도 대거 불참

입력 2022.03.04 (15:00) 수정 2022.03.0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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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카리타스 메디컬센터의 임시 구역에 코로나19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홍콩 카리타스 메디컬센터의 임시 구역에 코로나19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 행사, '양회'가 3월 4일 개막했습니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두 회의를 의미합니다. 정협이 4일, 전인대가 5일 각각 개막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속에 열린 이번 양회는 코로나19 대응과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여부를 결정할 가을 당 대회 등 국내적으로도 주요 현안들이 겹쳐있습니다.

특히 경제성장률 목표가 어느 정도 제시될지, 시 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공동부유'와 관련해 어떤 시행 방안을 발표할지, '무관용 방역'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코로나19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입니다.

지난해 폐막식을 앞둔 전인대 회의장. 지난해 전인대는 홍콩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이른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의 제도적 기반을 제공했다. (사진/조성원 기자)지난해 폐막식을 앞둔 전인대 회의장. 지난해 전인대는 홍콩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이른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의 제도적 기반을 제공했다. (사진/조성원 기자)

7일로 예정된 왕이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대북 관계 등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 중국 연례 최대 정치 이벤트 '양회'에 홍콩 대표단 대거 불참

그런데 올해 양회 첫날 개막식을 하기도 전에 홍콩 대표단이 대거 불참할 것이란 소식이 들렸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홍콩 전인대 대표단 36명 가운데 17명, 정협 대표단 202명 가운데 절반 정도만 베이징으로 떠났다고 4일 보도했습니다.

중국 양회 기간 전국에서 선발된 약 3천명의 전인대 대표와 약 2천명의 정협 대표가 베이징에 모여 한 해 국가 운용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해 전인대 폐막식 뒤 인민대회당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전인대 대표. (사진/조성원 기자)중국 양회 기간 전국에서 선발된 약 3천명의 전인대 대표와 약 2천명의 정협 대표가 베이징에 모여 한 해 국가 운용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해 전인대 폐막식 뒤 인민대회당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전인대 대표. (사진/조성원 기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3월 말 홍콩 행정장관 선거가 있는만큼 캐리 람은 베이징에 와 다시 한번 권력 핵심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상황인데도 양회에 불참하는 것입니다.

이들 홍콩 대표단의 대거 불참 사유는 바로 코로나19입니다. 홍콩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구 750만 홍콩에서 3월 2일과 3일 각각 5만명 이상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등 폭증 양상입니다.

중국 대표단 가운데는 중국 본토 선전에 들어와 격리를 하다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베이징 행을 포기한 경우도 상당수 있다고 합니다.


■ 코로나19 확산에 홍콩 도시 기능 서서히 마비

홍콩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며 도시 기능이 서서히 마비되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사망자가 연일 100명을 넘으면서 영안실마저 부족한 상황입니다. 당국이 대형 냉동차에 시신을 임시 보관하겠다고 밝힐 정도입니다.

대중 교통도 멈춰서고 있습니다. 5개 버스 회사 104개 노선이 4일부터 16일까지 운행을 중단합니다. 운전기사 부족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지하철도 운행 간격을 늘렸고 일부 페리 노선도 운항을 멈췄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원한 홍콩 칭이 팡창병원(이동식 간이 병원) 건설 모습. 일주일 동안 공사해 2월 28일 완공됐다. (사진/인민망)중국 정부가 지원한 홍콩 칭이 팡창병원(이동식 간이 병원) 건설 모습. 일주일 동안 공사해 2월 28일 완공됐다. (사진/인민망)

레스토랑 식사 시간이 오후 6시로 제한된 가운데 종업원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 아예 문을 닫는 업소도 늘고 있습니다. 대형 슈퍼마켓도 영업 시간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면서 배달 물량을 감당 못한 일부 쇼핑몰은 아예 주문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시중 은행과 우체국 지점들도 잇달아 문을 닫고 있습니다.


■ 홍콩 '도시 봉쇄' 여부 초미의 관심

이같은 상황에서 홍콩 시민들의 최대 관심은 과연 도시 봉쇄를 강행할지 여부입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2일 기자들에게 전면적인 대규모 봉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도시 봉쇄에 따른 생필품 난을 우려한 시민들이 사재기에 나서자 행정 당국이 진화에 나선 것입니다.

홍콩 당국이 3월에 3차례에 걸쳐 코로나19에 대한 강제 전수 검사를 하겠다고 밝힌 뒤 봉쇄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측은 강제 전수 검사를 서둘러 하자고 하고, 홍콩 측은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난 뒤 하자는 입장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캐리 람 장관이 강제 검사와 대규모 도시 봉쇄를 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홍콩 매체 HK01은 2일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정부가 3월 26일부터 9일동안 강제 검사를 하면서 처음 나흘간 도시 봉쇄를 하되 생필품을 사기 위한 외출은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도시 봉쇄에 대한 불안감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홍콩의 방역을 중국이 사실상 지휘하기 시작한 사실이 있습니다.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코로나19를 통제하라"는 시진핑 주석의 지시가 2월 16일 홍콩 매체들에 실린 직후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에 중국 정부의 대응 본부가 설치됐습니다.

2월 28일 홍콩에 도착한 중국 방역 지원단을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앞줄 오른쪽)이 맞이하고 있다. (사진/인민망)2월 28일 홍콩에 도착한 중국 방역 지원단을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앞줄 오른쪽)이 맞이하고 있다. (사진/인민망)

2월 28일에는 중국 코로나19 대응 전문가팀의 수장인 량완녠 칭화대 교수가 홍콩을 찾아 홍콩 관리들과 방역 공조를 논의했습니다. 중국과 홍콩의 상이한 의료와 방역, 정보 체계가 통합될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위해 중국 의료진 9천명이 파견되고, 요양원 환자 간병을 위해 중국 인력 3천명이 홍콩에서 석달간 활동할 것이라는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홍콩 코로나19 대응의 중심에 중국의 정책과 인력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입니다.


■ 홍콩 방역에 대한 '중국식 통제' 가능성에 '엑소더스' 양상도

홍콩 시민들은 '중국식 통제'가 임박했다고 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무관용 방역 정책의 특징은 전 시민 강제검사와 도시 봉쇄입니다.

특히 도시 봉쇄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우한의 경우 76일간 1,400만 명 주민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도 인구 1,300만 도시 시안이 33일간 봉쇄를 겪었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과 달리 국제 금융 허브로서 개방적 시스템을 유지하는 홍콩에서 만약 중국식 봉쇄가 시행될 경우 과연 견딜 수 있을지 여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수 검사에 따른 생체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에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 폭증으로 의료체계가 붕괴하고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사회적 통제 분위기가 강화되자 검사 반대 의견은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대기중인 홍콩 시민들(사진/연합뉴스)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대기중인 홍콩 시민들(사진/연합뉴스)

이런 분위기 속에 강제 검사 계획 등이 발표되자 홍콩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홍콩 이민국(입경 사무처) 자료에 따르면 2월 한달만도 9만 여 명이 홍콩을 떠났습니다. 지난해 12월 만6천여 명, 올해 1월 만 5천여 명이 떠난데 비해 폭증한 것입니다.

특히 외국인들의 탈출 러시가 눈에 띕니다. 홍콩 주재 스위스 영사관은 7일 홍콩에서 취리히로 떠나는 스위스항공 전세기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주재 독일 상공회의소 역시 자국 주재원과 가족 이송을 위해 루프트한자와 논의 중입니다.

미국은 아예 홍콩에 대한 여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여행 경보를 발표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홍콩 여행자들이 코로나19 강제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알렸습니다.

홍콩의 코로나19 확산은 홍콩 '일국양제'의 경계가 무너지는 또 하나의 계기인 동시에, '중국화'에 대한 홍콩인들과 외국인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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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4 15:00:33
    • 수정2022-03-04 15:01:01
    특파원 리포트
홍콩 카리타스 메디컬센터의 임시 구역에 코로나19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 행사, '양회'가 3월 4일 개막했습니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두 회의를 의미합니다. 정협이 4일, 전인대가 5일 각각 개막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속에 열린 이번 양회는 코로나19 대응과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여부를 결정할 가을 당 대회 등 국내적으로도 주요 현안들이 겹쳐있습니다.

특히 경제성장률 목표가 어느 정도 제시될지, 시 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공동부유'와 관련해 어떤 시행 방안을 발표할지, '무관용 방역'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코로나19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입니다.

지난해 폐막식을 앞둔 전인대 회의장. 지난해 전인대는 홍콩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이른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의 제도적 기반을 제공했다. (사진/조성원 기자)
7일로 예정된 왕이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대북 관계 등에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 중국 연례 최대 정치 이벤트 '양회'에 홍콩 대표단 대거 불참

그런데 올해 양회 첫날 개막식을 하기도 전에 홍콩 대표단이 대거 불참할 것이란 소식이 들렸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홍콩 전인대 대표단 36명 가운데 17명, 정협 대표단 202명 가운데 절반 정도만 베이징으로 떠났다고 4일 보도했습니다.

중국 양회 기간 전국에서 선발된 약 3천명의 전인대 대표와 약 2천명의 정협 대표가 베이징에 모여 한 해 국가 운용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해 전인대 폐막식 뒤 인민대회당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전인대 대표. (사진/조성원 기자)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3월 말 홍콩 행정장관 선거가 있는만큼 캐리 람은 베이징에 와 다시 한번 권력 핵심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상황인데도 양회에 불참하는 것입니다.

이들 홍콩 대표단의 대거 불참 사유는 바로 코로나19입니다. 홍콩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구 750만 홍콩에서 3월 2일과 3일 각각 5만명 이상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등 폭증 양상입니다.

중국 대표단 가운데는 중국 본토 선전에 들어와 격리를 하다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베이징 행을 포기한 경우도 상당수 있다고 합니다.


■ 코로나19 확산에 홍콩 도시 기능 서서히 마비

홍콩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며 도시 기능이 서서히 마비되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사망자가 연일 100명을 넘으면서 영안실마저 부족한 상황입니다. 당국이 대형 냉동차에 시신을 임시 보관하겠다고 밝힐 정도입니다.

대중 교통도 멈춰서고 있습니다. 5개 버스 회사 104개 노선이 4일부터 16일까지 운행을 중단합니다. 운전기사 부족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지하철도 운행 간격을 늘렸고 일부 페리 노선도 운항을 멈췄습니다.

중국 정부가 지원한 홍콩 칭이 팡창병원(이동식 간이 병원) 건설 모습. 일주일 동안 공사해 2월 28일 완공됐다. (사진/인민망)
레스토랑 식사 시간이 오후 6시로 제한된 가운데 종업원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 아예 문을 닫는 업소도 늘고 있습니다. 대형 슈퍼마켓도 영업 시간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면서 배달 물량을 감당 못한 일부 쇼핑몰은 아예 주문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시중 은행과 우체국 지점들도 잇달아 문을 닫고 있습니다.


■ 홍콩 '도시 봉쇄' 여부 초미의 관심

이같은 상황에서 홍콩 시민들의 최대 관심은 과연 도시 봉쇄를 강행할지 여부입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2일 기자들에게 전면적인 대규모 봉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도시 봉쇄에 따른 생필품 난을 우려한 시민들이 사재기에 나서자 행정 당국이 진화에 나선 것입니다.

홍콩 당국이 3월에 3차례에 걸쳐 코로나19에 대한 강제 전수 검사를 하겠다고 밝힌 뒤 봉쇄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측은 강제 전수 검사를 서둘러 하자고 하고, 홍콩 측은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난 뒤 하자는 입장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캐리 람 장관이 강제 검사와 대규모 도시 봉쇄를 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홍콩 매체 HK01은 2일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정부가 3월 26일부터 9일동안 강제 검사를 하면서 처음 나흘간 도시 봉쇄를 하되 생필품을 사기 위한 외출은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도시 봉쇄에 대한 불안감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홍콩의 방역을 중국이 사실상 지휘하기 시작한 사실이 있습니다.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코로나19를 통제하라"는 시진핑 주석의 지시가 2월 16일 홍콩 매체들에 실린 직후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에 중국 정부의 대응 본부가 설치됐습니다.

2월 28일 홍콩에 도착한 중국 방역 지원단을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앞줄 오른쪽)이 맞이하고 있다. (사진/인민망)
2월 28일에는 중국 코로나19 대응 전문가팀의 수장인 량완녠 칭화대 교수가 홍콩을 찾아 홍콩 관리들과 방역 공조를 논의했습니다. 중국과 홍콩의 상이한 의료와 방역, 정보 체계가 통합될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위해 중국 의료진 9천명이 파견되고, 요양원 환자 간병을 위해 중국 인력 3천명이 홍콩에서 석달간 활동할 것이라는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홍콩 코로나19 대응의 중심에 중국의 정책과 인력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입니다.


■ 홍콩 방역에 대한 '중국식 통제' 가능성에 '엑소더스' 양상도

홍콩 시민들은 '중국식 통제'가 임박했다고 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무관용 방역 정책의 특징은 전 시민 강제검사와 도시 봉쇄입니다.

특히 도시 봉쇄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우한의 경우 76일간 1,400만 명 주민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도 인구 1,300만 도시 시안이 33일간 봉쇄를 겪었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과 달리 국제 금융 허브로서 개방적 시스템을 유지하는 홍콩에서 만약 중국식 봉쇄가 시행될 경우 과연 견딜 수 있을지 여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수 검사에 따른 생체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에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 폭증으로 의료체계가 붕괴하고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사회적 통제 분위기가 강화되자 검사 반대 의견은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대기중인 홍콩 시민들(사진/연합뉴스)
이런 분위기 속에 강제 검사 계획 등이 발표되자 홍콩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홍콩 이민국(입경 사무처) 자료에 따르면 2월 한달만도 9만 여 명이 홍콩을 떠났습니다. 지난해 12월 만6천여 명, 올해 1월 만 5천여 명이 떠난데 비해 폭증한 것입니다.

특히 외국인들의 탈출 러시가 눈에 띕니다. 홍콩 주재 스위스 영사관은 7일 홍콩에서 취리히로 떠나는 스위스항공 전세기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콩 주재 독일 상공회의소 역시 자국 주재원과 가족 이송을 위해 루프트한자와 논의 중입니다.

미국은 아예 홍콩에 대한 여행을 금지하는 내용의 여행 경보를 발표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홍콩 여행자들이 코로나19 강제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알렸습니다.

홍콩의 코로나19 확산은 홍콩 '일국양제'의 경계가 무너지는 또 하나의 계기인 동시에, '중국화'에 대한 홍콩인들과 외국인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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