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러시아 에너지 제재’ 온도차…수입 의존도 차이

입력 2022.03.08 (06:52) 수정 2022.03.0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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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거론되고 있는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 놓고, 미국과 영국 그리고 유럽 국가 간 온도 차가 확연합니다.

미국과 영국이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이지만, 독일을 비롯한 다수의 유럽 국가는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 등 에너지를 당장 대체할 수단이 없어 신중한 모습입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7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 제재에서 에너지는 제외하자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AP와 AFP 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을 일부러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왔다”면서 “유럽에선 현재 난방, 이동, 전력, 산업을 위한 에너지 공급을 (러시아산 수입 외) 다른 방식으로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입장은 다릅니다. 전날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유럽 동맹국들과 ‘러시아의 원유 수출 금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도 이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유럽 동맹의 참여 없이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같은 날 런던에서 열린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정상회담에서도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와 관련해서 의견을 나눴지만 입장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 너무 의존하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3주 전에는 절대로 고려되지 않았던 것들이 이젠 논의되고 있다”면서, “러시아산 탄화수소, 석유, 가스 의존에서 되도록 빨리 벗어날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반응은 크게 달랐습니다. 달리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즉시 중단하라고 강요하면 유럽 등 세계의 공급망을 망가뜨리고, 결국 우크라이나에도 영향을 주는 등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처럼 서방 각국의 생각이 다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 차이입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주요 원유 공급국인데, 특히 EU는 연간 천연가스 필요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은 비중은 약 3%에 불과합니다. 휘발유와 디젤 생산에 필요한 연료유 등 석유제품까지 포함해도 8%가량입니다.

영국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5%에 못 미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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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8 06:52:09
    • 수정2022-03-08 06:55:51
    국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거론되고 있는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 놓고, 미국과 영국 그리고 유럽 국가 간 온도 차가 확연합니다.

미국과 영국이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이지만, 독일을 비롯한 다수의 유럽 국가는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가스 등 에너지를 당장 대체할 수단이 없어 신중한 모습입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7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 제재에서 에너지는 제외하자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AP와 AFP 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을 일부러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왔다”면서 “유럽에선 현재 난방, 이동, 전력, 산업을 위한 에너지 공급을 (러시아산 수입 외) 다른 방식으로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입장은 다릅니다. 전날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유럽 동맹국들과 ‘러시아의 원유 수출 금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도 이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유럽 동맹의 참여 없이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같은 날 런던에서 열린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정상회담에서도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와 관련해서 의견을 나눴지만 입장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럽이 러시아 에너지에 너무 의존하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3주 전에는 절대로 고려되지 않았던 것들이 이젠 논의되고 있다”면서, “러시아산 탄화수소, 석유, 가스 의존에서 되도록 빨리 벗어날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반응은 크게 달랐습니다. 달리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즉시 중단하라고 강요하면 유럽 등 세계의 공급망을 망가뜨리고, 결국 우크라이나에도 영향을 주는 등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처럼 서방 각국의 생각이 다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 차이입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주요 원유 공급국인데, 특히 EU는 연간 천연가스 필요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은 비중은 약 3%에 불과합니다. 휘발유와 디젤 생산에 필요한 연료유 등 석유제품까지 포함해도 8%가량입니다.

영국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5%에 못 미칩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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