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의 호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아동 죽이고 있다”

입력 2022.03.08 (16:08) 수정 2022.03.08 (16: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러시아군 아동 살해…자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참상을 보도해달라며 세계 언론에 호소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6일(현지시각)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어린이 5명의 사진과 함께 세계 언론인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한 호소문을 올렸습니다.

생후 18개월에서 14살 사이인 이 어린이들은 러시아군이 쏜 포탄이나 파편에 맞거나 피난 중 총격을 당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어린이 최소 38명이 이미 목숨을 잃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망자는 늘고 있을 수 있다"면서 "러시아인들이 자국군은 민간인을 해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이 사진들을 보여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전선이 된 일부 도시에선 "수백 명의 어린이가 지하실에서 물도 치료도 없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얼마나 많은 어린이가 더 죽어야 러시아 병사들은 총격을 멈추고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적 통로를 허용할 건가"라고 규탄했습니다.

이어 세계 언론인들에게 "러시아인 침략자들이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죽이고 있다는 끔찍한 진실을 말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나토 회원국들에는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러시아군의 폭격을 막아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사망한 18개월 남아 키릴을 치료했던 의료진과 슬픔을 추스르는 보호자들사망한 18개월 남아 키릴을 치료했던 의료진과 슬픔을 추스르는 보호자들

■ 러시아군 폭격에 18개월 남아 사망…가족과 함께 참변 당하기도

젤렌스카 여사가 올린 사진 중에는 지난 4일 우크라이나의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18개월 남자 아이 키릴도 있었습니다.

당시 키릴의 엄마 마리아 야츠코와 남자친구인 페도르는 피를 흘리는 아이를 담요에 안고 병원으로 다급하게 뛰어 들어갔습니다. 의료진은 응급 처치를 했지만 키릴은 끝내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은 의료진과 복도에서 슬픔을 추스르는 보호자들의 모습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의 사진과 안타까운 사연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곧 8살이 될 날을 앞두고 있던 여자 아이 앨리스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할아버지와 함께 사망했습니다. 수도 키이우를 떠나던 폴리나는 거리에서 폭격을 받고 부모님과 함께 숨졌습니다. 그의 여동생은 살아남았지만, 위독한 상태입니다.

14살 남자 아이는 머리에 발사체의 파편을 맞고 쓰러졌지만, 총격으로 의료진이 접근할 수 없었고 결국 출혈로 숨졌습니다. 가족과 함께 피난길에 오른 6살 여자 아이 소피아는 생후 한 달 반이 된 남동생과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러시아군 폭격으로 사망한 어린이들젤렌스카 여사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러시아군 폭격으로 사망한 어린이들

전쟁은 아이들에게 훨씬 가혹합니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아동 40여만 명이 피란길에 오르면서 납치, 학대, 질병, 굶주림 등의 위험에 노출됐다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하더라도 아이들은 납치와 성폭력, 학대, 심각한 심리적 스트레스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특히 영하권 날씨에 보호 시설을 구하지 못해 저체온증 등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에게 음식과 식수, 숙소 등이 절실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구해달라. 왜냐면 그것이 내일 당신들의 아이들을 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화면 출처 : 'olenazelenska_official' 인스타그램)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영부인의 호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아동 죽이고 있다”
    • 입력 2022-03-08 16:08:32
    • 수정2022-03-08 16:08:51
    세계는 지금

■ "러시아군 아동 살해…자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참상을 보도해달라며 세계 언론에 호소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6일(현지시각)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어린이 5명의 사진과 함께 세계 언론인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한 호소문을 올렸습니다.

생후 18개월에서 14살 사이인 이 어린이들은 러시아군이 쏜 포탄이나 파편에 맞거나 피난 중 총격을 당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어린이 최소 38명이 이미 목숨을 잃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망자는 늘고 있을 수 있다"면서 "러시아인들이 자국군은 민간인을 해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이 사진들을 보여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전선이 된 일부 도시에선 "수백 명의 어린이가 지하실에서 물도 치료도 없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얼마나 많은 어린이가 더 죽어야 러시아 병사들은 총격을 멈추고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적 통로를 허용할 건가"라고 규탄했습니다.

이어 세계 언론인들에게 "러시아인 침략자들이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죽이고 있다는 끔찍한 진실을 말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나토 회원국들에는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러시아군의 폭격을 막아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사망한 18개월 남아 키릴을 치료했던 의료진과 슬픔을 추스르는 보호자들
■ 러시아군 폭격에 18개월 남아 사망…가족과 함께 참변 당하기도

젤렌스카 여사가 올린 사진 중에는 지난 4일 우크라이나의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18개월 남자 아이 키릴도 있었습니다.

당시 키릴의 엄마 마리아 야츠코와 남자친구인 페도르는 피를 흘리는 아이를 담요에 안고 병원으로 다급하게 뛰어 들어갔습니다. 의료진은 응급 처치를 했지만 키릴은 끝내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은 의료진과 복도에서 슬픔을 추스르는 보호자들의 모습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의 사진과 안타까운 사연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곧 8살이 될 날을 앞두고 있던 여자 아이 앨리스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할아버지와 함께 사망했습니다. 수도 키이우를 떠나던 폴리나는 거리에서 폭격을 받고 부모님과 함께 숨졌습니다. 그의 여동생은 살아남았지만, 위독한 상태입니다.

14살 남자 아이는 머리에 발사체의 파편을 맞고 쓰러졌지만, 총격으로 의료진이 접근할 수 없었고 결국 출혈로 숨졌습니다. 가족과 함께 피난길에 오른 6살 여자 아이 소피아는 생후 한 달 반이 된 남동생과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가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러시아군 폭격으로 사망한 어린이들
전쟁은 아이들에게 훨씬 가혹합니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아동 40여만 명이 피란길에 오르면서 납치, 학대, 질병, 굶주림 등의 위험에 노출됐다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하더라도 아이들은 납치와 성폭력, 학대, 심각한 심리적 스트레스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특히 영하권 날씨에 보호 시설을 구하지 못해 저체온증 등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에게 음식과 식수, 숙소 등이 절실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구해달라. 왜냐면 그것이 내일 당신들의 아이들을 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화면 출처 : 'olenazelenska_official' 인스타그램)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