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라이브] “3대째 송이밭 다 탔어요, 회복에 최소 30년”

입력 2022.03.08 (17:57) 수정 2022.03.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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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이종원/울진 산불 피해 송이 농가 대표
- "울진군 송이 농가 약 8-90%가 산불로 피해"
- "3대 이어온 송이밭 다 타버려"
- "농가 복구에 최소 30년 걸려 막막"
- "임시 거처 마련, 피해보상 절실"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3월 8일(화) 14:30~16:00
■ 방송 채널 : KBS UHD 9-2 ·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김용준> 울진, 이 지역이 특히 농가 중에서도 송이 농가가 참 많습니다. 국내의 절반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 울진 쪽인데요. 울진에서 송이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원 대표님과 함께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여기 KBS입니다. 제 말 들리시나요?

이종원> 네. 잘 들립니다.

김용준> 네. 지금 산불 때문에 며칠 참 고생 많으십니다. 마음고생도 많으시고요. 이번 산불 때문에 이재민이 상당히 많이 발생했습니다. 대표님은 지금 어디 계시고, 혹시 대피해 계시는지도 궁금하네요.

이종원> 네. 저희는 (울진) 북면 하당이라는 동네에 살고 있는데요. 저희 집 위쪽은 다 타버렸고 아예. 그래서 (다행히) 저희 집은 대피 안 해도 되는 상황, 집은 건졌고요. 그리고 주위에 지금 불이 나고 있으니까 주위에 다니면서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주고 있습니다.

김용준> 그러시군요. 송이 농가를 운영하시는 분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울진에 송이 농사 참 많이 하잖아요. 그리고 제철이 한 9~10월쯤 되죠. 그런데 지금 송이 농가가 불에 타서 피해가 크다, 이렇게 들었는데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인가요? 일부가 불에 탄 건가요? 아니면 많은 피해를 입은 상태인가요?

이종원> 아뇨. 지금 울진군 송이 농가의 80~90%가, 100% 다 타죽었다고 보면 됩니다. 너무 가물어서 안 탄 데 없이 다 탔어요. 집만 빼고.

김용준> 100% 가까이 다 탔고요?

이종원> 네. 거의 100% 다 탔어요, 송이버섯. 송이가 있는 산은 (거의) 100% 다 탔습니다.

김용준> 그러면 대표님이 갖고 계신 그 송이밭도, 다 탔나요?

이종원> 100% 다 탔습니다. 네. 저희 동네 90여 가구가 있는데 여기도 다 탔어요.

김용준> 울진에서 송이 농사만 얼마나 해오신 겁니까?

이종원> 저희 할아버지, 아버지 대부터 계속해왔으니까요.

김용준> 선대, 그 선대 때부터 계속 이어온 가업이군요. 지금 대표님과 가까운 곳에 송이 농가가 몇 가구 정도 됩니까?

이종원> 저희 동네만 90여 가구가 하당이라는 동네가 한 90여 가구 되고요, (전체적으로) 수천 가구 될 것 같아요. 울진군 송이 농가의 80%가 다 이런 상황입니다.

김용준> 네. 지금 대표님께서 먼저 보내주신 영상을 저희가 같이 보고 있습니다. 지금 찍어주신 영상이 농가 근처에서 촬영하신 산불 났을 때 당시 상황인가 보네요?

이종원> 네. 저희 집에서 찍은 것들 하고 저희 앞산 뒷산하고, 이 윗동네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김용준> 그러면 저기 지금 불타고 있는 저곳이 송이를 채취하고 채집하는 그 장소이기도 하겠네요?

이종원> 네. 눈에 보이는 곳들에서 거의 다 송이가 난다고 보면 됩니다.

김용준> 아버님 또 할아버님 대부터 선생님까지 쭉 이어오신 그 삶의 터전이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면서 아무것도 하실 수 없었겠습니다.

이종원> 네. 지금 뭐 아무 할 저게 없죠... 저희들이 자연 앞에 약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용준> 저걸 그냥 지켜보시면서 심경이 어떠셨나요?

이종원> 이렇게 얘기하면 그렇겠지만, 여기 송이 농가들은 '차라리 집이 타는 게 낫다'. 산 타는 것보다. 일반 농가들이야 집이 타면 안 되겠지만, 송이를 채취하는 분들은 집이 타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정도입니다.

김용준> 오죽하시면 그런 말씀까지 하시겠습니까?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그렇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이종원> 네. 비유하자면 그렇습니다.

김용준> 사실 집이 타는 게 훨 낫다는 말을 반대로 이해를 하자면, 그만큼 송이가 있는 저 산지가 타는 게 복구가 1~2년 이렇게 걸릴 게 아닌 건가 보네요? 한 번 타면?

이종원> 네. 최하 한 30년이 걸리는데

김용준> 30년이요?

이종원> 네. 거기에서도 30년이 지나도 송이가 났던 자리에 안 날 확률이 굉장히 높거든요. 이 송이, 소나무가 자라야 되니까... 그런 잡목들이 자랄 수 있고 이러니까 거기에서 100% (송이가) 난다는 보장도 없고 그 기간이 한 30년 걸립니다.

김용준> 그 30년이라는 게 저희가 송이 농사에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여쭤보는 건데 왜 30년이나 걸리나요, 이게?

이종원> 송이는, 저 소나무가 그러니까 애기 때부터 커서 포자가 생기기까지의 나이가 그 정도거든요. 그리고 그 정도 커야만이 포자가 생겨서 송이가 생산이 됩니다.

김용준> 그러면 일단 저기 불 다 탄 데에 나무가 다시 심어져야 되고 그렇죠?

이종원> 그렇죠.

김용준> 그리고 그 나무가 자리를 잡고 또 군락을 좀 이뤄야 되고.

이종원> 그렇죠.

김용준> 그다음에 이제 포자가 뿌려져야 되고.

이종원> 네. 포자가 자기가 생성을 해야 되죠, 자기가.

김용준> 생성을 해야죠. 그런데 그 생성되는 게 뭐 하루 이틀, 1~2년 이게 아니라 상당수의 해가 거듭돼야 되는 거고요?

이종원> 네. 맞습니다.

김용준> 그리고 나서 포자가 뿌려지고 나서 이후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이종원> 그 이후에는 포자가 생기고 나야 버섯이 생기죠. 기후가 맞으면.

김용준> 그러면 우리가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아주 씨알도 좋고 예쁘고 향도 좋은 그 정도의 상품성 있는 송이가 나오려면 얼마나 더 걸리는 거예요? 그 포자가 뿌려진 이후부터?

이종원> 포자가 뿌려지면 그 해 9~10월에 그렇게 좋은 송이들이 비와 온도와 습도가 맞으면 생산이 돼요. (송이가) 좋은 것도 나오고 나쁜 것도 나오고. 일단은 30년이 지난 후에 그렇게 좋은 것들이... 그때 돼야 나오죠.

김용준> 자, 그러면 조심스럽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생계, 삶의 터전을 지금 잃어버리신 거잖아요. 그러면 이 손해가 상당히 막심하실 텐데 손해 규모를 가늠하자면 어느 정도 됩니까?

이종원> 규모는 한 30년으로 따지자면 적게 나는 집은 몇억 정도고요, 많게 나는 집들은 수십억에서 거의 백억 대 가까이까지 되죠. 어마어마한 거죠.

김용준> 농사 규모가 비교적 작은 분도 억대고, 큰 분들은 수십억을 넘어선다는 말씀이시네요?

이종원> 네. 맞습니다.

김용준> 지금 울진 일대가 제가 알기로는 주변에 영양군, 영덕군 이런 곳들 또 강원 일부 지역에서도 송이가 나기는 하지만, 울진이 우리 전체 국내 생산에 한 40% 가까이 담당하고 있죠?

이종원> 네. 거의 주산지죠. 여기가.

김용준> 네. 그런데 90% 가까이가 탔다. 거의 100% 가까이 송이가 나는 것이 다 탔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고요. 자,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재가를 했습니다.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로요. 앞으로 여러 가지 직접적인 또 간접적인 지원이 아마 이루어질 텐데, 복구는 둘째치고 어떤 피해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신지요?

이종원>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한데요. 울진군 산이 저렇게 소실됐는데, 다 타버렸으니까 절망인데요. 국가 차원에서 조금이나마 보상 제도를 만들어서 농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김용준> 네. 지금 저희가 시청자분들하고 소통하면서 방송을 하고 있거든요. 채팅창에 이런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속이 타실 텐데 그럼에도 이렇게 차분하게 인터뷰하시니까 그게 더 오히려 마음이 아프다'는 말씀도 있고요. 그리고 '마음고생이 참 많으시겠다' 하시고 또 '오죽하면 집이 타는 게 낫다고 하실까' 하면서 허탈하게 웃는 분도 계십니다. 선생님 그리고 같이 계시는 분들 이재민 분들 상황도 궁금하네요. 아까 대피소에도 일부 계시다고 들었는데, 대피소 상황은 어떻습니까? 텐트 치고 거기에 계시나요? 어떠한 상황이신가요?

이종원> 저희 농가는 아직까지 집은 탄 게 없으니까 대피소에 안 갔는데, 그 바로 옆집과 옆 동네, 이웃 동네는 엄청나게 다 타버려서 갈 데가 없죠. 그러니까 체육관이나 대피소에 다 가 있는 상황인데, 그분들 나이도 많이 드신 분들이 많아서. 거기 생활도 걱정되고요, 날씨도 아직까지 많이 추우니까 좀 그렇습니다.

김용준> 일교차가 크다 보니까 더 그런 것 같은데요. 혹시 전해 들으시기에 대피 시설에 계신 분들 뭐가 제일 불편하다고 하시던가요? 아니면 뭐가 제일 필요하다고 하시던가요?

이종원> 일단은 의식주인데 먹는 게 좀 불편하고 또 잠자리도 변하면 잠이 오겠습니까... 잠자리도 상당히 불편하죠. 그런 것 때문에 조금 더 따뜻하게 해 주면 더 좋겠고요.

김용준> 그리고 건강 상태도 우려가 됩니다. 동네에 계신 주민분들 특히나 워낙에 고령인 어르신분도 참 많으실 것 같은데, 주변분들 들어보시니까 지금 코로나 상황도 심상치 않고요, 걱정되실 수 있겠어요. 주변 어르신들 건강 상태는 어떠신지요? 현장에 매캐한 연기도 많고 일교차도 큰데요. 아픈 분들 계신가요?

이종원> 지금은 전부 다 정신이 없다 보니까 아프다, 마다 할 게 안 되고 조금 더 시간이 흘러 보면 알겠지만 아프신 분들도 많이 나올 것 같아요. 마음이 저래서 충격을 많이 받으신 분들, 허탈해하시는 분들 특히 노인분들은 그런 분들이 많아요, 주위에 지금.

김용준> 그러니까 내 몸 하나 챙길 그런 여유, 마음의 여유조차 없다는 그런 말씀이신 것 같고요. 자, 선생님 지금 이 방송을 우리 시청자분들도 계시지만 정부 관계자들도 같이 듣고 있고 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피해와 관련해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 혹은 이런 지원이 현실적으로 있었으면 좋겠다, 이 불이 언젠가는 꺼질텐데 불이 만약에 다 진화되고 나면 그 직후에 이런 것부터 우선적으로 조치가 됐으면 좋겠다 바라시는 게 뭔가요?

이종원> 최고 첫째 한 가지로 국가 차원에서 집을 조금 빨리 지어줬으면 좋겠다.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일단 집부터 안정이 돼야 일이든 뭐든 할 것 아닙니까? 그렇죠?

김용준> 그렇죠.

이종원> 곧 있으면 농사철인데 그분들이 여기 대피소에서 농사를 지을 수는 없으니까 최대한 집을, 임시 거처라도 집을 최대한 빨리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그리고요?

이종원> 나머지는 산에 대한 건데, 이건 제가 아까 얘기했듯이 보상 제도 좀 만들어서... 넉넉하게는 안 되겠지만 마음이라도 달래줄 수 있는 그런 정도만 해 주면 좋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용준> 네. 보상이 어느 정도라고 하더라도 그게 사실 위안이 되시겠습니까? 당장 생계 그리고 삶의 터전을 잃는 것을 눈으로 보셨으니까 더 마음이 힘드실 텐데. 일단 어려운 상황을 최대한 잘 극복해볼 수 있도록 저희도 방송으로나마 여러 가지 노력을 해보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말씀 감사드리고요.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십시오.

이종원>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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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라이브] “3대째 송이밭 다 탔어요, 회복에 최소 30년”
    • 입력 2022-03-08 17:57:17
    • 수정2022-03-08 18: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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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울진 산불 피해 송이 농가 대표<br />- "울진군 송이 농가 약 8-90%가 산불로 피해"<br />- "3대 이어온 송이밭 다 타버려"<br />- "농가 복구에 최소 30년 걸려 막막"<br />- "임시 거처 마련, 피해보상 절실"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3월 8일(화) 14:30~16:00
■ 방송 채널 : KBS UHD 9-2 ·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김용준> 울진, 이 지역이 특히 농가 중에서도 송이 농가가 참 많습니다. 국내의 절반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 울진 쪽인데요. 울진에서 송이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원 대표님과 함께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여기 KBS입니다. 제 말 들리시나요?

이종원> 네. 잘 들립니다.

김용준> 네. 지금 산불 때문에 며칠 참 고생 많으십니다. 마음고생도 많으시고요. 이번 산불 때문에 이재민이 상당히 많이 발생했습니다. 대표님은 지금 어디 계시고, 혹시 대피해 계시는지도 궁금하네요.

이종원> 네. 저희는 (울진) 북면 하당이라는 동네에 살고 있는데요. 저희 집 위쪽은 다 타버렸고 아예. 그래서 (다행히) 저희 집은 대피 안 해도 되는 상황, 집은 건졌고요. 그리고 주위에 지금 불이 나고 있으니까 주위에 다니면서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주고 있습니다.

김용준> 그러시군요. 송이 농가를 운영하시는 분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울진에 송이 농사 참 많이 하잖아요. 그리고 제철이 한 9~10월쯤 되죠. 그런데 지금 송이 농가가 불에 타서 피해가 크다, 이렇게 들었는데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인가요? 일부가 불에 탄 건가요? 아니면 많은 피해를 입은 상태인가요?

이종원> 아뇨. 지금 울진군 송이 농가의 80~90%가, 100% 다 타죽었다고 보면 됩니다. 너무 가물어서 안 탄 데 없이 다 탔어요. 집만 빼고.

김용준> 100% 가까이 다 탔고요?

이종원> 네. 거의 100% 다 탔어요, 송이버섯. 송이가 있는 산은 (거의) 100% 다 탔습니다.

김용준> 그러면 대표님이 갖고 계신 그 송이밭도, 다 탔나요?

이종원> 100% 다 탔습니다. 네. 저희 동네 90여 가구가 있는데 여기도 다 탔어요.

김용준> 울진에서 송이 농사만 얼마나 해오신 겁니까?

이종원> 저희 할아버지, 아버지 대부터 계속해왔으니까요.

김용준> 선대, 그 선대 때부터 계속 이어온 가업이군요. 지금 대표님과 가까운 곳에 송이 농가가 몇 가구 정도 됩니까?

이종원> 저희 동네만 90여 가구가 하당이라는 동네가 한 90여 가구 되고요, (전체적으로) 수천 가구 될 것 같아요. 울진군 송이 농가의 80%가 다 이런 상황입니다.

김용준> 네. 지금 대표님께서 먼저 보내주신 영상을 저희가 같이 보고 있습니다. 지금 찍어주신 영상이 농가 근처에서 촬영하신 산불 났을 때 당시 상황인가 보네요?

이종원> 네. 저희 집에서 찍은 것들 하고 저희 앞산 뒷산하고, 이 윗동네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김용준> 그러면 저기 지금 불타고 있는 저곳이 송이를 채취하고 채집하는 그 장소이기도 하겠네요?

이종원> 네. 눈에 보이는 곳들에서 거의 다 송이가 난다고 보면 됩니다.

김용준> 아버님 또 할아버님 대부터 선생님까지 쭉 이어오신 그 삶의 터전이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면서 아무것도 하실 수 없었겠습니다.

이종원> 네. 지금 뭐 아무 할 저게 없죠... 저희들이 자연 앞에 약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용준> 저걸 그냥 지켜보시면서 심경이 어떠셨나요?

이종원> 이렇게 얘기하면 그렇겠지만, 여기 송이 농가들은 '차라리 집이 타는 게 낫다'. 산 타는 것보다. 일반 농가들이야 집이 타면 안 되겠지만, 송이를 채취하는 분들은 집이 타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정도입니다.

김용준> 오죽하시면 그런 말씀까지 하시겠습니까? 그러니까 비유하자면 그렇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

이종원> 네. 비유하자면 그렇습니다.

김용준> 사실 집이 타는 게 훨 낫다는 말을 반대로 이해를 하자면, 그만큼 송이가 있는 저 산지가 타는 게 복구가 1~2년 이렇게 걸릴 게 아닌 건가 보네요? 한 번 타면?

이종원> 네. 최하 한 30년이 걸리는데

김용준> 30년이요?

이종원> 네. 거기에서도 30년이 지나도 송이가 났던 자리에 안 날 확률이 굉장히 높거든요. 이 송이, 소나무가 자라야 되니까... 그런 잡목들이 자랄 수 있고 이러니까 거기에서 100% (송이가) 난다는 보장도 없고 그 기간이 한 30년 걸립니다.

김용준> 그 30년이라는 게 저희가 송이 농사에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여쭤보는 건데 왜 30년이나 걸리나요, 이게?

이종원> 송이는, 저 소나무가 그러니까 애기 때부터 커서 포자가 생기기까지의 나이가 그 정도거든요. 그리고 그 정도 커야만이 포자가 생겨서 송이가 생산이 됩니다.

김용준> 그러면 일단 저기 불 다 탄 데에 나무가 다시 심어져야 되고 그렇죠?

이종원> 그렇죠.

김용준> 그리고 그 나무가 자리를 잡고 또 군락을 좀 이뤄야 되고.

이종원> 그렇죠.

김용준> 그다음에 이제 포자가 뿌려져야 되고.

이종원> 네. 포자가 자기가 생성을 해야 되죠, 자기가.

김용준> 생성을 해야죠. 그런데 그 생성되는 게 뭐 하루 이틀, 1~2년 이게 아니라 상당수의 해가 거듭돼야 되는 거고요?

이종원> 네. 맞습니다.

김용준> 그리고 나서 포자가 뿌려지고 나서 이후의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이종원> 그 이후에는 포자가 생기고 나야 버섯이 생기죠. 기후가 맞으면.

김용준> 그러면 우리가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아주 씨알도 좋고 예쁘고 향도 좋은 그 정도의 상품성 있는 송이가 나오려면 얼마나 더 걸리는 거예요? 그 포자가 뿌려진 이후부터?

이종원> 포자가 뿌려지면 그 해 9~10월에 그렇게 좋은 송이들이 비와 온도와 습도가 맞으면 생산이 돼요. (송이가) 좋은 것도 나오고 나쁜 것도 나오고. 일단은 30년이 지난 후에 그렇게 좋은 것들이... 그때 돼야 나오죠.

김용준> 자, 그러면 조심스럽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생계, 삶의 터전을 지금 잃어버리신 거잖아요. 그러면 이 손해가 상당히 막심하실 텐데 손해 규모를 가늠하자면 어느 정도 됩니까?

이종원> 규모는 한 30년으로 따지자면 적게 나는 집은 몇억 정도고요, 많게 나는 집들은 수십억에서 거의 백억 대 가까이까지 되죠. 어마어마한 거죠.

김용준> 농사 규모가 비교적 작은 분도 억대고, 큰 분들은 수십억을 넘어선다는 말씀이시네요?

이종원> 네. 맞습니다.

김용준> 지금 울진 일대가 제가 알기로는 주변에 영양군, 영덕군 이런 곳들 또 강원 일부 지역에서도 송이가 나기는 하지만, 울진이 우리 전체 국내 생산에 한 40% 가까이 담당하고 있죠?

이종원> 네. 거의 주산지죠. 여기가.

김용준> 네. 그런데 90% 가까이가 탔다. 거의 100% 가까이 송이가 나는 것이 다 탔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고요. 자,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재가를 했습니다.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로요. 앞으로 여러 가지 직접적인 또 간접적인 지원이 아마 이루어질 텐데, 복구는 둘째치고 어떤 피해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신지요?

이종원>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한데요. 울진군 산이 저렇게 소실됐는데, 다 타버렸으니까 절망인데요. 국가 차원에서 조금이나마 보상 제도를 만들어서 농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김용준> 네. 지금 저희가 시청자분들하고 소통하면서 방송을 하고 있거든요. 채팅창에 이런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속이 타실 텐데 그럼에도 이렇게 차분하게 인터뷰하시니까 그게 더 오히려 마음이 아프다'는 말씀도 있고요. 그리고 '마음고생이 참 많으시겠다' 하시고 또 '오죽하면 집이 타는 게 낫다고 하실까' 하면서 허탈하게 웃는 분도 계십니다. 선생님 그리고 같이 계시는 분들 이재민 분들 상황도 궁금하네요. 아까 대피소에도 일부 계시다고 들었는데, 대피소 상황은 어떻습니까? 텐트 치고 거기에 계시나요? 어떠한 상황이신가요?

이종원> 저희 농가는 아직까지 집은 탄 게 없으니까 대피소에 안 갔는데, 그 바로 옆집과 옆 동네, 이웃 동네는 엄청나게 다 타버려서 갈 데가 없죠. 그러니까 체육관이나 대피소에 다 가 있는 상황인데, 그분들 나이도 많이 드신 분들이 많아서. 거기 생활도 걱정되고요, 날씨도 아직까지 많이 추우니까 좀 그렇습니다.

김용준> 일교차가 크다 보니까 더 그런 것 같은데요. 혹시 전해 들으시기에 대피 시설에 계신 분들 뭐가 제일 불편하다고 하시던가요? 아니면 뭐가 제일 필요하다고 하시던가요?

이종원> 일단은 의식주인데 먹는 게 좀 불편하고 또 잠자리도 변하면 잠이 오겠습니까... 잠자리도 상당히 불편하죠. 그런 것 때문에 조금 더 따뜻하게 해 주면 더 좋겠고요.

김용준> 그리고 건강 상태도 우려가 됩니다. 동네에 계신 주민분들 특히나 워낙에 고령인 어르신분도 참 많으실 것 같은데, 주변분들 들어보시니까 지금 코로나 상황도 심상치 않고요, 걱정되실 수 있겠어요. 주변 어르신들 건강 상태는 어떠신지요? 현장에 매캐한 연기도 많고 일교차도 큰데요. 아픈 분들 계신가요?

이종원> 지금은 전부 다 정신이 없다 보니까 아프다, 마다 할 게 안 되고 조금 더 시간이 흘러 보면 알겠지만 아프신 분들도 많이 나올 것 같아요. 마음이 저래서 충격을 많이 받으신 분들, 허탈해하시는 분들 특히 노인분들은 그런 분들이 많아요, 주위에 지금.

김용준> 그러니까 내 몸 하나 챙길 그런 여유, 마음의 여유조차 없다는 그런 말씀이신 것 같고요. 자, 선생님 지금 이 방송을 우리 시청자분들도 계시지만 정부 관계자들도 같이 듣고 있고 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피해와 관련해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 혹은 이런 지원이 현실적으로 있었으면 좋겠다, 이 불이 언젠가는 꺼질텐데 불이 만약에 다 진화되고 나면 그 직후에 이런 것부터 우선적으로 조치가 됐으면 좋겠다 바라시는 게 뭔가요?

이종원> 최고 첫째 한 가지로 국가 차원에서 집을 조금 빨리 지어줬으면 좋겠다.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일단 집부터 안정이 돼야 일이든 뭐든 할 것 아닙니까? 그렇죠?

김용준> 그렇죠.

이종원> 곧 있으면 농사철인데 그분들이 여기 대피소에서 농사를 지을 수는 없으니까 최대한 집을, 임시 거처라도 집을 최대한 빨리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용준> 그리고요?

이종원> 나머지는 산에 대한 건데, 이건 제가 아까 얘기했듯이 보상 제도 좀 만들어서... 넉넉하게는 안 되겠지만 마음이라도 달래줄 수 있는 그런 정도만 해 주면 좋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용준> 네. 보상이 어느 정도라고 하더라도 그게 사실 위안이 되시겠습니까? 당장 생계 그리고 삶의 터전을 잃는 것을 눈으로 보셨으니까 더 마음이 힘드실 텐데. 일단 어려운 상황을 최대한 잘 극복해볼 수 있도록 저희도 방송으로나마 여러 가지 노력을 해보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말씀 감사드리고요.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십시오.

이종원>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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