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여가부 폐지’, 성평등 후퇴 우려…20대 여성 표심 받아들여야”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여성계에서 성평등 정책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오늘(11일) 논평을 내고 “윤 당선인은 그동안 반페미니즘,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차별을 선동하며 한국사회의 차별 구조를 더 악화했다”며 “‘여가부 폐지’와 ‘성폭력 무고 처벌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성평등 법 제도의 후퇴를 예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성폭력상담소는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혐오와 차별이 득세하는 사회에서 여성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을 진지하게 헤아려야 할 것”이라며 “성평등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공약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성폭력상담소는 또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선 결과가 지금까지 집권당으로서 방치해왔던 차별과 혐오의 결과이자 미투 운동 이후 제대로 된 성찰이 없었던 것에 대한 국민적 평가임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20대 여성 투표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성평등 실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도 오늘(11일) 논평을 내고 “제3의 선택을 고민했던 20대 여성이 이재명 후보를 선택하게 된 것은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 하태경 의원 등이 선동해온 여성과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혐오·배제의 정치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공포와 이를 막아야겠다는 절박한 의지 때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0대 여성이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것은 결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다”라며 “이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양당 체제라는 정치적 구조 때문이고, 이런 양당 체제를 고착화한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대남’(20대 남성) 기획은 실패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여.세.연은 “20대 청년 남성을 ‘이대남’으로 묶을 수 없으며, 그렇게 묶이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대선 기간 전략과 캠페인이 혐오와 차별에 기초해 있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에 대해 반성하지 못한다면, 윤 당선자가 말하는 통합은 허울 좋은 수사일 뿐이고 기만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