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코로나19로 조혼 가속화

입력 2022.03.11 (10:52) 수정 2022.03.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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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2년 넘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서야 백신과 치료제 덕분에 방역조치를 조금씩 풀고 있는데요.

그런데 코로나19 창궐로 제 3세계 아동들도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지구촌 돋보기에서 심연희 기자와 함께 이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심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어린이들이 어떤 피해를 보고 있다는거죠?

[기자]

보통 코로나로 인한 아동들의 피해라고 하면 흔히 교육적인 부분만 생각하는데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조혼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유니세프는 2030년까지 1,000만 건의 조혼이 더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제 3세계에서는 일자리를 잃고 빈곤에 빠지는 사람들이 늘었는데요.

이 때문에 빈곤 가정의 어린이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조혼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나잣 이키치/YTTO 권리 그룹 책임자 : "Underage marriage in the countryside is due to young girls not going to school, poverty, marginalization, lack of infrastructure, etc."]

결혼에 성공하면 이들에겐 거액인 돈을 챙길 뿐만아니라 가족들의 부양 비용을 덜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앵커]

가정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조혼을 시키는 건데 조혼하면 오히려 교육도 잘 못 받고 직업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많을텐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신부나 신랑이 너무 어린 나이부터 성인의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데요.

아프리카 북서쪽에 위치한 모로코입니다.

이 여성은 부모로부터 조혼을 강요당했다고 합니다.

[이자/조혼한 모로코 여성 : "(17살에 결혼한거예요?) 네, 17살이요. (왜 학교를 안 다니고 결혼을 한 거예요?) 제 가족이 그러길 바랐어요."]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게 되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온라인 비대면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개발국은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아 학업이 단절되는데요.

이런 상황 때문에 아이들이 조혼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유니세프는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폐쇄가 조혼을 25% 늘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혼을 할 경우 여자아이들은 몸이 임신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갖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조기 임신과 출산으로 사망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고 유니세프와 세이브더칠드런 등의 아동 인권 단체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자아이들뿐만 아니라 남자아이들도 조혼을 하면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이 가중돼 교육과 직업선택의 기회가 줄어드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빈곤을 심화시키거나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조혼이 급증하는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어린아이들에게 성관계 방법까지 교육시킨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른바 '성관계 교육 캠프'가 열리는데요.

그 대상자가 10살 미만의 어린 소녀입니다.

딸을 가진 부모들은 자녀가 월경을 시작하자마자 이 캠프에 보낸다고 하는데요.

만약 부모가 자신의 딸을 캠프에 보내지 않았다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딸이 월경을 시작하기도 전에 남성과 성관계를 맺게 해 월경을 앞당기는 부모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충격적인데요.

국제사회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어린이보호단체와 전문가 등 국제사회는 어린이 조혼과 성관계 교육 캠프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조혼을 줄이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전 세계 여아의 조혼율이 25%에서 20%까지 줄었는데요.

[나잣 이키치/YTTO 권리 그룹 책임자 : "aimed at giving women greater autonomy, fighting against underage marriage and getting young girls into school."]

그래서 유엔은 지난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2030년까지 조혼을 종식 시킨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 사태로 오히려 조혼이 급증한건데요.

국제사회는 어린아이들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빈곤국들이 코로나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심연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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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코로나19로 조혼 가속화
    • 입력 2022-03-11 10:52:51
    • 수정2022-03-11 11:00:23
    지구촌뉴스
[앵커]

코로나19로 2년 넘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서야 백신과 치료제 덕분에 방역조치를 조금씩 풀고 있는데요.

그런데 코로나19 창궐로 제 3세계 아동들도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지구촌 돋보기에서 심연희 기자와 함께 이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심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어린이들이 어떤 피해를 보고 있다는거죠?

[기자]

보통 코로나로 인한 아동들의 피해라고 하면 흔히 교육적인 부분만 생각하는데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조혼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유니세프는 2030년까지 1,000만 건의 조혼이 더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제 3세계에서는 일자리를 잃고 빈곤에 빠지는 사람들이 늘었는데요.

이 때문에 빈곤 가정의 어린이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조혼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나잣 이키치/YTTO 권리 그룹 책임자 : "Underage marriage in the countryside is due to young girls not going to school, poverty, marginalization, lack of infrastructure, etc."]

결혼에 성공하면 이들에겐 거액인 돈을 챙길 뿐만아니라 가족들의 부양 비용을 덜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앵커]

가정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조혼을 시키는 건데 조혼하면 오히려 교육도 잘 못 받고 직업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는 득보다 실이 많을텐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신부나 신랑이 너무 어린 나이부터 성인의 책임을 떠맡아야 하는데요.

아프리카 북서쪽에 위치한 모로코입니다.

이 여성은 부모로부터 조혼을 강요당했다고 합니다.

[이자/조혼한 모로코 여성 : "(17살에 결혼한거예요?) 네, 17살이요. (왜 학교를 안 다니고 결혼을 한 거예요?) 제 가족이 그러길 바랐어요."]

코로나19로 학교가 문을 닫게 되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온라인 비대면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개발국은 집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아 학업이 단절되는데요.

이런 상황 때문에 아이들이 조혼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유니세프는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폐쇄가 조혼을 25% 늘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혼을 할 경우 여자아이들은 몸이 임신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갖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조기 임신과 출산으로 사망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고 유니세프와 세이브더칠드런 등의 아동 인권 단체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자아이들뿐만 아니라 남자아이들도 조혼을 하면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이 가중돼 교육과 직업선택의 기회가 줄어드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빈곤을 심화시키거나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조혼이 급증하는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어린아이들에게 성관계 방법까지 교육시킨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른바 '성관계 교육 캠프'가 열리는데요.

그 대상자가 10살 미만의 어린 소녀입니다.

딸을 가진 부모들은 자녀가 월경을 시작하자마자 이 캠프에 보낸다고 하는데요.

만약 부모가 자신의 딸을 캠프에 보내지 않았다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딸이 월경을 시작하기도 전에 남성과 성관계를 맺게 해 월경을 앞당기는 부모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충격적인데요.

국제사회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어린이보호단체와 전문가 등 국제사회는 어린이 조혼과 성관계 교육 캠프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조혼을 줄이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전 세계 여아의 조혼율이 25%에서 20%까지 줄었는데요.

[나잣 이키치/YTTO 권리 그룹 책임자 : "aimed at giving women greater autonomy, fighting against underage marriage and getting young girls into school."]

그래서 유엔은 지난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2030년까지 조혼을 종식 시킨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 사태로 오히려 조혼이 급증한건데요.

국제사회는 어린아이들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빈곤국들이 코로나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심연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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